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65화

Author: 은광수
‘이 정도 양을 먹고 배부를까?’

‘역시 한식이 좋아. 배불리 먹을 수 있고.’

하지만 너무 배고팠던 지라, 나는 가리고 말고 할 것 없이 바로 포크를 들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소여정은 내 행동에 웃음을 흘렸다.

“왜 웃어요? 저 나이프와 포크 쓸 줄 몰라요.”

내 말에 소여정이 대답했다.

“그거 웃는 게 아니야. 그냥 허세도 안 부리고 멋 부리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뭐라는지 모르겠네요.”

“칭찬하는 거야.”

“고맙네요.”

나는 스테이크를 포크로 찔러 바로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나 맛이 없었다.

나는 이런 스테이크보다는 소고기볶음이나 무침이 더 좋다. 무엇보다 스테이크 하나를 다 먹어도 전혀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나는 결국 접시에 담긴 풀떼기와 장식용 꽃까지 모두 먹고 와인잔까지 깨끗이 비웠다.

그때 옆 테이블에 있던 여자가 나를 비웃었다.

“촌구석에서 왔나? 먹을 줄 모르면 이런 데 오지나 말지.”

여자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나와 소여정은 똑똑히 들었다.

하지만 나도 뭐라 하지 않았는데 소여정이 바로 나이프를 내려놓고 다가가더니 ‘짝’하고 여자의 귀싸대기를 날렸다.

그 순간 여자는 욱해서 벌떡 일어섰다.

“뭐 하는 거예요? 왜 때려요?”

소여정은 냉소를 흘렸다.

“때리는 데 이유가 필요한가?”

“미친. 나 당신 신고할 거야...”

소여정은 두말없이 현금 2백만 원을 꺼내 여자 앞에 뿌렸다.

“필요 없어. 경찰이 와도 벌금 몇만 원에 10일간 구속하는 게 다야. 여기 2백만 원이야. 이 정도 보상이면 충분하지?”

“누, 누가 돈 달래?”

여자는 말로는 아닌 척하지만 시선은 바닥에 떨어진 돈을 향했다. 그건 분명 마음이 흔들린 눈빛이었다.

여자는 겉보기에 화려한 것 같아도, 사실 몸에 걸친 옷과 장신구는 모두 임대한 것이다. 그것도 돈 많은 남자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하지만 2백만 원이면 그녀가 진짜 브랜드를 살 수 있기에 충분했다.

호여정은 단번에 여자 마음을 꿰뚫어 보고는 아무 말 없이 자기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90화

    “그런데 넌 내 속마음을 어떻게 알았는데?”형수는 너무 놀라 남주 누나가 어떻게 알았는지 알아내려고 꼬치꼬치 캐물었다.그때 남주 누나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솔직히 방금 아무 말이나 막 한 거야.”형수는 순간 속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뭐가 됐든 형수의 반응은 이미 자신을 배신했다.남주 누나 앞에서 형수는 비밀을 숨길 수조차 없었다.남주 누나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형수 옆에 앉았다.“사실 이럴 필요 없어. 네가 이혼하지 않아도 난 이해해. 진동성이 너를 그렇게 처참하게 헤쳤는데 쉽게 풀어주는 게 내키지 않았겠지. 맞지?”맞다. 형수는 확실히 그대로 진동성을 놔줄 생각이 없었고, 심지어는 진동성을 증오하고 혐오한다.애초에 진동성의 협박을 받아 결혼했을 때부터 형수는 진동성을 원망하기 시작했었다. 결혼 후 진동성은 항상 가면을 쓴 채로 사람 앞에서 둘도 없는 착한 남편처럼 행동하여 양가 어르신들의 예쁨을 받았다. 하지만 형수만 그 모습이 모두 위장한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진동성은 겉으로는 형수의 말을 듣는 척했지만 오히려 가스라이팅 했다. 그러면서 늘 형수한테 자신은 밖에서 열심히 돈 벌고 가족을 돌보고 아내 말도 잘 듣는 착한 남편이라고 느끼도록 행동했다.그 때문에 형수는 기꺼이 집에서 주부로 있으면서 뭐든 남편 위주로 행동했고, 진동성이 밖에서 불여우를 만나도 이혼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동성의 위선적인 가면이 벗겨졌을 때, 그의 추악한 면모는 모두 드러났다. 그는 처음부터 위장에 능한 늑대였다.매번 형수를 모해하고, 심지어는 자기 이익을 위해 형수를 왕정민 침대 위로 밀어버리기까지 했다.이걸 떠올리니 형수는 마음이 미어질 듯 아프고 진동성이 더욱 미워졌다. 그날 밤, 형수는 사실 죽을 각오를 하고 진동성과 동반 자살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둘 다 죽지 못했다.형수는 진동성도 왕정민처럼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나타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비록 윤지은의 도움으로 진동성이 많이 얌전해지긴 했지만, 그동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89화

