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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4화

Author: 유애
태상황과 평남왕

평남왕이 손짓으로 말리며 말했다.

“여섯째야, 그럴 필요 없어. 저들 중에 몇몇은 진심으로 나라를 위하는 자들로 주변에서 부추겨서 그래. 초심은 좋은 거니 됐어.”

태상황이 기분이 상해서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반평생을 조정에서 굴러먹었으면서 아직도 사람들한테 부추김이나 당하는게 과인을 화나게 하는 겁니다.”

평남왕이 웃으며 말없이 푸바오를 응시하더니 잠시 후 말했다.

“눈 늑대를 오래 못 봤군.”

“눈 늑대?”

태상황이 순간 평남왕이 어느 눈늑대를 얘기하는지 알 수 없었다.

“초왕부에 있지요, 눈 늑대를 보고 싶으시면 초왕부에 가서 보면 됩니다.”

평남왕이 고개를 흔들며 먼 곳을 향한 눈빛으로 말했다.

“적성루의 눈 늑대 말이야.”

태상황이 웃으며 말했다.

“아직 살아있나 모르겠네요?”

“살아있지!”

평남왕이 말했다.

태상황이 이상하게 생각하며 말했다.

“아직 살아있어요? 이렇게 세월이 지났는데, 늑대가 이렇게 오래 사나요?”

평남왕이 응하고 대답하더니 고개를 돌리고 한참을 생각하는데 얼굴에서 침착한 분위기가 천천히 사라지고 약간 멍하게 변하며 말했다.

“형수님이 눈 늑대는 오래 산다고 하셨어, 죽지 않을 수도 있데.”

평남왕의 목소리가 약간 바뀌며 아이같이 들리는 게 조금 전과 다르다.

평남왕은 쭈그리고 앉아서 손을 뻗어 푸바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푸바오의 털을 빗겨주더니 말했다.

“착하지, 오늘 밤은 내가 널 데리고 산책할 거야.”

평남왕이 고개를 들어 태상황을 보고 말했다.

“여섯째야, 어때?”

태상황의 눈빛이 순간 부드럽게 변하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좋아요, 있다가 저녁 먹고 우리 푸바오를 데리고 산책 나가요.”

평남왕이 즐겁게 아이처럼 깡총거리는 게 방금 성숙하고 신중한 모습과 사뭇 딴판이다.

태상황이 평남왕을 보며 작게 탄식했다.

“여섯째야, 나 졸려!”

평남왕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

태상황이 사람을 시켜 평남왕을 쉬시게 하자 평남왕이 고개를 돌려 태상황에게 미소 짓고 말했다. “나 깨면 우리 또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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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 회장은 자료를 아주 진지하게 살펴보았다.첫 번째 후보는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대스타였다. 작품 경력도 많은데,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출연료가 비싸긴 했지만, 파 회장에게 돈은 문제 되지 않았다.두 번째는 잘생긴 인기 아이돌 출신 배우였다. 연기력은 좀 애매했지만, 장점은 압도적인 팬덤이었다. 팬들만으로도 드라마의 반은 성공한 셈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그 배우를 담당한 팀이 따로 있어, 촬영팀 측에서 그들을 전부 챙겨야 했고, 대역만 해도 세 명 이상은 필요했다.세 번째 배우는 무술 전공 출신으로, 한 작품에서 호감 가는 배역을 맡았던 적이 있긴 했지만, 대표작이라 할 만한 건 그거 하나뿐이었다.네 번째 배우는 신인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 사진도 없고, 이름조차도 기입되어 있지 않았다.“신인? 우리 회사 첫 작품이고 대작인데, 감히 신인을 끼워 넣어?”파 회장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부장을 바라봤다.“설마 친척은 아니겠지?”“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부장은 급히 손사래를 쳤다.“신인이긴 하지만, 군인 출신이라고 합니다. 두 번 정도 만난 적이 있는데, 왠지 모르게 그 사람이 ‘우문소’ 역에 딱 맞는다고 느껴졌습니다. 마치 그를 위해 만든 배역처럼요.”“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남자 주인공으로 넣겠다는 거야?”“성은 압니다! ‘진’ 씨예요. 친구가 소개해줘서 알게 됐습니다. 제 친구와 가까운 사이라, 친구한테 바로 연락하면 됩니다.”“군인인데 배우 생활을 할 수 있겠어?”“일단 물어보는 거죠. 혹시 가능하다면 만나 뵐 수도 있고요. 회장님께서 직접 보셔도 적합하다고 느끼실 겁니다.”파 회장은 더 말할 기운도 없어, 그저 무심히 답했다.“일단 한번 찾아봐. 찾으면 다시 얘기하지.”부장은 업계 인맥이 넓고 친구도 많았다. 게다가 친구들도 모두 그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는 사이라 했었다. 역시 부장이 설득과 부탁을 거듭한 끝에, 진 씨와의 약속을 잡게 되었다. 그는 즉시 파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 명의 왕비   제3706화

