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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그 말을 듣자 송해인의 표정이 굳어졌다.

눈앞의 여자는 정말로 예뻤다. 몸매든 외모든 전혀 그녀에게 뒤처지지 않았다.

게다가 멋진 페라리까지 끌고 다니는 걸 보니 송해인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서강빈은 언제 저 여자랑 안 거지?’

20대 초반이면 그녀보다 5, 6살은 어렸다.

송해인은 순간 질투심이 불타올랐다.

마침 달려온 비서는 눈앞의 광경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미안하지만 누구시죠?”

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며 눈앞의 여자를 바라봤다.

아주 젊고 예쁜 여자였지만 그가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

“심 회장님께서 서강빈 씨를 제게 소개해 주셨어요. 전 권효정이라고 해요. 심 회장님이 서강빈 씨께 금오단이 있는데 오직 그 금오단만이 저희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권씨 가문은 20억으로 그 금오단을 사고 싶어요.”

권효정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심형운 씨 말인가요?”

서강빈이 중얼거렸다.

심형운은 송주 상회의 회장이었다. 2년 전 서강빈은 그의 병을 치료한 적이 있고 그 일로 그와 아는 사이가 되었다.

심형운의 도움이 없었다면 비오 그룹은 지금만큼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심형운과 아는 사이인 걸 보면 권씨 가문은 예사 가문이 아닌 듯했다.

서강빈은 잠깐 침묵했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알겠어요. 하지만 먼저 권효정 씨 할아버지 상황부터 봐야겠어요.”

서강빈은 심형운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도와야 했다.

“감사합니다, 서강빈 씨.”

권효정은 눈물을 닦았다.

두 사람이 차에 오르려는데 비서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더니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20억으로 서강빈 씨에게서 금오단을 사고 싶다고요? 뭔가 잘못 안 거 아니에요? 서강빈 씨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서 단약을 산다고요? 약을 먹었다가 죽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비서는 경멸에 찬 표정으로 서강빈에게 말했다.

“서강빈 씨, 대단하네요. 이렇게 젊은 아가씨는 또 어떻게 속였대요? 그리고 그 금오단이라는 거, 설마 서강빈 씨 가게에서 파는 허가도 받지 않은 상품인가요? 그거 먹었다가 죽는 사람이 생기면 서강빈 씨 감옥 가요.”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지?”

서강빈의 질문에 비서는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권효정은 예쁜 얼굴을 찡그리며 냉소했다.

“금오단을 허가도 받지 않은 상품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에요. 정말 우물 안 개구리네요.”

“뭐라고요?”

비서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송해인은 미간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이 비서, 그만해.”

그 사이 서강빈은 차 문 옆에 서서 잠깐 멈칫하다가 말했다.

“송해인, 사실 난 우리 3주년 결혼기념일에 이 금오단의 처방을 너에게 선물로 주려고 했어. 그런데 아쉽게 됐네. 난 오늘에야 비로소 그동안의 모든 것들이 나 혼자만의 착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말이야.”

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차에 올랐다.

페라리는 굉음을 내면서 순식간에 떠났고 송해인과 이세영만이 의문 가득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선물로 주려고 했다고?’

송해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서강빈이 마지막에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이세영은 깔보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대표님, 보셨죠? 남자들은 다 저래요. 대표님과 이혼하자마자 다른 젊은 여자랑 만나잖아요. 저 모습을 보면 처음도 아닌 것 같아요. 어쩌면 일찌감치 대표님 몰래 다른 여자랑 몇 번이나 바람을 피웠을지도 몰라요. 저런 쓰레기 같은 남자와 빨리 이혼하는 건 현명한 결정이었어요. 서강빈 씨는 대표님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송해인은 복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서강빈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아니라고요? 대표님도 보셨잖아요. 그런데 믿지 않으시는 거예요?”

이세영이 조급한 어조로 말했다.

그녀는 송해인이 옛정 때문에 콩깍지가 씐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세영은 서강빈이 답 없는 바람둥이에다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라 그와 같이 있으면 비오 그룹과 송해인의 발목만 잡게 될 거란 걸 송해인이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송해인은 미간을 살짝 구기며 말했다.

“그만해. 난 이제 서강빈과 이혼했으니까 강빈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을 거야. 걔가 뭘 하든 이제 나랑은 상관없어. 이 비서, 우리는 앞으로 천주의 권씨 가문이 주최할 한의학 대회에만 집중하면 돼. 한의학 대회에서 3등 안에 들어서 권씨 가문과 협력할 자격이 생긴다면 우리 비오 그룹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거야.”

말을 마친 뒤 송해인은 빠르게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세영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괘씸하다는 눈빛으로 페라리가 떠난 방향을 노려보다가 뒤늦게 송해인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

“대표님, 조금 전 그 여자가 말했던 금오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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