    형수가 말했다.“너도 정훈 씨 탓하지 마. 오죽했으면 그랬겠어. 진짜 너 못 놓는 것 같더라.”“아무리 놓기 힘들어도 너를 찾아가면 안 되지. 뭐라고 했는데?”남주 누나는 씩씩거리며 물었다.형수는 어깨를 으쓱거렸다.“무슨 일로 찾아왔겠어? 너랑 나의 유일한 연계가 누구일까?”“정수호?”남주 누나는 바로 알아맞혔다.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네가 수호 씨랑 자꾸만 얽히니까 아마도 네가 돌아오지 않는 게 수호 씨 때문이라고 여긴 모양이야. 나더러 수호 씨 단속 잘하라고 하더라.”“진짜 어이없네. 내가 뭘 하든 다 내 결정인데 그게 다른 사람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남주 누나는 매우 화가 난 듯했다.그대 형수가 또 말했다.“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것도 인지상정인 것 같아. 만약 네 남편이 바람났어 봐. 너도 무조건 밖에 있는 불여우가 네 남편 꼬셨을 거라고 생각할 거 아니야.”“그렇다는 건 고정훈 씨는 너를 탓하지도 않고 오히려 다시 잘해보고 싶어 한다는 걸 설명해.”남주 누나는 담배를 깊이 빨아들였다.“난 그런 사람 받을 자격 없어.”“두 사람 일에 나도 끼어들고 싶은 생각 없어. 하지만 절대 수호 씨한테 피해 가게 하지 마.”형수가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한 건 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그 말에 남주 누나는 피식 웃었다.“그런데 왜 수호한테는 말 안 하고 나더러 수호한테서 멀어지라고 하는 거야?”“내가 말하면 수호 씨는 무조건 할 거야. 하지만 네가 있는 한 또 같은 실수 반복할 거라서 소용없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근원을 찾아야 하는데 네가 그 근원이야.”맞는 말이다.만약 남주 누나가 일부러 나를 꼬신다면 나는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거다. 게다가 남주 누나는 현재 우리와 가까이에 살고 있어 완전히 연락을 끊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남주 누나는 짜증 나는 듯 담배를 재떨이에 던졌다.“내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이 정수호인데, 나더러 끊어내라고? 그러면 난 어떻게 살라는 거야?”“젊고 잘생긴 남자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88화

