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에는 내가 너를 살릴게.

이번 생에는 내가 너를 살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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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별1001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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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살리려고 만든 약이 너를 죽였다. 이번에는 결말까지 바꿀게.” 내가 만든 치료제가 사랑하는 남자, 현시우를 죽였다. 죽어가는 그를 품에 안은 날, 다음에는 반드시 그를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미래의 기억이 돌아왔다. 그가 죽는 미래를 기억한 순간, 나는 이미 현시우를 다시 사랑하고 있었다. 십 년 동안 나를 찾아 헤맨 남자. 이번에도 속절없이 사랑하게 된 남자. 그리고 미래에서, 내 연구 때문에 죽게 될 남자. 그를 살리려면 이번에는 사랑하지 말아야 할까.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너의 죽음을 기억한다. 그러니까 이번 생에는, 내가 너를 살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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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네가 살려내 봐.

주화생명연구소.

제1 실험실로 들어온 유주하는 속으로 혀를 찼다.

‘몇 달 전 만 해도 나를 실험체로 썼던 그 실험실에서 실험하게 만들어?’

주라헬! 넌 진짜 미쳤어!

주하의 머릿속에 피보다 짙은 버건디색의 붉은 단발머리와 남색 눈동자가 떠올랐다.

그날의 대화까지도 선명하게 떠올랐다.

“시우도 시키병이거든. 그러니 네가 살려내 봐.”

다리를 꼬고 앉은 주라헬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주하를 보며 기대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뭐?”

“그럼, 너도 자유잖아?”

주작가의 가주이자 자신과 똑같이 생긴 주라헬.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대략 40대 중반으로 보였다.

다른 이들이 그녀를 존경하든 좋아하든 말든, 주하는 주라헬을 볼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혐오감과 원초적인 증오를 비롯한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치솟았다.

이 끔찍한 곳을 몇 번이고 다 부숴버리고 싶었다.

주작 가문까지도….

퇴근 시간.

주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도착하자 문이 열렸다.

‘시우, 시우가 필요해. 시우 향기를 잔뜩 마셔야지.’

빠르게 로비를 훑었다.

현시우가 금방 눈에 들어왔다. 방금까지도 회사에 있다 왔는지 짙은 남색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그는 벽에 기대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몇 번이나 힐끗거렸지만, 정작 본인은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았다.

“어?”

주하의 눈이 가늘어졌다. 낯선 여자가 시우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저기, 혹시 시간이 되시면….”

‘누구지? 설마 또?’

여자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시우는 제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그냥 가시죠. 애인을 기다리는 중이라서”

여자는 머쓱한 얼굴로 돌아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하는 슬그머니 시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가 보고 있던 휴대폰 앞에 제 휴대폰을 불쑥 내밀었다.

“저기, 번호 좀 주실래요?”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시우의 검은 눈동자가 초승달처럼 휘어졌다.

“번호만요?”

시우가 다정한 목소리를 내며 팔을 주하의 허리에 감더니 바짝 끌어당겼다.

“여기 로비야! 내 직장이라고!”

“알아. 그래서 더 하는 거지.”

주하가 입꼬리를 올렸다.

“번호 말고 무엇을 더 주실래요?”

“식사부터?”

시우에게 손을 잡힌 주하는 신이 나서 함께 걸었다. 그러다 시우가 그녀의 귓가에 나직이 속삭였다.

“아니면? 침대로 먼저 갈래?”

“……침대. 시우 침대 위에 있을래.”

“응. 얼마든지.”

***

시우의 집 안에 있는 주차장에 차가 멈추자마자, 시우는 조수석에 앉은 주하의 의자를 뒤로 한껏 젖혔다.

“침대에서 하신다면서요?”

“지금 좀 급해서.”

어느새 시우가 주하의 몸 위로 올라왔다. 시우가 고개를 비틀어 주하의 입술을 깊게 물었다.

