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58화

Author: 은광수
“어. 그게 뭐예요?”

나는 연약한 남주 누나가 그렇게 미친 면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때 남주 누나가 냉소를 흘렸다.

“곤경에서 벗어나려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거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내가 마침 첫 번째 부류였거든!”

“나처럼 자유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가 내 혼인을 지배하는 걸 원할 일가 없잖아?”

“그래서 목숨 걸고 도박한 거야.”

이것만 들어도 나는 남주 누나가 너무 존경스러웠다.

누나는 미칠 때 미치고 두려움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 용기만 해도 이미 수많은 사람을 초월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의문이 들었다.

“천용권이 패배를 인정했으면 누나는 안전해진 거 아니에요? 왜 위험하다는 거예요? 심지어 은혜 때문에 고정훈 씨와 결혼하다니요?”

나는 내 의문점을 밝혔다.

“그러자 남주 누나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서 내가 천용권이 무섭다고 한 거야. 졌다고 인정하고 자유도 주고 결혼으로 협박도 하지 않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어.”

“그게 가족과 관련됐어요?”

나는 조심스럽게 추측해 봤다.

그 말에 남주 누나는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가족은 내 생사에 관심도 없는데 내가 왜 가족 생사를 걱정해?”

“그럼 뭔데요?”

나는 너무 궁금했다.

그제야 남주 누나는 말했다.

“빙빙 돌려 말하지 않을게. 천용권이 나랑 파혼했지만 A시에 평생 결혼 안 할 거라는 소식을 뿌렸거든.”

“평생 결혼 안 한다고요? 그게 무슨 논리예요?”

나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남주 누나는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천용권의 신분을 생각해 봐, 그리고 우리 사이를 생각해. 천용권이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면 누가 또 나랑 결혼하려 하겠어?”

그제야 모든 관계를 이해한 나는 아직 만나보지도 못한 천용권이 참 미치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주 누나에게 복수하려고 이렇게 미친 짓까지 할 수 있다니. 방금 천용권이 임천호보다 더 무섭고 미쳤다던 남주 누나의 말이 순간 이해가 됐다.

“그래서 결혼해서 남한테 본인이 천용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거 증명하려고 한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62화

    현성과 민우는 주해진을 향해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심지어 조상부터 인체 기관까지 어느 곳 하나 욕하지 않은 곳이 없다.“수호야, 아무리 봐도 주해진과 김진호를 내쫓아야 해. 그 두 자식 때문에 불안해 죽겠어.”민우의 건의에 현성이 바로 맞장구쳤다.이에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우선 너무 흥분하지 마...”그때 민우가 불쑥 끼어들었다.“어떻게 흥분을 안 해? 그 자식이 몰래 장부를 베껴 오라잖아. 그다음에는 뭐 할지 모른다고.”“몰래 장부를 베끼라는 건 우리를 믿지 못하는 거야. 우리가 장부에 손쓸까 봐.”“이런 수법은 너무 저급해서 신경 쓸 것도 없어.”민우는 흥미로운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오호? 설마 방법이 있는 거야?”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있긴 있어...”나는 임화영을 보며 말했다.“알겠으니까 우선 가 봐.”임화영은 내가 자신을 경계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그럼 돌아가서 주해진한테는 뭐라고 말하면 돼?”“걱정하지 마. 내가 장부 줄 테니까.”“알았어. 그럼 갈게.”임화영이 떠난 뒤 우리 셋은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그때 민우가 다급히 물었다.“수호야. 대체 무슨 방법인데? 얼른 말해 봐.”“사실 아무 방법도 없어.”“뭐? 그런데 방금 왜 그렇게 말했어?”현성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나는 씨익 웃었다.“임화영 들으라고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야.”“무슨 뜻이야? 임화영은 이제 우리 사람 아니야? 설마, 우리한테 넘어온 척 연기하면서 아직도 주해진을 돕고 있어?”“젠장. 진짜 비겁한 여편네네. 보아하니 다시 한번 혼내줘야겠어.”현성과 민우는 성격이 어찌나 급한지 길길이 날뛰었다.그때 내가 얼른 끼어들었다.“너무 서두르지 마. 내 말 우선 들어 봐.”그제야 두 사람은 조용해졌고, 나도 계속 말을 이었다.“임화영이 다시 주해진한테 빌붙은 건 아닐 거야. 내가 그렇게 말한 것도 이유가 있어. 임화영이 비록 주해진한테 빌붙지 않았어도 아마 약점 잡힌 게 있을 거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61화

