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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Penulis: 눈빛 속의 약속
서준은 고개를 들어 조원철을 똑바로 마주 보다가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며 웃었다.

"이건 유영이와 나 사이의 일이야. 자네가 낄 자리가 아니지."

애초에 조원철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런 행동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참에 강유영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줄 생각이었다.

조원철의 굳은 얼굴이 한층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주먹을 쥔 채 두 사람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놓으십시오…."

강유영은 인상을 찌푸린 채 서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손목을 비틀었다.

팔에 소름이 돋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조원철의 소유욕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지금 이 상황을 보면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것이 뻔했다.

서준과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해명한들 그가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다.

워낙 고집이 센 사람이니 또 이성을 잃을까 두려웠다.

어떻게 해야 그의 화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요 며칠 겨우 평온을 되찾았는데 또 소주에서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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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76화

    노부인이 장부를 뒤지기 시작한 시점부터 한씨는 이미 철저한 대비를 해두었다.지금 당장 노부인이 살림을 넘겨받는다 해도 단기간에는 이렇다 할 흠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은자 또한 창고에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 어차피 노부인의 수중에도 따로 모아둔 재산이 적지 않을 것이다."물론이지."조씨 노부인은 턱을 치켜들며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안심하거라. 네가 안채를 맡았던 지난 몇 년간의 장부도 내가 낱낱이 훑어볼 것이니.""그럼 어머니께서 수고 좀 해주십시오."한씨는 고개를 숙이며 깍듯이 대답했다. 그러고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임성아를 흘끗 바라보며 물었다."이 아이는 나으리께서 새로 품으신 아이입니까?"보는 눈도 많은데 대놓고 그런 질문을 받자, 진국공은 민망한 듯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을 했다.나이도 적지 않은데 이런 일이 생겼으니 부끄러울 만도 했다.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경성에서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었다.여든 먹은 노인도 열여덟 살 꽃다운 처녀를 첩으로 맞이하는 일이 파다했다."이름이 무엇이냐?"한씨가 물었다."임성아라 하옵니다."임성아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럼 어머니께서 수고스럽겠지만 조촐하게라도 식을 치러, 이 아이에게 첩실의 명분을 내려주시지요."한씨는 제법 관대하게 제안했다.이것이 이씨의 얄팍한 수작이라는 것쯤은 단번에 알아챘다. 사내란 본디 새로운 것을 탐하기 마련이니, 임성아가 이씨의 처소에 머문다면 진국공도 앞으로 이쪽으로 자주 발걸음을 할 것이다.차라리 임성아를 정식 첩실로 들여 거처를 따로 내어주는 편이 나았다. 그리되면 이씨가 임성아의 덕을 볼 일도 없을 터였다.운이 좋으면 두 사람이 서로 물어뜯고 싸우며 원수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그것도 좋겠구나."조씨 노부인도 고개를 끄덕였다.남의 눈을 피해 몰래 만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니, 정식으로 집안에 들이는 편이 깔끔했다.오직 조사예와 이씨 두 사람만 표정이 어두워졌다.이씨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한씨는 한번 앙심을 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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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배후의 인물은 당연히 조씨 노부인이었다.노부인은 한씨가 조원철의 혼사를 쥐락펴락하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장부에서도 이렇다 할 흠을 잡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안채의 지배권을 빼앗으려 드는 것이다."무례하다!"조씨 노부인은 탁자를 내리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한여옥, 네가 진국공부 안주인이라 뭐든 네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이냐?"노부인은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러 놓고 발뺌하는 것도 모자라,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한씨의 모습에 분노가 치밀었다."당치도 않습니다."한씨는 고개를 숙였다."다만 나라에는 국법이 있고 가문에는 가문의 법도가 있는 법입니다. 춘화는 잔인한 짓을 저질러 나으리를 다치게 했습니다. 오늘 저 아이를 그냥 살려둔다면, 내일은 또 누군가 본받을 것입니다. 그리되면 집안의 기강이 무너질 겁니다. 그러면 앞으로 제가 무슨 수로 집안을 이끌겠습니까.""기강을 잡지 못하겠다면 마침 다치기도 했으니, 더는 나설 필요 없다. 창고 열쇠를 내놓거라. 이 늙은이가 아직은 정정하니 당분간은 너희를 대신해 관리해 주마."조씨 노부인은 턱을 치켜들고 한씨를 흘겨보았다.한씨가 제 무덤을 판 이상, 자신이 안채의 권리를 거둬들인다 해도 명분이 있었다.그 말에 한씨의 안색이 확 변했다.집안의 관할권은 그녀의 목숨줄이나 다름없었다. 절대 남에게 들켜서는 안 될 은밀한 일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노부인이 창고 열쇠를 쥐게 된다면, 그간 벌인 일들이 탄로 날 위험이 컸다.그녀가 미처 입을 떼기도 전에 이씨가 먼저 나섰다."노부인, 고정하십시오. 옥체가 상하실까 염려됩니다."이씨는 일찍이 때를 엿보고 있다가, 한씨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주제넘게 나서서 송구하오나, 부인께서도 이만 노여움을 푸시지요. 춘화가 큰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허나 저희 나으리께서는 늘 효를 최우선으로 여기셨고, 부인 역시 효심이 깊으십니다. 그러니 노부인의 뜻에 따라 춘화의 목숨만은 살려주고 밖으로 내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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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73화

