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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스매시모찌
주희재는 젊은 시절부터 게임을 거의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멀리한 건 아니었지만 도무지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도대체 번쩍거리기만 하고 요상하기 짝이 없는 그 가상 세계가 뭐가 그리 대수라고 사람들은 밥 먹는 것도 잊고 밤새도록 빠져드는 걸까? 시간 버리는 건 줄도 모르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고 굳이 파고들고 싶지도 않았었다. 그저 짙은 안개 장막 너머에서 멀찍이서 한심하다 생각하며 거리를 둘 뿐이었다.

그런데 증권시장이라는 소리 없는 전장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이제는 오히려 게임에 빠져 사는 사람들의 심정을 뼈저리게 이해할 수 있었다.

장 시작을 알리는 시스템 알림음이 ‘띵’하고 울리는 순간부터 온 신경은 캔들 차트에 꽉 묶여버렸다. 눈앞에서 요동치는 숫자와 캔들 차트가 만들어내는 심연 속으로 영혼이 통째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고 장 마감 알림음이 울릴 때까지 그 세계에서 단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찰나처럼 짧게 느껴진 하루의 격전이 끝났다.

“후...”

주희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뱉은 숨결에는 증시라는 소리 없는 전장의 화약 냄새가 묻어 있는 듯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모니터 한쪽에 고정돼 있었다. 이제 오늘의 성적표를 확인할 시간이었다.

[+1%, 1% 수익 실현.]

언뜻 보기에 보잘것없는 숫자였지만, 칼끝 위에서 버티는 트레이딩본부 입장에서는 결코 쉽게 얻은 성적이었다. 특히 오늘 같은 장세라면 더더욱 어려웠다.

“팀장님, 오늘도 정말 최선을 다해주셨네요. 덕분에 저희 팀은 살았습니다.”

젊은 트레이더 하나가 다가와 안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팀들은 어때요?”

주희재는 시선을 화면에서 떼지 않은 채 담담히 물었다.

“말도 마세요... 완전 아수라장입니다. 우리 트레이딩본부 소속팀들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들도 줄줄이 크게 깨졌습니다. 다들 난도질당했죠.”

최근 시장은 발작한 원숭이처럼 위아래로 날뛰며 사람들의 멘탈을 갉아먹고 있었다. 사실 증시란 원래 그런 것이었다. 아무리 화려한 이력의 엘리트들이 정교한 모델과 방대한 데이터를 들이밀어도 다음 한 틱을 정확히 맞히는 건 불가능했다.

이곳은 인간 본능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과 공포가 그대로 드러나는 전장이었다. 탐욕과 공포가 뒤섞여 만들어내는 집단적 광기 앞에서 논리와 데이터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었다.

“이러다간 이번 달 목표 실적 달성은 힘들겠군요.”

주희재는 관자놀이를 지그시 주물렀다.

“그래도 아직 일주일 남았습니다. 마지막에 한 번 크게 승부수를 던지면... 혹시 모르죠.”

부하 직원이 조심스럽게 희망 섞인 말을 덧붙였다.

트레이딩본부 소속팀들은 월별 수익률 목표를 안고 있었다. 보통 팀 포지션과 시장 상황에 따라 5%에서 10% 선 안쪽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업계 사정을 알 리 없는 외부에서는 흔히들 오해했다.

단기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1팀이라면 한 달에 50%, 많게는 100% 수익을 내는 집단일 거라 여겼다. 사람들은 그들을 증권시장의 칼끝에서 피를 빨아먹는 도박꾼들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트레이딩본부, 특히 초대형 사모펀드의 트레이딩본부는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살아남는 것, 그것이야말로 절대 원칙이었다.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었기에 트레이딩본부는 어떤 형태의 무리한 베팅도 철저히 금지했다. 레버리지 종목은 한도까지 강력히 제한했고 별도로 리스크관리본부라는 견제 장치까지 두어 통제했다.

그만큼 신중했기에 하루가 끝나면 계좌에 남는 건 소수점 단위의 미미한 수익, 혹은 제자리걸음이 다반사였다.

일일 손익 변동은 작아도 결국 누적 성과를 쌓아가는 것, 그것이 트레이딩본부의 철칙이자 뼛속 깊이 새겨진 생존 방식이었다.

“됐어요. 월말까지 있는 힘 다 쏟아내 보죠.”

주희재가 탁자 위를 두드리며 침묵을 끊었다.