    “필요 없어요. 가게 직원 충분히 많아요...”나는 말을 하다가 문득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황급히 형수를 바라봤다.“형수, 전 그런 뜻이 아니에요. 형수가 오고 싶으면 와도 돼요.”형수는 내 행동이 우스웠는지 피식 웃었다.“바보, 뭘 그렇게 놀라요? 농담한 거예요.”“어...”농담?하지만 나는 순간 식겁했다. 형수가 혹시나 내가 일부러 자기가 가게에 나오는 걸 막는다고 화내기라도 할까 봐.그때 형수가 말했다.“내가 의학 지식을 아는 것도 아니고 가도 도와줄 수 없어요. 게다가 이미 오랫동안 출근하지 않아 아침 일찍 일어났다가 저녁 늦게 퇴근하는 건 나도 적응 못 해요.”“난 그냥 주부가 가장 어울려요. 수호 씨가 돌아올 때를 맞춰 맛있는 음식을 해주는 것으로 만족해요.”사실 나도 형수가 집에 있기를 바란다.밖에 돌아다니면 힘드니까. 힘든 건 나 하나만으로 족하다.나는 형수가 고생하는 게 싫다.내가 형수 다리를 한참 동안 주물러 드리고 있을 때, 형수가 갑자기 그만하라고 했다. 나는 당연히 형수가 나와 뜨거운 밤을 즐기려고 잠깐 멈추게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형수는 뜬금없이 의외의 말을 꺼냈다.“지금 옆집 가서 남주 불러와요. 나 남주랑 할 말 있어요.”“어. 남주 누나가 옆집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아요?”내 기억에 이 사실을 남주 누나한테 말한 적 없는데 말이다.그때 형수가 말했다.“둘이 짜고 나를 속인다고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발코니에서 옆집 보면 여성용 팬티가 걸려 있는 게 보여요. 그것도 색깔 화려하고 섹시한 스타일. 그런 걸 입는 건 남주밖에 없어요.”‘헐, 셜록 홈즈인 줄...’여자들의 관찰력을 보면 매번 감탄이 나온다.“형수, 남주 누나는 뭐 하러 찾아요?”나는 살짝 불안했다. 무엇보다 형수가 남주 누나한테 요즘 나와 연락하고 지내는지 물을까 봐 걱정이 앞섰다.만약 남주 누나가 사실대로 말하면 나는 진짜 망한다.형수를 돌보면서 한편으로는 남주 누나와 몸을 섞었다면 형수는 분명 화낼 게 뻔하다.형수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87화

    민우가 고개를 저었다.“됐어. 수호더러 생각하라고 하자. 우리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 누가 누굴 비웃을 자격 없어.”“너희가 이 일을 나한테 맡겨주겠다고 했으니 내가 혼자 할게. 하지만 계획은 아직 비밀로 할게.”“왜?”현성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때 민우가 얼른 현성의 뒤통수를 때렸다.“무슨 궁금한 게 그렇게 많아? 이유가 있겠지. 묻지 마. 우리는 수호를 믿으면 돼.”“좋아. 안 물을게.”이게 바로 내가 민우와 현성과 함께 일하기 좋아하는 이유다. 두 사람은 늘 나를 무조건 믿어주고, 내가 아무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도와주니까.사실 내가 계획을 비밀로 하는 건 이번 계획이 조금 모험적이라 둘에게 알려주면 오히려 피해가 갈까 봐 걱정돼서다.우리는 상의한 후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그러다 나는 주차장에서 유미 사모님을 발견했다. 사모님 역시 나와 눈이 마주쳤다.나는 사모님을 빤히 바라보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하지만 사모님은 나를 흘긋 보더니 그대로 뒤돌아 떠나버렸다. 그 모습은 너무 차갑기 그지없었다.비록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매번 사모님의 차가운 태도와 나와 거리 두는 모습을 보면 나는 늘 마음이 안 좋다.게다가 극단적인 방법으로 사모님한테 자극을 줬으니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어색해지는 건 당연지사다.하지만 나는 이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현실에는 피치 못할 사정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사정이 수없이 많아. 사모님이 떠난 뒤 나도 운전해서 그곳을 떠났다.형수 집에 들어서자마자 형수가 신이 나는 듯 나에게 다가왔다. 형수 말로는 집을 이미 2억 8천3백만 원에 팔았고, 상대가 전액을 한 번에 송금했다고 했다.“수호 씨, 나 내일 애교랑 집 보러 갈 건데, 우리랑 같이 갈래요?”“내일이요? 내일은 안 될 것 같아요. J시에서 온 중요한 고객을 접대해야 하거든요.”“아. 그래요? 그럼 모레는요?”“모레는 괜찮아요.”형수는 이내 기뻐했다.“그럼 모레로 해요.”나는 약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86화

