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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어 빛나리
별이 되어 빛나리
Author: 김하이

제1화

Author: 김하이
강현시 모 병원.

“자궁외임신이에요. 나팔관이 파열되면 정말 위험해요. 이렇게 큰 수술인데 왜 혼자 오셨어요? 남편은 어디 있는 거죠? 당장 불러서 서명받아야 해요!”

송하나는 복부가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참으며 전화를 걸었다.

통화연결음이 한참이나 울리고 마침내 전화기 너머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강우 씨, 바빠요? 배가 너무 아픈데, 당신이 좀...”

“됐어!”

그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짜증이 섞인 목소리가 가차 없이 심장을 후벼팠다.

“배 아프면 의사 찾아. 나 바빠!”

“강우 씨, 누구예요?”

전화기 너머로 낯선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야, 아무것도.”

그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어떤 게 더 마음에 들어? 골라봐, 내가 사줄게.”

귓가에는 통화가 끊긴 연결음이 뚜뚜 울렸다.

송하나의 심장이 칼날에 베이듯 잔인하게 찢겨 나갔다.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호흡이 가빠지자 의사가 다급하게 외쳤다.

“안 되겠다. 당장 수술실 준비해. 이 환자분 수술 진행해야겠어.”

송하나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병실에 누워 있었다.

“이제 정신이 좀 들어요? 환자분 어젯밤에 정말 위험했어요. 다행히 제때 수술해서 목숨을 건졌어요!”

간호사가 링거를 놓으며 투덜거렸다.

“환자분 남편 참 너무하네요! 이렇게 큰 수술을 했는데 어쩌면 얼굴 한번 안 비춰요? 정말 무책임하네요!”

“자, 여기 간호센터 전화예요. 필요하시면 간병인 부르세요.”

“고맙습니다.”

송하나는 간호사가 건네는 명함을 받았다.

휴대폰을 꺼내 간호센터에 전화를 걸려던 순간, 화면에 갑자기 [핫 뉴스] 알림이 떴다.

[강현 갑부 이원 그룹 이강우 대표, 연인을 위해 경매 최고가 280억 원 들여 마담 뒤 바리 다이아몬드 목걸이 낙찰!]

강렬한 타이틀에 송하나는 동공 지진을 일으켰다.

사진 속 티 없이 완벽한 얼굴의 소유자는 바로 그녀의 남편 이강우였다.

송하나는 그가 항상 수치스럽게 느끼는, 숨겨야만 하는 아내였다.

결혼 생활 4년 동안 이강우는 그녀에게 얼음처럼 차갑고 무심했다.

태생이 그런 사람인 줄 알고 마음을 녹이기 위해 순종적인 아내로 살아보려 노력했지만, 막상 그가 딴 여자를 껴안고 애정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 철저하게 깨달았다.

이 남자는 나를 전혀 사랑하지 않았구나...

가슴을 쥐어뜯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송하나는 저도 몰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제는 정말 단념할 때가 되었다.

4년이나 끌어온 결혼이란 쇼는 막을 내릴 때가 되었다.

의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아직 몸이 많이 허약한데 두 날만이라도 더 입원하지 그래요?”

“집에 일이 있어서요.”

“이 기간에는 절대적인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부부관계도 가지면 안 돼요. 그럼 7일 후에 다시 검사받으러 오세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송하나는 성수 빌리지에 있는 단독 주택으로 돌아왔다.

가정부 서민경은 아니꼬운 얼굴로 그녀를 타박했다.

“사모님, 대체 요즘 어떻게 된 거예요! 며칠씩이나 외박하다니. 대표님이 아시면 분명 화내실 거라고요!”

그녀는 비록 이씨 가문 가정부이지만, 사실상 반쪽짜리 시어머니나 다름없다.

이강우의 유모인지라 스스로 특별한 존재로 여겼으니까.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는 이씨 가문 사모님 송하나였기에 서민경은 처음부터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송하나는 잘 안다.

