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가 운석띠를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검은색 장포를 입은 마른 남자가 이곳에 찾아왔다.아수라장 된 운석띠를 바라보면서 그의 얼굴색이 붉으락푸르락해졌고 늑대와 매처럼 날카로운 눈에 불시에 섬뜩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이미 떠나버려서 아쉽군.”마른 남자는 입술을 핥으면서 어두운 기운을 마구 내뿜었다.이 마른 남자의 이름은 주용수로 건주(乾州) 황천성지(黃泉聖地)의 진전 제자로서 출중한 마공 실력을 가졌다. 비록 마문의 성자보다 강하지 않지만 황천성지에서 성공 전장에 파견한 주력이었다.주용수가 심우영이 전한 소식을 듣고 이곳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서 가장 먼저 찾아온 것이었다.자신은 5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지만 상급 영보만 가지고 있었다.만일 이태호를 죽여서 최상급 영보를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자신도 황천성지의 성자 지위에 도전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마도 수사는 원래 약육강식을 추구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그가 보기엔 3급 성자급 수사는 개미처럼 보잘것없고 최상급 영보를 가질 자격이 없었다. 이런 생각에 주용수의 늑대와 매처럼 날카로운 눈에서 갑자기 수많은 검은 마기(魔氣)를 내뿜었다. 마기가 그의 눈가를 맴돌면서 눈이 기괴한 마안(魔眼)으로 변했고 허공을 꿰뚫고 비행 궤적을 포착할 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주용수는 이태호가 떠난 방향을 포착했다.그의 마른 얼굴에 바로 미친 듯이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흥! 나에게 잡히기만 해 봐!”주용수는 신통을 거둔 후 냉소를 지었다. 그러고 나서 하늘로 솟아올라 이태호가 떠난 방향으로 쫓아갔다....이태호는 쉬지 않고 계속 날아서 이미 수천 리 멀리 날아갔다.그의 앞에 짙은 생명력을 발산한 별이 나타났다.이태호는 신식을 방출해서 훑어보니 별에는 초록색의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유난히 조용한 별하늘에서 이 초록색 별은 유난히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신식을 거둔 후 그는 기쁨을 금치 못했다.“맞아, 바로 이곳일 거야.”그는 곽시원
이태호는 지도를 통해 얻은 정보를 떠올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이곳에 7급 영약이 있는지 모르겠네.’지금 그는 중급 7급 연단사로 되어 이제 일반 6급 영약은 그의 눈에 들어가지 않았다.오직 7급 영약만이 그가 손쓸 가치가 있었다.그래서 그는 이 생명력이 넘친 별에서 자란 영약의 품질이 너무 낮지 않기를 바랐다. 만일 모두 6급 영약이라면 그에게 있어서 별로 가치가 없는 것들이었다.이런 생각에 그는 초조한 심정을 진정시키고 앞으로 한 걸음 내딛자 곧바로 별에 내려왔다.별에 내려오자 무성한 초록색의 초목이 이태호의 시야에 들어왔고, 주변의 공기가 유난히 깨끗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영기는 태일종보다도 못하지만 성공 전장의 다른 곳보다 많이 나았다.왜냐하면 성공 전장의 다른 곳은 아무런 영기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오직 광활한 대지에 구천강풍과 공간 난류가 휘몰아치고 있으며 가끔 운석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그는 깨끗한 공기를 들이마시자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이곳의 영기가 꽤 짙네. 7급 영약이 있을 것 같아.’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그는 곧바로 신식을 방출해서 영약을 찾기 위해 이 별의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이윽고 그는 영약의 흔적을 발견했다.4급, 5급, 6급 영약이 하나둘씩 그의 머릿속에 나타났다.그러고 나서 그는 첫 번째 7급 영약을 발견했다.그것은 절벽에 자란 옥처럼 투명한 난초 같은 것인데 짙은 약향기를 풍기고 있으며 반짝거리고 있었다.이태호는 이 영약의 명칭은 명월란(明月蘭)이고 별빛의 힘이 강한 곳에서 자라며 약효가 강렬해서 양기를 북돋고 기혈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대부분의 7급 단약을 정제하는 데 필요한 영약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특히 상처를 치료하는 면에서 명월란은 기이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죽기 직전이 아니라면 양기를 보충해 주고 연명해 줄 수 있다. 이를 본 이태호는 추호의 망설임 없이 곧바로 이 영약이 있는 것으로 가서 채집했다.