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너를 살리려고 만든 약이 너를 죽였다. 이번에는 결말까지 바꿀게.” 내가 만든 치료제가 사랑하는 남자, 현시우를 죽였다. 죽어가는 그를 품에 안은 날, 다음에는 반드시 그를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미래의 기억이 돌아왔다. 그가 죽는 미래를 기억한 순간, 나는 이미 현시우를 다시 사랑하고 있었다. 십 년 동안 나를 찾아 헤맨 남자. 이번에도 속절없이 사랑하게 된 남자. 그리고 미래에서, 내 연구 때문에 죽게 될 남자. 그를 살리려면 이번에는 사랑하지 말아야 할까.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너의 죽음을 기억한다. 그러니까 이번 생에는, 내가 너를 살릴게.
View More주화생명연구소.
제1 실험실로 들어온 유주하는 속으로 혀를 찼다.
‘몇 달 전 만 해도 나를 실험체로 썼던 그 실험실에서 실험하게 만들어?’
주라헬! 넌 진짜 미쳤어!
주하의 머릿속에 피보다 짙은 버건디색의 붉은 단발머리와 남색 눈동자가 떠올랐다.
그날의 대화까지도 선명하게 떠올랐다.
“시우도 시키병이거든. 그러니 네가 살려내 봐.”
다리를 꼬고 앉은 주라헬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주하를 보며 기대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뭐?”
“그럼, 너도 자유잖아?”
주작가의 가주이자 자신과 똑같이 생긴 주라헬.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대략 40대 중반으로 보였다.
다른 이들이 그녀를 존경하든 좋아하든 말든, 주하는 주라헬을 볼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혐오감과 원초적인 증오를 비롯한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치솟았다.
이 끔찍한 곳을 몇 번이고 다 부숴버리고 싶었다.
주작 가문까지도….
퇴근 시간.
주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도착하자 문이 열렸다.
‘시우, 시우가 필요해. 시우 향기를 잔뜩 마셔야지.’
빠르게 로비를 훑었다.
현시우가 금방 눈에 들어왔다. 방금까지도 회사에 있다 왔는지 짙은 남색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그는 벽에 기대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몇 번이나 힐끗거렸지만, 정작 본인은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았다.
“어?”
주하의 눈이 가늘어졌다. 낯선 여자가 시우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저기, 혹시 시간이 되시면….”
‘누구지? 설마 또?’
여자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시우는 제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그냥 가시죠. 애인을 기다리는 중이라서”
여자는 머쓱한 얼굴로 돌아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하는 슬그머니 시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가 보고 있던 휴대폰 앞에 제 휴대폰을 불쑥 내밀었다.
“저기, 번호 좀 주실래요?”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시우의 검은 눈동자가 초승달처럼 휘어졌다.
“번호만요?”
시우가 다정한 목소리를 내며 팔을 주하의 허리에 감더니 바짝 끌어당겼다.
“여기 로비야! 내 직장이라고!”
“알아. 그래서 더 하는 거지.”
주하가 입꼬리를 올렸다.
“번호 말고 무엇을 더 주실래요?”
“식사부터?”
시우에게 손을 잡힌 주하는 신이 나서 함께 걸었다. 그러다 시우가 그녀의 귓가에 나직이 속삭였다.
“아니면? 침대로 먼저 갈래?”
“……침대. 시우 침대 위에 있을래.”
“응. 얼마든지.”
***
시우의 집 안에 있는 주차장에 차가 멈추자마자, 시우는 조수석에 앉은 주하의 의자를 뒤로 한껏 젖혔다.
“침대에서 하신다면서요?”
“지금 좀 급해서.”
어느새 시우가 주하의 몸 위로 올라왔다. 시우가 고개를 비틀어 주하의 입술을 깊게 물었다.
살짝 벌린 틈으로 들어온 그의 혀가 그녀의 여린 점막을 스치고 그녀의 혀를 옭아매듯 얽혔다. 온통 그의 타액으로 묻혀놓을 심산인 건지, 평소보다 거칠게 파고들어 주하는 짧게 숨을 삼켰다.
“으,…!!”
시우의 어깨를 잡고 있던 주하의 손이 서서히 내려가 그의 다리 사이를 쓰다듬었다.
“하아….벌써 보고 싶었어?”
시우의 낮은 목소리에는 뜨거운 열기가 잔뜩 배어 있었다.
“어. 너만 보면 스트레스가 풀려서.”