    결국 계획을 짜는 임무는 또 나에게 떨어졌다. 나는 더욱 난감해졌다.“너희 혹시 나한테 말할 기회 양보하는 거야?”민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 절대 아니야. 난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서 그래.”“난 더 안 돼. 너희들도 알다시피 나 학교 다닐 때 머리 나빴잖아. 지금 나이 들어서 더 나빠졌어.”“나이 들긴 무슨. 네가 몇 살이라고.”민우는 현성을 발로 퍽 걷어찼다.현성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24이면 이제 어리지 않아. 내 친구 중에 나랑 동갑인 애가 있는데 벌써 애 둘 낳았어.”“그건 너무 일찍 장가가고 너무 일찍 애 낳은 거고. 젊은 나이에 오히려 부담감만 생기고 부러워할 거 뭐 있어?”민우와 현성은 늘 이렇듯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싸움이 끝나질 않는다. 하지만 이 덕에 가게 분위기가 딱딱하지도 무겁지도 않고, 출근하는 게 즐거운 일이 되는 거다.나는 두 사람을 바로 저지했다.“내 말 들어 봐.”두 사람은 동시에 조용해졌다.나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우리는 매번 주해진이 먼저 시비 걸기를 기다렸다가 반격하잖아. 그러면 끌려다닐 수밖에 없어.”“이미 주해진과 김진호를 쫓아내기로 마음먹은 이상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먼저 움직이는 거야.”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말을 이었다.“주해진의 술집은 우리가 직접 나서면 안 돼. 무조건 우리랑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을 보내 문제 일으켜야 해.”현성은 가슴을 팍팍 두드리며 말했다.“그건 나한테 맡겨. 내가 아는 사람 많아. 찾을 수 있는 사람도 많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이 일은 너한테 맞아. 그럼 네가 해.”그때 민우가 곧장 물었다.“그럼 나는? 난 뭐 해?”“넌 아무것도 할 것 없어. 가게만 잘 보면 돼.”민우는 그 말에 살짝 서운해했다.“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너희 둘은 모두 할 일이 있는데 나 혼자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왜? 내 능력이 부족해서 그래? 혹시 방해할까 봐 그래?”“아니야. 오히려 네가 가게 잘 지키는 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85화

    주해지은 워낙 해야 할 일이 많은 몸이다....천수당.민우와 현성은 주해진과 김진호가 의기소침해서 떠나는 걸 보더니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갔네. 드디어 갔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으니 분명 화 엄청 났을 거야.”“주제도 모르는 것들. 우리 셋이 얼마나 완벽하게 준비했는데, 본인들 실력으로 우리를 이기려고?”민우와 현성은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라 했다.하지만 나는 두 사람더러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했다.“주해진이 이번에 실패했으니 아마 불만이 가득할 거야.”“불만이 많아 봤자 뭐 해? 지금 천수당은 우리한테 달렸는데, 설마 그렇다고 반란이라도 일으키겠어?”나는 진지하게 말했다.“현재 천수당이 우리 손에 달렸으니 그 둘은 아마 더 불만이 많을 거야. 애초에 투자할 때는 주해진과 김진호가 먼저 가게를 사들였잖아.”“그런데 지금 본인들이 오히려 밀려나고 우리가 가게를 차지했으니. 너희들이 주해진 입장이었어 봐. 불만 안 생기겠어?”“수호 말이 맞아.”현성이 맞장구쳤다.그때 민우가 물었다.“그럼 앞으로 어떡해야 해? 계속 두 사람 경계할까? 그건 너무 끌려다니는 것 같은데.”“경계는 당연히 해야지. 하지만 계속 경계할 수는 없어. 우리 상황이 복싱과 비슷해. 우리는 현재 끌려다니고 있어 계속 방어만 하고 있어. 방어하면 너무 처참하게 발리지는 않았겠지만 승리하려면 먼저 공격하는 법도 배워야 해.”민우는 흥미진진한 듯 나를 바라봤다.“네 모습을 보니까 방법이 있나 본데? 뭐야 얼른 말해 봐.”“본진을 친다는 말 들어 봤지?”“본진을 친다고?”현성과 민우는 어리둥절했다.나는 얼른 설명했다.“고대에는 싸울 때 전술을 많이 사용했잖아. 적군이 전군 출동할 때, 총명한 장군들은 병사들더러 맞서 싸우라고 하지 않아. 일부는 적과 싸우게 하고 일부는 뒤로 돌아가 적의 본진을 털게 하지.”“아. 알아들었어. 하지만 우리 상황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데?”현성은 이내 호들갑 떨었지만 완전히 알아들은 건 아니었다.민우는 현성을 발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재1384화

