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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18화

Author: 유애
허심탄회

사실 기왕비가 이 얘기는 세번째다.

원경릉은 아예 마음의 벽을 허물고 툭 터놓았다, “나와 다섯째는 그 자리에 별로 흥미가 없어요. 언젠가 우리가 쟁탈하려고 한다면 그건 그 자리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예요.”

기왕비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죠? 왜 그 자리에 흥미가 없어요? 나한테 왜 이런 입에 발린 말을 해요?”

원경릉이 진지하게 기왕비에게: “태자가 되고 황제가 되는 게 뭐가 좋아요?”

기왕비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앉아 원경릉을 보며: “진심으로 얘기하는 거예요?”

“진심이예요.” 원경릉이 말했다.

기왕비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왜 태자가 되거나 황제가 되는 게 안 좋다고 생각해요? 권력이란 말이죠, 권력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들 사고방식이 이상한 거 아니에요?”

원경릉이 배를 만지며 작게 한숨을 쉬며, “권력에 비해 전 한 식구가 잘 지내는 거, 충만한 삶을 살길 훨씬 원해요.”

원경릉 원래가 일개 백성으로 원하는 연구를 하고 자기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고, 그녀의 인생은 충실하게 채워져 있었다.

이런 마음 상태를 20년 넘게 가져왔으니 시공을 초월해 이 권력의 중심에 떨어져서도 변함이 없다.

권력다툼의 현장은 커다란 자기장으로 사람들을 비이성적으로 각축하게 만든다.

원경릉 입장에서 봤을 때 상당히 병적인 상태다.

눈 앞의 기왕비도 마찬가지다.

기왕비는 원경릉의 말이 불가사의하게 들려서, “그 말은 다섯째가 태자가 되면 당신들은 잘 살 수 없다는 건가요? 황제가 되면 누가 감히 당신을 해칠 수가 있어요? 이거야 말로 가장 큰 보장이죠.”

원경릉이 반문했다, “그럼 당신은 왜 다섯째를 도우려고 하죠?”

“당연히 내 딸의 퇴로를 확보해 두는 거죠, 내가 당신들을 도우면 당신들은 내 딸과 사위를 홀대하지 않을 게 분명하니까요.” 기왕비가 말했다.

원경릉이: “당신이 기왕을 도와서 그가 나중에 황제가 되면, 당신 딸은 공주가 되니 그게 훨씬 더 나은 거 아닌가요?”

기왕비가 냉랭하게: “일단,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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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 819화

    짠순이 원경릉기왕비가 놀라서 문 쪽을 보니 문에 기댄 다섯째가 보이는데 얼굴색이 우수에 차 있다.기왕비가 머쓱해 하며: “돌아왔어요? 초왕 얘기가 아니라 천하의 남자들은 변할 수 있다는 일반론일 뿐이에요, 초왕 얘기 아니에요.”우문호가 자신의 특정 부위를 쳐다보며 작게 한숨을 쉬고: “형수는 제가 남자인 걸 의심하시는 겁니까?”기왕비가 얼른 손을 내저으며, “아뇨, 그런 뜻 절대 아니에요.”“이게 남자 게 아니란 건가요?”“그, 그 뜻 아니에요.”기왕비가 상당히 난처한데, 다른 부부사이 감정을 이간질하려다 딱 마주쳤으니. 확실히 난감하다. 기왕비는 집에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대고 서둘러 갔다.우문호가 답답한 표정으로 걸어 들어 오는 것을 보고 원경릉이 웃으며, “기왕비가 뭘 어쨌다고 그래? 당신을 포함해 늑대 같은 남자를 경계하라고, 그냥 좋은 뜻으로 얘기한 거야.”“원 선생,” 우문호가 걸어와서 원경릉의 볼을 꼬집더니 표독스럽게: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내가 어떻게 늑대 같은 남자야? 너와 네 뱃속에 세 쌍둥이 주변을 맴돌며 꼬리 흔드는 멍멍 강아지구만.”원경릉이 웃다가 눈물이 찔끔 나면서, “멍멍 강아지? 테디 베어야? 왜 아주 날 웃겨 죽이지? 맞다, 오늘 어떻게 이렇게 일찍 돌아왔어? 겨우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 지났는데.”“오늘이 기한이라 은자 받았는지 확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문호가 탁자 위의 한 무더기 은자를 보고 잔인한 눈빛으로, “전부 내 꺼야, 몰래 감추지 마.”원경릉이 한손으로 찰싹 때리며: “감히 한 장이라도 손 대면 끝인 줄 알아, 왕야는 매달 용돈이 은자 두 냥, 큰돈 쓰면 영수증 끊어와, 은자 어디에 썼는지 설명할 수 있게.”우문호가 입에 침을 튀기며: “하지만 이달은 내가 관아에 복직해서 접대도 좀 있고 은자 두 냥으로 부족해.”“접대해야 하면 나한테 얘기해, 내가 줄 테니까.” 원경릉이 어음을 전부 소매속에 넣는데 상당히 두툼해서 다 들어가질 않자 탕양에게 들어오라고 해서 가져가