“자, 커피 한 잔씩 타오시죠? 5분 뒤 회의실에서 데일리 리뷰 미팅 시작합시다.”

“네, 팀장님!”

주희재는 목이 말라 물 한 잔을 따르며 어수선한 생각을 가라앉히려 했다.

그런데 고개를 숙인 채 물이 차오르기를 기다리던 그때, 등 뒤로 소름 끼치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이, 주 팀장. 오늘 꽤 선방하시던데요?”

말투에는 은근한 질투가 묻어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비아냥을 숨기지 않고 덧붙였다.

“팀에 대단한 분이 새로 오셨다면서요? 줄 잘 서셔서 이제 든든하시겠습니다?”

주희재는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같은 해에 입사해 지금은 트레이딩본부 2팀을 맡고 있는 고정후 팀장이었다.

주희재의 미간이 곧장 좁아졌다.

“무슨 소리입니까.”

“모른 척하실 거예요?”

고정후는 슬쩍 주위를 훑어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뒤, 목소리를 낮췄다.

“오늘 우리 팀 인턴들 아주 죽다 살아났습니다. 장이 저 꼴인데도 하루 종일 뛰어다니며 잡일까지 다 했죠. 다 누구 덕분인지 아십니까? 주 팀장 팀에 새로 오신 그 ‘특별한 분’ 덕분 아니겠습니까.”

‘아, 그 얘기군.’

주희재는 바로 눈치챘다.

고정후의 말투는 점점 더 노골적으로 바뀌었다.

“회장님이 직접 꽂아 넣으신 ‘그분’말입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의자에만 붙어 계셨다면서요? 주 팀장님이 대단한 배려를 하신 덕분이라고 해야 하나요? 정말 의외네요. 평소에는 사내 정치 같은 건 생각도 없으신 듯 구시더니... 이제 와서 줄 서실 생각인가 봅니다?”

“그런 거 아닙니다.”

고정후가 아무리 시기 질투를 드러내도 주희재는 담담하기만 했다.

“이해합니다, 이해하죠. 회장님이 직접 꽂아 넣으신 ‘도련님’이 하필 주 팀장 팀으로 오셨으니, 저였어도 눈치껏 모실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고정후는 마치 모든 내막을 다 꿰고 있다는 듯 비웃음을 흘렸다.

“지금부터 슬슬 기면서 공을 들여야죠. 나중에 도련님이 임원으로 올라가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요. 그때 다시 줄 대려 해봤자 거들떠나 보실까 모르겠네요.”

얄밉기 짝이 없는 말이었지만 현실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었다.

소현성과 회장의 관계는 보이지 않는 가시처럼 모든 이들의 가슴에 박혀 있었다. 애써 모른 척하려 해도 불쑥불쑥 존재감을 드러내며 누구도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고정후는 주희재가 침묵하자, 괜히 정곡을 찔렀다고 생각했는지 더 신나서 파고들었다.

“도련님이랑 얘기 좀 나눠보셨어요? 회장님하고는 도대체 무슨 사이랍니까? 웬만해서는 절대 인사에 참견하지 않는 분 아닙니까. 친인척쯤은 돼야 이런 대우 받는 거 아니겠어요?”

그 말에 주희재는 소현성에서 직접 회장과 친인척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던 것을 떠올렸다.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쳇.”

고정후는 입을 삐죽 내밀며 코웃음을 쳤다.

“주 팀장, 설마 이번 기회에 혼자만 잘 보여서 특급 승진이라도 노리는 겁니까? 그렇게 안 봤는데, 야망이 크시네요?”

“말씀을 좀 심하게 하시는군요.”

주희재가 결국 짜증 섞인 목소리로 받아쳤다.

“딱 봐도 스펙 쌓으러 잠깐 들른 사람 아닙니까. 여기서 얼마나 버티겠어요.”

“흠... 뭐, 그건 그렇죠.”

고정후는 턱을 매만지며 눈을 굴렸다.

“하지만 설령 잠깐 스쳐 가는 인턴이라 해도 떠나기 전에 얼굴도장 하나쯤은 찍어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 팀장님도 그렇게 열심히 챙겨주시는데, 제가 가만히 있으면 되겠습니까?”

주희재는 더 이상 고정후와 설전을 이어갈 생각이 없었다. 그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갓 따른 물컵을 집어 들고 곧장 탕비실을 나섰다.