    나는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임 사장님, 사실 그냥 저와 엇나가고 싶은 거죠?”“맞아요.”유미 사모님은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했다.이에 나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내가 정 사장님께 빚진 걸 돌려받겠다는 건 모두 핑계일 뿐이었다. 유미 사장님의 진짜 목적은 나와 맞서는 거다.이미 내가 죽도록 미운 거겠지.사모님 마음속에 사장님은 대체 불가한 존재이기에, 내가 사모님 부모님의 양아들이 되어드리는 것도 사모님은 용납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그걸 알고 나니 나는 마음이 미어질 듯 아팠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 기쁘기도 했다.“사모님, 마지막으로 사모님이라고 부를게요. 저한테 맞서는 게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면, 그렇게 해도 좋아요. 하지만 전 이제 예전의 제가 아니에요. 저와 맞서려면 실력이 있어야 할 거예요.”“저, 정수호는 절대 예전에 사모님과 알던 사이라고 봐주지 않을 거예요.”내 말에 사모님의 눈동자는 선명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이내 원래대로 회복하더니 피식 웃음을 흘리고 선글라스를 쓰고는 유유히 사라졌다.그때 민우가 다가와 물었다.“수호야, 괜찮아?”“응.”“정말 괜찮아?”현성도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이에 내가 대답했다.“정말 괜찮아. 사모님이 나랑 경쟁하려 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하면 되지. 난 경쟁하는 것도 두렵지 않고 적도 두렵지 않아. 사모님은 더더욱 두렵지 않고.”꽤 평온한 나를 본 현성과 민우는 그제야 안심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비록 이번 일로 충격을 받고 이해되지 않는 점도 많았지만, 그래도 그나마 좋게 끝난 듯싶다. 물론 앞으로 사모님과는 다시 예전처럼 지낼 수 없고, 경쟁상대이자 적으로 지내야 하지만.하지만 차라리 잘된 일이다. 이러면 더 이상 헛된 망상을 할 리도 없고, 사장님께 미안한 짓을 할 리도 없으니까.다시 사무실로 들어온 나는 복잡한 생각을 뒤로 하고 얼른 일에 집중했다.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소비 능력이 뛰어난 단골을 만드는 거다. 소비 능력이 뛰어난 고객만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60화

    나는 가장 빠른 속도로 가게로 달려갔다.천수당에 도착해 보니 홀에 커다란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차가운 얼굴로 앉아 있었고, 가게 직원들은 그 여자 주위를 맴돌았지만 아무도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그 여자는 익숙한 얼굴, 다름 아닌 유미 사모님이었으니까.다만 유미 사모님은 오늘 유난히 찬 바람이 쌩쌩 불었고 검은색 코트에 처음 보는 스타일을 하고 있었다.민우와 현성은 나를 보자마자 얼른 다가왔다.“수호야, 왔어?”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직원들에게 말했다.“다들 할 일 하러 가요. 여긴 내가 처리할게요.”내 말에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나는 얼른 사모님 앞으로 다가갔다.“유미 사모님...”“날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마요.”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미 사모님은 쌀쌀맞게 내 말을 잘랐다.그 순간 채 하지 못한 말들은 내 목구멍에 막혀버렸다.“그래요. 앞으로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않을게요.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나는 나를 역겨워하고 싫어하는 사모님의 태도에 마음이 불편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왠지 내 마음에 가시가 꽂힌 듯 아팠다.사모님은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비록 선글라스는 벗지 않았지만 사모님이 얼마나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을지 느껴졌다.게다가 끝까지 선글라스를 벗지 않는 사모님의 행동은 또 내 마음에 상처를 냈다.‘나랑 사모님 사이의 거리가 언제 이렇게 멀어졌었지?’심지어 나는 눈앞의 사모님이 낯설게 보였다.이런 느낌은 너무 싫었다.하지만 나는 여전히 뻔뻔하게 버텼다. 왜냐하면 나는 사모님께 내 마음을 들키기 싫었고 내가 본인을 넘본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임 사장님이라고 불러요.”사모님은 차갑게 한마디 내뱉었다.맨 처음에 미처 반응하지 못했던 나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다시 확인했다.“임... 사장님? 화인당 경영하기로 한 거예요?”“그래요!”사모님의 말을 들으니 나는 내심 기뻤다.사모님이 화인당을 물려받으면 앞으로 살아갈 동력이 생길 거고 다시는 풀 죽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 거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59화