  • 명의 왕비   제 820화

    원경릉의 화장을 돕는 우문호우문호는 원경릉이 농담한다고 생각했다. 의대라니? 그게 뭐야? 의술을 가르치는 건가? 원경릉 같은 의술은 여기 사람들은 배울 수 없어, 왜냐면 어쩌구 저쩌구 하는 도구가 없으니까.원경릉은 진지했다.이 생각도 지금 문득 든 게 아니다. 처음 우문호와 길을 걷다가 의원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현재 의료 제도가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 물어본 뒤부터 이 생각을 품게 되었다.하지만 그때는 그저 생각 단계로 결국 가시화 시키려면 자본, 인력, 물자, 광고 등이 필요하다.옷을 갈아 입고 원경릉이: “오늘 기왕비가 그러는데 기왕비가 왕야를 태자 자리에 올라가는 걸 도와줄 수 있데.”우문호가 어렴풋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 얘기 처음은 아니잖아.”“그래서 왕야는 어떻게 생각해?” 원경릉이 화장대 앞에 앉아서 자기는 화장을 했다. 다섯째와 단둘이 방에 있을 때 원경릉은 누가 와서 시중들게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우문호는 원경릉을 뒤에서 끌어 안으며: “넌 어떻게 생각해?”기왕비 인맥이 넓으니까 끌어 올 수 있으면 확실히 왕야에겐 유리하지. 당연히 이런 관계 구축은 왕야가 전에 말했던 대로 한바탕 싸운 다음을 전제로 하는 거지만. 여전히 그럴 생각인 거야?”우문호가 원경릉의 눈썹을 그려 주려고 돌아들어 갔다. 원경릉은 눈썹 모양이 예뻐서 끝에 약간 그려주면 완벽하다.“모르겠어, 내 마음도 왔다 갔다 해. 그 자리에 흥미가 없는데 계속 이렇게 눌려서 사는 것도 싫고.”원경릉이 ‘흠’하더니, “그래서 왕야도 거부하진 않겠다?”우문호가 눈썹 연필을 내려놓고 원경릉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며 손을 가슴팍에 올려놓아 원경릉의 질문을 회피하고자, “여기가 조여 드네.”원경릉이 우문호를 보고, “자기 아내를 왕야는 걸핏하면 어떻게 한번 할까만 궁리해?”우문호가 억울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그냥 하자는 것도 아니고, 지금도 내가 건드리지 못하게 철벽을 치고, 저녁에 좀 해 보려고 하면 내가 널 어떻게 하기라도 할 것처럼 맨날

