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뒷문은 완전히 닫히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 틈으로 경호원들이 강현을 밖으로 거칠게 끌어냈다.왕호성이 무표정하게 입을 열었다.“도련님, 내려주시죠.”강현은 눈에 분노를 담은 채 왕호성을 노려봤다.왕호성은 다시 차분하게 말했다.“안 내리시면 저희가 강제로 모시겠습니다.”강현은 묵묵히 버티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선을 빠르게 주변으로 흘리며, 차에서 내린 후 어디로 뛸 수 있을지 계산하고 있었다.‘여기서 뛰면... 오른쪽 골목으로 빠질 수 있을까?’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또 다른 경호원이 핸드폰을 들고 다
“큰일 났다! 빨리 쫓아!”왕호성이 다급하게 외쳤다.경호원들에겐 엘리베이터 전용 카드가 없었기 때문에 일반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왕호성은 급히 아래층으로 내려가면서 한 손으로는 후방 관리팀에 연락해 엘리베이터 정지 요청을 넣고, 다른 한 손으로는 경비실에 연락해 출입구 통제를 지시했다....엘리베이터 안.강현은 빠르게 내려가는 숫자 표시를 뚫어져라 보며 주먹을 꼭 쥐었다.‘더 빨리, 제발 더 빨리...’마침내 지하 2층에 도착.문이 열리는 순간, 강현은 한 걸음 내딛었다가 그대로 굳었다.출구 앞
지나와 윤슬은 식사를 마치고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윤슬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지나가 약통을 들고 먼저 다가왔다.“앉아. 약 발라줄게.”윤슬은 순순히 팔을 내밀었고, 지나는 조심스럽게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얼굴은 평소처럼 말이 많았지만, 손끝은 아주 정성스러웠다.약 바르기를 마치자, 지나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가만있어봐. 사진 두 장만 찍자.”윤슬은 고개를 갸웃했다.“왜? 무슨 사진?”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나가 미리 답했다.“상해 진단용. 경찰서에 제출하려면 있어야 하잖아. 우리가 10억이나 받아냈는데,
지나의 날카로운 톡 메시지를 받았을 때, 강현은 잠시 멍해졌다.문자를 쓴 건 자신인데, 그 말이 그대로 자신에게 되돌아온 느낌이었다.‘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윤슬이 아픈 몸을 이끌고 밥을 차렸던 적이 몇 번이었던가.감기 몸살에, 허리 삐끗한 날도, 심지어 병원 다녀온 날까지...강현은 그걸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게 여겼다. 특히 가장 최근 기억이 강하게 떠올랐다.그날, 윤슬의 발에는 물집이 터져 있었고, 허리는 파스로 덕지덕지 붙여 놨었다.그런데도 밥상을 차리느라 힘들게 서 있던 윤슬에게 강현은 이렇게 말
“오빠, 우리 간다!”지나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응.”도빈은 짧게 대답했지만, 시선은 여전히 윤슬에게 고정돼 있었다.지나는 별생각 없이 윤슬 쪽으로 다가갔고, 경안도 인사하고는 먼저 걸음을 옮겼다.그런데 경안은 도빈의 시선이 계속 윤슬에게 향해 있는 걸 눈치챘다.셋이 함께 걸어간 지 1분쯤, 경안이 무심코 뒤를 돌아봤다.도빈은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윤슬을 보고 있었다.경안은 입술을 앙다물며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네. 이도빈... 윤슬 좋아하는 거 맞아.’도빈은 멀어져가는 윤슬의
“당연히 좋은 소식 알려줘야지, 안에 계신 여자분께.”도빈이 슬쩍 웃으며 말했다.지나는 곧바로 한마디 하려다, 도빈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보고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의심스레 따라붙었다.심문실 안.신아는 더는 울지 않았다. 울다 지쳐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오는지, 코만 훌쩍이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그리고 얼굴에 화장은 다 번져, 더는 보기 힘들 지경이었지만, 그걸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10억... 도대체 어디서 구하지...’‘게다가 15일 동안 구치소도 들어가야 한다니...’생각이 복잡하게 얽히던 그때, 도빈이 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