서민경이 자신에게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 것은 설령 이강우가 직접 지시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의 묵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감히 이렇게 오만하게 굴 수는 없을 터였다.

송하나는 이전에 이강우의 환심을 사려고 그의 주변 사람들까지 챙겼었다.

서민경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억압받아도 언제나 이를 악물고 참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참고 싶지 않았다.

송하나는 곧바로 귀싸대기를 날리며 싸늘한 어투로 쏘아붙였다.

“건방진 것! 한낱 가정부 따위가 감히 나한테 이딴 식으로 말을 해?”

“야!”

서민경이 얼굴을 감싸고 당황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다. 손을 댈 거라곤 미처 상상도 못 했나 보다.

“감히 날 때려?”

“그래! 때렸다, 어쩔래? 반격이라도 하게?”

송하나의 살벌한 기세에 서민경은 기가 눌렸다.

그녀가 아무리 이강우에게 사랑받지 못해도 이 집안 어르신 홍경자가 직접 선택한 손주며느리인지라 서민경은 차오르는 분노를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

송하나는 고개를 홱 돌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곧이어 서민경이 뒤에서 구시렁댔다.

“예쁘게 생기면 뭐해? 도련님은 어차피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이씨 가문 사모님 자리는 조만간 딴 사람이 차지할 거야!”

공격적인 말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송하나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깊은숨을 몰아쉬었다.

이제는 그 어떤 것도 중요치 않다.

오늘이 지나면 이강우에 관한 모든 것이 아무 의미가 없을 테니까.

방으로 돌아온 송하나는 자신의 개인 물품을 일일이 정리했다.

그녀의 물건은 많지 않아 상자 하나면 충분했다.

상자를 옮기다 실수로 상처 부위를 건드렸더니 복부에서 격렬한 통증이 밀려왔고 식은땀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진통제를 몇 알 삼키고 나서야 겨우 통증이 가시는 듯했다.

약효 때문인지, 아니면 지쳐서인지, 그녀는 침대에 누워 몽롱한 상태로 잠이 들었다.

깊은 밤.

훤칠한 실루엣의 남자가 방으로 들어섰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쏴 하고 들리더니 20분 후, 이강우가 허리에 샤워 타월을 두른 채 걸어 나왔다.

그는 더할 나위 없이 잘생긴 얼굴에 넓은 어깨와 좁은 허리를 지녔고 초콜릿 복근은 보기만 해도 힘이 차 넘쳤다. 물방울이 복근을 따라 흘러내리며 느슨하게 늘어진 수건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늘 하던 대로, 형식적으로 송하나의 잠옷 치맛자락을 들어 올렸다.

꿈속에서 헤매던 그녀는 통증에 화들짝 놀라 몸을 뒤척였다.

“아파...”

그녀는 본능적으로 이강우를 밀어냈다.

“저리 가.”

“갑자기 웬 밀당? 우리 하나 또 새로운 수법이 늘었네?”

낮고 조롱 섞인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렸다.

이강우는 물러나기는커녕 오히려 보복하듯 그녀를 비웃었다.

“한 달에 한 번 합방하는 거 네가 할머니께 졸라서 받아낸 거잖아. 이제 하기 싫어진 거야?”

상처 부위가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고통에 송하나는 순식간에 눈물을 쏟았다.

그녀는 이강우가 자신을 증오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은 이씨 가문의 어르신 홍경자가 그녀와 이강우의 결혼을 부추겼다.

결혼 후, 이강우는 송하나를 대하는 태도가 마냥 냉랭했다. 이를 본 홍경자가 뒤늦게 규칙을 정했는데 매달 하루는 송하나와 합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매번 송하나를 단순히 욕망을 해소하는 도구처럼 대했다.

지난 4년간의 결혼 생활을 되돌아보니 송하나의 마음은 고통으로 가득 찼다.

매사에 조심스럽고 서러움도 참으면서 굽혀왔지만 이 남자의 마음을 요만치도 얻지 못했다.