    남주 누나는 갑자기 차에 시동을 걸었다.“그건 천천히 알아봐.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집에 도착하자마자 남주 누나는 나를 집 밖으로 차버렸다.그 행동에 나는 너무 어이없었다.“이용 가치 다 떨어졌다는 거예요?”남주 누나는 웃으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니면? 같이 밥이라도 먹을까?”“안 될 것도 없죠.”나는 헤실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남주 누나는 팔짱을 끼며 나를 바라봤다.“푸들, 나한테 반하지 마. 나 위험한 여자야.”그건 나도 당연히 안다. 남주 누나가 말한 위험한 상대는 바로 속을 알 수 없는 거머리 같은 천용권을 말하는 거다.그 사람을 떠올리니 나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쳤다.‘부자들 세상에는 미친 사람이 너무 많아. 난 절대 살아남지 못하니까 멀리 피해 있자.’“갈게요.”형수 집에 도착했더니 형수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나는 곧바로 방에 들어가는 대신 소파에 앉아 남주 누나의 일을 정리했다.방금 남주 누나가 해준 이야기는 너무 미치고 기가 막힌 사건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니 그런 머리와 수단은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내가 사업을 크게 하려면 당연히 강북에서만 그칠 게 아니라 S시, J시, H시로 뻗어 나가야 한다.그렇게 되면 이익 충돌이 생길 게 뻔한데, 남보다 뛰어난 수단과 기지가 없으면 내 세상을 만들 수 없다.때문에 나는 가끔 독한 수단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위험한 상황이 실제로 닥친 뒤 배우는 건 학습이 아니라 손해 메꾸기에 불과하다.나는 손해를 메꾸는 게 아니라 미연에 방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다음 날.내가 아침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형수는 언제 깨어났는지 뒤에서 갑자기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수호 씨, 나 정말 너무 행복해요.”형수는 내 귓가에 소곤거렸다.나는 웃으며 형수 손을 잡았다.“행복하면 됐어요. 앞으로 계속 행복할 거예요.”“나도 그러고 싶어요. 그런데 그건 불가능해요.”“왜요?”나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수호 씨는 나랑 결혼할 수 없잖아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58화

    “어. 그게 뭐예요?”나는 연약한 남주 누나가 그렇게 미친 면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그때 남주 누나가 냉소를 흘렸다.“곤경에서 벗어나려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거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내가 마침 첫 번째 부류였거든!”“나처럼 자유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가 내 혼인을 지배하는 걸 원할 일가 없잖아?”“그래서 목숨 걸고 도박한 거야.”이것만 들어도 나는 남주 누나가 너무 존경스러웠다.누나는 미칠 때 미치고 두려움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 용기만 해도 이미 수많은 사람을 초월했다.하지만 난 여전히 의문이 들었다.“천용권이 패배를 인정했으면 누나는 안전해진 거 아니에요? 왜 위험하다는 거예요? 심지어 은혜 때문에 고정훈 씨와 결혼하다니요?”나는 내 의문점을 밝혔다.“그러자 남주 누나가 한숨을 푹 쉬었다.“그래서 내가 천용권이 무섭다고 한 거야. 졌다고 인정하고 자유도 주고 결혼으로 협박도 하지 않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어.”“그게 가족과 관련됐어요?”나는 조심스럽게 추측해 봤다.그 말에 남주 누나는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우리 가족은 내 생사에 관심도 없는데 내가 왜 가족 생사를 걱정해?”“그럼 뭔데요?”나는 너무 궁금했다.그제야 남주 누나는 말했다.“빙빙 돌려 말하지 않을게. 천용권이 나랑 파혼했지만 A시에 평생 결혼 안 할 거라는 소식을 뿌렸거든.”“평생 결혼 안 한다고요? 그게 무슨 논리예요?”나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남주 누나는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천용권의 신분을 생각해 봐, 그리고 우리 사이를 생각해. 천용권이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면 누가 또 나랑 결혼하려 하겠어?”그제야 모든 관계를 이해한 나는 아직 만나보지도 못한 천용권이 참 미치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남주 누나에게 복수하려고 이렇게 미친 짓까지 할 수 있다니. 방금 천용권이 임천호보다 더 무섭고 미쳤다던 남주 누나의 말이 순간 이해가 됐다. “그래서 결혼해서 남한테 본인이 천용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거 증명하려고 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57화

