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235 화

Author: 동그라미
‘이혼 합의서?’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던 임슬기는 비로소, 연다인이 이미 이혼 서류를 배정우에게 건넸음을 알아차렸다.

“이혼 서류를 받았다면 연다인이 전부 설명했다는 거 아니야?”

배정우는 눈썹을 추켜세우더니 임슬기를 노려보며 말했다.

“연다인과 무슨 상관이야? 네가 보낸 거 아니야?”

“배정우, 그렇게 항상 똑똑한 척하더니 왜 매번 연다인한테 휘둘리는 건데?”

배정우가 화를 내는 모습을 보니 임슬기는 웃음이 나왔다.

“이혼 서류는 연다인이 강요한 거야. 내가 자수했던 영상처럼 거래 조건 중 하나였어.”

“무슨 거래?”

“오정태.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36 화

    “너!”연다인은 사악한 눈빛으로 임슬기를 노려보며 주먹을 쥐고 욕했다.“임슬기, 전부 다 너 때문이야! 전부 네가 꾸민 일이잖아! 날 해치려고 일부러 이렇게 만든 거잖아!”“내가?”임슬기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이를 악물고 물었다.“연다인, 참 뻔뻔하네? 우리 집안을 망하게 하고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도 너고, 내 결혼생활을 망친 것도 너야! 그런데 지금 누가 누굴 해쳤다는 거야!”“난 그런 적 없어! 내가 왜 널 해치겠어?”연다인은 울며 배정우 품으로 달려들었다.“정우야, 슬기가 한 말 믿지 마. 난 슬기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37 화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거짓말하는 연다인은 실로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임슬기는 분노로 온몸이 떨려왔다.“네가 어떻게 뻔뻔하게 그런 말을 해!”감정이 격해진 임슬기는 또다시 기침을 내뱉으며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목구멍으로 역류하는 피를 삼켰다.임슬기는 붉어진 눈으로 연다인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연다인, 넌 악마야! 구원도 못 받을 배은망덕한 년!”“임슬기, 적당히 해! 오정태의 죽음을 내게 뒤집어씌우고 교묘하게 편집한 영상으로 내가 오정태를 재로 만들었다고?”연다인은 코를 훌쩍이며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38 화

    “뭐예요? 저한테 손대지 마세요! 전 사람을 죽인 적이 없다고요!”연다인은 황급히 배정우의 등 뒤로 숨으며 소리쳤다.“정우야, 어서 막아줘! 난 억울해!”“연다인 씨, 조사에 협조해 주시죠.”“못해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러는 거예요? 증거 있어요? 전 억울해요!”연다인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배정우의 옷소매를 움켜쥐었다.경찰은 난처한 표정으로 배정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배정우 씨, 서로 곤란한 일은 만들지 마시죠.”얼굴빛이 무섭게 바뀌던 배정우는 이내 등 뒤에 있던 연다인을 잡아 경찰들 앞에 세우며 말했다.“다인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39 화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임슬기는 배정우가 다시 돌아온 줄 알고 소리쳤다.“꼴도 보기 싫으니까 꺼져!”“슬기 언니, 저 김현정이에요.”임슬기는 멈칫하더니 눈물을 닦고 감정을 억누른 채 문을 열었다.하지만 문을 열고 김현정을 보자, 참지 못하고 그녀를 붙잡은 채 실성한 듯 울음을 터뜨렸다.임슬기는 무력한 자신이 싫었고 원망스러웠지만,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얼마나 울었을까, 울다가 지친 그녀는 김현정을 놓아주더니 말없이 욕실로 들어갔다.샤워하고 약을 먹은 뒤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욕실에서 나온 임슬기는 걱정스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40 화

    임슬기가 말을 마치자, 수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진승윤의 침묵에 불안해진 임슬기가 다시 입을 열었다.“진승윤 씨, 지난번 병원에서 우리가 생사를 함께한 동지라고 했잖아요.”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엄숙하게 말을 이었다.“나에게 친구는 무엇보다 소중해요. 승윤 씨가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 차라리 복수 같은 건 포기할 거예요. 알겠어요?”연다인을 상대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임슬기 자신이었다. 만약 목숨을 담보로 삼아야 한다면, 그건 진승윤이 아닌 자신의 생명이어야 했다.지금껏 곁을 지켜준 건 진승윤과 김현정뿐이었으니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41 화

