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1반과는 별다른 교류가 없었지만, 도문지는 이미 학교에서 유명한 겁쟁이였다. 바퀴벌레만 봐도 기겁하며 뛰어오르는 정도였다.그런 겁쟁이가 투신자살을 하겠다니? 아무도 믿지 않았다."아니야, 뭔가 큰 일이 터질 것 같아! 얼른 사감 선생님께 알려야겠어."이건휘는 순간 방금 전 도문지의 표정을 떠올렸는데, 마치 광기를 벗어나 평온해진 듯한, 섬뜩한 모습을 하고 있었었다."지금 옥상 잠겨 있어. 설령 뛰어내리려고 한다고 해도 들어갈 수도 없을걸?"이지혁이 수건을 들고 욕실로 들어가며 말했다."안 말릴 테니까 가고 싶으면 가 보던가."모두가 믿지 않자, 이건휘가 답답해하고 있을 그때, 우문황이 책을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넌 사감 선생님께 알려. 난 한 번 올라가 볼게."이건휘는 놀란 듯 우문황을 바라보았다. 그 사건 이후로 그와는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다."빨리 가!"우문황은 말을 마치자마자 문 앞에 앉은 짐승들을 밀어내며 나갔다.그 모습을 본 기숙사 친구들은 놀랐다. 평소 누구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던 우문황이 자발적으로 동급생을 걱정하다니, 정말 드문 일이었다.그래서 모두 그를 따라가기로 했다.이건휘는 이지혁을 붙잡고 말했다."네가 사감 선생님께 알려. 난 따라갈게."옆 기숙사 학생들은 그들이 서둘러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싸움이 벌어지는 줄 알았다. 이 나이의 남학생들은 혈기 왕성하고 싸움 구경도 좋아하니, 그들도 곧장 뒤따라 나왔다.그렇게 한 무리가 달리자, 결국 기숙사 전체 학생들이 옥상으로 향하기 시작했다.우문황은 옥상으로 올라갔는데, 순간 옥상 문이 부서져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곧바로 계단을 두세 개씩 건너뛰며 올라갔다.밤이라 칠흑같이 어두워, 희미하게 한 사람이 난간 위에 앉아 있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그는 두 발을 허공에 늘어뜨린 채 앉아 있었고, 흐느껴 우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우문호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우문황은 곧바로 다가가 그를 데려오려 했지만, 뒤에서 쿵쿵 발
옥상에 있던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었다. 학업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많긴 했지만, 이런 상황에 대처할 줄 아는 대담한 사람은 몇 안 되었다.그들은 그저 풀린 다리로 애써 지켜볼 뿐이었다. 몇 명은 용기를 내어 도문지에게 생명은 소중하고, 부모님을 생각하라는 말을 건넸다.하지만 도문지는 매우 흥분한 상태였기에, 작은 난간 의자 위에 서서 그들에게 소리치며 울 뿐이었다.“너희들이 대체 뭘 안다고 그래?! 너희는 아무것도 몰라, 난 이제 그냥 죽고 싶다고...!”그 말에 학생들의 심장은 거의 멈출 뻔했다. 바깥쪽에서는 아무런 장애물도 없었고, 그의 움직임이 조금만 더 커지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았다.바로 그때, 기숙사 관리인과 선생님이 숨을 헐떡이며 올라왔다. 대형 손전등을 비춘 1반 담임 방 선생은 상황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문지야, 문지야, 움직이지 마.”도문지는 방 선생을 보자,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선생님, 죄송해요. 저를 그냥 내버려두세요, 살고 싶지 않아요.”방 선생은 눈물을 대충 닦고, 몸을 살짝 구부려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봐. 선생님이 도와줄게. 아무리 큰 문제라도 선생님이 다 해결해 줄게.”“소용없어요, 소용없다고요…!”도문지는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엉엉 울었다.“공부 그만두고 싶어요, 살고 싶지도 않아요.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요…”방 선생은 흐르는 눈물을 애써 삼키며 말했다.“네 아버지께서도 절대 네가 이렇게 하는 걸 원하지 않을 거야. 문지야, 선생님 말 들어. 어서 돌아와, 다들 너를 걱정하고 있어.”옥상에 있던 학생들은 대부분 성격이 털털한 남학생들이었다. 다들 그가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그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의 울음소리가 너무나 마음 아프게 들려, 몇 명의 학생들은 이미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었다.“왜 아프다고 제게… 말하지 않았을까요? 그냥 대학 입시일 뿐이잖아요?