혼자 남은 고정후는 그 자리에서 ‘도련님’에게 눈도장 찍을 시나리오를 짜기 시작했다.

주희재가 소현성을 내버려둔 건 결코 윗선에 아부하기 위해서도, 흔한 줄타기도 아니었다.

그저 소현성을 시험해 보고 싶기 때문이었다. 베일에 싸인 그 ‘낙하산 인턴’이 과연 어느 정도의 실력을 숨기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주희재는 자리로 돌아와 키보드를 두드려 소현성의 모의투자 기록을 열었다. 보유 종목이 화면에 뜨자, 그의 눈빛이 단단히 가라앉았다.

“덴미안?”

덴미안은 광물 개발과 이차전지 재활용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였다.

지금 장세는 물론 평소에도 웬만하면 건드려서는 안 되는 대표적 ‘지뢰 종목’이었다.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서 베테랑들조차 외면하는 종목, 그런데 고작 인턴 신분의 소현성이 모의 계좌 전액을 여기에 쏟아부은 것이었다.

“이걸 또 풀매수해버린 거야?”

화면에는 ‘100%’라는 보유 비중이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주희재는 관자놀이가 씰룩거렸다.

‘테스트에 대한 노골적인 반항인가? 무모한 매매를 해놓고 보란 듯이 무언의 시위를 하는 건가?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라, 귀찮으니까 아무 종목에나 몰빵한 건가?’

그는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내가 뭘 기대한 거지...”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다. 평소 존경하던 회장이 직접 내려보낸 낙하산이라 그래도 조금은 남다른 감각을 지녔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지만 두 눈으로 확인한 결과는 그 기대를 여지없이 짓밟았다.

‘숨겨둔 능력이니, 대단한 배경이니... 다 웃기는 소리네. 그냥 기대 이하의 낙하산일 뿐이었어.’

리스크 분산 같은 기초 개념조차 없는 태도로 위험 종목에 풀배팅하고도 마치 남 일처럼 멍하니 앉아 있는 꼴, 그 무책임하고 안일한 태도 하나만으로도 답은 충분했다.

순간, 주희재의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는 애써 삼켜냈다.

“내가 뭐 하러 이런 애송이한테 화를 내.”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우리 팀에 오래 있을 사람도 아니야. 잠깐 경력 세탁만 하고 줄줄이 위로 끌어올려질 게 뻔한 도련님 걱정은 할 필요가 없지. 굳이 내가 먼저 비위를 맞출 필요도 없지만, 괜히 건드려서 원한을 살 이유도 없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불필요한 악감정까지는 만들지 말자. 무시가 답이야.’

잠시 생각을 정리한 주희재는 차갑게 창을 닫았다.

...

소현성에게 오늘은 회사에 들어온 뒤 가장 어색하고, 또 가장 지루한 하루였다.

아침에 출근해 긴장과 돈 냄새가 뒤섞인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부터, 오후 장 마감까지 그는 책 자리에 붙박이로 앉아 있었다.

중간에 딱 한 번 화장실에 다녀온 것 말고는 자리에서 일어날 일조차 없었다.

의미 있는 일이라면 단 하나.

장 시작 직후, 불시에 뇌리를 파고든 강렬한 직감이었다.

전류처럼 온몸을 훑고 손끝까지 저리게 만들던 그 충동이 뇌를 흔들었고, 결국 그는 매수 버튼을 눌렀다.

[덴미안]

순식간에 모의 계좌의 자금이 바닥을 드러냈다.

잔액은 단 한 푼도 남지 않은 채, 화면은 오직 한 종목으로 꽉 메워졌다.

그야말로 올인.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더는 할 일이 전혀 없었다. 옆자리 트레이더들은 숨 가쁘게 포지션을 조정하는데, 그는 그저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볼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사무실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처럼 소현성은 자리에 굳어 앉아 있었다. 그의 머리 뒤로 어색한 이질감만이 더 짙게 드리워졌다.

“현성 씨, 오늘 거래는 어땠어요?”

옆에서 이혜림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게... 그냥 뭐, 그럭저럭 이요.”

소현성은 얼버무리며 답했다. 차마 ‘풀매수’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요? 제가 한 번 볼까요?”

“아, 그건... 그냥 안 보시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이혜림은 그의 모니터 화면 구석에 박힌 보유 현황을 단번에 포착했다.

[덴미안 100%]

그 순간, 이혜림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니, 현성 씨!”

그녀는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 주변에 있던 트레이더들도 흠칫하고 고개를 돌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에요?”