살짝 벌린 틈으로 들어온 그의 혀가 그녀의 여린 점막을 스치고 그녀의 혀를 옭아매듯 얽혔다. 온통 그의 타액으로 묻혀놓을 심산인 건지, 평소보다 거칠게 파고들어 주하는 짧게 숨을 삼켰다.

“으,…!!”

시우의 어깨를 잡고 있던 주하의 손이 서서히 내려가 그의 다리 사이를 쓰다듬었다.

“하아….벌써 보고 싶었어?”

시우의 낮은 목소리에는 뜨거운 열기가 잔뜩 배어 있었다.

“어. 너만 보면 스트레스가 풀려서.”

“그럴 것 같아서. 여기서 한 번 하는 거지.”

“침대에서도 하게 해줄 거지?”

시우의 입술이 주하의 목덜미를 지분거렸다. 그녀의 블라우스 안으로 들어 온 그의 손이 속옷을 밀어 올리자 봉긋 솟은 말랑한 젖가슴이 튀어나왔다. 시우는 양손으로 가슴을 밀어 올리듯 움켜쥐었다.

“하앙.”

“벌써 유두 발딱 세우셨는데? 유주하씨.”

“네 향기만 맡아도 달아오르니까….”

“영광입니다. 내 사랑.”

“사랑해. 현시우씨.”

치마 안으로 파고든 시우의 손이 속옷을 끌어 내렸다. 손가락이 젖은 한쪽을 헤집는 사이, 주하의 두 손이 그의 버클을 풀었다.

단단하게 선 굵은 것이 드러났다. 선단에는 이미 맑은 액이 맺혀 있었다. 

“빨…리 넣어줘.”

“네. 그러도록 하죠.”

둥근 선단이 조붓하게 닫힌 틈을 벌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모든 틈을 가득 메우는 빠듯한 압박감에 속살은 좋다고 애액을 흘리며 그의 좆을 물고 늘어졌다. 

퍽!

깊숙이 들어오자, 주하의 허리가 휘어졌다.

“하앙!”

 시우는 그녀의 상의를 걷어 올렸다. 드러난 출렁이는 가슴의 정점이 마치 탐스러운 베리처럼 달려있자, 그는 입에 베어 물고 혀로 쓸었다.

“하아앙!! 시…우야!!”

퍽퍽!!

그의 거친 허리짓이 이어질수록 아래는 애액을 토해내며 흥건하게 젖으면서도 그의 것을 놓아주지 않았다. 

주하의 두 다리가 시우의 허리를 감자, 그의 좆이 더 깊이 밀려들어 왔다. 

그의 탁한 신음이 주하의 귓가에 떨어졌다. 이윽고 불룩해진 좆머리에서 뜨거운 체액이 퍼지자, 주하의 속살과 몸이 전율하며 그를 끌어안았다.

“흐..아앗. 현….우, 시우.”

“금요일을 엄청 기다렸거든.”

낮게 울리는 음성에 주하의 입술 끝이 속절없이 호선을 그렸다. 시우의 뺨을 향해 뻗은 주하의 하얀 손가락이 그의 두 볼을 감싸 안듯 부드럽게 매만졌다.

“뭐? 천하의 일 중독 현무가 가주님께서 쉬시는 날을 기다리는 줄은 몰랐네요.”