    한씨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태연한 기색을 유지했다.이 제비집은 춘화의 손을 거쳐 이씨와 조사예에게 넘어갔고, 종국에는 진국공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여기에 얽힌 사람도 이렇게나 많으니, 어떻게 파헤치든 자신에게까지 불똥이 튈 리는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놓였다."그렇습니다."조사예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한씨는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내가 각 처소에 물건을 하사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여태껏 먹을 것에 독이 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 그런데 지금 보양식이 너희 세 사람의 손을 거쳐 나으리의 입에 들어갔고 이런 사달이 났다. 너희 셋 중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이냐?""저희와는 무관한 일입니다…."이씨는 진국공을 살피며 그가 편을 들어주기를 바랐다.하지만 진국공은 그녀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고 있었다."원철아, 네가 보기엔 이 일을 어찌해야겠느냐."한씨는 조원철을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다.다리가 끊어질 듯 아파 더는 실랑이를 벌일 기력이 없었다.어차피 이 일은 어떻게든 춘화가 다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넷째 네가 보기엔 어찌해야 할 것 같으냐?"조원철은 조사예를 힐끗 살피며 무심한 어조로 물었다.조사예는 뜻밖의 물음에 당황하며 고개를 저었다."전… 전 잘 모르겠습니다…."평소 얄팍한 잔머리는 잘 굴렸지만, 이번 일은 섣불리 나설 만한 가벼운 사안이 아니었다. .괜히 엮이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조원철을 내심 두려워하고 있던 터라, 순간적으로 어찌 대답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너는 어찌 생각하느냐?"조원철은 시선을 돌려 강유영을 바라보았다.조사예에게 먼저 물어본 뒤 강유영에게 물어봤으니, 누가 보아도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장 의원님께서 독의 정체가 피마자라 하셨습니다. 집안사람 중 누가 나가서 그것을 사 왔는지 조사해 보면 단서가 나오지 않겠습니까?"강유영은 눈을 깜박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조원철이 자신을 시험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사실 그가 묻지 않았더라도, 그녀는 이미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72화

    "제비집이오."진국공이 침상 머리맡에 놓인 사발을 가리켰다.그 안에는 먹다 만 제비집이 반쯤 남아 있었다.한씨는 그것을 보자마자 흠칫 놀랐다.안 그래도 창백했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핏기가 가셨다.그 제비집은 그녀가 약을 탄 것이었다.분명 춘화를 시켜 연씨에게 보내라 명하였는데 어쩌다 이씨의 처소로 굴러들어와 진국공이 먹게 되었단 말인가?'멍청한 것, 대체 일을 어찌 처리했길래!'장 의원은 사발을 들어 살피다가 제비집을 조금 덜어내어 코끝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이어 은침을 꺼내 찔러보고는 단호히 말했다."피마자로군. 속은 비웠습니까?"강 태의는 조금 전의 있었던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장 의원은 진국공의 맥을 짚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제때에 속을 비워서 독 기운이 오장육부까지는 스며들지 않았습니다. 나으리께서는 며칠간 되도록 심심하게 드시고, 기름진 고기류는 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강 태의도 곁에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진국공은 어두운 표정으로 짧게 대꾸했다.그는 고개를 들고 한씨를 바라보았다.평소 한씨가 안채를 어떻게 다스리든 그는 간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에게까지 독을 쓴 마당에 이 일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했다. 다만 두 의원이 자리하고 있으니 지금 당장 추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장 의원은 다가가 한씨의 다리뼈를 맞췄다.강 태의도 곁에서 거들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씨의 오른쪽 다리는 단단히 고정되었다.두 의원 역시 양반가 안채의 내밀한 사정에 호기심을 갖는 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처치를 마친 그들은 진료비를 챙겨 곧장 자리를 떴다.방 안에는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아랫사람들을 모두 물리시오."진국공이 몸을 일으켜 침상 머리맡에 기대며 말했다.한씨가 손짓을 하자, 풍씨 어멈이 시종들을 거느리고 방을 나갔다.한씨는 나가는 어멈에게 나직이 명했다."가서 춘화를 데려오거라."강유영은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슬며시 구석으로 몸을 피했다.이때 조원철의 커다란 손이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371화

