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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무명
한편 다음 날 이른 아침, 류시진은 악몽에서 깨어났다.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킨 류시진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더니, 본능적으로 옆에 누워 있던 여자를 품에 끌어안았다.

“어젯밤에 끔찍한 악몽을 꿨는데 네가 나를 떠나는 꿈이었어. 내가 뒤에서 죽을힘을 다해 쫓아갔는데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더라.”

“다행이야. 그냥 꿈이라서. 눈을 뜨자마자 네가 내 곁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초연아.”

류시진의 품에 안겨 행복에 젖어 있던 하연서는 남자의 입에서 나온 이름을 듣는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이내 하연서는 두 팔로 류시진의 목을 감싸며 서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 어젯밤 대표님 곁에 있었던 사람은 저예요.”

애틋했던 류시진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 남자는 다시 몸을 일으켜 앉으면서 큰 손으로 관자놀이를 세게 눌렀다.

“내가 왜 여기 있지? 어제 분명 모현이랑 집에 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하연서가 다가가서 류시진의 허리를 끌어안으면서 맨몸을 남자의 등에 밀착했다.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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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이킬 수 없는 우리   제26화

    “초연아, 네가 우리를 용서할 수 없다고 해도 모현이는 네가 열 달 동안 품어서 낳은 아이잖아.”“우리는 이제 가야 해.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안아 주면 안 될까?”류모현은 조심스럽게 현초연의 옷자락을 잡았다.“엄마, 내가 정말 잘못한 거 알아요.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안아 주면 안 돼요?”고진혁은 고아린을 안은 채 옆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고아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엄마, 이 오빠가 정말 엄마 아들이에요?”옆에 있던 고진혁도 그 질문을 듣자 자신도 모르게 몸이 굳어졌다.그러나 현초연은 잠시 생각했다.“예전에는 엄마 아들이었어. 지금 엄마한테는 아린이 하나뿐이야.”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류모현은 견디지 못하고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엄마, 싫어요. 내가 엄마 아들이잖아요.”고아린은 류모현이 너무나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쓰였다.“엄마, 오빠가 잘못한 거예요? 용서해 줄 수 없는 거예요?”현초연은 조금 웃음이 나오는 듯이 고아린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아린아, 나중에 크면 알게 될 거야. 어떤 잘못은 용서할 수 없는 거야.”그 말은 류시진과 류모현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두 사람은 영원히 현초연의 용서를 받을 수 없게 되었다.결국 현초연은 두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고진혁의 품에서 고아린을 받아 안고 함께 그곳을 떠났다.“엄마, 나 버리고 가지 마요!”멀어져 가는 세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류모현은 손을 뻗으며 필사적으로 외쳤다.그리고 류시진은 그런 아들을 그저 꼭 끌어안을 수밖에 없었다.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서 바닥으로 떨어졌다.류시진은 자신과 아들이 예전에 꾸었던 악몽이 정말로 눈앞에서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현초연은 결국 자신들을 떠났다.곁에는 엄마라고 부르는 다른 아이가 생겼고, 아무리 애타게 불러도 현초연은 돌아보지 않았다.후회가 거센 파도처럼 류시진을 집어삼켰다.‘그때 내가 하 비서를 밀어냈더라면...’‘모현이를 데리고 초연이 몰래 하 비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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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류시진과 류모현은 두 달 만에 다시 만난 현초연이 이런 모습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현초연을 만나기 전까지 류시진은 줄곧 그렇게 생각했다.두 사람은 10년 동안 서로 사랑했고, 류모현 역시 현초연이 열 달 동안 품어서 낳은 아이였다.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더라도 자신들이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현초연은 분명 용서해 줄 것이리라 생각했다.그러면 세 식구가 반드시 예전처럼 행복했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류시진은 앞으로 온 마음을 다해 현초연만 사랑하고, 다시는 다른 여자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각오였다.하지만 불과 두 달 만에 자신의 초연이 곁에 다른 남자가 생겼을 줄은 몰랐다.그 남자의 품에는 아이가 안겨 있었다. 아이가 현초연을 엄마라고 부르는 걸 보면, 누가 봐도 영락없는 세 식구의 모습이었다.순간 류시진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했고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류모현의 마음은 서러움으로 가득했다.자신을 그렇게 사랑했던 엄마가 떠난 지 두 달이 되었고, 자신과 아빠는 어렵게 엄마를 찾아냈다.그런데 이제 다른 아이가 자신의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고 있었다.류모현은 작은 폭죽처럼 곧장 달려가서 현초연의 품에 뛰어들려고 했다.“엄마, 나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요!”이미 처음의 당혹감에서 벗어난 현초연은 몸을 옆으로 피하면서 류모현을 피했다.“둘이 어떻게 여기 있는 거야?”그때 현초연은 이미 사라진 줄 알았던 시스템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숙주님, 임무 세계에 붕괴 조짐이 나타나서...]시스템의 설명을 듣고 난 뒤에야, 현초연은 자신이 떠난 뒤 류시진이 다시 세상과 단절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심지어 부모를 잃었던 당시보다 상태가 더욱 심각했다.현초연에 관한 소식이 들어와서 찾으러 나갈 때를 제외하곤, 줄곧 자신을 비밀방에 가둔 채 지냈다.회사까지 내팽개쳤고, 결국 오래전에 은퇴한 류철한이 직접 나서서 무너지기 직전이던 L그룹을 간신히 안정시켰다.류모현 역시 현초

