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인은 끝내 참다못해 목소리를 내리깔며 소리쳤다.“밖에 경비원 없어요? 이 미치광이를 끌어내세요.”“네!”경비원 두 명이 후다닥 들어와 연승우를 끌어내려고 했다. 다만 그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연승우가 카운트를 마쳤고, 그가 1이라고 하는 순간에 어린 남자아이는 구역질하다가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고 이어서 입에 거품을 물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호흡을 멈추었다.이 갑작스러운 광경을 지켜보던 어린 남자아이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아들, 엄마 봐봐, 왜 그래, 엄마 놀라게 하지 마.”유한민 역시 깜
주가인은 머뭇거리는 유한민을 쳐다보다가 다시 윤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다.“윤 교수님, 교수님 생각은 어떠신가요?”“환자의 현재 상황으로서는 제 은사님인 ‘의신’ 께서 자리에 계신다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의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운전기사는 말할 것도 없죠.”유한민의 마음속에 간신히 자리 잡고 있던 마지막 희망마저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할수 있는 거라곤 궁지에 몰려 의술에 대해 아는 거라도 없는 운전기사에게 희망을 건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뿐이었다.“의술을 모른다고? 그러면 방금 어떻게 정확한 카운트다운을
모두가 숨죽인 채 기다리고 있었고 연승우가 카운트다운을 마치자, 다 죽어가던 어린 남자아이가 갑자기 반쯤 일어나 앉아 입을 벌리고 짙은 가래를 뱉어냈다.“으아아앙!”남자아이의 우렁차고 힘찬 울음소리가 수술실에서 오랫동안 메아리쳤다.남자아이가 기적처럼 깨어나자, 무균병실에 있던 사람들은 감동이 벅차올랐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남자아이의 어머니는 한달음에 달려가 남자아이를 껴안고 흐느끼며 울었다.“아들, 괜찮아? 너 엄마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유한민도 감격스러운 나머지 목이 메었다. 그는 연승우의 손을 붙
잠시 고민 끝에 연승우는 차라리 운전기사가 되어 정체를 숨기려고 했다.연승우는 주가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높은 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대표님, 앞으로 연승우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그러자 주가인이 말을 이었다.“승우 씨, 기사 업무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거예요. 운전 말고도 저의 방패막이 되어주세요. 페이는 걱정하지 마세요, 기존에 약속드린 월급의 2배로 드릴 겁니다.”‘방패막?’연승우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대표님, 무슨 말씀이세요?”주가인이 말했다.“단도직입적으로 알려줄게요. 앞으로
안성찬은 연승우를 매섭게 쏘아보았다“흥, 너 오늘 운수 좋은 줄 알아.”안성찬은 말을 마치자마자 울리는 휴대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네, 준표 형님! 지금 막 회사에 도착했습니다. 곧 면접 보러 올라갈 거예요.”“네? 뭐라고요? 누군가 앞질러 면접을 보고 운전기사 자리를 가로챘다고요? 누굽니까? 연승우요? 풉, 빌어먹을 연승우 말하는 거예요?”통화를 마친 안성찬은 몇 걸음 빨리 달려가 연승우를 가로막았다.“연승우, 너 설마 운전기사 면접 보러 온 거야?”연승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안성찬은 순식간에 폭발했다.“X발!
“저 사람은 생활방식에도 문제가 있는데, 동시에 여러 여자와 바람을 피운다고 들었습니다. 참, 저 사람은 내가 샤워하는 것도 자주 훔쳐봤었습니다. 이런 쓰레기를 고용하신다는 건 시한폭탄을 곁에 묻은 것과 같습니다.”주가인은 연승우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두 사람의 말이 사실인가요?”연승우도 부연 설명 없이 그저 담담하게 대답했다.“사실이 아닙니다.”단호한 연승우의 대답에 주가인은 조금의 의심도 들지 않았다.“그럼 됐어요.”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안성찬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주 대표님, 본인의 치부이니 당
안혜윤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주성 그룹이 정말로 안화제약을 블랙리스트에 올릴 줄이야... 그녀가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 친분을 쌓았는지 모른다.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노력 끝에 비로소 주성 그룹과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안성찬의 말대로라면 연승우의 말 한마디로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수포가 된 것이었다.무엇보다 내일이면 진북왕 환영 만찬이 열리는데, 주성 그룹은 협력사 임원 중에서 게스트를 선정해 만찬에 초대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시점에 블랙리스트에 올랐으니 진북왕을 만날
양태하는 그녀를 향해 느끼한 미소를 남발했다.“별말씀을요, 우리가 남도 아니고!”양태하의 말에 안혜윤은 마음이 불편해졌다. 지금까지 안혜윤은 단 한 번도 양태하에게서 이성적인 호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고 그저 친구로 여겼다.만약 양태하가 고백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이춘화와 안성찬, 그리고 박세영은 양태하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하며 아첨을 멈추지 않았다.“태하 씨, 어린 나이에 허원철 어르신과 유한민 청장 같은 거물급 인사들과 안면을 튼 사이라니, 정말 대단하네요.”“태하 형님, 형님은 제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