“그럴 것 같아서. 여기서 한 번 하는 거지.”
“침대에서도 하게 해줄 거지?”
시우의 입술이 주하의 목덜미를 지분거렸다. 그녀의 블라우스 안으로 들어 온 그의 손이 속옷을 밀어 올리자 봉긋 솟은 말랑한 젖가슴이 튀어나왔다. 시우는 양손으로 가슴을 밀어 올리듯 움켜쥐었다.
“하앙.”
“벌써 유두 발딱 세우셨는데? 유주하씨.”
“네 향기만 맡아도 달아오르니까….”
“영광입니다. 내 사랑.”
“사랑해. 현시우씨.”
치마 안으로 파고든 시우의 손이 속옷을 끌어 내렸다. 손가락이 젖은 한쪽을 헤집는 사이, 주하의 두 손이 그의 버클을 풀었다.
단단하게 선 굵은 것이 드러났다. 선단에는 이미 맑은 액이 맺혀 있었다.
“빨…리 넣어줘.”
“네. 그러도록 하죠.”
둥근 선단이 조붓하게 닫힌 틈을 벌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모든 틈을 가득 메우는 빠듯한 압박감에 속살은 좋다고 애액을 흘리며 그의 좆을 물고 늘어졌다.
퍽!
깊숙이 들어오자, 주하의 허리가 휘어졌다.
“하앙!”
시우는 그녀의 상의를 걷어 올렸다. 드러난 출렁이는 가슴의 정점이 마치 탐스러운 베리처럼 달려있자, 그는 입에 베어 물고 혀로 쓸었다.
“하아앙!! 시…우야!!”
퍽퍽!!
그의 거친 허리짓이 이어질수록 아래는 애액을 토해내며 흥건하게 젖으면서도 그의 것을 놓아주지 않았다.
주하의 두 다리가 시우의 허리를 감자, 그의 좆이 더 깊이 밀려들어 왔다.
그의 탁한 신음이 주하의 귓가에 떨어졌다. 이윽고 불룩해진 좆머리에서 뜨거운 체액이 퍼지자, 주하의 속살과 몸이 전율하며 그를 끌어안았다.
“흐..아앗. 현….우, 시우.”
“금요일을 엄청 기다렸거든.”
낮게 울리는 음성에 주하의 입술 끝이 속절없이 호선을 그렸다. 시우의 뺨을 향해 뻗은 주하의 하얀 손가락이 그의 두 볼을 감싸 안듯 부드럽게 매만졌다.
“뭐? 천하의 일 중독 현무가 가주님께서 쉬시는 날을 기다리는 줄은 몰랐네요.”
“그래? 그럼 더 알려줄게.”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시우는 주하를 끌어안고 침대로 향했다.
어젯밤 늦게, 현겸에게서 주하의 동선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그중 하나가 학교 체육관 수영장.주하가주로 나타나는 시간에 맞춰 바로 이곳에 왔다.‘물놀이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던 애가 물을 무서워했다고?’마음 한편에 무거운 추가 매달린 듯했다.그날 이후 바뀐 걸까.
살아 있는 듯, 진한 붉은 색의 피가 넘실거리는 연보라색 튜브.주라헬이 연보라색 튜브를 들어 올려 형광등에 비춰보며 의미심장한 눈길로 바라봤다.“이거란 말이지.”“네.”“그럼 진행해. 정말 겨울이 맞는지 확인해 봐.”“네. 결과는 나오
가슴에 맺힌 말들이 차오르다가 사라졌다. 시우는 숨을 천천히 고르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현진과 아는 사이면… 같은 랩이야?”“어.”주하는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듯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시우의 가슴은 그 짧은 대답에도 반응하며 두근거렸다.‘
현성은 혈액 샘플을 들고 가는 길에 1층에 있던 현진과 마주쳤다.“어째 누나의 표정이 좋아 보인다?”괜히 배알이 조금 꼴려 현성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어. 그렇지.”현진은 1층 카페를 바라보며 흐뭇한 웃었다. 그 모습을 본 현성은 소름이 돋는다는 듯 살짝 거리를 벌렸다.“누나 왜 그래? 무섭게. 여기에 누구 발라 죽일 사람 있어?”“아니.”현진은 여전히 카페를 바라봤다.“ 가주님은 바나나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1층 카페마다 바나나 우유 메뉴를 만들라고 지시했을까?”“어. 맞다. 그때 말이 많았지. 단 걸 먹지도 않으면서 굳이 왜 그러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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