    그러자 칠성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렇게까지 말씀해 주신다니. 작가님 몫은 절대 빠지지 않을 겁니다.”왕유월은 재빨리 곧장 화장실을 찾아 들어가서는 안에서 춤을 추며 축하했다. 드디어 고생 끝에 빛을 보았다. 그녀는 이제 밖에 있는 낡은 오토바이를 바꿀 수 있었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눈 후, 대본은 점점 더 완벽하게 다듬어졌다. 최종 시나리오에서는 파지옥조차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당시 조정 사람이 아니었기에, 강호를 떠돌며 백성들과 민간을 더 많이 봐왔었다. 그리고 부자들의 돈을 버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했다.파지옥은 늘 이곳에 뭐든 다 있으니, 그곳이 그립지 않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면, 여전히 꿈속에서 백성들을 만나고 강호를 떠돌던 그때로, 그 거리로 돌아가곤 했다. 북적거리는 거리, 주루 앞에 걸린 낡은 깃발, 좁은 골목에서 풍겨오는 탁주의 향기…그 당시 비록 돈을 많이 벌긴 했지만, 돈을 쓰는 것을 몹시 아까워했다. 홀몸으로 살아가니, 돈이 많아야만 안전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물론 이런 지난 일은 그저 회상일 뿐,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지금 이곳에는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지만 돌아가면, 결국 또 혼자가 되기 때문이다. 그 쓸쓸한 강호는 이제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노년의 파지옥과는 어울리지 않았다.대본이 확정된 뒤, 왕유월은 마치 큰 업적을 이룬 듯, 서둘러 부장에게 찾아가 대본 정산을 요구했다. 하지만 부장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업계에선 바로 주는 일은 없어. 일단 반만 정산하지.”왕유월은 주먹을 번쩍 들고 사납게 외쳤다.“기지에 있는 강아지들이 곧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정산해쥐지 않으면, 백 마리가 넘는 강아지를 데리고 부장님 집에서 지낼 겁니다.”부장은 그녀의 주먹을 두려워했다. 손톱 밑에 개똥이라도 숨어 있을까 싶어, 곧장 담당자에게 지시해 전액을 이체하게 했다. 왕유월은 돈을 받자마자 중고차 시장으로 달려가, 중고차를 한 대 샀다. 서류를 마치고는 일부러 회사 건물 앞을 폼나게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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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7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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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703화