기숙사 관리자가 울먹이며 학생들에게 먼저 돌아가라고 권유했지만, 아무도 떠나지 않았다. 몇몇 학생들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울먹이면서 말했다.“우리는 여기서 도문지 학생과 함께 있을 거예요.”“맞아요, 우리는 그를 지킬 거예요. 절대 안 가요!”하나하나의 목소리가 도문지의 귀에 닿을 때마다 그의 울음소리는 점차 낮아졌다.이건휘가 우문황을 부축하며 그를 한 번 바라보았는데, 이건휘의 눈빛은 진심으로 존경하는 눈빛이었다.우문황이 아니었으면 도문지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괜찮아?”이건휘가 조용히 물었다.“괜찮지.”사실 우문황은 마음이 몹시 아팠다. 그는 창백한 표정으로 이건휘에게 살짝 기대었다.“도문지 아버지...”이때 같은 기숙사에 있던 한 학생이 조용히 말했다.“아까전에 도문지가 전화를 받고 끊더니, 웃으면서 아버지가 죽었다고 말했는데, 처음엔 농담하는 줄 알았어.”“우문황, 정말 용감하네.”한 학생이 다가와서 그에게 말했다.“맞아, 진짜 용감해. 난 너도 떨어질 줄 알았어…”“그렇게 높은 곳에서 어떻게...”다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우문황을 칭찬하기 시작했다.이건휘도 그에게 존경의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우문황은 여전히 마음이 아팠다.우문황은 이번에 두 명의 어르신이 눈에 띄게 나이가 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와중에 도문지의 처절한 울음소리를 들으니, 언젠가 자신도 이런 생과 사의 이별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그는 외할아버지나 외할머니, 조상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언젠가 생명이 끝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가족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잠시 후, 교장 선생님이 몇몇 선생님들과 함께 급히 달려왔고, 학생들에게 질서 있게 돌아가서 자라고 지시했다.우문황과 이건휘도 기숙사로 돌아갔다. 이제 막 18세가 된 아이들이에게는 아마도 이 일이 처음으로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이지혁은 무릎을 껴안고,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숙였
그렇게 잠시 후, 기숙사의 불이 꺼졌다. 다들 천천히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지만, 아마 이미 잠든 사람은 없을 것이다.짐승돌은 줄곧 베개에 머리만 대도 드르릉 코를 골며 잠들었지만, 오늘 밤은 기숙사가 무서울 정도로 조용했다.우문황은 눈을 감고 능력으로 넷째 형과 대화를 시도했다."형, 우리 학교에서 오늘 누가 자살하려는 걸, 내가 구해냈어요!""자살? 성적이 안 좋았던 거야?""그 학생 아버지께서 전에 병에 걸리셨는데, 집에 말하지 않았대요. 그래서 가족들이 돌아가시고 나서야 알게 된 거죠.""가족이 죽은 걸 받아들이긴 어렵지.""형, 이번 주말에 돌아올 거죠? 우리 어르신들이랑 소풍 가요.""좋지!"그렇게 한밤중이 되었는데, 아직도 기숙사에는 코 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이지혁은 핸드폰의 플래시를 켜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는 이건휘의 침대 옆을 지나치며, 그가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걸 보았다.그러자 이지혁이 침대 옆에 앉아 조용히 물었다."건휘야, 왜 그래... 무슨 일 있어?"이지혁의 말을 듣고, 모두 일어나 그를 바라보았다. 이건휘가 여전히 소리 없이 울고 있자, 모두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그러자 이건휘가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그냥 부모님이 그리워져서...""그럼, 왜 전화하지 않았어? 방금 보니까 전화번호도 안 눌렀던데."이지혁은 그 질문을 밤새 참았었다.이건휘가 퉁퉁 부은 눈으로 비통하게 말했다."다들 이미 돌아가셨어..."그 말에 모두가 놀라 충격을 받았지만, 짐승돌만이 침묵을 지켰다. 그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반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이건휘가 중간고사를 보기 전, 그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그들은 초등학교 동창이었는데, 그때까지 이건휘는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그 충격으로 중간고사에서 부진했고, 그로 인해 성화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이었다.모두 어린아이들이다 보니,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도 몰라, 그저 조용히 이건휘 옆에 앉아 있었
