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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Penulis: 바람노래
서하는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은혁의 시선을 피했다.

은혁이 여자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말해 봐, 당신이 원하는 게 뭔지...”

서하의 코끝이 시큰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 사람에게 이런 다정한 면도 있는데.’

하지만 서하의 눈에는 유독 민레나에게만 부드러운 은혁의 모습이 겹쳐 보여, 씁쓸한 기분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서하는 차가우면서도 맑은 남자의 체취에 서서히 취했다.

은혁은 서하를 품에 안았다.

“원하는 거 다 말 해봐, 뭐든지 해 줄 테니까.”

“그러니 제발, 이혼 얘기만 하지 마.”

은혁의 낮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렸다.

늘 마음을 흔드는 은혁의 듣기 좋은 목소리는 깊고 낮은 울림으로 서하의 마음을 흔들었다.

은혁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서하의 귀에 힘차게 울리는 은혁의 규칙적인 심장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서하의 눈에는 온 세상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빛으로 물들었다.

항상 가족의 온기 없이 부서지고 온전치 못했던 서하의 심장도 그와 함께 다시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

‘참, 비참하다.’

서하는 스스로를 비웃었다.

이렇게까지 상처받고 나서도, 은혁의 포옹 한 번에 이토록 쉽게 설레다니.

그 상대가 배은혁이라는 이유만으로 서하는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긴 침묵 끝에, 서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알았어, 이혼 얘기 그만할게.”

은혁이 서하를 품에서 놓아주고는, 손으로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서하의 얼굴은 갸름하고 부드러운 전형적인 미인형이었다. 단아하면서도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특히 검고 촉촉한 눈동자, 풍성하게 올라간 속눈썹, 오뚝한 콧날이 돋보였다.

은혁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탐스럽게 잘 익은 복숭아 같은 아내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의 입맞춤이 이렇게 부드러운 것은 처음이었다. 은혁은 지그시 서하의 입술을 머금었다.

서하는 마치 은혁이 손 위에 올려놓고 애지중지하는 보석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졌다.

엄청난 고통 속에서 신음하던 사람이 갑자기 맛본 한 조각 초콜릿의 달콤함에 취해버렸다.

그 착각은 그동안의 고통과 상처, 그리고 자기만의 원칙마저 잊게 할 만큼 너무나 달콤했다.

‘만약 이 순간만큼은 배은혁의 마음에 내가 자리하고 있다면...’

‘지난 몇 년간의 노력은 헛되지 않은 거야’

그렇게 한참 후, 은혁이 입술을 떼었다.

은혁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그의 입술이 서하의 뺨에 닿았다가 귓불로 옮겨갔다.

이윽고 은혁은 서하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잠깐 있어, 나 좀 진정하게.”

은혁의 목소리가 더욱 낮게 가라앉았다.

“움직이지 마.”

남자가 몸을 붙이자 서하의 귓불이 뜨거워졌고, 심장은 쿵쿵거렸다.

고개를 돌려 은혁과 거리를 두려고 했지만, 두 사람의 몸은 빈틈없이 밀착되었다.

은혁은 문득 몸을 일으키더니, 서하의 안전벨트를 매어주고는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여기서 본가까지는 불과 몇 분 거리였다.

서하의 심장은 여전히 쿵쾅거리고 있었다.

은혁은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서하의 손을 계속 놓지 않았다.

본가에 도착하자, 은혁은 먼저 차에서 내려 조수석 문을 열고 서하를 이끌어 내렸다.

두 사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듯, 비밀스러운 기대감을 품은 채 집으로 향했다.

서하는 은혁의 뜨거운 손을 느끼며, 방금 전의 입맞춤을 계속해서 떠올렸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서하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기대하고 있었다.

정말 이대로라면, 은혁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싶었다.

늦은 시간이라 배씨 집안 사람들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고 거실은 비어 있었다.

은혁은 곧장 서하를 이끌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침실에 들어서자마자 서하를 문에 밀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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