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화

게다가 강지원은 연속 4년 동안 송주 상업계에서 잠재력이 가장 많고, 가치가 가장 높으며, 영향력이 가장 강한 여성으로 뽑혔다.

강지원을 송주 상업계의 여왕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송해인은 항상 강지원의 이름을 입에 달고 살았다.

강지원은 송해인의 목표였고 송주 상업계 모든 여성의 우상이었다.

강지원이 바로 송해인을 달라지게 한 장본인이다.

서강빈은 미간을 구겼다.

‘또 심 회장님이 소개해서 온 분이라니.’

“5분도 필요치 않습니다. 이미 확인 마쳤습니다. 치료할 수 있어요.”

서강빈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강지원은 당황했다.

그녀의 병은 송주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여기저기 명의를 찾아다녔지만 지금껏 치료하지 못했다.

심지어 20억이라는 거액의 치료비용을 내걸었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강지원은 그녀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대가 여자만 아니라면, 외모가 어떻든, 얼마나 나이가 들었든 그와 결혼할 것이라는 조건도 내걸었다.

그 소식에 한때 전국이 떠들썩했고 수많은 명의들이 그녀를 찾아와 치료해 보려고 했지만 결국엔 다 실패했다.

그 병 때문에 강지원은 아주 골치가 아팠다.

그녀의 병은 바로 남자 혐오증이다.

강지원은 남성과 조금이라도 피부가 접촉한다면 생리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성을 잃거나, 초조해하거나, 심지어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했고 토하기도 했다. 심할 땐 정신을 잃기도 했다.

이런 이상한 병 때문에 강지원은 줄곧 송주 상업계에서 식사 후 가십거리가 되었고 기사에 실리기도 했다.

몸값이 20조에 달하는 송주 상업계 여왕에게 남성 혐오증이라는 병이 있다고 말이다.

‘설마 평생 결혼도 못하고 노처녀로 외롭게 살아야 하는 걸까?’

강지원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확신해요?”

“그럼요.”

서강빈은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 병은 오직 저만 치료할 수 있습니다.”

강지원의 표정이 살짝 차가워졌다. 그녀는 서강빈이 오버하는 거라고 생각했고 또 서강빈을 가벼운 남자라고 여겼다.

서강빈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믿기지 않는다면 시도해 보세요.”

말을 마친 뒤 그는 손을 뻗어 강지원의 흰 손목을 잡으려 했다. 그 바람에 강지원은 화들짝 놀라며 그를 황급히 피했고 화를 내며 말했다.

“뭐 하는 거예요?”

“병을 치료하려는 거죠.”

“이런 나쁜 놈!”

강지원은 화가 나 보였다.

“서강빈이라고 했죠? 기억해 두겠어요.”

말을 마친 뒤 강지원은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 했다.

“이번 기회를 잃는다면 평생 결혼도 못할 텐데, 정말 시험해 보지 않을 생각이에요?”

강지원은 흠칫했다. 그녀는 문 앞에 서서 차갑게 말했다.

“잘 생각해야 할 거예요. 감히 나 강지원을 속인다면 감당할 수 없을 테니까.”

서강빈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치료하지 못한다면 날 마음대로 해도 돼요.”

“그러면 한 번 믿어주겠어요.”

강지원은 그를 향해 차갑게 눈을 흘기더니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녀는 덤덤히 말했다.

“시작해요.”

서강빈은 싱긋 웃은 뒤 말했다.

“그러면 진맥할게요.”

강지원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진맥한다는 건 피부가 닿는다는 것을 뜻했다.

이성과 조금이라도 닿기만 해도 강지원은 폭주하거나, 토하거나, 정신을 잃었다.

“장갑 안 껴도 돼요?”

강지원은 서강빈의 맨손을 바라보며 황급히 손목을 거두어들였다.

“네.”

말을 마친 뒤 강지원의 잔뜩 긴장한 시선 속에서 서강빈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아주 부드러운 움직이었다.

‘괜찮아... 괜찮다고.’

강지원은 너무 감격한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자신의 손목을 잡은 서강빈의 큰 손을 바라보았다.

이 이상한 병은 무려 4년 동안 그녀를 괴롭혔다.

그동안 남자들은 감히 그녀에게 손을 대지 못했다.

서강빈이 처음이었다.

강지원은 무척 흥분됐다. 그의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손목을 통해 전해졌다.

‘이것이 바로 남자의 체온일까? 어떻게 한 거지?’

강지원은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눈앞에 있는 남자를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짙은 눈썹, 반짝이는 눈, 남자다운 얼굴을 한 그는 꽤 잘생긴 편이었다.

특히 병을 보는 그의 진지한 모습에 강지원의 마음이 살짝 열렸다.

잠시 뒤 서강빈은 손을 거두어들이며 덤덤히 말했다.

“큰 문제는 없어요. 혈 자리를 눌러서 경맥을 좀 뚫어주면 될 것 같네요. 저기 작은 방으로 가요.”

서강빈이 일어나며 말했다.

강지원은 당황했다. 작은 방이라니?

“무서우면 거절해도 돼요.”

“누가 무서워했다고 그래요? 지금 가요.”

치료를 위해서 강지원은 참았다.

방으로 들어가자 서강빈은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상의를 전부 다 벗은 뒤에 여기 엎드려요.”

Bab terkait

Bab terbaru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