  • 명의 왕비   제 821화

    밤일에 관하여원경릉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전혀, 그런 생각 안 해, 걸핏하면 나 동정하는 거 하지 마.”우문호가 약간 실망하며, “왜 생각 안 해? 이걸 어떻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어? 구사한테 물어봤어.”원경릉이 우문호에게 눈을 흘기며, “구사한테는 왜 물어봐? 구사가 여자 경험이 얼마나 많다고? 그리고 우리 부부문제를 왜 구사한테 상담을 해?”“구사한테 완전 다 털어놓은 건 아니고, 어쩌다가 탕양이랑 정언이랑 그 사람들도 애기하고.”원경릉은 아주 기가 막혀서, 우문호를 보고 아주 제대로 정색할 할 필요성이 확 들었다.“왕야, 앉아봐, 우리 얘기, 좀 해.” 원경릉 자신이 먼저 자리에 앉았다.원경릉은 우문호를 보며 자신이 임신한 기간에 왜 끊임없이 일이 터질까 생각해보니, 우문호가 이런 생각을 못하게 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원경릉이: “앞으로 구사와 왕래하는 거 허락하지 않겠어. 더군다나 우리 그 일은 얘기하지 마.”우문호가 당황하며, “남자들이 같이 있으면서 이런 애기 아니면 무슨 얘기를 할 수 있는데? 내내 시나 악부를 토론할 수는 없잖아?”“다른 건? 조정은? 일은?”우문호가 고개를 흔들며, “그런 건 공적인 거고, 사적으론 얘기 안 해.”“얘기해봐, 구사랑 냉정언이랑 내 무슨 얘기 했어?” 원경릉이 아예 까놓고 물었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안색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이런 정도 지 뭐.”“다른 건 없었어?”우문호가 생각해 보더니, “다른 건 없었어.”그럼 이 화제로 무슨 얘기 했어?” 원경릉이 다시 물었다.우문호가: “그러니까 뭐를.”원경릉은 순간 그를 팰까 하는 충동을 느꼈다.원경릉은 화도 나고 창피하기도 해서 꾸물거리며 일어서는데, “당신들은 언제부터 이런 얘기를 한 거야? 얼마나 됐어?”“우리 사이가 좋아진 뒤부터지. 나만 말한 건 아니고 그들도 자기 얘기를 했다고.” 우문호가 우물쭈물하면서, “당신은 왜 이렇게 화를 내고 그래? 남자들이 같이 있으면 다 이런 얘기해. 다른 사람한테는 비밀로 한

  • 명의 왕비   제 822화

    망강루에서원경릉은 이 화제를 얼른 마무리 지었는데, 더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나가는데 단속을 받았다. 단속하는 자는 궁에서 파견되어 온 사람으로 태후 쪽인데 여러 금군을 대동해 왔다.원경릉이 문밖출입을 하는 대부분의 용도는 먹고 마시는 식기인데, 전부 가져왔다. 이는 태후의 엄명이었다.“참아, 참아.” 우문호가 위로하며 마차의 가리개를 내리고, “낳고 나면 총애를 잃었다는 실감이 날 거야.”원경릉이 고개를 흔들며, “아니, 그냥 이 사람들이 나 대신 세 쌍둥이를 둘러싸고 어쩌면 엄마인 내가 한 번 만져보지도 못하게 할 거 같아.”우문호가 낙천적으로, “그건 더 좋지, 애들 없이 우리 끼리 신나게 놀자.”원경릉이 웃으며 이 놈의 자식은 진짜……만나기로 한 곳은 망강루다.이 이름은 무협소설에 나올 확률이 높다.원경릉이 상상한 건 높다랗게 우뚝 솟은 주루 한 채가 강변에 위치해서 위로 올라가면 강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가운데 한쪽에선 시를 읊고 한 쪽에선 검객이 무술을 논하는가 하면 한쪽에서 서생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어느 작은 집 문 앞에 다다라서 마차가 멈췄다.우문호의 부축을 받으며 내려와서 사방을 둘러보는데 낮은 건축물 뿐으로 초가집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높다란 건물은 전혀 아니었다.“다왔어?” 원경릉이 물었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오른쪽 어느 집을 가리키며: “다왔어, 여기야.”원경릉이 쓱 보니 흰 담장이 둘러쳐진 집으로 두 짝으로 된 나무 대문은 닫혀 있고, 문에는 대련이 붙어 있는데 필적은 이미 빗물에 씻겨 나간지 오래고 붉은 종이도 허옇게 변했다.벽에 간판으로 쓰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망강루’ 세 글자가 신들린 듯한 초서로 적혀 있어 종잡을 수 없지만 매우 아름답다.이건 원경릉이 생각한 것과 거리가 너무 먼 거 아닌가.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잡아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문을 들어서자 오래된 우물 맞은 편에 당나귀 한 마리가 매어져 있는데 당나귀가 사람을 보고 발을 구르며 멋대