    몇 번째로 오는지도 모를 익숙한 그곳에 발을 들이자, 임슬기는 가슴이 미묘하게 떨려왔다. 하지만 이번엔 가해자 처지가 아닌 자유로운 몸으로 찾아온 것이라 마음이 이전과는 조금 달랐다.철문 앞에 서자, 단 하루 만에 연다인은 초췌한 몰골로 앉아 있었다.비싼 옷은 어제와 같았지만, 머리는 흐트러지고 화장은 번져 경찰의 추궁에 시달린 흔적이 역력했다.‘연다인, 겨우 이거로 부족하지. 엄마의 죽음, 집사님이 받은 고통 그리고 동생의 인생까지. 지금 네가 받는 이 고통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여기까지 생각한 임슬기는 이를 악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42 화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깔끔한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곧은 자세로 서서, 차갑고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임슬기는 그를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오정태의 장례식이니만큼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었다.배정우는 손에 든 꽃을 묘비 앞에 놓고는 그녀를 힐끔 돌아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끝나면 얘기 좀 해.”그의 말에 임슬기의 마음은 이유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설마 연다인을 변호하러 온 건가?’“시간 없어.”거절당한 배정우는 마치 무심코 던진 말인 양 아무런 대꾸도 없이 발걸음을 돌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243 화

    “배정우 씨, 여기 있었네요. 그럼, 아내를 좀 잘 다스려요. 2년 전 같은 스캔들이 다시 일어난다면 체면이 말이 아닐 텐데.”물론 차희라도 배정우가 두렵기는 했지만, 딸을 위해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러세요? 2년 전 제 아내가 누명을 썼던 건 모르셨나 보네요?”배정우는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게다가 승윤이는 내 친구인데, 제 아내를 배려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배정우의 말에 임슬기는 깜짝 놀라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말이 단순히 체면을 위한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자신을 믿는 건지 의아해졌다.순간 임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9 화

    금원 아파트.임슬기는 침대 위에서 잠든 김현정을 한 번 바라본 뒤 조용히 문을 닫고 옆에 서 있던 강재호에게 말했다.“오늘 고마웠어요. 또 번거롭게 했네요.”강재호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였다.“아니에요, 임슬기 씨. 나한테 너무 그렇게까지 예의 차리지 않아도 돼요.”그는 잠시 임슬기의 다리를 보고는 다시 말했다.“오늘 그냥 내가 여기 있을까요? 임슬기 씨도 다리 불편하고, 현정 씨도 상태가 좀 안 좋아서 혼자 두긴 불안한데요.”임슬기는 순간 민망해졌다.“그건 너무 폐 끼치는 거 같아서요. 재호 씨도 아르바이트도 있고,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8 화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점심때가 지났는데도 김현정은 밥 한술 먹지 않았다. 두 손을 꽉 움켜쥐고 입술이 하얗게 질릴 때까지 깨물고 있었다.임슬기는 그런 김현정이 걱정되었지만, 이럴 땐 무슨 말을 하더라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저 말없이 그녀의 곁에 있어 줄 수밖에 없었다. 김현정이 어떤 결과를 받아들이든 그녀와 함께할 작정이었다.임슬기는 가끔 생각했다.김현정은 그동안 얼마나 견디기 힘든 삶을 살았기에 겉으로는 밝고 강한 척하면서 속으로는 이토록 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건지. 밝은 얼굴로 주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7 화

    다음 날 오전.김현정이 임슬기의 퇴원 절차를 마치고 병실로 돌아와 짐 정리를 시작했다.“슬기 언니, 오늘 뭐 먹고 싶은 거 정했어요?”임슬기는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등갈비찜이랑 생선찜, 그리고 현정이 네가 제일 잘하는 캐러멜 푸딩 어때?”말을 마치자마자 김현정의 얼굴이 갑자기 안 좋아졌다.“왜 그래? 어디 아파?”김현정은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막고 손을 저은 뒤 급하게 화장실로 뛰어가 토하기 시작했다.임슬기는 김현정이 뭘 잘못 먹은 줄 알고 당황해했다.“현정아, 배가 아파? 얼른 의사 부를게.”그녀가 나가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6 화