그러고 나서 그는 기타 7급 영약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틀림없이 가늠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지금 이태호마저 호흡이 가빠졌다. 그는 하늘로 솟아서 순식간에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음폭을 낼 정도로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은월초의 앞에 이르렀다. 은월초를 본 순간, 그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이곳에 8급 영약이 존재할 줄이야!”경탄을 마친 후 그는 약효가 손실될까 봐 조심스레 은월초를 캐서 흙과 함께 백옥으로 만든 옥함에 넣었다.은월초는 오직 달빛과 별빛의 힘이 짙은 곳에서만 자라기에 창란 세계에서 거의 찾을 수 없었는데 성공 전장에서 발견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은월초는 성성단(成聖丹)을 정제하는 원재료 중의 하나였다. 성성단은 9급 성자급 수사가 성왕 경지로 돌파할 때 복용한 단약으로, 9급 성자급 수사를 도와서 성공률을 5할 정도 높일 수 있다.지금 이태호가 은월초를 가졌으니 나중에 성성단을 만드는 다른 영약들을 찾아낸다면 틀림없이 성왕 경지로 돌파할 수 있게 된다.그는 만면에 희색을 띠고 이 8급 영약을 옥함에 보관한 다음에 사물 반지에 넣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신식을 방출해서 이 별을 샅샅이 수색했다.이번에는 정말 운을 다한 것처럼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하지만 이미 그의 예상을 뛰어넘은 수확을 했기에 그는 기죽지 않았다.이태호는 가부좌 자세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옥간을 꺼내서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몇 호흡 할 시간이 지나자, 그는 굳게 감은 눈을 천천히 떴다. 그는 신식을 체내의 정기신(精氣神)이 원만한 몸을 훑어본 후 느릿느릿 일어섰다.이번에 그는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서 기연을 찾을 계획이었다.그는 하늘로 솟아올라 거센 광풍을 일으키면서 곧장 하늘을 찌르고 성공 전장의 안쪽으로 날아갔다.잠시 후에 이태호가 그 별에서 백 리 떨어진 곳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검은색 채찍이 허공에서 자기를 향해 날아왔다. 다행히 그의 반응이 빨라서 즉시 청광순을 꺼내서 공격을 막아냈다.이태호가 주변을 둘러보다가 시선을 어두운 한 곳
이태호의 단호한 말투는 귀청을 때리는 천둥소리처럼 별하늘에 울려 퍼졌다.그가 내뿜은 3급 성자 경지의 기운은 끊임없이 주변의 공간을 찢었고 수많은 구천강풍이 휘몰아쳤다.주용수는 이태호의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졌다가 이내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지었다.그가 보기엔 3급 성자 경지는 손쉽게 깔아뭉갤 수 있는 개미에 불과했다.그는 황천성지의 천교이고 진전 제자이며 뛰어난 마공을 연마했고 전투력은 6급 성자 경지에 가까웠다.심씨 가문의 심무영이 자기와 만나도 공손한 태도를 취해야 했다. 마도 수사는 정도 수사와 달랐다.마도 공법은 초기에 내공을 빨리 쌓을 수 있었다. 사람의 정혈을 삼키거나 영혼을 빨아먹거나 어두운 기운을 잠식하는 기괴하고 다양한 술법을 사용할 수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는 자칫하면 중상을 입게 된다.그래서 지금 이태호는 이미 주용수에게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었다.“영보를 내놓기 싫다면 내가 스스로 챙길 수밖에 없지.”주용수는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온몸을 감도는 검은 마기는 갑자기 살아난 것처럼 산악처럼 광대해졌다.검은 마기는 별하늘에서 감돌면서 뒤엉켰고 영혼의 울음소리가 은은히 들렸다. 같은 시각에 주용수가 발산한 5급 성자 경지의 기운은 주변의 별하늘을 뒤흔들었다.그가 주먹을 휘두르자 주변을 맴돌던 마기가 순식간에 들끓어 오르면서 입을 시뻘겋게 쩍 벌린 검은 해골로 변해서 천지를 파멸시키려는 듯한 기세를 휘몰고 거세게 이태호를 향해 덮쳤다.주용수가 공격한 것을 본 이태호는 눈에서 섬광이 번쩍거리면서 망설임 없이 청광순으로 앞을 막았다.다음 순간, 청광순에서 수많은 푸른빛을 발산하면서 빠르게 그의 주위에 광막 보호캡을 형성했다. 보호캡이 막 형성된 순간, 입을 시뻘겋게 쩍 벌린 검은 해골이 매섭게 덮쳐왔다.한순간에 무시무시한 힘이 주변의 허공을 갈기갈기 찢었고 수많은 구천강풍과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다.이를 본 이태호는 미친 듯이 단전 내에 있는 천지의 영기를 발동시키면서 어두워진 광