  • 돌이킬 수 없는 우리   제22화

    다시 한 달 동안 찾아 헤맸지만, 류시진은 여전히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모두 이제는 그만 포기하라고 했다.진작에 은퇴한 류시진의 할아버지 류철한 회장마저 이젠 더 이상 찾지 말라고 손자를 설득했다.현초연이 떠나기로 굳게 결심했다면, 류시진이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어떤 흔적도 남겨 두지 않았을 것이었다.지금 회사는 무너지기 직전이라서 류시진은 회사로 돌아가야 했다.하지만 류시진은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류시진과 류모현은 반드시 현초연을 찾을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류철한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손자를 보고 화가 나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오늘처럼 고통스러운 상황에 빠질 줄 알았다면, 애초에 왜 제 아내에게 못 할 짓을 한 거야!’회사가 무너지는 모습을 두 눈을 뻔히 뜨고 지켜볼 수는 없었기에, 결국 류철한이 직접 나서서 다시 회사 업무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그 뒤로 류시진은 모든 시간과 힘을 현초연을 찾는 데 쏟아부었다.류모현 역시 온종일 아빠를 따라다니며 함께 현초연을 찾았다.현초연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봤다는 소식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두 사람은 곧바로 그곳으로 달려갔다.하지만 한 달 동안 돌아온 것은 거듭되는 실망뿐이었다.한때 신도 부처도 믿지 않던 류시진은 급기야 류모현을 데리고 이름난 사찰을 모조리 찾아다녔다.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한 번씩 절을 올리면서, 오로지 현초연을 다시 만나게 해 달라고 빌었다.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부자의 머릿속에 동시에 시스템의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그 목소리는 현초연이 애초부터 이 세계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지금은 자신이 원래 속해 있던 세계로 돌아갔기 때문에, 두 사람이 아무리 찾아도 현초연을 찾을 수 없다고 알려 주었다.기계음을 통해 두 사람은 현초연이 원래 공략 임무를 수행하러 온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임무는 이미 7년 전에 끝났지만, 류시진 때문에 이 세계에 남는 걸 선택했다.그런 현초연이 완전히 마음을 접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로 결심

  • 돌이킬 수 없는 우리   제21화

    현초연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사라졌다. 학교 사람들은 부모님이 현초연의 휴학 처리를 했다는 것만 알 뿐, 그 뒤로는 누구도 현초연을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고진혁에게 설명할 수 없었기에, 현초연은 미안해하며 미소를 지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고진혁은 끝까지 캐묻는 사람이 아니었다.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비밀은 있는 법이니까.고진혁은 그저 4년이 지난 뒤 현초연과 다시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두 사람은 고아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현초연은 고진혁이 지금 의사로 일하고 있는데, 일이 바빠서 고아린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 때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진혁도 도우미를 고용해 본 적이 있었지만, 처음 고용한 도우미가 고진혁 몰래 고아린을 학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 일이 있은 뒤로는 더 이상 고아린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맡길 수가 없었다. 결국 고진혁이 일과 고아린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갈 수밖에 없었다.고아린은 어린 나이에도 무척 의젓했다. 학교가 끝나면 그네가 있는 곳에서 고진혁이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렸고, 주말에는 얌전히 집에서 지냈다.그 말을 들은 현초연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류모현이 네 살이었을 때, 현초연은 거의 한시도 아이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하지만 고아린은 자주 혼자 집에 있어야 했다.그 사실을 안쓰럽게 여기는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현초연의 얼굴을 바라보다, 고진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초연아,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아린이 널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혹시 한동안 아린이를 돌봐 줄 수 있을까?”고진혁도 자신의 부탁이 갑작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젊은 여자가 어린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하지만 고아린을 매일 외롭게 혼자 집에 있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던 고아린의 모습을 떠올리자, 마음이 한없이 약해진 현초연은 흔쾌히 승낙했다.그리고 고진혁의 눈에는 반가운 기색이 스치면서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정말 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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