다른 학생은 반신반의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만약 다른 학생이 이런 말을 했다면, 아마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우문황이다. 바로 전 과목이나 만점 받은 우문황!잠시 후, 이지혁은 화장실로 향했고 다른 친구들도 침대로 돌아갔다. 어두웠던 분위기는 우문황의 그 한마디 덕분에 많이 가신 듯했다.다음날, 교실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원래 첫 시간은 국어 시간이었지만, 반회의 시간으로 바뀌었다.장 선생은 모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심리적으로 정리할 시간을 가지게 했다.이번 일은 기숙사 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었다. 심지어 반 아이들이 옥상에 올라가 직접 상황을 목격했고, 특히 우문황은 사람을 구하려다 떨어질 뻔했다.장 선생은 어젯밤 방 선생의 연락을 받고 바로 학교에 오고 싶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아이들의 감정을 더 불안하게 할수도 있을까 봐 걱정되어 가지 않았다.그는 그렇게 밤새 잠도 자지 못하고 아침 일찍 학교로 달려왔다. 아침 독서 시간 동안, 그는 창밖에서 우문황을 보며 혹시 겁먹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려 했다. 하지만 우문황은 그저 덤덤히 이건휘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오히려 이건휘의 안색이 더욱 창백해 보였다.그로 인해 그가 국어 시간을 빌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 것이었다."어젯밤 남학생 기숙사에서 일어난 일은 모두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도문지 학생은 무사해. 우리 반 우문황 학생이 그를 구했고, 방 선생이 바로 챙겨주셨어. 집안 변고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런 생각까지 했던 것 같아. 도문지 학생은 이미 집으로 돌아갔고, 앞으로 우리가 격려해 주고, 슬픔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면, 다시 학교로 돌아올 거야. 그러니 다들 이 일로 걱정하거나 무서워하지 마. 그리고 만약 마음속에 고민이 있거나 불쾌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나한테 얘기해. 내 번호 다 알지? 언제든지 받을 준비가 돼 있으니까 전화…"장 선생님은 말하다 조금 울먹였지만, 애써 참으며 계속 말을 이어갔
이 일이 발생한 후, 학교는 심리 상담 선생님을 배정하여 그날 밤 옥상에서 가까이 목격한 학생들과 차례대로 개인 상담을 진행했다.도문지 학생은 일단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장례를 도우며 어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학업에 관해서는 방 선생님이 그가 돌아오면 따로 보충 수업을 열어줄 예정이었다. 이건휘는 계속 우문황에게 조르며, 연구소장인 그의 어머니에게 영혼에 관한 이야기를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우문황은 결국 주진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한 후, 저녁에 기숙사로 돌아가서 다시 전화를 걸기로 했다.주진는 예전에 사찰에 있었으니, 상담도 잘하고 상대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능했다. 이건휘는 주진와 10분이 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화가 세 번이나 끊어졌지만, 다시 걸어서 끝까지 통화를 견지했다.그리고 이건휘는 기숙사에 돌아온 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선언했다.“내일부터 게임할 때 나 부르지 마. 이제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 올릴 거야!”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동안 놀기만 했던 학생이 공부를 한다니?이건휘는 1학년, 2학년 동안 놀기만 했고, 수업도 제대로 듣지 않았다. 지금 1년도 남지 않았는데, 대체 어떻게 따라잡겠다는 거지?“보충...”이건휘는 말하려다가 말을 멈췄다. 고3 보충 수업은 비용이 많이 들었는데, 게집안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으니 말이다.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후, 보상금이 지급되긴 했지만, 그 돈은 모두 집 대출을 갚는데에 썼고, 지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를 키우고 있었다.할아버지는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 일을 하고, 할머니는 단지에서 청소부 일을 했다. 일자리도 겨우 얻었지만, 달마다 월급도 몇백만 원에 불과했다. 가족의 생활비로 쓰는 것도 부족한 데다,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어린 여동생까지 있었으니 말이다.그는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돈을 펑펑 쓰며 명품을 사고, 스마트폰을 사기 바빴다. 심지어는 할아버지가 사주지 않으면 떼를 써서 할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했었다.