  • 명의 왕비   제 823화

    망강루에서 만난 우문호의 친구들하지만 곧 그 미소는 입가에서 굳어져갔다. 그들이 원경릉을 봤기 때문이다.원경릉은 그들의 표정에서 원래 몸주인인 원경릉이 도대체 얼마나 밉살맞은 존재였는지 느낌이 왔다.그리고 오늘 원경릉은 상당한 진용을 뒤에 달고 나왔다.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걸어 들어가자 세 남자와 한 여자가 원경릉에게 예를 표하며, “초왕비를 뵙습니다.”“됐습니다!” 원경릉은 눈치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우문호는 굉장히 기쁘게 맞으면서 원경릉을 보더니 기분 나빠 하는게 누구한테 말을 붙여야 할지, 아니 가야 할지 아니면 남아야 할지도 모르겠다.우문호는 그녀를 앉히더니 인사를 받으며 우선 그 여자에 대해: “이 분은 소홍천(笑紅塵)으로, 부드럽고 약하게 봤다간 큰 코 다쳐, 진짜 손을 쓰면 서일 둘이 나서도 그녀의 적수가 못되지. 홍매문(紅梅門)의 문주야.”원경릉은 능력 있는 사람을 존경해서 얼른 예를 취하며, “소문주님 안녕하세요!”소홍천은 원경릉에게 억지 미소를 겨우 지으며, “무슨 말씀을.”그리고 차례대로 소개하는데 왼쪽 푸른색 옷을 입고 방금 우문호에게 말을 건 능력자에 대해, “이 분은 소룡(蘇龍), 내 사촌 형인데, 만난 적 있을 거야.”원경릉은 만난 적 없지만 미소를 지으며: “사촌 아주버님, 오랜만에 뵙습니다.”소룡도 헛웃음을 지으며, “예, 오랜만에 뵙습니다.”중간에 그 흰 비단옷에 약하고 얼굴색이 약간 창백한 사람이 스스로 자기 소개를 하며, “저는 왕강이라고 합니다. 왕비마마를 뵙습니다.”원경릉이 하하 웃으며, “왕강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원경릉은 어색해서 하마터면 우리 둘이 같은 성이란 걸 놓칠 뻔 했다.사식이가 숭배하는 눈빛으로 왕강을 보고 더듬더듬 앞으로 나가더니: “왕선생님, 전 사식이라고 해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선생님을 뵙게 되다니 제가 삼생에 덕을 쌓았나 봅니다.”왕강이 미소를 머금고 사식이를 보는데, 미소가 원경릉을 대할 때보다 훨씬 진정성이 있다. “아가씨가 너무 치켜세우

