백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는 엄수아와 함께 그 아주머니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안에서는 아무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엄수아는 문을 두드렸다.“계세요? 아무도 안 계세요?”그때 옆집에서 한 이웃이 고개를 내밀었다.“집주인 아주머니 찾으러 오신 건가요?”엄수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혹시 어디로 가신 건지 아세요?”이웃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분 이사했어요. 서진을 떠났어요.”‘뭐?'엄수아가 다급하게 물었다.“어디로 이사 가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듣자 하니 큰돈을 벌
엄수아가 말했다.“여행하러 온 건 아니고요. 뭐 좀 찾으러 왔어요.”“뭘 찾는데요? 내가 알지도 모르니까 한 번 말해봐요.”“천산설련을 찾고 있어요.”“그 50년에 한 번 핀다는 천산설련 말하는 거죠? 운이 참 좋으시네. 어제 어떤 아주머니가 산에 올라갔다가 마침 하나를 따셨어요.”엄수아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정말요? 너무 잘됐네요! 혹시 그분 연락처 아세요? 저희, 돈을 많이 드릴 테니까 살 수 있었으면 해서요.”민박집 주인은 웃으며 말했다.“전화번호 있어요. 지금 바로 연락해 볼게요.”그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결혼이라니...’“누구랑?”자신도 모르게 바보같이 되묻고 말았다.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백시후는 몸을 숙이더니 그녀의 입술을 물어버렸다.부드럽고 여린 입술이 물리자 그녀는 반사적으로 숨을 들이켰다.“읏! 아프잖아...”백시후는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아프라고 한 거야. 넌 누구랑 결혼하고 싶은 건데?”“난...”그녀는 얼버무렸다.“나 말고 다른 사람 생각해 본 적 있어? 내가 결혼하자고 했을 때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있어?”결혼이라니, 너무 갑작스러워
엄수아와 로하는 모두 여자였기에 백시후는 그 둘을 침실에 데려다주고 나서는 따로 더 방해하지 않았다.엄수아는 로하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고는 말했다.“들어와도 돼.”백시후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로하는 잔뜩 신이 나서 말했다.“이모, 오늘 밤엔 아저씨도 같이 자요?”엄수아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아니.”“왜요?”엄수아는 로하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며 말했다.“로하는 여자아이잖아. 그래서 아빠 말고는 다른 남자랑 같이 자면 안 돼. 여자만의 작은 비밀이지.”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엄마도 로하한테 그렇게 말했어요.
로하는 금세 얼굴이 환해졌다.“정말요?”엄수아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로하는 이모랑 같이 안 자고 싶어?”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같이 자고 싶어요.”지서현이 슬며시 웃었다.“수아야, 로하 데려가는 거 불편하지 않아?”“무슨 소리야, 괜찮아. 로하랑은 예전에도 자주 같이 잤는걸.”“예전은 예전이고, 지금은 지금이잖아. 너 지금은 백시후 대표님이랑 만나고 있잖아. 대표님이 불편해하시지 않을까?”지서현의 시선이 백시후를 향했다.백시후는 입가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전혀요. 저도 로하 좋아요.”로하는
백시후는 로하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칭찬 고마워.”지서현은 웃으며 말했다.“로하야, 와서 앉아.”“네.”지서현과 로하가 한쪽에, 엄수아와 백시후가 한쪽에 앉았고 웨이터가 음식을 내오기 시작했다.“서현아, 사촌 오빠 일은 어떻게 됐어?”지서현은 엄수아가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엄수아와 백시후가 오랜만에 만나서 한창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걱정 마. 네 사촌 오빠 일은 곧 해결할 수 있을 거야.”엄수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다행이야.”“서현 씨, 혹시 지 대표님 쪽에 도움이 필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