“그래? 그럼 더 알려줄게.”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시우는 주하를 끌어안고 침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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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살려내 봐.
주화생명연구소.제1 실험실로 들어온 유주하는 속으로 혀를 찼다.‘몇 달 전 만 해도 나를 실험체로 썼던 그 실험실에서 실험하게 만들어?’주라헬! 넌 진짜 미쳤어!​주하의 머릿속에 피보다 짙은 버건디색의 붉은 단발머리와 남색 눈동자가 떠올랐다.그날의 대화까지도 선명하게 떠올랐다.​“시우도 시키병이거든. 그러니 네가 살려내 봐.”다리를 꼬고 앉은 주라헬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주하를 보며 기대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뭐?”“그럼, 너도 자유잖아?”​주작가의 가주이자 자신과 똑같이 생긴 주라헬.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대략 40대 중반으로 보였다.​다른 이들이 그녀를 존경하든 좋아하든 말든, 주하는 주라헬을 볼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혐오감과 원초적인 증오를 비롯한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치솟았다.​이 끔찍한 곳을 몇 번이고 다 부숴버리고 싶었다.주작 가문까지도….​퇴근 시간.주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도착하자 문이 열렸다.‘시우, 시우가 필요해. 시우 향기를 잔뜩 마셔야지.’빠르게 로비를 훑었다.​현시우가 금방 눈에 들어왔다. 방금까지도 회사에 있다 왔는지 짙은 남색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그는 벽에 기대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었다.​지나가던 사람들이 몇 번이나 힐끗거렸지만, 정작 본인은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았다.​“어?”주하의 눈이 가늘어졌다. 낯선 여자가 시우에게 다가가고 있었다.“저기, 혹시 시간이 되시면….”​‘누구지? 설마 또?’여자가 휴대폰을 내밀었다.​시우는 제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그냥 가시죠. 애인을 기다리는 중이라서”​여자는 머쓱한 얼굴로 돌아섰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하는 슬그머니 시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가 보고 있던 휴대폰 앞에 제 휴대폰을 불쑥 내밀었다.​“저기, 번호 좀 주실래요?”​장난스러운 목소리에 시우의 검은 눈동자가 초승달처럼 휘어졌다.​“번호만요?”​시우가 다정한 목소리를 내며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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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하를 침대에 눕히자마자 그는 다시 그녀의 움찔대는 보지 안으로 자기 성기를 단숨에 박았다.​“하읏! 차에서….!! 하아... 했는데.”“그건 맛보기지.”​퍽!!​그의 단단한 근육에 온몸이 눌러지고, 아래의 질내벽은 들어온 그의 굵은 성기에 주름이 펴질 듯 짓이겨지는 감각에 주하의 신음이 그칠지 몰랐다.​주하는 그의 살결에서 배어나는 상큼한 시트러스 향과 달콤한 머스크 향이 제 몸에도 남겨지는 것 같아, 더욱 그의 몸을 바짝 끌어안았다.​시우의 품에서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주하가 가쁜 숨을 내쉬었다.​‘네가…아키하가 만든 시키병을 가지고 있는 게 믿기지 않아.’​평소 같으면 조잘조잘 이야기했을 주하가 아무 말 없이 그의 심장 소리만 듣고 있자, 시우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실험이 잘 안돼?”그의 손길이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에 닿았다. 그의 손에 감긴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꼬여지다가 이내 스르륵 풀렸다. ​“아니. 잘 되고 있어서 불안해. 그게 싫어.”“치료제를 만들 수 있어서 좋은 일 아냐?”“…그게,”​주하는 울컥하며 눈가에 눈물이 차오르자 시우의 몸에서 얼굴을 떼어내고 고개를 돌렸다.​“주하야, 넌 잘할 거야. 항상 그래왔잖아.”​시우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난…난. 너를 살리려고 하는 건데, 마치 그 여자에게 도움 되는 거 같잖아.”