이럴 바에야 뭐가 아쉬워서 미련을 버리지 못할까?

“강우 씨, 우리 이혼해요...”

송하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이강우는 평소라면 밤늦게 걸려오는 전화를 질색하지만, 이번에는 부드러운 말투로 받았다.

“그래, 무슨 일이야?”

“강우 씨, 나 혼자 너무 무서운데 와서 좀 같이 있어 주면 안 될까요?”

수화기 너머로 애교 섞인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았어.”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이 목소리에는 송하나가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다정한 온기가 담겨 있었다.

“20분만 기다려. 금방 갈게.”

통화를 마치고 이강우는 몸을 돌려 떠났다.

송하나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몇 분 후, 아래층에서 차가 떠나는 소리가 들렸다.

송하나는 눈물이 베개를 적시고 창백한 손가락으로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사랑하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이토록 선명할 줄이야.

다음 날 아침.

송하나는 이혼합의서를 남겨두고 캐리어를 챙겨서 집을 나섰다.

복부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고 몸 아래에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리는 듯했다.

고개를 숙이고 보니 다리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고 끔찍한 핏자국이 바닥을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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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4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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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4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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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47화

    “대표님은 오늘 아침 일찍 긴급 출장 가셨어요. 급하게 처리할 게 있으신가 봐요.”‘출장이라고? 어젯밤에 나를 바래다 줄 때까지는 괜찮았잖아? 출장 간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서둘러 떠났을까?’송태리의 심장이 다시 덜컥 내려앉았다.“어디로 출장 가셨는데요?”“청림시로 가셨다고 들었어요.”비서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청림시?’송태리는 보온통을 꽉 잡았다.이 지명을 듣자마자 그녀는 어젯밤 최로운과 심성빈의 영상 통화가 떠올랐다.어제 심성빈은 자신이 청림시에 있다고 했었다.통화 중에 어렴풋이 송하나와 비슷한 목소리가 들렸었고 오늘 아침 이강우가 급하게 그곳으로 떠났다.‘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이상해.’그녀는 비서에게 억지 미소를 지으며 애써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네, 알겠어요.”이원 그룹 빌딩을 막 나서자마자 송태리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임효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금방 연결되었고 임효민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선배님?”“임효민.”송태리는 일부러 부드럽게 말했다.“송하나가 오늘 회사에 있어?”“하나 언니요?”임효민는 망설이며 목소리에 긴장감이 섞여 있었다.“언, 언니는 회사에 없어요.”“없다고?”송태리는 심장이 쿵 내려앉으며 추궁하듯 물었다.“어디 갔는데?”“저, 저도 잘 모르겠어요.”임효민의 목소리는 더욱 낮아졌고 그 안에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담겨 있었다.“아마도... 출장 갔나 봐요. 구체적으로 어디로 갔는지는 저도 몰라요.”‘출장이라고? 그것도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고?’송태리는 차가운 기운이 발밑으로부터 머리끝까지 치솟는 것 같았다.그녀는 모든 것이 퍼즐처럼 맞춰지기 시작했다.심성빈이 청림시에 있고 이강우가 오늘 아침 급히 청림시로 갔다.송하나도 출장 중인데 행방을 알 수 없다.세상에 이렇게 많은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이강우의 어젯밤 이상 행동, 오늘 아침의 긴급 출발...그는 송하나를 찾으러 간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은 독사처럼 송태리의 마음속으로 파고들며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46화