    나는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네? 죽으라고 했다고요? 앞에서 직접 말한 거예요?”“어디 내 앞에서만 한 줄 알아? 우리 가족들 앞에서 얘기했어. 그때 내가 진지하게 거절하니까 천용권이 나한테 칼을 던져주면서 결혼하기 싫으면 자기 앞에서 팔 그어 자살하라고 했어. 그러면 놓아주겠다고.”“그건 너무하잖아요.”나는 이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그때 남주 누나가 말을 이었다.“그것뿐만이 아니야. 천용권이 내가 죽으면 나랑 다시 정략결혼 할 거라고 했어.”그 말에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죽고 나서 결혼한다고요? 죽은 사람이랑?”‘헐. 이건 무슨 공포스러운 논리지?’남주 누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렇지? 나랑 우리 가족도 너랑 같은 반응이었어. 하지만 천용권의 논리 체계에서 본인은 그저 최씨 가문과 정략결혼 하면 되지 그게 죽은 사람인지 산 사람인지는 상관없었던 거야. 천용권은 그저 정략결혼 했다는 결과만 원하는 거였어.”“어떻게 사고방식이 그렇게 무서울 수 있어요?나는 소름이 끼쳐 몸을 떨었다.“그런 미친놈한테 어떻게 시집가? 하지만 우리 가족들은 내 편을 안 들어줬어. 천씨 가문을 건드리는 게 무서웠나 봐. 그래서 할 수 없이 도망친 거야.”“그렇게 도망칠 때 고정훈 씨를 만났고, 고정훈 씨가 구해줬다는 거예요?”내가 말을 이었다.그러자 남주 누나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간단할 리가 있겠어? 도망치던 그 시간은 나한테 가장 암울하고 무서웠던 시간이었어. 천씨 가문은 세력이 너무 커서 내가 A시를 빠져나오는 것도 어려웠어.”“내가 어딜 가든 천용권이 계속 찾아냈어. 그리고 항 차가운 태도로 살아서 결혼하든 죽어서 결혼하든 선택하라고 했어. 그 사람이 진짜 무서웠는데 한편으로는 승부욕이 불타더라고.”“그래서 난 마지막에 실패한 뒤 요구를 걸었어.”“무슨 요구요?”나는 남주 누나의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버렸다.남주 누나는 내 눈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내기를 해서 내가 이기면 풀어주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56화

    “모르는 게 나아.”남주 누나는 궁금증을 건드리고 끝까지 말해주려 하지 않았다.이에 나는 명령하듯 요구했다.“안 돼요. 무조건 말해야 해요.”“그럼 키스 더 해줘.”“아까 했잖아요.”“아까는 내가 한 거고. 이번에는 네가 해달라고.”남주 누나는 나를 놀리는 게 틀림없었다.역시 시도 때도 없이 나를 건드리는 습관은 조금도 변하지 않은 듯하다.결국 나는 할 수 없이 남주 누나 얼굴에 입 맞췄다.“됐죠? 얼른 말해요.”남주 누나는 눈웃음을 치며 나를 봤다.“말 잘 듣네. 예뻐라.”“뜸 들이지 말고 얼른 말해요.”나는 조급해서 자꾸만 재촉했다.그러자 남주 누나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보여 주었다. 사진 속 남자는 아주 젊고 잘생긴 데다 점잖게 생긴 남자였다.“이 사람이 천용권이야. A시 천씨 가문 첫째 아들.”“헉...”나는 저도 모르게 찬 숨을 들이켰다.“A시요? 그럼 엄청 대단한 사람이겠네요.”“생긴 것도 잘 생기고 오히려 점잖아 보이는데요? 공포스러운 느낌은 조금도 없는데?”남주 누나는 웃으며 말했다.“그게 가장 무서운 점이야. 겉으론 점잖은 것처럼 보이고 잘생기고 훤칠하고 능력 있고 학벌 있어 천씨 가문 절은 후계자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사람이야.”“천씨 가문에서 천용권을 배양하려고 일부러 모든 정보를 숨겼어. 그래서 찾지 못하는 거야. 그 목적은 천용권이 세상에 알려질 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기 위해서지.”“그렇다면 신분도 절대 평범하지 않을 텐데, 이런 사람과 결혼하면 남은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수 있지 않아요?”나도 이런 질문이 비교적 속물로 보인다는 거 안다.남주 누나는 눈웃음을 치며 나를 바라봤다.“난 가끔 너처럼 속물인 사람이 좋아.”“어. 이거 저 칭찬하는 거예요? 비하하는 거예요?나는 순간 어이없었다.그러자 남주 누나가 말했다.“당연히 칭찬이지. 이 집안 사람들 모두 연기 엄청 잘해. 그 사람들이 대중들 앞에 보여주는 순수하고 박식하고 멋진 모습은 모두 꾸며낸 거야. 그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55화