​말할수록 주하의 몸이 들썩였다. 시우는 입술을 짓이기며 그런 주하의 팔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난…그게, 싫어. 정말 싫어. 그 여자도. 내 몸에 그 혐오스러운 피가 흐른다는 것도.”​시우는 울음을 참아내며 말하는 주하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난 그런 네가 좋은걸. 아무것도 없는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건 네가 있어서니까.”​그 말에 입술이 살며시 내민 주하가 그의 품 안에서 몸을 돌려 순식간에 현시우의 몸 위에 올라탔다. ​“야! 말은 바로 해. 천하의 현무가 가주가 왜 아무것도 없어. 이 나라를 좌지우지하잖아.”“그건…현무여서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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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해서는 안 되는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검정빛이 서린 담긴 듯한 붉은 머리색을 가진 주세인이 연구실로 들어왔다.​학교에서 자신을 차로 덮쳐 경미한 교통사고를 낸 뒤, 강제로 주화병원에서 칩 이식술을 받게 만든 장본인이었다.​“저 녀석을 내 옆에 가드로 둔다고? 미친 거 아냐?”​주하가 화를 내자, 주강은 태연하게 물었다.“어째서지?”“나를 죽이려 한 놈이잖아.”“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아냐.”주세인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자, 주하는 손을 꽉 움켜쥐며 그를 노려보았다.​“당분간 성과가 나올 때까지다. 주로 연구소 부근에서 가득할 거다.”​주강이 나가자, 주하는 옆에 있던 두꺼운 카탈로그를 주세인을 향해 던졌다. 가볍게 날아오는 책을 받아서 든 주세인은 즐겁다는 듯 웃었다.​“와우, 화끈한데?”​그가 성큼 주하의 곁으로 다가왔다.​“미친놈.” 주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렇게 가까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게다가 단둘이라니.​‘볼 때마다 기분이 이상해.’마치 현우가 주작가에서 자랐다면 저러지 않을까 싶을 만큼.경계하는 마음에 날 선 말이 먼저 나왔다.​“네가 진짜 싫어. 미친 새끼.”“어. 미친 새끼 맞지. 널 보려고 얼마나 견뎠는데.”​주하가 여전히 그를 노려보자, 주세인은 그녀의 턱을 잡고 입술을 덮쳤다.“!!”주하가 그의 어깨를 밀치고 밀어내려 했지만, 더 깊게 달라붙었다. 주하가 다시 힘껏 그를 밀쳐내며 그의 얼굴과 떨어졌다.​짝!곧바로 세인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았다.​“발정 났으면 다른 여자나 찾아.”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주하에게서 나왔지만, 주세인은 오히려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유주하, 알잖아. 가드와 대상이 어떤 사이인지. 곧 결혼할 사이잖아.”​주하를 그를 노려봤다.​“지금은 그렇게 현무가 놈이랑 뒤엉켜 노는 것도 봐줄게. 대신, 때가 되면 돌아와야 할 거야.”“아니. 절대 네 놈이랑 같이 안 있어.”“그거 알아?”주세인이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렸다.​“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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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워 놓은 아홉 칸 중 비어있는 두 칸.
‘설마? 주라헬은 이걸 만들도록 처음부터 유도한 거야?’몸이 차갑게 식어갔다. 떨리는 손으로 연구 노트를 움켜쥐었다.​‘세상에 나와서는 안 돼 !!’​주하는 연구 노트의 대부분을 일부러 알아보기 힘들게 흘겨 적고, 다른 연구 방법으로 뒤섞었다.​‘그래서 아키하가 수수께끼처럼 만든 거였어?!!’젠장!! 나는 그런 줄 모르고 진짜를 만들었어.​주하는 실험에 쓰던 살아있는 세포들 모두 폐기했다. 황급히 완성된 세포가 보관된 -70도 냉동고로 달려갔다. 임시로 보관한 세포들이 든 노란색 정사각형 테이블 박스를 열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아홉 칸에 채워놓았던 튜브 중에서 두 칸이 비어 있었다. ​섬뜩한 기분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이건 보고조차 안 했는데?’ CCTV로 추적해서 가져간 건가?아니야. 내가 여러 샘플을 뒤섞어 넣어뒀는데?설마? 주세인?!!!​주하는 모든 샘플 박스를 들고 실험실로 돌아왔다. 평소에 그렇게 따라다니던 주세인이 없었다. 주하는 황급히 남아있던 샘플을 모두 락스로 폐기 처리했다.