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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Author: 서인하
“서강빈이 평소에 만들던 그런 것들이겠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송해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

같은 시각, 차 안에서 서강빈은 권효정의 신분을 알게 되었다.

‘천주의 권씨 가문이라니.’

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구겼다. 그의 기억이 맞는다면 천주의 권씨 가문은 천주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이 발 한 번 굴러도 천주 전체가 두려움에 떨어야 할 정도였다.

만약 송해인이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면 그녀는 아마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떡 벌렸을 것이다.

송해인이 줄곧 연줄을 만들고 싶어 했던 천주의 권씨 가문은 조금 전 그녀에게 이혼당하고 쓸모없다고 여겨진 서강빈을 찾아와 사람 목숨을 살려달라고 했다.

잠시 뒤, 차는 한 저택 앞에 멈춰 섰다.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고 권효정은 서강빈을 데리고 부랴부랴 안방으로 향했다.

침실 안 침대 위에는 중태에 빠져 얼굴은 창백하고 입술은 보라색인 노인이 누워있었다. 그는 숨을 한 번 쉬는 것마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치 풍전등화처럼 당장이라도 숨이 꺼질 듯한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옆에는 중년 남성 한 명과 50대 정도로 보이는 어르신이 있었다. 그들은 소박한 차림을 하고 있었고 침대 위에 누워있는 노인에게 침을 놓고 있었다.

“침을 놓는 혈 자리가 틀렸네요. 그렇게 침을 놨다가는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거예요.”

서강빈은 안에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이 침을 놓는 혈 자리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그 말에 두 사람은 화들짝 놀랐다. 그들은 이내 고개를 돌려 안으로 들어오는 서강빈과 권효정을 바라보았다.

그 어르신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헛소리는. 넌 누구야? 감히 내 의술을 의심해? 내가 누군지 알아?”

어르신은 아주 불쾌해 보였다.

30년간 의술을 행한 그였지만 지금껏 아무도 그에게 침을 잘못된 혈 자리에 놓았다고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다.

눈앞의 젊은이는 겨우 26, 27살 정도로 보였는데 감히 그의 침구술을 의심했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침구술은 한의학 중에서도 난도가 높은 의술로, 적어도 8년이나 10년 정도 배워야 했고 유명해지려면 적어도 20년은 걸렸다.

옆에 있던 중년 남자는 각진 얼굴에 강직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서강빈을 노려보면서 낮은 목소리로 화를 내며 말했다.

“넌 누구야? 누가 들어오라고 했어? 당장 꺼져!”

“아빠, 이분은 제가 데려온 신의세요. 심 회장님이 소개해 주신 분인데 이분이 가진 금오단으로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했어요.”

권효정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중년 남성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라고? 저 사람에게 금오단이 있다고?”

권영우는 현재 권씨 가문의 가주이자 권효정의 아버지였다.

그가 질문하기도 전에 어르신이 코웃음 치면서 말했다.

“금오단? 전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권효정 씨, 설마 속은 건 아닙니까? 이 세상에 정말로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단약이 있다면 저희 같은 의사가 왜 존재하겠습니까?”

깔보는 듯한 어조였다.

권영우는 그 말을 듣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권효정이 황급히 말했다.

“아빠, 진짜예요. 심 회장님께서 알려주신 거예요...”

“그만하고 저 사람 데리고 나가. 이곳엔 손 신의만 있으면 되니까.”

권영우는 눈앞의 청년이 손 신의가 치료를 진행하는 것을 방해할까 봐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

손 신의는 무려 송주의 신의였다.

어르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어렵게 그를 모셨는데 서강빈 때문에 일을 망칠 수는 없었다.

권효정은 더 설명할 생각이었는데 권영우가 눈빛으로 그녀를 압도하며 차갑게 말했다.

“나가!”

서강빈은 그 광경을 보고 불만스레 말했다.

“가주님께서 믿지 않으신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좋은 마음으로 말씀드리는데 저렇게 침을 놓다간 어르신께서 5분 만에 피를 토하며 목숨이 위태로워질 겁니다. 그때가 돼서 절 찾지 말아 주세요.”

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권영우는 그 말을 듣더니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널 찾는다고? 본인을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는 거 아냐? 그렇다면 내기할래?”

“내기요?”

서강빈은 몸을 돌리며 냉담하게 대답했다.

권영우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정말 네가 말한 대로 된다면 나 권영우가 무릎 꿇고 애원할게. 그뿐만 아니라 엄청난 미모를 가진 내 딸을 당장 너에게 시집 보낼게. 하지만 우리 아버지가 무사하시다면 오늘 네 팔과 다리 모두 부러뜨릴 거야.”

서강빈은 덤덤히 웃은 뒤 얼굴 전체가 빨개진 권효정을 보며 대답했다.

“좋아요. 그러면 전 가주님께서 무릎 꿇고 제게 애원하고 딸을 제게 주시길 기다릴게요.”

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몸을 돌려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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