  • 명의 왕비   제 824화

    소룡에 얽힌 과거의 기억원경릉이 네 사람의 눈을 보니, 그들의 눈빛에 원경릉은 역력하게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었다.다시 우문호를 보니 열띤 얼굴에 사람들이 원경릉을 환영하지 않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원경릉이 다시 앉은 건 전부 우문호의 열띤 눈빛 때문이다.네 사람은 다시 딱딱한 미소를 짓는데 원경릉 눈에 쓴웃음으로 비친다.사촌형 소룡이: “만약 왕비마마께서 저희 대화가 무료하고 무미건조해서 싫은 게 아니시면 저희와 차나 한잔 같이 하시지요.”원경릉이 차를 마시고 싶으면 여기 차를 마실 수 없다. 적어도 태후가 파견한 사람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시중을 드는데 찬합을 꺼내니 탁자에 음식이 가득 한데 당연히 원경릉 것만 따로 놓여있다.다들 어이가 없어서 곤란하다는 듯 우문호를 쳐다봤다.우문호는 아이를 어르듯 원경릉을 어르며, “먹어, 먼저 좀 먹어, 저녁을 그렇게 빨리 먹는 것도 아냐, 배고프면 안돼. 어의가 당신은 하루 5끼씩 먹으라고 했잖아.”원경릉이 제비집 죽을 떠먹는 동안 전진장군이 우문호를 한쪽으로 끌고 갔는데 꽤 큰 목소리라 원경릉이 안 들리는 척 하기도 어렵다.“왕야,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왜 왕비를 데리고 오셨어요? 왕비를 제일 싫어하지 않으셨습니까?”“전에는 그랬죠. 그녀는 지금 달라요.”“개가 똥을 끊지.” 전진이 씩씩거렸다.원경릉은 제비집 한 모금을 뿜고야 말았다.원경릉 맞은편 소 아주버님은 무표정하게 얼굴에 튄 제비집 죽을 닦는데 싫은 내색 하나 없다.“죄송해요!” 원경릉이 얼른 일어나 손수건을 들어 아주버님에게 전해주려고 했는데 아차차, 소 아주버님은 원경릉이 직접 닦아 주려는 건 줄 알고 차갑게: “멈춰요, 날 건드리지 마세요. 감당 못합니다.”원경릉의 손이 허공에서 멈칫, 난감하기 그지없다.소홍천도 비꼬며: “맞아요, 괜히 건드렸다가 가서 왕야에게 뭐라고 읍소하며 우리 사이를 이간질할지 알 수가 없죠.”원경릉의 머리속에 순간 일련의 장면이 떠올랐다.원래 몸의 주인이 시집간 뒤 사실 우

  • 명의 왕비   제 825화

    태양의 흑점원수로다!저쪽에선 우문호가 전진장군을 다독거려 자리로 돌아와 앉았는데, 분위기가 다소 경직되어 있자 우문호도 사람들이 원경릉을 싫어하는 걸 알고 오히려 원경릉의 손을 잡아 끌며: “여러분들이 원 선생에게 오해가 있는 거 나도 압니다, 하지만 그녀는 확실히 이전의 원경릉이 아니고, 여러분도 같이 있다 보면 알게 될 겁니다.”다들 멀뚱멀뚱 서로 얼굴만 바라보는데 초왕은 이미 완전 넘어간 표정이다.아무도 이 말에 맞장구 치지 않고 소홍천이 왕강 선생에게, “맞아요, 왕 선생, 선생이 쓴 삼족오기(三足烏記) 돌려봐도 돼요?” 왕 선생이 웃으며 손을 내젓더니, “안돼요, 지금 관찰 한 건 초보적인 수준이라 쓸 수 없어요. 아직 관찰을 계속 해야 해요.”“무슨 오기?” 우문호는 상당히 오랫동안 그들과 얘기하지 않아서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랐다.소홍천이: “왕 선생 말이, 누런 해에 검은 기운이 동전만한 크기로 움직이는데 마치 삼족오 같다고 하더군요.”“오, 천문 관측이구나.” 우문호가 매우 흥미가 생겨서, “설마 벌건 태양에 진짜 삼족오가 있는 건 아니죠?”왕 선생이 손을 저으며, “아니, 그건 금오현상이라고 하는 건데, 왜 생기는지에 대해선 저도 몰라요, 전에 글을 쓰겠다는 건 터무니없는 소리였어요, 시건방 떨었죠 뭐.”왕 선생은 상당히 부끄럽다는 듯 말했다.원경릉도 방금 몰래 부끄러워 하는 왕강의 눈을 봤다. 그가 태양의 흑점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줄이야.금오현상으로 말할 것 같으면 고대 문헌이 남아 있어, 태양의 흑점을 연구한 사람은 일찍부터 세상에 출현했음을 알 수 있다.이 왕강은 틀림없이 천문학자다.“왕선생은 해낼 겁니다. 며칠만 더 관찰하면 틀림없이 책으로 써 낼 수 있겠지요.” 우문호가 격려하며 말했다.왕강이 웃으며, “인생 백 년 중에 학술에 쓸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아서 저도 초조합니다. 그게 도대체 무엇인지, 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싶어요.”“알아서 하라고 합시다. 우리한테 영향만 안주면 돼요.”