    칠성은 궁으로 돌아온 뒤, 계속 말이 없었다. 적성루 사람들의 삶이 너무 고달프다는 생각에 마음속에 깊은 울적함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경릉은 그 모습을 보고, 다섯째를 불러 아들을 위로해 주라고 했다. 부자 간에도 가끔 소통이 필요하지 않은가?다섯째는 작은 술병을 들고 왔다. 그도 이제 다 컸으니, 함께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며 남자끼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에 더없이 좋았다.칠성은 아버지에게 적성루 사람들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더 좋고, 더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지 않았는가? 그러면 가정을 이루고, 지금 부인과 아이들도 곁에 있었을 텐데 말이다.그의 말에 우문호는 고개를 저었다.“네가 어찌 그들이 행복하지 않은지 아느냐?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어찌 정의할 수 있지? 그들에게는, 늙어서도 젊은 날의 벗들과 함께하고, 평생을 함께하는 것 자체가 행복일 수 있다. 아들아, 인생에 행복으로 향하는 길이 하나뿐인 것은 아니다. 현대에서도 혼인하지 않는 이들이 있지 않느냐? 아이를 낳지 않는 이들도 있지 않느냐? 그들 또한 혼인하고 아이를 낳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모든 삶에는 양면이 있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세상 사람들이 흔히 혼인해 자식 낳아야만 완전한 삶이라고 하지만, 그 혼인 속에도 갈등과 배신, 상처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 삶이 과연 진정한 행복이더냐? 반대로 혼인하지 않고 아이도 없는 자유로운 이들이라 해도, 삶의 고통과 상처를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상처는 혼인한 사람에게도 닥칠 수 있는 것이지. 그래서 난 오히려 그들의 삶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평생 떠나지 않는 이들이 있고, 치고받고 웃고 떠들며, 북적북적하게 생을 마친다는 것. 그것 또한 행복 아니겠느냐?”칠성은 그의 말이 적성루의 흑영 어르신의 말과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이 인생을 이해하는 폭이 한층 넓어졌다고 느꼈다. 이전에는 늘 부모님이 함께 있을 때의 행복을 보아왔기에, 그것이야말로 참된 행복이라 여겼는

  • 명의 왕비   제3702화

    북당에서의 나날은 빠르게 흘러갔다.이 장군이 당나귀를 잃어버렸다는 소식에, 모두 함께 나서서 찾아주었고 결국 찾긴 했지만 당나귀의 나이가 너무 많다 보니, 돌아오는 길을 자연스레 잊을 수도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다들 돈을 모아, 장군에게 새로운 말을 사주었다. 북당의 수문장으로서, 어찌 말을 얻을 자격이 없겠는가?이 장군은 말고삐를 잡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참 스스로 복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 해, 그날, 그 잔치에서 거의 전 재산을 털린 뒤로, 오히려 행운이 끊이지 않았다.역시나 즐거운 날들은 항상 빨리 지나갔고, 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길을 떠날 날이 다가왔다.북당을 떠나려고 하니, 그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성문 밖으로 멀리 나갔지만, 뒤돌아보니 다들 여전히 성루 위에 서 있었다. 극이는 이번에 그들을 뒤쫓아 나오지 않았다. 극이도 이제 성숙한 사내처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서 있었고, 그들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았다.배불리 먹고 마신 라만은 이미 할 말을 다 마친 뒤였고, 칠성도 더 들을 이야기가 없었다. 칠성은 서둘러 녹음기를 챙겼다. 조금만 더 이야기가 길어졌으면 녹음기가 방전될 뻔했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라만에게 절을 하며 경건하게 경의를 표했다. 그들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북당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라만은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리고 자리를 떠났다.칠성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차를 시켜 천천히 그 이야기를 곱씹었다.그리고 훗날 그는 다시 적성루를 찾아, 어르신들에게 어찌 혼인하지 않는지 물었는데, 어르신들은 시종 혼인할 생각이 없고, 그런 마음 자체가 들지 않았다고 했다.칠성은 바로 그들의 뜻을 알아차리고 어음 한 장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어르신들을 둘러보며 말했다.“저는 진실을 듣고 싶습니다.”그의 말에 순간 그들의 눈빛이 반짝였다.흑영이 손을 뻗었으나, 칠성은 어음을 누르며 말했다.“우선, 첫 번째 질문입니다. 어찌 제가 물을 때마다 늘 그렇게 대충 얼버무리셨습니까?”흑영이 말했다.“말을 줄여, 힘을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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