    김진호는 그 말을 듣고도 포기하지 않았다.“그럼 어떡해요? 우리 둘은 지금 남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있고, 천수당이 한 달에 얼마나 버는지도 모두 정수호와 나머지 두 자식이 정하잖아요.”“형, 내가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지금 이러는 거 국물이라도 좀 차려지지 않을까 기다리는 똘마니들 같아요. 그러니 우리는 정수호가 정해준 대로 받을 수밖에 없고, 정수호가 주지 않으면 그것조차 차려지지 않을 거잖아요.”“그건 너무 수동적이에요.”주해진은 어두운 얼굴로 김진호를 흘긋 봤다.하지만 김진호의 말은 틀린 것 하나 없었다.주해진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가다가 자기가 쫓겨날 거라고.주해진과 김진호는 천수당에서 아무런 권력도 없기에 뭐라 말하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연말이 되면 배당금 좀 받는 게 전부다.돈 버는 것도 문제지만 아무런 실권이 없으면 알바생과 다를 게 없다. 이건 주해진이 원하는 게 아니다.주해진은 돈을 버는 게 목적이기에 권력도 어느 정도 원했다.“진호야, 보아하니 머리 좀 굴려 봐야겠어.”주해진은 모처럼 진지하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김진호가 입을 열었다.“형, 난 총명하지 않지만 힘은 있어요. 힘쓰는 거라면 나한테 맡겨요. 우리 한 명은 머리를 쓰고 한 명을 힘을 써서 꼭 천수당 빼앗아 와요.”주해진은 웃으며 말했다.“넌 다 좋은데 성격이 너무 급해. 그러면 안 돼. 자제할 줄도 알아야지. 넌 혹시 못 느꼈어? 정수호가 많이 변했다는 거?”김진호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난 모르겠던데?”“제대로 생각해 봐. 예전에 정수호가 어땠고 지금 정수호가 어떤지. 예전에도 지금처럼 점잖고 기분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어?”주해진의 귀띔 덕에 김진호는 열심히 기억을 되짚었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에 김진호의 눈은 저도 모르게 둥그레졌다.“형,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정수호가 달라졌다고 느껴져. 예전에는 이렇게 세심하지 않았어. 젠장. 대체 무슨 묘약을 먹었길래 이렇게 잔꾀가 많아졌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83화