    풍씨 어멈을 비롯한 시종들이 한씨를 호위하며 밖으로 나섰다.장 의원도 약상자를 메고 그 뒤를 따랐다.조원철은 시선을 돌려 강유영을 바라보며 짧게 말했다."따라오너라.""어디로 말씀입니까?"강유영은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의 표정을 살폈다."아버지께서 편찮으신데, 가봐야 하지 않겠느냐?"조원철이 한쪽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되물었다."아, 예."강유영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고개를 숙인 채 그의 뒤를 따랐다.그녀는 조원철이 자신에게 책임을 추궁할 줄로만 알고 긴장했던 것이다.평상 위, 진국공은 안색이 검푸르게 질린 채 고통으로 정신이 혼미해져 있었다. 식은땀이 베갯잇을 흠뻑 적셨다.이를 악물었지만, 끊어질 듯한 신음 소리가 잇몸 틈새로 새어 나왔다. 그는 몸은 둥글게 웅크리고 두 손은 아랫배를 꾹 누른 채, 극심한 고통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이씨와 조사예 모녀는 한쪽에 서서 강 태의가 진맥하는 모습을 근심 어린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임성아는 난생처음 겪는 상황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그녀 역시 어찌 된 영문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진국공은 날이 어두워질 무렵 그녀의 방에 들었다. 그녀는 이씨가 시킨 대로 제비집 보양식을 진국공에게 올리며, 이씨가 자신에게 하사한 것을 나으리를 위해 특별히 남겨두었다고 말했다.그런데 진국공이 그것을 먹고 이 지경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어쩌면 이씨가 국공부로 돌아오기 위해 자신을 이용한 뒤, 이제 쓸모가 없어지니 하루빨리 제거하려고 덫을 놓은 것은 아닐지 의심스러웠다."중독 증세입니다."강 태의가 손을 거두며 이씨에게 다급히 외쳤다."어서 소금물을 타 오게 하세요!"소금물은 억지로 속에 든 것을 토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어서 다녀오너라!"이씨는 황급히 시녀에게 명했다.시녀가 허둥지둥 달려가더니, 이내 소금물을 한 대야 가득 떠 왔다.강 태의는 사발에 소금물을 가득 퍼담으며 이씨에게 지시했다."어서 나으리를 부축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156화

    조원철이 가르친 것들 중에는 병법의 이치가 많았다.강유영은 이것이 일상에서 악당을 상대할 때 요긴하게 쓰일 것임을 직감했다.그녀는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물었고, 가르침에 있어 조원철은 의외로 인내심이 강했다.촛불 아래서 글을 가르치는 그는 평소와 달리 영락없는 스승의 자태였다.“앞 문구는 적이 뭉쳐 있을 때 분산시켜 격파하라는 뜻이고, 뒷 문구는 강한 적을 만나면 정면으로 맞서지 말고 우회하여 약점을 찌르라는 의미다. 알겠느냐?”조원철은 시선을 들며 물었다.강유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음 구절을 읽어 내려갔다.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153화

    정기우는 더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듯 손을 저어 포졸들에게 그녀를 부축하라고 명했다.일행은 위풍당당하게 주씨 저택으로 향했다.지난번 일이 있었던 편청을 지날 때, 강유영은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었는데, 속에서 역겨운 기운이 다시 치밀어 올랐다.마치 주지상이 살아 숨 쉬고 있고, 자신이 위기에 처했던 그 끔찍한 순간으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그러자 곁에 있던 조원철이 의도한 것인지, 아님 우연인지 그녀의 시야를 가로막으며 듬직하게 앞을 가려주었다.“청운.”부름을 들은 청운이 급히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조원철은 그의 귀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152화

    강유영의 심장이 거칠게 요동치기 시작했다.조원철의 반응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어린 시절의 정을 생각해서 놓아주기는 커녕, 오히려 그의 욕구만 자극한 꼴이 되었으니...고양이 앞에 놓인 쥐가 된 기분이었다.뼛속 깊이 자리 잡은 압박감에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온몸이 저려오는 가운데, 그의 수려한 얼굴이 서서히 다가오는 것을 그저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때,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정기우가 헛기침을 하며 인기척을 냈다.“세자….”하지만 조원철은 바로 손을 놓았고, 강유영은 물 밖으로 튀

  •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제150화

    이는 자신의 혐의를 씻어내기 위한 명백한 변호이기도 했다.“그저 검을 차고 있었을 뿐이지 않습니까? 의심을 피하려고 일부러 식칼을 썼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주씨 노부인은 마치 미리 준비라도 한 듯 즉각 날을 세워 반박했다.“내 검술이라면 단칼에 목이 떨어져 나갔을 것이오. 이토록 어설픈 상처는 힘이 약한 자, 필히 여인의 소행일 터.”조원철은 주씨 노부인을 차갑게 훑어내렸다.강유영 역시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는 무공을 수련한 사람이다. 만약 그가 식칼을 휘둘렀다면 주지상의 머리가 저렇게 목에 붙어 있을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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