짐승돌은 걱정이 가득했다."한 달에 일요일이 네 번밖에 없잖아. 겨우 그 정도 보충한다고 따라잡을 수 있을까?"우문황이 말했다."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어. 일요일뿐만 아니라 평소 기숙사에서도 수다 떨지 말고 계속 보충해야 해. 점심과 저녁 시간에도 한 시간씩은 할 수 있어. 낮잠은 30분이면 충분하잖아."그 말은 곧 밥을 허겁지겁 먹어야 한다는 뜻이었다.이건휘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은 이렇게 고생하며 지내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고민했다.우문황은 그들을 격려하지는 않았지만, 한마디 덧붙였다."자기 인생은 스스로 선택하는 거야."사람들은 원래 무리에서 낙오되는 걸 두려워한다. 특히 항상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더욱 그렇다.그래서 그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이를 악물고 버텨낸 것이었다.그렇게 몇 주가 지났고, 이건휘는 빠르게 성장했다. 그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기에, 다른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했다.신기하게도, 이건휘가 집중해서 수업을 듣기 시작하자, 반 친구들도 덩달아 진지해졌다. 수업도 듣고, 복습하고, 문제까지 풀며, 심지어 쉬는 시간에도 교실에 남아 공부했다.이런 변화를 장 선생님도 눈치챘다. 비록 기뻤지만, 그는 이 분위기가 오래갈 거라 기대하진 않았고 며칠 지나면 흐지부지될 거라고 생각했다.마침 학교의 두 번째 모의고사가 다가왔다.이번 시험은 학교에서도 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이번에도 우문황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면, 그의 실력이 운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될 것이기 때문이다.두 번째 모의고사 후, 시 전체가 참여하는 중간고사가 있었기에, 그때 그의 성적이 공개되면 시 전체가 깜짝 놀랄 것이었다.교장과 이사들, 그리고 학교의 여러 고위 관계자들이 바짝 긴장하며 기대하고 있었다.시험이 끝난 뒤, 그날 밤 학교에서는 우문황의 시험지를 우선 채점했다.채점이 끝나고, 성적이 교장에게 전달되었다.교장은 성적표를 한참 들여다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더니 성적표를 내려놓고는 핸드폰과 자동차 키를 들고 장
기숙사에 있는 몇몇 남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향상되었는데, 특히 이건휘는 수학 점수가 76점까지 올랐다. 이는 고등학교 입학 이후 한 번도 일어난적 없던 일이다.비록 낮은 성적이긴 했지만,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이다.반 친구들은 우문황이 보충수업을 도와준 덕분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에게 찾아가 보충수업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하지만 반 전체를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우문황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자신에게 찾아오라고 말하며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했다.이 사실을 알게 된 교장은 걱정이 많았다. 두 번의 시험에서 우문황이 만점을 받기는 했지만, 보충수업과 문제 풀이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으면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그래서 교장은 과목 담당 선생님들을 모아 회의를 열었다. 그는 선생님들이 조금씩 개인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자고 제안했다.또한, 각 반 담임과 의논하여 점심시간과 야간 자습 전후 30분 동안 교실에 남아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고, 교사들이 돌아가며 당번을 서기로 했다.학교가 설립된 이후, 이렇게 촘촘히 일정을 안배한 적은 없었다. 게다가 여섯 개 학급의 학생들을 관리해야 하니 선생님들도 피곤할 터였다.그렇다고 해서 외부 강사를 불러 보충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규정을 위반하는 일이었기에, 선생님들은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모두가 올해는 시 꼴찌를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오랫동안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던 터라, "성화 고등학교 선생님"이라고 하면 다들 민망해할 정도였기 때문이다.