“그게... 좀, 많이 어설퍼 보이죠?”

소현성은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어설픈 정도가 아니죠. 제가 지난번에 뭐라고 했습니까? 투자에서 제일 기본은 분산, 분산, 분산 투자라고요! 중요한 거라고 특별히 세 번 말했잖아요!”

이혜림은 두 손을 허리에 얹고 볼을 부풀리며 진지하게 따졌다.

“지난번에는 실수라면서 얼버무리더니 이번에는요? 왜 또 몰빵입니까? 게다가 하필 ‘덴미안’을요? 세상에... 도대체 왜 이런 종목을 잡으신 거예요? 설마 이번에도 실수로 마우스를 클릭했다고 할 겁니까?”

소현성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애매한 미소를 유지한 채 손톱이 머리카락에 파고들 정도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공기를 조금이나마 희석하려 애썼다.

‘이제 와서 이상한 촉이 와서 매수했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 누가 그걸 믿겠어!’

소현성은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혜, 혜림 누나 오늘은 어땠어요? 수익 좀 났어요?”

그의 예상대로 자기 실적 얘기가 나오자, 이혜림의 표정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 하얗게 질렸던 얼굴은 어느새 원래의 혈색을 되찾고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허리를 곧게 펴고 두 손을 허리에 착하고 올리더니 턱을 살짝 치켜세웠다.

“당연하죠. 제가 나섰는데 결과야 뭐 뻔하지 않겠어요? 오늘 수익률 무려 2% 달성했거든요! 이런 하락장에서 이 정도 먹은 사람은 아마 우리 1팀에서는 저밖에 없을걸요?”

그녀의 얼굴에는 금세 생기가 돌고 눈빛은 반짝였다. 자랑스러운 기색이 묘하게 귀여워 보였다.

“와, 대단해요. 진짜 대단해요!”

소현성은 엄지를 번쩍 세우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혜림 누나, 이번 평가야 무조건 통과겠네요.”

“아하하... 아이 참, 지금 그런 얘기할 때가 아니잖아요.”

이혜림은 민망한 듯 손사래를 치더니, 곧장 다시 눈을 부릅뜨며 소현성을 째려봤다.

“현성 씨, 잘 들어요. 다음번에는... 절대로! 두 번 다시는 오늘처럼 한 종목에 올인하는 일은 없어야 해요. 알겠어요? 반드시 분산투자해야 해요요. 이건 기본 중의 기본이에요. 아무리 하락장이라고 해도 그렇게 무모하게 몰빵하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요. 꼭 명심하세요.”

“네, 똑똑히 새겨둘게요. 절대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소현성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태도만큼은 누구보다도 진지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한참이나 떠들었다. 두 사람의 작은 웃음소리가 오가자 팽팽하던 사무실 공기도 잠깐 느슨해졌다.

“이혜림 씨, 소현성 씨! 지금 그렇게 한가해요? 여기서 웃고 떠들 여유가 있습니까?”

차갑고 날 선 목소리가 두 사람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고개를 번쩍 든 순간, 눈앞에 선 사람은 수석 트레이더 양건우였다.

그는 지나가면서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싸늘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째려봤다. 괜히 건드렸다가는 큰일 날 것 같은 인상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이혜림이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이자, 소현성도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회의 준비나 똑바로 하시죠.”

양건우는 비아냥 섞인 말 한마디 남기고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네...”

소현성은 회사에 들어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지만, 벌써 하나의 법칙을 깨달았다.

이곳의 분위기는 그날의 장세와 놀랍도록 정비례했다. 장이 좋으면 다들 얼굴에 웃음기를 띠었고 장이 꺾이면 잔뜩 예민해져서 잡히는 대로 괜히 날을 세우며 화풀이했다.

소현성이 멍하니 앉아 있자, 옆에서 이혜림이 작은 목소리로 달래듯 말했다.

“현성 씨,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오늘 대판이 워낙 크게 빠졌잖아요. 양 수석님도 손실이 컸다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다 비슷해요. 다들 수익은커녕 손해만 보니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설명을 들어도 소현성의 마음 한켠에서는 여전히 씁쓸함이 가시지 않았다.

‘아무리 손해를 봤다고 해도 왜 그걸 아무 잘못도 없는 인턴한테 풀어? 말도 안 되는 거잖아.’

생각할수록 납득되지 않았지만 곧 스스로를 비웃듯 고개를 끄덕였다.

