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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Author: 김하이
원심분리기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는 가운데 송하나는 화면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데이터를 응시하며 목이 바짝 말랐다.

이번이 벌써 일곱 번째 공정 검증이었다.

앞서 몇 차례는 모두 불안정한 유화 과정에서 실패했다.

연이은 실패로 모두의 사기가 저하되었는데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이 방안은 결국 폐기될 수밖에 없다.

“pH 값 기준치를 달성했습니다!”

흥분한 외침과 함께 실험실은 순식간에 활기를 띠었다.

화면 속 완벽한 피크를 보며 주민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안경을 고쳐 썼다.

“뭐야? 약물 탑재량이 예상보다 5%나 더 높잖아...”

대표이사실.

서유준은 실험 성공 소식을 듣자 입가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교수님이 그녀를 잘못 보신 게 아니었다.

송하나는 역시 천재였다!

그날 밤.

송하나는 퇴근 후 회사에서 나와 집으로 가려던 참인데 몇 걸음 가지 않아 옆에서 경적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서유준이 눈앞에 나타났다.

“타. 데려다줄게.”

“아니에요, 대표님. 저기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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ᄅᄅ
빨리보고 싶은데 재미있어서 계속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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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3화

    기껏 연회장에서 피아노나 치는 여자가 감히 이렇게 건방질 수가.자신이 눈여겨봐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판에 술병으로 머리까지 내리쳤다.중년 사업가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고함을 들은 경호원 몇 명이 곧바로 달려와 여자가 도망친 방향으로 뒤쫓았다.여자는 정신없이 달렸다.사람이 많은 연회장으로 가면 더 위험할 것 같아 그쪽으로는 향하지 못하고 온 힘을 다해 갑판 쪽으로 뛰었다.밤바람이 금빛 웨이브 머리를 사정없이 흩뜨렸다.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목과 뺨에 붙었고 정교했던 화장도 조금씩 번졌다.이때 송하나는 여전히 밤하늘 가득 피어나는 불꽃놀이에 흠뻑 취해 있었다.그러나 갑자기 뒤쪽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발소리와 고함, 사람을 뒤쫓는 소리에 송하나는 가슴이 철렁해지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시야 끝에 누군가 다급하게 달려오는 모습이 들어왔다.머리카락은 엉망으로 흐트러지고 걸음마저 휘청거리는 그 사람은... 시아였다!송하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문이 썩인 눈빛으로 바라봤다.‘시아 선배가 왜 여기 있지? 명문가의 딸로 늘 당당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유지하던 시씨 가문의 아가씨가 왜 크루즈 연회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던 걸까? 그것도 지금은 사람들에게 쫓기며 이렇게까지 초라한 모습으로.’송하나가 더 생각할 틈도 없이 뒤쫓아 오는 경호원들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강한 압박감이 몰려왔다.넓은 갑판은 한눈에 다 보였고 숨을 만한 곳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시아는 완전히 막다른 곳에 몰렸다.절체절명의 순간, 송하나의 머릿속에 한 가지 방법이 번뜩 떠올랐다.그녀는 목소리를 낮춰 다급하게 외쳤다.“시아 선배. 이쪽으로 오세요. 빨리 숨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송하나는 풍성한 프렌치 드레스의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렸다.여러 겹으로 포개진 풍성한 시폰 치마는 구름처럼 넓게 퍼져 있어 한 사람쯤 숨기기에 충분했다.시아는 고개를 들고 당황한 눈빛으로 송하나를 바라봤다.그러나 망설일 시간은 없었다. 시아는 곧바로 송하나에게 달려가 허리를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2화

