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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Author: 은광수
소여정은 계속해서 내 어깨에 기댔다.

“난 가망 없는 일에 희망을 걸지 않아. 사람은 바라는 게 너무 많으면 안 돼. 희망이 클수록 실망도 큰 법이야.”

나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으면 살아가는 게 너무 고통스럽잖아요. 현실은 안 그래도 잔혹한데, 꼭 잔혹한 현실로 자신을 마비시켜야 해요?”

“그래서 내가 너 놀리는 거 좋아하잖아.”

소여정은 말머리를 돌리며 나에게 기댔다.

나는 순간 넋이 나갔다.

“나를 놀리는 게 재미를 위해서예요?”

“나도 일부러 놀리는 건 아니야. 하지만 매번 너를 놀리면 엄청 편안하고 자유롭거든. 그래야 내가 살아있는 기분이 들어.”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소여정은 싱글벙글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왜? 화났어?”

“아니요. 그냥 어이없어서요. 난 소여정 씨가 장난칠 때마다 무서워 죽겠어요. 심지어 일부러 나 죽는 꼴 보려고 놀린다는 생각까지 들어 미워요. 그런데 말 들어보니, 그거로 소여정 씨가 편해질 수 있다면 괜찮은 것 같아요.”

“아주 공평무사하네.”

소여정은 나에게 바싹 다가왔다. 저녁 날씨는 조금 쌀쌀했는데, 옷을 얇게 입어 추운 모양이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소여정을 끌어안았다.

“난 공평무사한 게 아니라, 소여정 씨가 유미 사모님과 백연우 씨 절친이라 내 친구기도 해서 그래요.”

“추워. 나랑 같이 집에 가지 않을래?”

소여정은 고개를 들어 나를 봤다.

그 물음에 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

“스톱! 소여정 씨 옆에 앉아 있는 것만 해도 많이 봐준 거예요. 너무 과분한 요구는 하지 마요.”

“하지만 정말 추워. 넌 안 추워?”

나도 사실 추웠다. 하지만 소여정이 사는 곳에 가는 건 싫었다.

내가 그정도로 멍청한 건 아니다.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건 안다.

“조금만 더 있다 가요.”

“난 아직 가고 싶지 않아. 먼저 가. 난 혼자 더 앉아 있을게.”

소여정은 갑자기 이해심이 많아졌다.

나는 가고 싶었지만 옷을 얇게 입은 소여정을 보니 이대로 앉아 있으면 감기에 걸리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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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75화

    [어, 혼자 새벽 3시까지 있었다고요? 아무리 마음이 안 좋아도 몸을 혹사하면 안 되죠.][누가 신경이냐 쓸까?]소여정의 말투에는 무력감이 깃들어 있었다.나는 고민도 하지 않고 답장했다.[내가 걱정해요.]하지만 그걸 보내자마자 나는 후회했다. 이러면 소여정이 또 오해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나는 얼른 문자를 취소했다.그러자 소여정이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답장했다.[그럴 필요 없어. 다 봤으니까. 너도 사실 나 걱정하는 거지?]나는 얼른 설명했다.[오해예요. 그냥 위로의 말이었어요.][못 믿겠어][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요. 그냥 안부 인사 확인차 연락한 거예요. 괜찮다면 됐어요.][안 괜찮아. 나 독감인지 온몸에 힘이 없고 너무 괴로워. 약 좀 가져다줘.][그냥 감기 걸린 거지 불구가 된 건 아니잖아요. 직접 사요.][온몸에 힘이 없다고 했잖아. 그런데 어떻게 사? 정수호, 지금 일부러 그래? 일부러 나 괴롭혀? 그래야 속이 시원해?]난 그런 변태적인 취향은 없다.[저 바빠요. 시간 없어요. 아니면 배달 어플로 보낼게요.][그 사람이 내 몸 노리면 어쩌려고? 내가 안 좋은 일이라도 당하면 후회하지 않겠어?][생각나는 대로 지어내지 마요. 배달 기사님들은 어플에 등록되어 문제 생기면가요.][내가 당했는데, 상대를 잡아가든 말든 뭐가 달라져? 난 네가 직접 배달해 줬으면 좋겠어. 너만 안심할 수 있어.][싫어요.][그럼 죽기를 기다리지 뭐.]‘독감에 걸렸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누가 겁먹을 줄 알고?’나는 핸드폰을 옆에 내려놓고 소여정의 연락을 무시했다. 하지만 왠지 문득 어젯밤 소여정이 했던 말들이 떠올라 안 그래도 불쌍한 사람인데, 아플 때 돌봐줄 사람도 없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결국 나는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약을 샀다.[집 주소 보내요.]소여정은 곧바로 나에게 주소를 보냈다. 받아 봤더니 또 백조의 호수였다.소여정은 사모님과 한 동네일뿐만 아니라 서나연과도 한 동네였다.그걸 알고나니 나는 왠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374화

    “수호 씨, 열심히 해 봐요. 난 수호 씨가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요.”애교 누나를 집 앞에 내려주자 누나는 내 목을 끌어안으며 나더러 노력하라고 격려했다.이에 나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저 누나랑 결혼도 할 건데, 당연히 노력해야죠.”“하하.”누나는 갑자기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됐어요. 이만 가 봐요.”“누나, 정말 괜찮아요?”“에이, 괜찮다니까. 얼른 가 봐요.”애교 누나가 계속 아니라고 하니 나도 더 의심하지 않았다.다시 천수당으로 돌아간 나는 또다시 일에 집중했다. 다만 떠나가는 내 모습을 보던 애교 누나의 얼굴에 웃음이 천천히 가셨다.애교 누나는 사실 나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었다. 이틀 전, 몸이 불편해 검사를 받은 결과 자궁근종 때문에 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었다.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애교 누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임신하지 못하면 애도 낳지 못할 텐데, 나와의 결혼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아직 젊은 내가 한 번 다녀온 본인과 결혼하는 것도 이미 손해일 텐데, 임신까지 할 수 없다면 내 가족이 결혼을 동의할지 애교 누나는 덜컥 겁이 났다.그때부터 애교 누나는 사실 나와 헤어질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를 생각하니 또 손 놓기 아쉬웠다.애교 누나는 마음이 복잡하고 모순적이어서 어떻게 이 일을 나한테 알려줘야 할지 몰랐다.몇 번이고 망설였지만, 결국은 용기가 부족했다. 그렇게 말해버리면 나를 영원히 잊을까 봐.”“수호 씨, 내가 이기적인 거 알아요. 하지만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나는 늘 왕정민과 이혼한 후 수호 씨와 행복하게 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이대로라면 어떻게 수호 씨랑 지낼 수 있을까요?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면 잠시나마라도 소유하고 싶어요.”여러 번 고민한 끝에 애교 누나는 나에게 이번 일을 비밀로 하기로 결정했다.나와 하루라도 더 같이 있어도 기쁘니까.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나는 천수당에 돌아온 뒤 연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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