모든 선생님들이 이 계획에게 동의했고, 당번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공지했다.각 반에서는 "자율 참여"를 강조했고, 쉬고 싶은 학생들은 자도 되고, 활동하고 싶은 학생들은 자유롭게 움직여도 된다고 했다.교장은 이런 고강도의 학습이 아이들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고3 학생들은 이미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6반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
사건은 결국 크게 번져지고 말았다. 의도가 불순한 사람들이 소요공 일행에게 해명하라고 했지만, 그들은 이미 신시의 유명한 목호에 도착한 뒤였다. 목호의 아름다움에 빠져서 댓글이나 메시지를 볼 시간조차 없었다.지금 추 어르신은 노인이 시를 읊고 글을 짓는 데만 정신이 팔려, 어디를 가든 꼭 한 편의 시를 남긴 후, 돌아가서 희 상궁에게 보여주려고 했다.그들에게 있어 인생은 이미 반 이상 지나온 것이었다. 과거에 300년을 살겠다고 다짐한 만큼, 수많은 일을 겪고 수많은 적을 마주했기에, 이번에 만난 유아독존은 그냥 한 번 겨루었을 뿐이기에 바로 잊혀졌다.목호 여행을 마친 뒤, 그들은 차로 독고 도로로 향했다.그들은 캠핑카를 타고 북쪽으로 쭉 올라가며 길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다. 영상도 많이 찍었지만, 편집할 시간이 없어 업로드는 하지 못 했다. 편집으로 추 어르신의 시간을 많이 빼앗었다 보니, 그가 그동안 풍경을 놓치는 일도 많았었다. 눈도, 손도 한 쌍뿐인 데다, 다른 두사람은 편집을 전혀 몰랐기에 북당의 수보인 추 어르신 혼자 애써야 했다.그래서 영상 업데이트는 잠시 미루고, 길가의 풍경을 잘 감상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들은 짧은 영상 제작에 정신을 빼앗겨 소중한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초심을 잃고 싶지도 않았다.하지만, 그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팬들과 여행 중인 배낭 여행객, 캠핑카 족들이 줄줄이 따라붙으며 영상을 빨리 올리라며 재촉했다.댓글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쫓아와서 소리치며 재촉하는 모습에 추 어르신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내심 이렇게 자신들을 좋아해 주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 저녁, 추 어르신은 무상황과 십팔매에게 대결을 시켰다. 그리고 편집 없이 원테이크로 촬영해, ‘사나이로 태어나서’라는 배경음악과 함께 바로 영상을 올렸다.영상에 무상황이 처음 등장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등을 돌리고 있었다. 무상황의 무공은 소요공만큼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기술이 다양해서
유아독존은 깜짝 놀라 기절할 뻔했다.그는 링 위에서 인생을 마감할 것 같은 공포를 느꼈고, 평생 이렇게 큰 공포를 느낀 적 없었다. 눈앞의 이 노인은 공격할 때, 눈빛에 살기가 서려 있었던 데다가, 전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인 장군과도 같은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어, 그저 한 번 눈만 마주쳤을 뿐인데 온몸이 얼어붙을 정도였다.그는 다시는 이런 공포를 겪고 싶지 않아졌다.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박수 소리 속에서 그는 자신의 거만함과 어리석음, 그리고 비열함 때문에 앞으로 모두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소요공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살려달라고 빌지 않겠다면, 그냥 일어나거라. 난 어린애랑 진지하게 겨룰 생각이 없으니."처음에는 소요공도 유아독존이 꽤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저 밥이나 축내는 무능한 자였다. 이런 사람이 수백만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는 게 어이없을 정도였다. 자신의 팔로워 수가 그보다 적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괜히 기분까지 상했다.유아독존은 수치와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소요공의 표정에 갑자기 불쾌한 기색이 드러나자, 다시 겁에 질리고 말았다. 