    송하나는 조용히 전망석에 앉아 접시에 담긴 정갈한 디저트를 천천히 맛보며 멀리 해안의 야경을 바라봤다.심성빈은 그녀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가끔 인사를 건네거나 술잔을 권하는 사람들을 상대할 뿐, 대부분 시간에는 시선을 송하나에게 두고 있었다.잠시 뒤 심성빈은 무심코 연회장 중앙을 훑다가 이번 만찬의 주최자가 사람들 사이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상대는 심하 그룹이 해외 사업에서 장기적으로 깊은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할 중요한 파트너였다.예의상으로도 직접 가서 인사하는 게 맞았다.심성빈은 송하나 곁으로 와 몸을 살짝 숙이며 낮고 부드럽게 말했다.“하나야, 주최 측에 잠깐 인사하고 올게. 금방 돌아올 거야.”송하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았어요. 다녀오세요.”심성빈은 연회장 중앙을 향해 걸어갔다.검은 정장은 그의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유명 인사와 권력자들이 가득한 자리에서도 그는 유난히 눈에 띄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송하나는 얌전히 자리에 앉아 그를 기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밤하늘에서 갑자기 불꽃 하나가 화려하게 터졌다.바람도 쐬고 아름다운 불꽃놀이도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던 송하나는 치맛자락을 들고 옆쪽 갑판으로 나갔다. 그곳은 찾아오는 손님이 드물어 조용했고 시야도 탁 트여 있었다.불꽃들이 하나둘씩 밤하늘에 피어났다.황금빛 불씨가 별처럼 밤하늘을 수놓으며 쏟아져 내렸고, 반짝이는 바다 위로 부서지며 물결을 따라 흔들렸다.장관이었다.송하나는 서늘한 난간을 가볍게 잡은 채 하늘을 가득 메운 불꽃을 바라보다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같은 시각, 환하게 빛나는 연회장 안에서는 맑고 공허한 듯한 피아노 선율이 천천히 끝을 맺었다.연주하던 여자는 건반 위에서 손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가 복도 모퉁이에 막 들어선 순간, 술에 취한 중년 사업가 한 명이 앞을 막아섰다.중년 사업가는 음탕한 눈빛으로 그녀의 몸을 거리낌 없이 훑어보며 음험하게 웃었다.“아가씨, 피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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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0화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안나는 그대로 굳었다.안나는 묵직한 식판을 든 채 네 사람이 한자리에 앉아 웃고 떠드는 모습을 바라봤다. 반면 혼자 덩그러니 서 있는 자신은 그곳에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 같았다.안나는 맥없이 몸을 돌려 아무도 없는 빈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식판 위 가득 담긴 음식을 봐도 더는 입맛이 나지 않았다.뒤쪽에서 흘러나오는 수군거림이 그녀의 귓가에 꽂혔다.“저기 봐. 시아랑 송하나, 비주얼이랑 분위기 끝판왕 둘이 같이 있으니까 그림이 장난 아니다.”“난 둘이 무대에서만 겉으로 친한 척하는 줄 알았는데 사적으로도 사이가 되게 좋네.”“그러고 보니 안나는 왜 같이 안 있어? 예전에는 매일 시아 옆에 붙어 다니면서 하루 종일 떨어질 줄 몰랐잖아.”“너 몰라? 시아가 안나랑 절교했대.”“뒤에서 뭔가 못된 짓을 하다가 시아한테 찍혔다던데. 요즘 시아가 아예 눈길도 안 준대.”“그래서 요즘 맨날 혼자 다니는구나.”학생들의 말이 귀에 들어올 때마다 안나가 애써 지키던 체면이 처참하게 찢겨 나갔다.그녀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젓가락을 힘껏 쥐었다. 마음속에서 원망스럽고 억울한 감정이 미친 듯이 번졌다.‘난 이미 자존심을 내려놓고 시아 선배에게 사과했고 화해하자며 문자도 수도 없이 보냈어. 그런데 시아는 조금도 체면을 세워 주지 않는구나. 그것도 모자라 송하나와 저렇게 가까이 지내다니. 이건 보란 듯이 나를 망신을 주려는 거잖아.’안나의 두 눈에 음울하고 차가운 빛이 번졌고 이성은 완전히 무너졌다.‘시아 선배가 이렇게 냉정하고 의리 없이 나온다면 나도 앞으로 인정사정 봐줄 필요가 없어.’심하 그룹 해외 지사.요즘 심성빈의 등 상처는 거의 다 회복되었다.매일 정해진 시간에 드레싱을 받는 것 말고는 대부분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며 핵심 업무를 처리했다.오후.그가 급한 일을 막 정리했을 때 사무실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비서실장이 들어와 두 손으로 초대장 한 장을 건넸다.“심 대표님, 이번 주말에 고급 프라이빗 크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89화