  • 명의 왕비   제 826화

    우문호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천천히 훑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의견이 맞지 않을 때 급하게 갈 필요도, 서로 공격할 필요도 없습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본왕이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우문호의 말을 듣고 소로(蘇老)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공격이 아니라 왕비께 물어보는 겁니다. 왕비께서는 천문에도 일가견이 있잖아요?” 왕강이 말했다.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천문에 대해 연구라기보다는 흥미가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원경릉에게 의학이라면 모를까 천문학은 그저 흥미가 있어 책 몇 권 본 게 다였다. “그럼 왕비께서 말한 태양의 흑점이 바로 태양 속에 사는 까마귀(踆烏)라는 말이죠?” 왕강이 물었다. “아마 그럴 겁니다.”“그럼 그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십니까?” 왕강의 두 눈이 학구열로 이글거렸다. 원경릉은 대답을 망설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건…… 제 생각엔 자기장 때문에 열전도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온도가 비교적 낮은 구역이 생기게 되는데 그게 육안으로 보면 검게 보이거든요.”“왕비 그게 무슨 뜻인지……”“어떤 것이든 불을 태우면 활불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고 검게 그을린 곳이 있지 않습니까? 그 원리인 것 같습니다.”원경릉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왕강은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그녀를 바라보았다.“왕비는 저 형태가 지구의 자기장에 영향을 주어 기후를 바꿀 수 있다고 했는데, 그건 정말입니까? 증거가 있습니까?”원경릉은 학구열에 불타는 왕강을 바라보며 이 토론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 직감했다.“저도 모릅니다. 아마 호국사의 주지스님이라면 알지도 모르겠네요.” 원경릉은 대화를 끝내기 위해 얼버무렸다. 모든 사람들이 그럼 그렇지 왕비가 어려운 원리를 알고 있을 리가 없다는 듯 이 모든 게 주지스님의 말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왕강은 그녀의 말을 듣고 호국사의 주지스님을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맑은 눈의 광인으로 변한 왕강이 원경릉에게

Pinakabagong kabanata

  • 명의 왕비   제3394화

    남강에 며칠 머무는 동안, 아홉째와 함께 남강의 풍경을 둘러보고, 북강에도 다녀왔다.지금 북강 백성들은 조정에 대한 소속감이 아주 강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남강을 다스린 정책이 정말 훌륭했기에, 백성들 모두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기에, 자연스레 황제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진 것이었다.황제와 황후가 지나가는 곳마다 백성들은 길가에 모여서 열렬히 환영했다.그들은 이번 순행 내내 오계부에서 신분을 밝힌 것 외에는 항상 미복으로 다녔다. 하지만 남강에서 우문호는 황제의 신분을 드러냈다.우문호는 백성들의 신뢰와 경외심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고, 매우 기뻤다. 그는 줄곧 원경릉의 손을 잡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과거 북강은 방어를 위해 무술 함정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제거되었다. 그리고 많은 백성이 산 아래 평원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마을을 이루었다. 정화를 구하러 왔을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기쁜 마음과 함께 우문호는 감사함도 느꼈다. 이것은 결코 그 혼자만의 공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남강을 떠나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원경릉은 만아와 여덟째를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곧 변성으로 가야 했기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잠시였다. 남강을 벗어나자마자, 그녀는 아이들과 만날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원 선생, 그들에게 말했소?"길에서 우문호가 물었다."아니, 몰래 가는 것이오."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교활하구먼. 그래도 만두가 이미 알려줬을 수도 있을 텐데."지금은 경단과 찰떡, 그리고 계란이 셋만 그곳에 있었다."셋이 다섯 개 성을 다스린다니, 분명히 힘들 것이오."원경릉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네. 이제는 태평해 보이니."우문호도 아이들이 안쓰러웠다."이번에 가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충분히 쉬게 해줘야 하오."사실 성하나를 다스리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점 없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한편, 강북부에서는 최근 강북부 무구산 주변에 신비한 상단

