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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Aвтор: 복주머니
두 아이는 내가 그들을 차단한 걸 보자 더 이상 잔꾀를 부릴 엄두도 못 내고 다른 사람 휴대폰으로 내게 전화를 걸었다.

임수정은 몇 번이나 목이 메어 울먹였다.

“엄마, 전에 엄마한테 그렇게 못 할 짓 한 거 정말 미안해. 하지만 그건 내 진심이 아니었어. 진보라와 아빠가 우리 집이 돈에 쪼들리는 걸 알고 일부러 돈으로 날 협박해서 시킨 거야!”

“돈이 부족한 건지 아니면 돈을 탐낸 건지 네 마음속으로 더 잘 알고 있겠지.”

차를 산 지 겨우 2년밖에 안 됐는데 새 벤츠로 바꾸겠다고 하고 사위랑 버는 돈도 많지 않으면서 손녀를 비싼 국제학교에 보내겠다고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으니 말이다.

이게 돈이 부족한 건가?

이건 허영심이었다.

“엄마,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엄마가 심 회장이랑 잘 지내면서 아이 학비랑 차 바꿀 돈을 좀 보태줬으면 나도 그렇게까지 안 했을 거 아니야...”

“수정아, 너 또 이렇게 사흘이 멀다 하고 내 속 뒤집으면 나도 더 이상 가만있지 않을 거야.”

임수정의 억지스러운 변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나는 전화를 끊었다.

임수정은 엉엉 울었지만 다행히 그 후로는 연락이 없었다.

그러나 임우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내게 전화를 걸었다. 이미 할 말은 다 했는데 결국 그는 사과를 바리바리 사 들고 나를 찾아왔다.

“엄마,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 고치면 되잖아.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인데 어떻게 그리 쉽게 인연을 끊겠다고 하는 거야? 손자도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데 언제 한번 시간 내서 손자 보러 와.”

나는 짜증스럽게 말했다.

“너희가 날 집에서 쫓아낸 그 날, 난 다시는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했어. 난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제발 날 좀 내버려 둬.”

임우진은 내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모자끼리 무슨 원한이 있어? 이러는 거 어때? 내가 진심으로 사과할게. 미안해! 곧 내 생일인데 엄마도 와. 내가 술 석 잔 마시며 사죄할게.”

나는 이미 신물이 났다.

하지만 그는 자기 잇속만 챙기느라 내 생각은 전혀 안중에도 없었다.

임우진은 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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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짝!나는 두 아이의 뺨을 한 대씩 때렸다. 그동안 쌓였던 모든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했던 것이다.“내가 너희 남매 둘 때문에 평생을 고생했는데 너희는 나를 자살하게까지 만들었어. 그러면서 도와달라고? 왜? 무슨 자격으로? 설령 너희가 날 엄마로 생각한다 해도 난 이제 너희 같은 자식 필요 없어!”나는 돌아서서 갔다.두 사람은 날 막으려 했지만 심건우가 붙여준 경호원들이 막아섰다.난 이렇게 화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그제야 애들은 내가 진심으로 그들을 버린 걸 깨닫고는 겁에 질려 나를 불렀다.“엄마!”하지만 난 잠시 멈칫했을 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그동안 얼마나 깊은 정을 주었든 그 모든 것이 그들에 의해 짓밟혔다.진보라와 임강해는 이 일을 듣고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임강해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나미야, 우리 그래도 30년 부부였는데 옛정 생각해서 한 번만 봐주면 안 되겠어?”“당신은 날 평생 속이고 바람까지 피웠으면서 어떻게 옛정을 들먹여?”“내가 이렇게 잘못했다고 빌고 있잖아...”“정말 잘못했다면 목숨으로 갚던가!”나는 그의 전화를 끊고 차단해버렸다.진보라는 평생 일궈온 사업을 포기할 수 없어 온갖 방법으로 나에게 사과하며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애원했다. 내가 전화를 차단하자 그녀는 우리 집 앞에서 기다렸다.내가 차를 타고 나가려는데 진보라와 임강해가 갑자기 뛰어들었다. 운전기사는 황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진보라는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나미 언니, 제가 다 잘못했어요. 언니 남편을 빼앗고 애들 언니한테 등 돌리게 하고 언니 때리고 욕하고... 다 내 잘못이에요. 내가 정말 잘못했어요!”그녀는 임강해에게 눈짓을 했다.그는 진보라에게 음식을 던지고 발로 걷어차고 뺨을 때리고 접시로 머리를 깨는 등 진보라의 결혼식 날 그녀가 내게 했던 그대로 똑같이 되갚아 줬다. 그러고는 임강해도 무릎을 꿇고 앉아 엉엉 울면서 자기 뺨을 때렸다.“다 내가 짐승이라서 그랬어. 내가 잘못했어. 나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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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라는 순간 나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어졌는지 돌아서서 사람들을 맞이하러 갔다. 임우진은 내 상처는 안중에도 없는 듯이 험악한 표정으로 욕했다.“당신 같은 엄마가 있어서 정말 재수 없어. 쪽팔려 죽겠네!”“됐어. 엄마, 제발 좀 가. 나랑 오빠 심 회장한테 잘 보여야 한단 말이야. 여기서 일 망치지 말고.”임수정은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일으켜 세워 밖으로 밀어냈다.두 아이가 친엄마에게 이렇게 매정하게 대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서운함과 실망감이 몰려왔다.밖으로 쫓겨나다가 나는 마침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인 심건우와 마주쳤다.하지만 부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전남편이랑 애들은 항상 날 창피해했으니 지금 이 꼴을 보인다면 심건우도 싫어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하지만 심건우는 내 앞에 멈춰 서서 매우 불쾌한 표정으로 물었다.“이게 무슨 일이에요?”“난...”내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임강해가 호통쳤다.“입 닥쳐! 네가 뭔데 끼어들어!”진보라는 아양을 떨면서 말했다.“가난한 친척이 와서 행패 부리는 거예요. 죄송해요. 처음부터 부르지 말았어야 했는데.”“맞아요. 이런 사람은 아빠와 보라 이모의 결혼식에 올 자격도 없어요. 당장 내쫓을게요.”임우진이 재빨리 말했다.임수정은 이런 자리에서 말은 못 하고 나를 더 세게 끌어당겼다. 새어머니에게 잘 보이려는 행동이었다.심건우는 이 상황을 보고 화가 폭발했다.“내 아내가 이 결혼식에 참석할 자격이 없다고? 좋아. 그럼 나도 참석 안 해!”이 말에 임우진과 임수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나를 거의 반사적으로 놓아주고 뒤로 물러섰다.임강해는 나를 멍하니 보며 몇 번이나 입을 벌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양... 양나미가 심 회장님 부인이라고요? 회장님 결혼하신다는 얘기는 못 들었는데요.”진보라는 너무 당황해서 손까지 떨었다.심건우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내가 결혼을 하든 말든 그쪽에 보고해야 할 의무는 없잖아요.”진보라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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