    다음 날.송하나는 평소처럼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갔다.점심때가 되자 그녀는 허지안과 함께 교내식당으로 향했다.식당 안은 학생들로 북적였고,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밥을 먹으며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송하나는 입맛이 없는지 간단한 가벼운 음식만 식판에 담았다.반면 허지안의 식판은 고기와 채소가 골고루 담겨 푸짐했다.허지안은 송하나의 지나치게 담백한 식판을 보고 감탄하듯 말했다.“하나야, 너 이거밖에 안 먹어? 너무 부실한데? 이걸로 배가 차?”송하나는 가볍게 웃었다.“오늘은 입맛이 별로 없어. 그냥 가볍게 좀 먹으려고.”“그러니까 네가 그렇게 날씬하고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는구나.”허지안은 한숨을 내쉬듯 말했다.“너랑 비교하면 나 완전 돼지 같아.”“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송하나는 부드럽게 달랬다.“너 퇴원한 지 얼마 안 됐잖아. 몸 회복하려면 영양 보충해야지. 많이 먹는 게 좋아.”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빈자리를 찾았다.그때 허지안이 갑자기 팔꿈치로 송하나를 살짝 건드리며 목소리를 낮췄다.“하나야, 저기 봐.”송하나가 시선을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 안나가 식판을 든 채 어색하게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주변에는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학생들이 가득했지만 안나 혼자만 덩그러니 떨어져 있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쓸쓸함과 난처함이 떠올라 있었고, 온몸에서 외롭고 갈 곳 없는 기색이 묻어났다.허지안은 그런 안나를 보며 요즘 상황을 조용히 설명했다.“어제 고학년 기숙사 쪽을 지나가는데 다들 그러더라. 안나가 요즘 반에서 완전히 따돌림당한대.”허지안은 잠깐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 말했다.“예전에는 시아 선배 옆에 붙어 다니면서 선배 인기를 믿고 자기가 남들보다 잘난 줄 알았잖아. 사람 대하는 태도도 거만했고 다른 학생들을 늘 무시했어. 그때는 다들 시아 선배 체면 때문에 참고 넘어갔는데, 지금은 시아랑 절교했잖아. 예전에 안나한테 상처받은 사람들은 아무도 상대하려고 안 한대.”“주변을 맴돌던 남자 학생들도 마찬가지야. 다들 시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88화

    나윤정은 몸을 돌려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그녀의 모습이 로비 깊숙이 사라지고 나서야 심성빈이 천천히 송하나 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며 낮게 말했다.“가자, 하나야. 우리도 집에 가자.”“네.”송하나는 짧게 대답하고 그를 따라 차에 올랐다.돌아가는 길.송하나는 좌석에 기대 눈을 잠시 감고 있었다.하지만 마음속에는 낮에 들은 한 가지 일이 계속 맴돌았다.학장실에서 나윤정이 무심코 꺼낸 정원이라는 이름이 마치 가느다란 깃털처럼 그녀의 기억을 간질이며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낯선데도 뼛속까지 익숙한 듯했다.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심성빈은 그녀의 기분을 살피고 있었다.송하나가 어딘가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짓는 걸 알아차린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아주며 손끝으로 천천히 쓰다듬었다.“무슨 생각해? 고민이라도 있어?”손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에 송하나의 들뜬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마음속의 의문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었다.“성빈 씨, 오늘 이모가 한 사람의 이름을 말했어요. 정원이라는 이름이에요. 처음 듣는 이름인데도 마음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익숙하고 아주 오래전에 수없이 들어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정원이라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예요? 성빈 씨는 그 사람을 알아요?”심성빈의 손끝이 순간 뻣뻣하게 굳었다.그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가슴속에는 거센 파문이 일었다.이것이야말로 그가 가장 두려워했던 질문이었다.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마음속 감정을 억누르고 애써 태연한 눈빛으로 송하나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예전에 네가 연구 일을 할 때 알게 된 사람이야. 그때 서로 엮이는 일이 꽤 많았어. 그래서 그 이름이 익숙하게 느껴졌겠지.”“그 뒤에 해외 연수 기회를 얻어서 외국에 정착했고, 자연스럽게 연락도 끊겼어.”“하나야, 너 예전에 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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