    “대체 어디서 살았는데요? J시? K시? 아니면 A시?”“맞춰 봐.”남주 누나는 갑자기 퀴즈를 냈다.“맞추긴 뭘 맞춰요. 그쪽으로 생각도 못 했는데 그런 신분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하하. 못 맞출 줄 알았어. 장난친 거야. 어디 출신인지는 아직 말 안 할래. 비밀이야. 하지만 네 분석이 대충은 맞아.”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속으로 놀랐다.소여정도 그렇고 남주 누나도 그렇다니...나는 순간 내 주변 여자들 신분이 모두 간단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게다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백연우도 마찬가지고.가장 투명한 건 그나마 유미 사모님이다. 나는 유미 사모님의 모든 걸 알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이제는 또 사모님의 마음을 모르겠다.나는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남주 누나가 내 팔을 주물렀다.“왜 아무 말도 안 해?”“뭐 좀 생각해요.”“무슨 생각?”“별거 아니에요.”“재미없어. 난 내 일 얘기해줬는데 이러기야?”나는 얼른 다시 원래 주제로 돌아왔다.“그런데 고정훈 씨랑은 왜 이혼했어요?”“자유 때문이지. 난 자유를 원해. 가족의 속박도 싫은데 결혼에 속박당하겠어?”“그런데 정훈 씨는 속박하지 않았잖아요.”남주는 갑자기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나는 얼른 이마를 잡으며 말했다.“왜요? 내 말이 틀려요?”“틀렸어. 그것도 아주 많이! 정수호 내가 왜 너랑 어울리기 좋아하는지 알아?”남주 누나의 뜬금없는 질문에 나는 진지하게 대답했다.“제가 젊고 잘생겨서요?”“하하하. 너보다 젊고 잘생긴 남자 많은데, 내가 왜 그 애들 찾지 않고 너를 찾겠어?”“그럼 뭔데요?”“넌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목적을 갖고 나한테 접근하거든.”“내가 말했잖아, 두 사람이 함께 지내려면 서로 즐거워야 행복한 거라고. 만약 목적을 갖고 불순한 의도를 가지면 재미없다고.”‘헐.’나는 남주 누나가 계속 나를 건드리는 게 이런 이유일 줄은 몰랐다.“주제 흐리지 마요. 제가 물어본 건 왜 이혼했냐니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54화

    나도 도덕으로 누군가를 평판할 자격이 없다는 거 안다.때문에 조용히 옆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때 고정훈이 한숨을 푸 쉬며 말했다.“남주야, 꼭 이래야겠어? 집에 돌아오면 안 돼? 나랑 우리 아들이 당신한테 못 해줬어?”“됐어. 그만해! 고정훈, 내가 평생 미안해하면서 살게. 그러니까 나한테 시간 낭비하지 마. 나랑 협력하는 건 괜찮은데, 다른 사람이 제시하는 가격대로 해. 나한테만 특수 대우할 필요 없어, 그럴 거면 협력 없던 거로 해.”고정훈은 어쩔 수 없어 결국 타협했다.결국 이번 식사는 불편하게 끝이 났다.심지어 나와 남주 누나가 먼저 자리를 떴다.차에 앉은 나는 답답한 표정으로 남주 누나를 바라봤다.“왜 꼭 이렇게 해야 해요?”“넌 내가 아니라 나를 몰라. 나도 설명하기 귀찮아. 내 생각 이해할 수 있는 사람 몇 안 대.”남주 누나는 의자에 앉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이에 내가 말했다.“이해할 수는 없어도 남편분이 그랬잖아요. 상관하지 않겠다고, 자유를 주겠다고.”나는 이 세상에 고정훈보다 좋은 남자를 찾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남자로서 고정훈은 이미 양보할 수 있는 걸 모두 양보했다. 그런데 남주 누나는 그것도 만족하지 못한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내 말에 남주 누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왜? 내가 쓰레기 같아? 나쁜 여자라는 표현도 나한테는 아까워?”“나도 누나 평가할 자격은 없어요.”나는 진지하게 말했다.남주 누나는 ‘쳇’하고 혀를 찼다.“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난 상관없어.”“나도 진심이에요. 난 누나 평가하기 싫어요. 누나가 그런 선택한 것도 이유가 있겠죠.”“말은 잘하네. 그렇게라도 말해줘서 고마워.”남주 누나는 한참을 침묵했고 나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남주 누나는 입을 열었다.“이 세상에 행복할 자격 없는 사람이 있어. 그게 어떤 부류인지 알아?”“어떤 부류인데요?”“바람기 많은 사람.”남주 누나는 바로 그 바람기 많은 사람이다.남주 누나는 나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