    “나 연다인이랑 아무 일도 없었어. 제발 믿어줘.”배정우의 목소리는 어쩐지 간절하기까지 했다. 마치 사랑에 지쳐 무너진 사람처럼.그가 오히려 더 처절해 보였다.임슬기는 배정우를 밀쳐내며 차갑게 말했다.“언제까지 연기할 건데? 술 마시고는 화해하자고 찾아오고, 정신 차리면 연다인 침대에 누워서 날 죽이고 싶다 그러고... 배정우, 난 네가 이해가 안 가. 그리고 더는 알고 싶지도 않아. 제발 날 놔줘.”“왜 날 안 믿는 건데?”배정우는 상반신을 겨우 일으킨 채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깊고 어두운 눈빛은 끝을 알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5 화

    반달이 지난 뒤 임슬기는 여전히 제대로 걷지는 못했지만, 의사에게서 이틀 뒤면 퇴원이 가능하다는 허락을 받았다.“너무 잘 됐어요! 드디어 퇴원할 수 있다니! 뭐 드시고 싶어요? 내가 다 준비할게요! 이건 꼭 축하해야죠.”임슬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현정아, 너 먹방 유튜버나 해볼래? 그럼 돈 좀 벌 수도 있겠다.”“진짜요? 근데 난 언니한테 해주는 게 제일 좋아요.”김현정은 그렇게 말하며 임슬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말았다.“언니, 우리 그냥 앞으로 같이 살래요? 내가 언니 먹여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4 화

    “꺅!”연다인은 화끈거리는 뺨을 감싸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현정을 노려봤다.당장이라도 달려들어 갈가리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임종현이 있는 앞이라 억지로 연기해야 했다.잠시 눈을 깜빡이더니, 이내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김현정 씨, 왜 이러는 거예요?”그녀는 곧바로 임종현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억울한 척 말을 이었다.“종현아, 누나는 그런 뜻 아니야. 나는 그냥... 다들 알고 있는 줄 알고...”울먹이는 얼굴에 눈가가 금세 빨갛게 물들었다.그 모습에 임종현은 약간 망설이다가 나지막이 말했다.“됐어요. 형이랑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3 화

    임종현이 부탁하면 임슬기는 늘 거절을 잘 못했다.하지만 배정우와 다시 잘 지내라는 이 부탁만큼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녀가 원한다 한들 배정우가 원하지 않으니까.배정우는 그녀를 죽이려 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 어떻게 다시 처음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저릿하게 아팠다.“종현아.”임슬기는 고개를 숙이며 쓴웃음을 지었다.“그 부탁은... 누나가 들어줄 수 없을 것 같아.”그녀는 억지로 울음을 삼킨 채 고개를 들었다.“이미 그 사람은 연다인이랑 함께잖아.”임종현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2 화

    이제 이 동생도 부끄럼을 탈 줄 안다니.임슬기는 피식 웃으며 종현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종현아, 누나 좀 도와줘. 침대 좀 올려줄래?”임종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 발치로 가 손잡이를 돌리기 시작했다.“이 정도 높이면 돼요? 더 올려요?”“응, 지금 딱 좋아. 고마워.”임슬기는 그의 손에 감겨 있는 붕대를 보고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종현아, 그 손... 필기하는 데는 지장 없겠어?”그 말을 들은 종현은 고개를 숙여 손을 내려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요. 그렇게 심하진 않아요. 그리고 이번에

  • 대표님의 죄 많은 아내   401 화

    “현정아.”임슬기는 김현정이 아무렇지 않은 척 말하고 있어도 속으론 여전히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사랑 문제는 본래 타인이 쉽게 끼어들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이번 일은 그녀로 인해 시작된 일이기에 그냥 모른 척할 순 없었다.김현정은 조용히 다가와 침대 옆에 앉더니, 임슬기의 팔에 감긴 붕대를 보며 마음 아픈 눈빛을 보냈다.“언니, 내가 전화 안 했으면 나한텐 아무 말 없이 계속 숨길 생각이었죠?”“...나는 그냥 네가 걱정할까 봐.”“나도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