주용수가 서혼골편을 꺼내자마자 수많은 절망적인 울부짖은 소리가 들려왔고 살기(煞氣)가 채찍의 주변을 맴돌았다.그는 매섭게 이태호를 향해 채찍을 휘두르자 채찍에서 수많은 살기와 마기가 섞여서 이루어진 비명이 불시에 수 리 밖으로 울려 퍼졌다.어마어마한 살기는 주변의 별하늘을 뒤틀어지게 했고 허공을 갈기갈기 찢었다.“치르륵!”급속히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울린 후 주용수가 들고 있는 서혼골편에서 곧바로 높이가 천 장에 이르는 검은 빛을 내리찍었다.이 검은 빛은 물통처럼 굵고 위에 원혼의 울부짖은 소리로 가득해서 무서운 파멸적인 기운을 내뿜었다.검은 빛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백 장의 거리를 지나서 마치 종잇장을 자르는 칼처럼 공간을 쉽게 갈랐다. 주변의 공간이 뒤흔들었고 검은 빛이 스쳐 지나면서 칠흑 같은 허공의 틈새가 생겼다.덮쳐온 검은 빛에서 발산한 팽배한 기운을 느낀 이태호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그의 단전 내에 있는 천지의 영기는 빠르게 끓어오르면서 사지로 퍼졌다.천지의 영기가 발동되면서 그의 기혈은 뜨거운 태양처럼 팽배해졌고 체내의 혈액은 천둥 같은 굉음을 터뜨리면서 빠르게 흘렀다.온몸의 세포들이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는 이태호는 한순간에 천계에서 내려온 신선처럼 온몸에서 신성한 빛으로 반짝거렸다.이태호는 자기 몸에 곧 떨어진 검은 빛을 보고 번쩍 손을 들고 주먹을 내던지자 주먹은 눈부신 태양처럼 매우 밝은 빛을 발산하였다.광명이 어두움을 내쫓는 것처럼 태양처럼 눈부신 주먹의 빛은 주용수가 내리찍은 어두운 채찍의 빛을 순식간에 깨뜨리고 흩어지게 하였다.“콰르릉!”둔탁한 폭발음과 함께 한 줄기의 불빛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고 격렬한 충격파가 별하늘에서 잔물결 같은 파문을 일으켰다.자신의 공격이 또 실패한 것을 본 주용수는 마음속으로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채찍을 꽉 잡고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네놈이 내 공격을 몇 번 더 받을 수 있는지 보자고!”그는 대성일갈하면서 다시 은은하고 어두운 빛을 발산한 채찍을 매섭게 내리찍었다
주용수가 신통력을 발동하면서 덮쳐온 것을 본 이태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그는 영보를 꺼낸 후 두 손으로 재빠르게 결인을 하였다. 그러자 상고시대의 신산과 같은 현황봉은 흐르는 빛으로 변해서 스쳐 지나가는 허공을 부숴버렸고 수많은 강풍(罡風)을 불러일으켰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을 지니고 곧바로 주용수를 향해 내리쳤다.“쾅!”수많은 검은 빛이 현황봉과 부딪히자 바로 불빛으로 변해서 사라졌다.공포스러운 충격파는 주변 수 리의 범위 내에 있는 모든 물질을 순식간에 붕괴시켰고 허무한 공간으로 만들어버렸다.전투의 여파는 잔잔한 물결처럼 수천 리 밖으로 퍼져나갔다.한편, 주용수는 이태호가 현황봉을 꺼낸 후 실력이 크게 상승하여 자신이 5급 성자 경지일지라도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그는 원망하기는커녕 오히려 놀라우면서 속으로 흥분하였다.그가 보기엔 이태호는 이 최상급 영보 덕분에 3급 성자 경지의 내공으로 자신과 막상막하로 싸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일반 상급 영보라면 절대로 3급 성자급 수사가 5급 성자급 수사와 맞서 싸울 때 밀리지 않게 할 수 없었다.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작은 경지 간의 격차는 천연의 참호처럼 넘을 수 없는 것이었다.게다가 이태호는 고작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물론 성공 전장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창란 세계의 각 세력과 종문의 천교들이고 같은 경지에서 무적하거나 경지를 뛰어넘은 상대와 싸울 수 있는 존재였다.하지만 이태호는 자신과 두 경지의 차이가 있기에 법력이든 수련해 낸 천지의 힘이든 같이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싸울수록 주용수는 더욱 흥분했고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갖고 싶은 욕망도 더욱 강렬해졌다....이와 동시에, 천리 밖에 떨어진 별하늘에 있는 어떤 소형 운석띠에서 청색 장삼을 입고 풍류스러운 공자의 차림새에 장엄한 기운을 내뿜은 청년은 소형 운석띠에서 탐색하고 있었다.그의 옆에 있는 내공이 1급 성자 경지 초기인 청년이 아첨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천천히 말했다.“육 소주,