  • 명의 왕비   제3393화

    그러자 홍엽이 그를 바라보며 멈칫했다."자네가 중매를 서겠다고?""안 되오?""말도 안 되는 소리 말게. 자기 혼사도 해결 못 하는데 중매는 무슨. 난 못 믿네!"냉정언이 어깨를 으쓱였다."못 믿으면 말고. 이래 봬도 내가 명문가 아가씨나 협녀를 많이 알고 있소."홍엽은 손으로 그의 목을 움켜잡으며 소리쳤다."알고 있는 아가씨가 있으면 진작 말했어야지! 경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소개해 주시게!"냉정언은 웃으며 그의 손목을 옆으로 밀어냈다."중매 값이 워낙 비싸서. 십만 냥 아니면 쉽게 안 나서오.""돈이 대수요?"홍엽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린 지금 한집에 살고 있소. 그러니 자네가 돈을 어디에 숨겼는지, 다 알고 있네. 그동안 꽤 많이 챙겼으니, 돌아가서 돈은 두둑이 주겠네."그 말에 냉정언이 깜짝 놀랐다."내 돈을 노리고 있었소? 진짜 도둑을 집에 들였군! 늙어서 쓸 돈이네, 그 돈을 혼사에 쓸 생각은 하지 마시오!""명여가 우리를 챙길 테니, 그렇게 쩨쩨하게 굴지 마시오."홍엽이 새침하게 말했다."나도 돈이 많소. 다만 남의 돈을 쓰는 게 훨씬 재밌을 뿐이네."냉정언이 숨을 들이쉬었다."안 되겠네. 경성에 돌아가자마자 자네를 쫓아내야겠소."홍엽이 말했다."쫓아낼 수 있으면 쫓아내 보시게. 게다가 자네가 나를 청할 때, 뭐라고 했는가? 얼마든지 살아도 된다고 했잖소.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이오?""이야, 홍엽, 어찌 이리 뻔뻔스러워진 것이오?""뻔뻔하지 않으면, 어찌 당신 집에서 이렇게 공으로 먹고살 수 있겠나?"홍엽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수보, 신을 모시는 건 쉬워도 보내는 건 어렵다고 하잖소. 이미 집안에 들어갔으니, 쫓아내기는 힘드네. 후회해도 소용없소. 수보의 등골 빼먹다 죽을 것이오. 관에 수의까지 얻어 쓸 생각이라, 죽으면 자네가 장례식까지 마련해줘야 하네."수보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애써 이를 악물며 말했다."진짜 뻔뻔하오!"홍엽은 박장대소했다.멀리 복도 끝에

  • 명의 왕비   제3392화

    “예,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놀고 싶기도 합니다.”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신이 난듯 몸을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여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홉째와 나가면 큰 산도 있고, 꽃도, 나무도 많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뭐든지 엄청 많았습니다.”우문호는 웃으며, 못내 안쓰러움을 느꼈다. 예전에 그를 궁 안에 가두고, 거의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이곳이 마음에 들면, 좀 더 오래 있어도 된다.”우문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 정말 좋습니다. 다만, 형님과 형수님이 그리웠습니다. 이렇게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여덟째는 흥이 오른 상태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시지요! 아홉째가 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는 뒤돌아 원경릉에게 외쳤다.“형수님, 빨리 따라오십시오. 맛있는 거 많습니다.”미색은 웃으며 꾸짖었다.“이 무심한 녀석, 다섯째 형수님만 챙기고, 여섯 형수가 배고픈지는 묻지도 않는 것이냐?” 여덟째는 그제야 미색을 본 듯,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여섯째 형수님도 오셨습니까? 여섯째 형님도 오신 것입니까? 와, 너무 좋습니다!”“질투하다니?”원경릉은 미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여덟째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아유, 참!”미색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여덟째는 바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항상 그림과 책자를 선물하는 여섯째 형수님도 좋아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그럼 같이 드시지요. 음식 많습니다.”“장난이다. 난 질투 안 해.”미색은 기쁘게 말했다.여덟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원경릉이 만아에게 말했다.“정말 이곳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졌고, 말도 많이 하네. 이 모든 게 아홉째 덕분이다.”만아는 웃으며 말했다.“예, 둘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더