그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터벅터벅 무대를 내려갈 뿐이었다.소요공은 이번 대결로 엄청난 스타가 된 반면, 유아독존은 몰아치는 욕설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더 이상 아무런 영상도 올리지 않았다. 팬들은 그의 이전 영상이나 D을 통해 사과를 요구했다. 유아독존은 과거 소요공의 영상에 댓글로 욕설을 퍼부었지만, 그는 이 점에 대해서 사과하지 않았고, 마치 죽은 사람처럼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며칠 동안 여러 매체가 어르신들에게 연락을 보내 방송 출연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DM도 보지 않고, 어떤 연락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들은 철저하게 신비주의를 유지하며 인기를 이용하지 않았다.게다가, 이 일로 일정을 늦추지도 않았다. 새로 올라온 영상을 보고 나서야, 팬들은 그들이 이미 새로운 도시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영상에는 그
붉은 피가 아치형을 그리며 공중에서 뿜어져 나왔고, 두 개의 이가 튀어 나가 버렸다. 그에게 전해진 강한 힘 때문에, 유아독존은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바로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관객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며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박수를 치는 것도 잊어버렸다.발목이 묶여 있는데도 이렇게 유연하게 뛰어올라 무릎으로 유아독존의 턱을 가격하고, 착지까지 안정적으로 해내다니!이 모든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하지만 곧이어 더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소요공은 간신히 몸을 일으킨 유아독존을 향해 다시 뛰어올랐다. 이번에는 무려 3미터 높이까지 뛰어오른 후, 세 바퀴를 돌며 내려와 두발로 유아독존의 뺨을 쳤다.다시 한번 핏줄기와 함께 이빨이 튀어나왔고, 유아독존은 또다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짧은 정적 후, 경기장 천장을 날릴 것 같은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이전까지 유아독존을 지지했던 네티즌들은 소요공의 첫 번째 영상이 특수효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소요공은 이 싸움을 통해 직접 특수효과가 아니라 진정한 무예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생방송 채팅창에는 소요공을 향한 칭찬의 댓글이 연이어 쏟아졌다."탄성을 자아내는 광경!""라이브가 아니었다면 믿을 수 없었을 거야!""이게 진정한 무술이구나!""아니, 이건 무공이야!""무협 영화를 보는 것 같아!""어르신, 최고!""어르신 최고!"그 이후 채팅창은 하나같이 '어르신 최고'로 도배되었다.그리고 칭찬을 한 몸에 받는 소요공은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밧줄에서 벗어났다. 그의 손목과 발목을 묶고 있던 밧줄은 힘을 받고 끊어지고 말았다. 그는 무상황과 추 어르신을 바라보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그는 눈빛으로 무상황에게 명대로 상대의 이를 부러트렸다고 전했다.추 어르신은 무표정으로 생각했다.‘역시 허세가 많아, 또 경공을 선보였군.’무상황은 아주 기쁜 듯 소요공에게 잘했다며 손짓을 보냈다. 어차피 오늘 밤 이후로 그들은 인기가 치솟을 것이었기에,
유아독존은 여전히 소요공에게 거만하게 말했다."노인네, 항복할 준비나 해요. 절대로 봐주지 않을 테니까!”무상황은 그의 거만하고 비아냥거리는 모습을 보며, 소요공의 귀에 속삭였다."저 누런 이빨을 모조리 부숴버려라. 이것은 명령이다!""명 받들겠습니다!"소요공은 쉬운 일이라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허리를 곧게 폈다.생중계되는 대결이라, 카메라는 이미 링을 비추고 있었다. 잠시 후 사회자가 몇 마디 하며 관객들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무술은 건강을 위한 것이지 싸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강조했다.이 말은 소요공이 사회자에게 부탁한 것이었고, 추 어르신이 따로 소요공에게 이런 말을 부탁해달라고 시켰다.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자, 이내 양측 선수를 소개해주었다.