‘젠장... 이게 바로 어른들의 세계, 직장이란 곳이지. 알 수 없는 규칙, 말도 안 되는 부조리, 억울한 일들... 그냥 참고 버텨야 하는 곳.’

“그래도 비교해 보면 우리 부서는 분위기 좋은 편이에요.”

이혜림은 혹시나 소현성이 겁먹을까 봐 서둘러 덧붙였다.

“현성 씨가 아직 다른 팀을 못 가봐서 그래요. 거긴 진짜 말 그대로 지옥이에요. 저랑 같이 입사한 동기들도 그 압박과 끊임없는 눈치 싸움을 버티지 못해서 결국 줄줄이 퇴사했거든요.”

‘네?’

소현성은 순간 멍해졌다.

늘 무표정에 모두를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버티고 있는 주희재가 팀장 자리에 앉아 있으니, 당연히 1팀이 제일 무겁고 답답한 곳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뭐라고? 우리 1팀이 오히려 가장 편한 곳이라고? 여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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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 헛소리였지. 이런 눈사태 같은 장세라면 이번 달은 물론, 몇 달은 부서 전체가 고개 푹 숙이고 쪼들려 지낼 게 뻔하다. 다 같이 허리끈 졸라매고 연명하겠구먼...’“잠, 잠깐만! 저건 뭐지?”장준휘는 모든 희망이 끊어진 듯 체념에 잠겨 있을 무렵, 시야 끝에 걸린 모니터가 그의 동공을 단번에 조여왔다.끝없이 무너져 내리던 파란 절망의 바다. 그 지옥 같은 화면 한가운데서, 눈을 찌르는 듯 선명한 빨간색 곡선 한 줄기가 치솟고 있었다.그건 단순한 상승세 신호가 아니었다.마치 화산이 분출하듯, 불길처럼 번져 나가며 모든 한기를 삼켜버릴 듯 타오르는 역전의 불꽃이었다.‘아니... 저건 그냥 빨간색 그래프가 아니다. 저건 희망이다. 거센 역풍을 뚫고 선 자만이 붙잡을 수 있는 승리의 불꽃이야.’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두가 시장이 끝없이 치솟을 거라고 외쳐댔다.“밀어붙여! 몰방이 답이다!”“이참에 바닷가 별장 하나 장만하는 거야!”그러나 그 광기가 사라지자 사람들은 놀란 닭처럼 허겁지겁 소리쳤다.“팔아! 던져! 다 정리해!”그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의 팀만은 정반대 길을 걸었다.처음에는 죽으러 가는 미친놈 취급을 받던 그들이 지금은 모든 이가 눈을 감은 자리에서 홀로 눈을 뜬 예언자로 서 있었다.그는 말뿐이 아니라 무려 현금 1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움켜쥔 채, 단호하게 전부 공매도에 쏟아부었다.온 시장이 매수 버튼을 광기에 휩싸여 두드리던 그 순간, 정반대 방향으로 몸을 던진 단 한 사람은 바로 소현성이었다....같은 시각 폭풍의 정중앙, 트레이딩본부 7팀 팀장 집무실.“...”소현성은 잠시 넋이 나간 듯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얼굴에는 어떤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 기쁨도 분노도 없었다.화면 위의 숫자들은 파도처럼 쏟아져 내렸고 캔들 차트는 절벽에서 추락하듯 곤두박질쳤다.누가 봐도 처참한 금융 재난의 도식이었다.그러나 그의 시선은 고요했다. 마치 모든 것이 이미 예정된 시나리오라도 되는 듯, 마음속은 평