    때문에 두 사람이 장부를 대조해 봐도 잘못된 점을 찾아낼 리가 없다. 난 이미 주해진이 얼마나 많은 걸 바라는지 알고 있다. 그는 아마 우리가 돈 많은 고객을 많이 접했다는 걸 알고 그 돈을 차지하려고 하고 있었다.만약 주해진이 매번 끼어들지만 않았더라도 나는 그 부분까지 이들과 함께 나눴을 거다. 하지만 주해진과 김진호는 계속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우리를 믿지 못했는데, 내가 두 사람에게 우리가 번 돈을 나눠줄 리 없다.그건 너무 허황한 꿈이나 다름없다.이번 식사 자리에서 우리는 각자 각자 꿍꿍이를 숨긴 채 끝마쳤다.연승호는 우리와 협력 건 얘기를 하려고 기다렸지만, 식사가 끝날 때까지 우리는 협력의 협자도 꺼내지 않았다.결국 연승호가 s를 잡으며 물었다.“정 사장, 우리 협력 건은 언제 얘기할 거야?”“아, 사실 식사하면서 말하려고 했는데 아가 봤다시피 내부 모순이 좀 있어서 우선 그걸 해결해야 해.”“그건...”“나중에 따로 얘기해.”우리는 한꺼번에 썰물 빠지듯 모두 가게를 빠져나갔다.단숨에 혼자가 된 연승호는 할 말을 잃었다.“젠장. 공짜 밥 먹으려는 거였네. 누가 뭐 겁먹을 줄 알고.”우리는 주해진과 김진호를 데리고 한의관으로 돌아왔고, 나는 사전에 준비한 장부를 꺼내 보여주었다.주해진은 장부를 펼쳐보며 우리가 무슨 꿍꿍이인지 생각했다. 솔직히 그는 이미 임화영을 약점으로 협박해 그녀 입에서 우리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때문에 주해진은 우리가 본인과 김진호를 쫓아낼 완벽한 계획이 있다고 생각했다.사실 그도 우리 셋을 쫓아내고 본인과 김진호가 함께 가게를 운영할 생각이었다.어쨌든 천수당도 이제 고객 자원이 안정적이라 돈 못 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니까.주해진은 이번에 장부에서 꼬투리를 잡을 생각으로 온 거였다. 하지만 장부에서는 아무 문제점도 발견하지 못했다.주해진은 속으로 중얼거렸다.‘이럴 리 없는데?’‘임하영이 그렇게 쉽게 장부를 손에 넣었다고?’주해진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문제없네... 어, 우리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82화

    김진호는 겉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그냥 둘러보러 왔던 거야. 어쨌든 우리도 주주잖아. 그러니 와서 볼 권리는 있는 거잖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당연하지. 하지만 뭘 둘러보려 한 거야? 장사가 잘되는지? 아니면 장부?”장부라는 글자에 주해진과 김진호의 표정이 매우 이상해졌다.주해진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무슨 그런 말을 하고 그래? 장부는 정 사장이 사람을 찾아 정리하고 있는데, 우리야 당연히 믿지.”현장에 있는 우리는 모두 연기를 하고 있었다. 분명 서로의 계획을 다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나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럼 마침 때를 잘못 골랐네. 장사가 잘되는지 보려면 낮에 와야지 지금은 밤이라 고객 적어.”나는 은근슬쩍 두 사람에게 다른 목적이 있는 걸 안다고 말했다.김진호는 직설적인 성격이라 빙빙 돌려 말할 줄 모르기에 몇 마디 주고받지도 않았는데 바로 짜증을 냈다.“형. 빙빙 도려 말하지 말고 직접적으로 말하면 안 돼요? 원본 장부를 보고 싶다고.”김진호는 끝내 자기 목적을 드러냈다.그 순간 주해진은 다급히 막아 봤지만 여전히 한발 늦어 결국엔 얼굴색이 어두워졌다.나는 웃으며 말했다.“장부를 보고 싶었던 거였어? 그게 뭐 별거라고. 이따가 식사 다하면 보여줄게. 대충 계산해 보니 천수당이 영업 시작한 지 거의 한 달이 다 돼 가네. 확실히 한 달 매출을 결산해 볼 때가 됐어.”김진호는 내 말에 무척 기뻐했지만 옆에 있던 주해진은 미간을 팍 구겼다.나의 시원시원한 대답에 주해진은 오히려 생각이 많아졌다. 그는 이내 웃으며 말했다.“사실 난 그냥 이번 달 매출이 얼마인지 보고 싶은 것뿐이야. 하, 우리가 이 가게를 오픈하려고 투자 많이 했잖아. 만약 예상했던 매출액에 달성하지 못하면 속상할 거야. 하지만 비슷하면 앞으로 당연히 마음 놓고 가게 맡길 거야.”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었다.“주 사장 예상 매출은 얼마인데?”“어...”주해진은 사실 핑계를 대기 위해 아무 말이나 내뱉었던 거지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