유아독존이 먼저 링에 올랐는데, 방금까지 거만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용감하고 바른 자세로 이번 대결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노약자를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 무술이 허울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했다.그리고 자신이 연세가 지긋한 소요공을 봐주겠다고 약속했다.번지르르한 말만 골라 하는 그의 모습에, 관객들은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소요공은 한쪽에서 그의 말을 듣고 있었는데, 누렇게 변색한 유아독존의 이빨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 대결은 별다른 제한 없는 자유 무술로 진행된다. 무기만 사용할 수 없을 뿐 손발은 물론, 머리 정도는 쓸 수 있었다. .대결 시작 전, 소요공은 무상황에게 자신의 두 손을 묶어달라고 부탁했다.유아독존에게 전하는 모욕과도 다름없는 행동에, 관객들은 충격에 빠졌다.라이브로 보고 있던 네티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 노인네, 제정신이야? 손을 묶으면 발로만 싸우겠다는 거야?”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그가 두 발까지 묶어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허수아비처럼 링 위에 곧게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 모습을 보고 다들 그의 정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심판, 경기장 주인, 중계 사이트 관계자들 모두 당황
두사람의 대결은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내 인기 화제가 되어, 검색어 상위에 올르며, 대립적인 의견을 불러일으켰다.일부 사람들은 유아독존이 어르신을 힘들게 한다고 했다. 그저 어르신이 퇴직 후의 삶을 기록하려 영상을 찍었을 뿐, 굳이 그가 대역을 썼는지 깊게 파고들 필요가 없고, 다들 영상도 재밌게 봤으니, 그만이다는 생각이었다.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퇴직한 삶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은 괜찮지만, 무술을 더럽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심지어 첫 번째 영상에서 소요공이 특수 효과를 사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영상 속 행위가 워낙 위험해 보였기에, 젊은이들도 해낼 수 없고, 노인이라면 더더욱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무협 영화'를 찍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물론 이 사람들은 소요공을 직접 겨냥한 것이 아닌, 소요공 뒤에 있는 회사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수백만 명의 팬을 가진 계정은 대개 회사가 운영하고 있기에, 노인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너무 지나치다고 여긴 것이었다.청조 영상 사이트는 이번 독점 생중계 권한을 얻었다.추 어르신은 이번 대결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기분 좋아했다. 무술에 관한 주제가 사람들 입에 자주 입에 오르고 있으니, 무술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들은 그들이 이곳에 존재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곳에 무언가를 남기고 싶었다.원경릉의 오빠와 부모님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괜히 걱정되었다. 그들은 유아독존의 영상을 보고, 상대가 꽤 강한 사람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주진이 바로 그들을 안심시켰다."걱정하지 마세요, '유아독존' 백 명이 와도 상대가 되지 않아요."이상하게 믿음이 가는 주진의 말에, 두 사람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하지만 신중히 처리하기 위해, 그들은 차를 타고 소요공 일행과 합류하러 길을 나섰다. 혹시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의사인 그들이 제때 응급처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드디어 대결의 날이 왔다.대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