  • 백수에서 개미들의 신이 되다   제98화

    날카롭고 급박한 시스템 알림음이 순식간에 리스크관리본부 전체를 휘몰아쳤다.리스크관리본부 팀장 장준휘는 등골 끝에서부터 차가운 한기가 솟구쳐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순식간에 등줄기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들었다.이 바닥에서 굴러온 세월이 몇 년인데, 이런 장면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모니터가 파란색으로 뒤덮였다.그 파란색은 곧 시장 붕괴와 재앙을 의미했다. 번쩍이는 불길한 빛은 그 자체로 종말을 알리는 경고등 같았다.순간, 평소라면 재빨리 돌아가던 그의 머리마저 멈춰 섰다.남은 건 단 하나의 생각뿐이었다.투박하고 무겁고 절망적인 결론이었다.‘씨X... 이제 끝장이다.’불과 몇 분 전만 해도 부서 분위기는 은퇴 후의 오후처럼 한가로웠다.커피잔을 들고 잡담을 나누거나 다과를 곁들여 티타임을 즐기던 모습이었다.시장은 잔잔했고 관리할 만한 리스크도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순간 단숨에 하늘이 뒤집혔다.금융위원회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마치 수심 깊은 바다에 폭탄을 던지듯 새로운 규제 정책을 기습 발표한 것이었다.그 소식은 마치 끓어오르는 기름 솥에 한 바가지의 얼음물을 퍼붓는 듯한 충격이었다.시장은 그대로 폭발했다.투매가 미친 듯이 터져 나왔다.제방을 무너뜨리고 쏟아져 내린 홍수처럼, 셀 수 없는 매도 물량이 무자비하게 덮쳐오고 있었다.“본부장님, 어... 어쩌면 좋습니까?”장준휘는 다리에 힘이 풀려 거의 나자빠지듯 반세훈 앞에 달려왔고 목소리는 너무 떨려 말 한마디조차 똑바로 나오지 않았다.그러나 눈앞에 보인 건, 이미 얼굴이 백지장처럼 질려 정신마저 놓아버린 듯한 반세훈 본부장이었다.그 순간, 장준휘의 심장은 그대로 얼어붙었다.“우리가 뭘 어쩌겠습니까?”반세훈은 입술을 덜덜 떨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갈라진 목소리 속에는 어떻게 해도 되돌릴 수 없다는 절망이 배어 있었다“우리 리스크관리본부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뭡니까? 서버실에 뛰어가서 랜선을 뽑아버릴 겁니까? 거래소

  • 백수에서 개미들의 신이 되다   제97화

    양건우는 숨조차 멎은 듯한 감각에 사로잡혔다.손아귀에 힘주어 움켜쥔 마우스가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처럼 덜덜 떨려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단순한 클릭조차 쉽지 않았다.그 앞에 펼쳐진 광경은 마치 주신의 신이 환생하여 인간 세상에 개입해 만들어낸 기적 같은 대역전이었다.‘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트레이딩본부 신설팀을 맡은 지 겨우 일주일 남짓 된 팀장이, 무슨 근거로 이런 사태를 예측할 수 있었단 말인가? 소현성... 저 사람은 도대체 정체가 뭐지?’양건우는 그 순간 200% 확신했다.광한국의 금융 중심지는 물론, 전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이런 타이밍에 이런 방식으로 시장의 붕괴를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이는 단 한 명뿐이라는 사실을.그 사람은 바로 트레이딩본부 7팀의 믿기 어려울 만큼 젊은 팀장 소현성이었다.‘설령 세상 어딘가에 또 다른 괴물 같은 천재가 있어 이번 폭락을 예상했다 해도, 과연 누가 우리 팀장님을 흉내 낼 수 있을까? 누가 감히 모든 이가 매수 버튼을 광기에 가까운 열기로 눌러대던 그 순간에 홀로 반대편에 설 수 있었겠는가? 조롱과 의심, 질타와 비웃음을 정면으로 감수하면서 가진 자금을 몽땅 내던져 시장을 거스르는 그런 베팅을 누가 감히 할 수 있었겠는가? 단순한 통찰의 영역이 아니야. 그건 배짱이고 광기이며 동시에... 선택받은 자만이 감히 할 수 있는 도박이야.’그건 절대 대수롭지 않은 소액의 시도가 아니었다. 수십만 원, 수백만 원 단위의 소액 투자 따위와는 차원이 달랐다.무려 100억 원, 중견기업 하나 부도나게 할 수 있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양건우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시선은 자석에 이끌리듯 얇은 유리 칸막이 너머로 향했다.회사 전체가 종말 같은 혼돈과 공포에 휩싸인 순간에도 소현성은 바른 자세로 흔들림 없이 앉아 있었다. 마치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사람처럼 놀라울 만큼 평온했다.양건우는 단 한 번의 눈 깜박임조차 허락하지 않은 채 숨을 죽이며 소현성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 백수에서 개미들의 신이 되다   제96화