    이강우는 휴대폰을 꺼내 송하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송하나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말리고 있었는데 세면대 위에서 휴대폰이 진동했다.그녀는 화면을 힐끗 보고는 이강우의 번호가 뜨자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지? 이 전화를 받아야 하나?’끊기 버튼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는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곧 그녀의 담담하고 거리감 있는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전해졌다.“대표님, 이렇게 늦게 무슨 일이세요?”이강우는 순간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그의 목소리는 아무런 감정이 실려있지 않는 것처럼 낮았다“본가에 간 지 오래 됐다고 할머니께서 너를 찾으셔. 내일 저녁에 식사하러 오라고 했어.”송하나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홍경자는 이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그녀를 진심으로 아껴준 분이었다.그녀는 목소리를 살짝 누그러뜨리며 입을 열었다.“저 요즘 좀 바빠요. 이 일 끝나면 꼭 가서 뵐게요.”“할머니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뭐지?”이강우의 말투에는 약간의 질책이 섞였다.“내일 퇴근하고 내가 데리러 갈게.”그는 단호하게 결정해버렸다.송하나는 대뜸 얼굴을 찌푸렸다.할머니 때문에 잠시 연약해졌던 마음은 그의 강압적인 태도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녀는 차갑게 대꾸했다.“오실 필요 없어요. 저 요즘 강현에 없거든요.”“강현에 없다고?”이강우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그는 거의 심문하듯 물었다.“그럼 어디에 있는데?”이런 직설적인 물음은 송하나의 짜증이 밀려오며 거부감이 들었다.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날카롭게 되받아쳤다.“이 대표님, 경찰서에서 심문하는 것처럼 캐묻는 이유가 뭐죠? 제 행선지를 이 대표님께 보고할 의무는 없잖아요?”이강우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송하나, 너 지금 어디야?”송하나는 이 숨 막히는 대화를 더는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다른 일 없으면 먼저 끊을게요.”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송하나는 깔끔하게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에는 통화가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기계음만 들렸다.이강우는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45화

    직원이 능숙하게 정갈한 음식과 국이 담긴 뚝배기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송하나가 감사 인사를 건넸다.“수고하셨습니다.”문을 닫은 후 그녀는 간단히 몇 입 먹은 뒤 욕실로 향했다.욕조에 몸을 담그고 피로와 먼지를 씻어낸 후 타올로 몸을 감싸고 나와 헤어드라이어를 집어 들고 축축한 머리카락을 말리려 했지만 드라이기가 전혀 반응이 없었다.드라이기가 고장 난 것이었다.송하나가 눈살을 찌푸리며 프런트 데스크로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전화기에서는 통화 중이라는 신호음만 들려왔다.‘프런트 데스크는 지금 매우 바쁜 모양이야.’축축한 머리카락이 목덜미에 달라붙어 차갑고 끈적거리는 느낌이 들었이다.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소파에 놓인 가운을 집어 몸에 단단히 여민 후 허리끈을 꽉 매고는 숨을 깊게 들이쉰 후 심성빈의 옆방으로 향했다.한편, 심성빈은 청림시 시내 지도를 앞에 두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손가락으로 몇 개의 택배 대리점 사이를 그리며 발송인이 다음에 나타날 만한 장소를 찾으려 애썼다.이때 휴대폰 화면이 갑자기 밝아지며 최로운의 영상 통화 요청이 떠올랐다.심성빈이 전화를 받자 최로운의 능글맞고 잘생긴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웠고 뒤로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들렸다.“성빈아, 뭐 하고 있어? 나와서 한잔할래?”심성빈은 피곤한 듯 소파에 몸을 기댄 채 담배에 불을 붙였다.“오늘은 안 돼. 다음으로 하자.”“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바쁜 거야?”최로운은 카메라를 옆 좌석으로 옮기며 훑어보았다.“강우와 태리도 여기 있는데 너만 빠졌어.”심성빈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청림시에 출장 중이야. 돌아가면 내가 술자리 마련해서 좋은 거로 한 잔 살게.”말이 끝나기도 전에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심성빈은 휴대폰을 든 채 문으로 다가갔다.문을 여는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송하나가 문밖에 서 있었다.그녀는 헐렁한 목욕 가운을 걸치고 있었는데 목욕 후의 상쾌한 기운이 바디워시의 은은한 향기와 섞여 애틋하게 느껴졌다.젖은 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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