육성훈은 천교의 싸움에 말려들까 봐 걱정했다.마침 육성훈이 신식을 거두려고 할 때, 이 미약한 전투의 파동에서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그가 잠시 골똘히 생각하자 누구의 기운인지 생각났다.‘이... 이건 이태호와 다른 사람이 싸우고 있는 건가?’그는 이태호의 기운에 익숙했다. 그것은 성공 전장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이태호와 맞서 싸운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그는 싸움에서 밀렸지만 이태호의 기운을 잊을 수 없었다.그리고 그가 성공 전장에 들어온 목적이 바로 이태호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었는가?여기까지 생각한 육성훈의 눈에서 불시에 얼음장처럼 차가운 섬뜩한 빛을 내뿜었다.그는 옆에서 조마조마하고 있는 풍민국을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천리 밖에서 이태호가 다른 사람과 싸우고 있어!”풍민국은 그의 말을 듣자 안색이 확 변하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육 소주, 우리 먼저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으로 갑시다. 지금 이태호의 전투력이 우리보다 높으니 이태호와 싸우는 사람도 틀림없이 우리보다 강할 겁니다. 지금 찾아가면 아마 봉변을 당할 수도...”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부터 풍민국은 이곳의 잔혹함을 느낄 수 있었다.그는 성공 거수가 한입에 내공이 자기보다 강한 천교를 삼킨 것을 직접 보았고 자기도 거수에게 잡아먹힐 뻔했다.그래서 지금 그는 자신의 목숨을 지극히 아꼈다.풍민국이 죽을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꼴을 보자 육성훈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풍민국 같은 도움이 안 되는 짐덩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 골치가 아팠다.육무겸은 아들 육성훈이 성공 전장에서 조력자가 없을까 봐 파경단을 풍씨 가문에 주고 풍민수가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도록 하였다.하지만 성공 전장에서 1급 성자 경지의 수사가 줄 수 있는 도움은 미미했다.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부터 여태까지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때마다 풍민국은 먼저 육성훈의 뒤에 숨었다.지금 이태호를 제거했다면 그는 벌써 풍민국을 죽여버렸다.풍민국이 죽을까 봐 겁먹은 모습을 보자 육성훈의 안색이 한
육성훈은 마도 수사가 이태호와 싸우게 된 이유를 모르겠지만 이태호가 죽고 자신 마음속의 원한을 풀 수만 있다면 그는 주용수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생각이었다.옆에 있는 풍민국은 표정이 일그러진 육성훈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사실 일찍이 성공 전장에 들어가기 전에 풍민국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였다. 신소문의 7급 단약 파경단은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러나 정말 이태호와 마주하려고 할 때 풍민국은 여전히 지레 겁을 먹었다. 왜냐하면 지난번에 창망산맥에서 이화 성왕의 유물을 쟁탈할 때 이태호가 그에게 심각한 두려움과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기 때문이었다.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의 내공으로 5급 성자급 수사와 맞서 싸운 것을 본 그는 더욱 놀라워했다.그는 은근히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설마 그놈이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닐까?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그런 가능성을 생각하자 그는 연신 머리를 가로저으면서 쓸데없는 생각을 한 것이라고 부정했다.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상대방은 5급 성자 경지의 고수였다.같은 시각에 이태호와 주용수의 전투는 성공 전장 내부에서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전투 장소를 중심으로 천리 이내의 구역 내에서 전투의 기운을 느낀 사람들은 잇달아 달려왔다.이 별하늘 구역은 아직 성공 전장 외곽에 위치해 있고 주변이 비교적 황량해서 이 부근에 있는 자들은 거의 5급 성자 경지를 넘지 못했다.몰래 전투를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건주와 나주에서 온 마도 수사들도 있는데 한눈에 주용수를 알아챘다.“쯧, 황천성지의 여섯 번째 진전 제자 주용수이잖아.”“맞은 편에서 최상급 영보를 사용한 자가 전에 심씨 가문의 심무영을 이긴 자인가?”“저자는 이기기가 힘들겠군. 주용수는 황천성지의 여섯 번째 진전 제자이고 4급 성자 경지 때 5급 경지의 흉수를 격살한 적이 있었어.”“황천성지 제자의 실력은 절대로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할 거야. 최상급 영보를 가졌더라도 아마 맞서기 힘들걸.”“...”이 싸움을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