    “이 썩을 놈들, 개 같은 것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방송이고 신문이고 전부 나서서 당장 주식 사라고 부추겨대더니...”사무실 한쪽 구석에서 누군가 히스테릭하게 고함을 질렀다. 목소리에는 배신감에 짓눌린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이게 말이 됩니까?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가 있다니! 젠장, 진짜 비열하고 파렴치하잖아요!”“빨리 팔아요! 지금 당장 다 팔아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들고 있는 포지션 전부 박살 납니다! 어서요!”불과 몇십 분 전까지만 해도 흡연구역에서는 호탕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성과급으로 최신형 수입차를 뽑을지, 아니면 휴양지로 떠날지를 두고 떠들던 사람들이었다.그러나 지금, 그들은 모두 가장 원초적인 공포와 절망 속으로 추락하고 있었다.트레이딩본부 사무실은 단숨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절망의 고함, 광기에 가까운 키보드 두드림, 눈앞에서 자산이 산산이 부서져 가는 광경에 억눌린 소리 없는 비명들로 뒤덮었다.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빨리 손실을 끊고 빠져나가길 원했다. 그것만이 이 돌발적인 참사를 피할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시장에는 이미 매도 물량만 산사태처럼 쏟아지고 있었다.셀 수 없이 겹겹이 쌓여 올라가는 매도 호가 속에서 이를 받아낼 매수자는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바로 그 시각, 사모펀드는 트레이딩본부 소속팀들을 비롯한 거의 모든 팀은 종말을 맞은 듯한 혼란과 공포에 잠식되고 있었다.오직 7팀만은 폭풍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이상하게도 한 발 비켜 서 있었다. 마치 거센 강물 건너편에서 불시에 터진 거대한 불꽃놀이를 차갑게 지켜보는 듯했다.물론 그것이 진정한 평온일 리는 없었다.7팀 구성원들 또한 심장이 벌렁거렸고 마찬가지로 거대한 또 다른 충격에 완전히 얼이 빠져 있었다.“정말... 정말 팀장님 예언대로 주식시장이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져 버린 겁니까?”한 선임 트레이더는 눈앞에 펼쳐진 차트를 멍하니 바라보며 중

  • 백수에서 개미들의 신이 되다   제95화

    “방금... 방금 전입니다. 몇 분 전쯤이었어요.”이수호는 온몸의 힘을 짜내듯 겨우 말을 이었다. 이미 목소리에는 떨림이 묻어났다.“금융위원회에서 긴급 정책 조정 발표문을 냈습니다. 앞으로 신용거래, 특히 레버리지를 동반한 공매도 거래를 전면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뭐라고요?”양건우는 귓가에 이명이 들렸다. 순간 그의 머릿속이 텅 비듯 새하얘졌고 몸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얼어붙는 듯 뻣뻣해진 감각이 전신에 퍼져 나갔다.이는 단순한 정책 조정이 아니었다.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단기 과열을 차단하겠다는 가장 강경하고도 명확한 메시지이었다. 지금까지 증시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밀어 넣던 ‘신용거래 자금’, 일명 빚투의 동맥을 정면으로 끊어 버리겠다는 의미였다.“그러니까... 그래서 다들 이렇게 아우성치는 거군요.”이수호의 얼굴은 거의 오열 직전처럼 일그러졌다.“양 수석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 시장에 들어와 있는 자금의 절대다수는 사실상 본인 돈이 아니라, 몇 배에서 많게는 열 배까지 불린 신용거래 자금입니다. 전부 빚이지요. 그런데 그걸 오늘 당장 막아 버리겠다고 하니...”그의 목소리는 끝내 갈라졌다.사무실을 짓누르는 정적은 곧 닥쳐올 시장 붕괴의 서막을 알리는 불길한 침묵 같았다.불과 짧은 시간 안에 주식시장이 폭발적으로 치솟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금융당국이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강력히 밀어붙인 신용거래 제도가 있었다.쉽게 말해 투자자가 자기 계좌에 가진 소액의 자금을 증거금으로 맡기면, 증권사를 통해 그 몇 배, 심지어 열 배 가까운 돈을 추가로 빌려 주식 거래에 나설 수 있었다.예컨대 2천만 원밖에 없더라도 신용거래를 활용하면 최대 2억 원을 굴릴 수 있는 셈이었다.이 제도는 사실상 ‘재테크용 흥분제’였다.순식간에 부를 불릴 수 있다는 환상은 개인 투자자들을 불나방처럼 끌어들였고 시장은 ‘돈이 돈을 부르는’ 불길로 달아올랐다.그러나 바로 오늘, 금융당국이 태도를 돌연 뒤집었다.그동안 무제한으로 열어 두었던 자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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