​창문을 열어 환기하자, 곧이어 문을 열고 주세인이 들어왔다. 주하는 그를 보자마자 달려들었다. ​“너! 너였어?“…뭐가?”“내 샘플 훔쳐 갔지?”“…”주세인의 표정이 굳었다. 그의 표정을 보자 유주하는 실소했다.“하아. 정말 너구나.”주하는 입술을 깨물고 주먹을 쥔 채 그를 마구 때렸다.​“야!! 왜! 그게 어떤 건데! 그건!”“너도 알았잖아. 가드 겸 감시라는 거.”​그의 무감각한 목소리가 주하의 귓가를 때리자 이제 정신이 차려지는 것 같았다.​“아. 하하하. 맞다... 더럽고 혐오스러운 최악의 주작 가 사람이지.”“너도.”주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저 자신을 덮었다.“그래. 나도.”​세인이 막으려 다가오는 찰나, 주하 바로 옆에 있던 비커 하나를 집어 벽에 내리쳤다.쨍그랑!!유리파편들이 쏟아졌다. 주하는 깨진 유리조각 하나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손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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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다시 사랑해줄래?
“ 지금 주하가 수술에 들어갔습니다.”“…수술?”시우는 제 귀를 의심했다.수술? 무슨 수술? 또?!!“실험 중에 다쳐 한 시간 전, 긴급 수술에 들어갔습니다.”현시우가 급하게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주하가 막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로 들어가고 있었다.왼손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목에는 흰 거즈와 함께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회복실 앞에 서 있던 주세인이 눈에 들어왔다. 현시우는 곧장 다가가 그의 멱살을 틀어쥐었다.​“넌 가드면서 뭐 했어!!”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나왔다.“….”“말해. 주하가 왜 저렇게 되었는지!”세인은 눈을 질끈 감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무엇을 완성했는지 이제 알았거든.”“뭐??!”시우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래서 죽으려고 했어.”멱살을 쥐고 있던 손이 스르륵 풀렸다.숨이 멎는 것 같았다.현시우는 떨리는 입가를 손으로 필사적으로 막았다. 그렇지 않으면 오열을 이곳에서 토할 것만 같았다.​벽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자, 이내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 앉았다.‘그냥 모르고 있지….’모른 척 넘어가지.​유주하.사랑하는 내 주하.그렇게 약해지면 안 돼.그럼 너만 힘들어져.​한참 뒤에야 다시 몸을 일으켰다. ‘미안. 오랫동안 곁에 있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헤어질 시간이 빨리 올 것 같아.’​너를 더 빨리 만났어야 했는데.​다음엔 내가 더 용기를 내볼게.다음엔 내가 더 빨리 네게 다가갈게.다음에 내가 더 빠르게 지켜줄게.​주하, 너만 괜찮다면.네가 나보다 하루라도 더 많이 살 수 있다면 그게 좋아.그랬으면 좋겠어. 하루라도 더 마음껏 네가 살 길.​주라헬의 그물에서 잠깐이라도 벗어나길.내가 없어도, 우는 날보다 웃는 날이 많길.그리고 말이야,널 이렇게 보내야 하는 나를,나중에 다시 사랑해줄래?​***​그날 밤.감겨있던 주하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시야에 들어온 건 익숙한 병원 천장과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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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보다 하루라도 더 살았으면 해.
‘시키병? 진짜 희귀 유전병 맞아?’누군가 일부러 유전병처럼 보이게 만든 것 같아서.​​주라헬이 현시우에게 완성되지도 않은 치료제를 들고 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주하는 황급히 그의 집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이상함을 느꼈다. 항상 든든하게 있어야 할 가드들이 쓰러져 있었다. 불길했다. 주하는 곧장 시우의 방으로 달려갔다.문을 열자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시우가 보였다.창백한 얼굴과 붉은 입가를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시우야….”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절망감이 온몸을 짓누르자, 다리에 무거운 추가 매달린 것처럼 느릿하게 그에게 다가갔다. 