  • 명의 왕비   제3391화

    원경릉은 발끝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문호는 그런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원 선생, 행복하오?”“행복하오.”“하하하. 지금이 아닌, 나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행복했냐고 물어보는 것이오.”“모든 순간이 당연히 행복하고, 기쁘오!”원경릉은 스스로를 자조하듯 웃었다.“나 같은 집순이가 이렇게 결혼생활이 행복할 줄 누가 알았겠소?”한때 그녀는 자신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 없는 삶도 부족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사랑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었지만, 사랑은 사실 정말로 중요했다.산꼭대기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풍경을 눈에,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었다.그리고 함께 늙어간 후, 다시 천천히 되새기고 싶었다.영산에서 내려온 후, 그들은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목적지는 바로 남강이었다.명절이 지난 뒤, 아홉째는 여덟째를 데리고 먼저 남강으로 돌아갔다. 다들 그가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남강 땅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건, 정화를 구하러 갔을 때였다.남강으로 가는 내내 홍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냉정언이 물었다.“남강에 가면, 못난이를 만날 것이오?”“만나야지.”홍엽이 답했다.“물론 만나야지!”못난이는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사람이니, 만나야 했다. 못난이가 종종 편지를 보내오긴 했지만, 자기 상황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반면 아홉째는 편지에서 북강의 소식을 자주 전해주었다.지금의 남강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고, 북강과 남강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익 문제로 양측의 왕래가 더욱 빈번해졌다.아홉째는 편지에서 못난이가 북강의 민심을 얻었고,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홍엽의 마음엔 기대와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도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못난이도 잘 지내길 바랐다.우문호는 남강에서 돌아온 후, 변방으로 갈

  • 명의 왕비   제3390화

    그 일을 떠올리자, 꿈에서 본 일이라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그들은 죽을 만큼 힘든 소년들이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가한 노인이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그동안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무상황은 자신의 황후였던 소봉을 떠올렸다.그들은 줄곧 전형적인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라를 다스렸고, 그녀는 후궁을 다스렸다. 비록 그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애정을 주지도 않았다.그렇게 평범하게 평생을 함께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그는 마음속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슬픔을 느꼈다.평생 함께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떠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팠다.세 사람은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유아독존과 관련된 일이 생각보다 커졌지만, 모든 소란은 결국 가라앉게 될 것이다. 모든 소문도 점점 사그라들기 마련이니,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세 사람이 여행하는 영상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아독존은 더 심하게 비난을 받았다.현실에서 함부로 욕설을 내뱉으면 얻어맞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자들은 마음껏 욕을 퍼부었다.그리고 어느 날, 추 어르신이 오래도록 인터넷의 댓글을 훑어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이내 해가 지는 장면을 찍어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영상에 한마디만 덧붙였다.“분쟁 없이, 오직 평화만 있기를.”그는 모든 다툼이 끝나길 바랐고,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기를 바랐다. 단지 말로만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그들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음... 무엇보다 적이 될 자격도 없었다!영상이 올라간 지 이틀 뒤, 유아독존은 마침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질투와 시기로 무술을 모독한 것을 사죄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계정을 태그해 진심으로 사과했다.진심 어린 사과는 항상 용서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마침내 욕설을 멈췄다.

  • 명의 왕비   제3389화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 명의 왕비   제3388화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 명의 왕비   제3387화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 명의 왕비   제3386화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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