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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미가 뭔데

Author: 유월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9-15 10:54:50

“다른 의미가 뭔데.”

라시엘이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세레나는 그대로 굳었다.

조금 전까지는 분명 봉인실이었다.

루시안 에른하르트의 귀환 기록.

라그넬 브리엘.

삼백 년을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있는 연구자.

폭발을 일으키려던 시종.

그리고 이제부터는 우리가 저쪽을 찾겠다고 선언한 직후였다.

분명히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왜.

지금은 라시엘의 얼굴밖에 안 보이지.

세레나는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라시엘도 멈췄다.

더 가까이 오지는 않았다.

다만.

시선은 피하지 않았다.

“세레나.”

“네.”

“대답.”

“꼭 지금 해야 합니까?”

“네가 먼저 말했는데.”

맞다.

자기가 말했다.

‘자꾸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니까요.’

그걸 왜 말했지.

세레나는 머릿속으로 아주 빠르게 회피 가능한 답을 찾았다.

보호자로서.

환자로서.

연구 협력자로서.

북부 대공으로서.

뭐든 붙이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라시엘은 그런 대답을 들으면 분명히 알아챌 것이다.

거짓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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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이상할 만큼 크게 울렸다.딱.세레나는 그것을 곧바로 줍지 않았다. 시선은 여전히 라그넬에게 고정되어 있었지만, 머릿속에서는 방금 들은 문장들이 하나씩 분리되고 있었다.팔 년 전.백탑.로웬 브리엘.살아 있었다.그리고 R.B.를 없애려고 했다.가슴부터 반응했다. 당장이라도 라그넬의 멱살을 잡고 로웬이 어디에 있는지, 왜 살아 있으면서 돌아오지 않았는지, 자신을 그렇게 오랫동안 혼자 두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세레나는 손가락을 말아 쥐었다.그리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지금 자신이 들은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그넬의 증언이다.그것도 자신을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증거.”라그넬의 눈썹이 올라갔다.세레나는 그제야 몸을 숙여 바닥에 떨어진 펜을 주웠다.“증거를 보여 주세요.”“내 말을 믿지 않는 건가?”“당연하죠.”즉답이었다.라그넬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방금 그렇게 놀라 놓고?”“놀란 것과 믿는 건 별개입니다.”세레나는 기록장을 펼쳤다. 손끝이 조금 떨렸지만 글씨는 흐트러지지 않았다.「라그넬 증언.」「1. 로웬 브리엘을 마지막으로 본 시점—8년 전.」「2. 장소—백탑.」「3. 로웬이 R.B. 제거를 시도했다고 주장.」그리고 마지막 문장에는 밑줄을 두 번 그었다.「검증되지 않음.」라그넬이 그것을 바라보다 낮게 웃었다.“정말 지독하군.”“칭찬으로 듣겠습니다.”“로웬도 그랬어.”세레나의 펜 끝이 아주 잠깐 멈췄다.하지만 이번에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계속 교수님 이야기를 꺼내서 저를 흔드셔도 소용없습니다.”“흔든다?”“네.”그제야 세레나가 라그넬을 바라봤다.“당신은 제가 교수님과 어머니 이야기에 약하다는 걸 알아요. 조금 전에도 그랬죠. 필요한 정보와 감정적인 정보를 일부러 섞어서 제가 질문하게 만들었습니다.”라그넬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제가 질문합니다.”“대답하지 않겠다면?”“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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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의미가 뭔데.”라시엘이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세레나는 그대로 굳었다.조금 전까지는 분명 봉인실이었다.루시안 에른하르트의 귀환 기록.라그넬 브리엘.삼백 년을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있는 연구자.폭발을 일으키려던 시종.그리고 이제부터는 우리가 저쪽을 찾겠다고 선언한 직후였다.분명히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었다.그런데 왜.지금은 라시엘의 얼굴밖에 안 보이지.세레나는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그러자 라시엘도 멈췄다.더 가까이 오지는 않았다.다만.시선은 피하지 않았다.“세레나.”“네.”“대답.”“꼭 지금 해야 합니까?”“네가 먼저 말했는데.”맞다.자기가 말했다.‘자꾸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니까요.’그걸 왜 말했지.세레나는 머릿속으로 아주 빠르게 회피 가능한 답을 찾았다.보호자로서.환자로서.연구 협력자로서.북부 대공으로서.뭐든 붙이면 될 것 같았다.그런데 라시엘은 그런 대답을 들으면 분명히 알아챌 것이다.거짓말이라고.세레나는 결국 입술을 다물었다.라시엘의 눈빛이 아주 조금 깊어졌다.“어렵나.”“조금요.”“연구보다?”“훨씬.”라시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세레나는 그 표정을 보고 괜히 억울해졌다.“웃으시면 안 됩니다.”“왜.”“전하는 이미 답을 아는 사람처럼 여유롭잖아요.”그 말에.이번에는 라시엘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모르는데.”“거짓말.”“진짜로.”라시엘이 낮게 말했다.“네 입으로 듣고 싶어서 묻는 거다.”그 말이 더 곤란했다.세레나는 시선을 잠깐 아래로 내렸다.라시엘의 셔츠 뒤쪽.아까 폭발을 막느라 찢어진 부분.방금 세레나가 붙인 붕대.그게 보이자 오히려 심장이 더 빨라졌다.정말.왜 저렇게까지 했을까.자기가 맞아도 된다고.세레나가 다치는 것보다 낫다고.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람.“전하.”“그래.”“저는.”입을 열었다가.다시 멈췄다.연구에서는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면 된다.가설이면 가설이라고 적고.확정되지 않은 건 보류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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