빨리 그에게 닿고 싶은 애타는 제 마음도 모른 채 발걸음이 더뎠다. 겨우 가까이 다가간 주하가 떨리는 손을 뻗었다. 손끝에 닿은 그의 뺨이 너무 차가웠다.‘항상 따뜻했는데….’​“현시우.”시우가 힘겹게 눈을 떴다. “ 다행이다.”희미한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네 모습 볼 수 있어서.”주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흐르는 눈물 때문에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았다.“싫어. 네가 없으면… . ” “네가 나보다 하루라도 더 살았으면 해.”시우의 목소리가 끊어질 듯 이어졌다.“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서 미안.” “왜! 그런 말을 해!”주하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나을 수 있어. 내가 다시 약을 만들게. 내가, 내가…!”울부짖으며 시우를 간절히 끌어안았다.“제발 사라지지 마. 응? 시우야... 나, 나….”떨리는 목소리로 간절히 애원했다.‘네 아기를 가졌어.’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이 목구멍에 걸렸다. 떠나는 사람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현우의 손이 점점 차가워졌다. 입가에서는 핏덩이가 점점 더 토해냈다. 그의 목소리마저 간신히 들렸다. “사랑해. 주하야.”주하가 그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사랑해. 현시우.”곧 현우의 이마가 힘없이 주하의 어깨에 닿았다.본능적으로 알았다. 그가 떠났다는 것을….더는 온기를 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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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내가 널 살릴 거야.
그의 말에 주라헬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었다.이내 다급하던 기색은 사라졌다. 평소와 같은 여유로운 포식자의 주라헬 얼굴이 되었다. 입가에는 이미 승리의 미소가 번졌다.소름 돋을 만큼 흥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지. 너의 싱싱하고 어린 난자와 세포들은 필요하지.” 그녀의 말에 주하는 더욱 크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크크큭. 역시 아무리 기술이 중요해도 난자는 필요하지.”주라헬의 얼굴이 흠칫 굳었다.​“ 개, 돼지, 원숭이 난자에서 태어나고 싶은 인간이 없잖아?”주하의 비꼬는 말투에 주라헬은 여유롭게 말을 했다.“응. 그래서 네 난자는 이미 예약이 꽉 찼어.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아마도 수십 개를 뽑아야 할듯한데.”​주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모든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결말로 향하는 것 같았다. 딱 하나 빼고.​주하는 속 시원하게 웃었다. “그래? 뽑아 봐. 할 수 있으면.”​잠시 주라헬을 바라보던 주하가 덧붙였다.“ 아니, 시간조차 있을까?” 그 말이 끝나자마자, 주하가 쿨럭거리며 기침했다. 입가로 붉은 피가 새어 나왔다.​그 순간, 주라헬의 눈에 경악이 비쳤다.일그러진 그녀의 얼굴을 보니 통쾌했다. 더 보고 싶었지만, 눈이 무거워서 볼 수 없었다.​눈이 서서히 감겼다. ‘엄마도 아빠도 하늘나라에서 조금은 마음이 홀가분 해졌을까.’​아키하, 에밀리.너희들이 이 모든 걸 기억해줘.그리고 다시 만날 땐 나에게 전해줘.미래의 우리 일을….​시우가 그랬거든. 율을 다시 만날 거라고. ‘그땐 내가 널 살릴 거야. ‘***​2025년 8월.혈액 샘플에서 채취한 DNA는 시퀀싱 분석이 시작되자, 미세한 전기 신호들이 춤을 추듯 염기서열들에 반응했다. 그 순간 연결된 모니터에서 알람이 떠올랐다.[유전자 서열의 비교 분석 시작합니다.]​곧이어 맞춤 유전체 비교 분석 '세타' 프로그램이 작동했다.두 개의 AGCT유전자 서열이 겹치며 수십억 개의 유전정보가 동시에 분석했다.​옆에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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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하, 네이비 원피스에 흰 캔버스 가방
“어.”“형. 지금 본관 채혈실로 보냈대.”“알겠어. 내가 갈게.”“…형이? 아침 회의 있다며?”“아? 그거? 조금 미뤘어.”​전화를 끝낸 시우는 조금 더 가벼운 걸음으로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다.‘나를 알아볼까?’그땐 어렸을 때였으니 모를 수도 있겠다.그래도 알아봐 주면 좋겠는데….​문득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10년 전.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향하고, 붉은색으로 하늘이 물 들어간 저녁 시간이었다.​물놀이를 마무리하고 엘도라도 리조트 안으로 들어가는 길.​시우가 조심스레 주하의 손을 잡았다.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이번 휴가 끝나면… 한국에서 잠깐 볼래?”주하는 잠시 생각하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한국에서?”“응”잠시 뒤 주하가 웃으며 답했다.“좋아.”시우는 환하게 웃으며 주하의 손을 꼭 잡고 리조트 안으로 향했다.****​2층 채혈실에 도착한 주하는 대기표를 뽑아 의자에 앉았다. ‘지금, 7번이니까.’24번까지는 시간이 좀 있네.​주하는 가방에서 A4 종이에 출력한 논문을 꺼냈다. 희귀 유전병 ‘시키 (四季) 에 대한 최신 논문이었다.시키병은 일본 과학자 아키하가 처음 발견했지만, 그녀의 사후에 함께 있던 동료에 의해서 발표된 희귀질환이었다.국내 의료계의 양대 산맥인 주화와 설화가 모두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더해져 유명했다. 주하는 이해되지 않는 내용에 빨간 볼펜으로 질문과 생각을 적었다.‘랩에 가면 메일을 써야겠네.’논문 첫 장에서 저자를 다시 확인했다. “제1 저자가 에밀리구나.”​대기화면이 21로 바뀌자, 주하는 논문을 다시 주섬주섬 가방 안으로 집어넣었다. 팔을 위로 쭉쭉 올려 스트레칭을 하며 자기 번호가 뜨길 기다렸다.***​2층에 올라온 시우는 채혈실로 향했다. 가까운 거리인 걸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이렇게까지 멀었나 싶었다.​어느덧 도착한 채혈실 대기열 앞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었다.​아까 에스컬레이터 위에 시선이 마주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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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간 기억이 없는데
그때, 맞은 편에서 걱정 어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 유주하!”주하는 고개를 들어, 아는 얼굴이 보이자 긴장이 풀리며 입꼬리가 올라갔다.“어? 현진언니.”​현진은 창백하게 질린 주하의 얼굴을 보고 놀라며 황급히 다가왔다. “너 왜 그래?”“어지러워서.” 지친 기색이 목소리에 고스란히 묻어나자, 현진은 곧장 주하의 팔을 붙잡아 부축했다. ​주하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게 손끝을 통해 전해졌다.“카페로 갈 거지? 같이 가자.”“언니는 샘플 가지러 가는 거 아냐?”“괜찮아. 너 데려다주고 금방 다녀오면 되니까.”“고마워.” “너 밤새웠어?”“아니. 추가 검사로 피를 많이 뽑던데?”​그 말에 현진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다. ‘추가…검사?’ ​현진은 주하의 팔을 단단히 붙잡고, 엘리베이터 앞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 현진의 눈이 크게 떠졌다.​갑자기 튀어나온 현시우가 주하 곁에 섰다.‘가주님? 여긴 왜?’현진은 잠깐 멈칫했지만, 곧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주하를 계속 부축했다. 현시우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내가 도와줄게.”“??!”현진은 얼굴을 구겼다. 눈빛으로는 사납게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묻고 싶은 듯했다.​주하는 아까 말을 걸었던 남자가 다시 다가오자 신경이 쓰였다.그래서 현진의 팔을 조금 더 세게 붙잡았다.​“실례합니다만 잠시 도와드릴게요.”“아뇨. 전.”주하가 거절하려 하자, 현진이 걱정하지 말라는 듯 말했다.“괜찮아. 내 사촌이야.”“……”​마침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시우가 주하의 어깨를 받쳐 부축하자,주하의 몸이 시우 곁에 가까워졌다.그 순간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코끝으로 들어왔다. 방금까지도 속에서 일렁이며 토할 것 같은 메스꺼움이 조금씩 가라앉았다.​‘뭐지?’커피 말고도 몸을 안정시키는 게 있었어?‘나중에 언니에게 물어봐야겠다.’​“입원 안 해도 돼?”시우가 걱정스럽게 묻자 주하가 냉큼 대답했다.“커피면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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