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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Penulis: 김하이
“청림에서 있은 일은 정말 고마웠어요.”

송하나는 나직하면서도 정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태껏 제대로 인사드릴 기회가 없었네요.”

“별일 아니야. 신경 쓸 거 없어.”

심성빈은 가볍게 대꾸하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는 순간, 표정이 얼어붙었다.

그녀의 손목에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비취 팔찌가 채워져 있었던 것이다.

맑고 투명한 팔찌는 연대가 오래된 값비싼 물건임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어제 현진 건물 아래에선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았는데 그렇다면 설마 서유준의 외할아버지가 선물한 걸까?

이 생각은 날카로운 가시처럼 그의 심장을 쿡 찔렀고 질식할 것만 같은 익숙한 느낌이 또다시 온몸을 휘감았다.

차가운 기다림 속에서 밤을 지새운 피로가 되살아나 그를 또다시 집어삼킬 듯했다.

심성빈은 씁쓸함을 애써 억누르고 태연한 척하며 물었다.

“하나 너 언제부터 비취를 좋아했어? 맑고 투명하니 꽤 좋아 보이네?”

송하나는 그 말을 듣고 무심코 팔찌를 만지작거리며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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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14화

    차설아와 송하나가 현관으로 들어서자 가정부가 곧바로 마중 나왔다.“사모님, 말씀하신 식자재들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네, 알겠어요. 거기 두세요.”차설아가 주방으로 향하려 하자 송하나가 돕겠다며 뒤를 따랐다. 다만 차설아는 손사래 치며 얼른 그녀를 소파에 앉혔다.“하나야, 넌 여기 앉아서 쉬어. 나 혼자면 충분하니까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마. 기대해, 음식 무조건 맛있을 거야!”차설아가 자신만만하게 윙크까지 날리자 송하나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소파에 앉아 TV를 켰다.가정부가 내온 다과와 과일을 곁에 두고 송하나는 소파 쿠션에 몸을 기댔다.거실은 고요했고 통유리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유난히 따스했다.노곤함이 몰려온 송하나는 푹신한 쿠션에 몸을 기대고 자신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들었다.그 시각, 주방에서는 차설아가 전쟁이라도 치르듯 요리에 열중하고 있었다. 칼질 소리와 도마 소리, 프라이팬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잠시 후, 완성된 요리를 식탁에 차려내고 송하나를 부르려던 참인데 거실 쪽을 본 순간, 손에 든 접시를 떨어뜨릴 뻔했다.소파에서 깊이 잠든 송하나의 손목 위로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솜사탕처럼 하얗고 몽글몽글한 토끼가 깡충깡충 뛰어와 킁킁거리며 그녀의 손을 핥고 있었으니까.차설아는 정말이지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뭉치야!’이 토끼는 차정원이 송하나에게 선물한 거라 그녀가 세상 무엇보다 아끼던 반려동물이었다.차정원이 출국하기 전, 특별히 차설아에게 부탁하며 맡겨두었던 녀석 뭉치였다.그동안 차설아는 뭉치를 애지중지 돌봐왔다.하지만 송하나가 이 토끼를 보는 순간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고통스러워할까 봐 미리 가정부에게 단단히 일러두었었다. 뭉치를 방에 가두고 관련된 물건도 전부 치우라고 말이다.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틈이 생겼단 말인가.차설아는 서둘러 접시를 옆에 있던 가정부에게 떠넘기고는 낮은 목소리로 다급하게 쏘아붙였다.“내가 잘 단속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왜 또 나왔어요?”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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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12화

    송하나가 잔혹하게 감금당하고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며 온갖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이강우의 성격에 결코 좌시할 리가 없다.그가 오랫동안 숨죽여 잠복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 상업적인 포위 작전을 통해 빅토르의 산업 기반을 뿌리째 흔들고 그에게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할 속셈일 것이다.이렇게 되면 복수의 길에 심성빈 역시 든든한 동맹을 하나 더 확보하게 되는 셈이었다.“알았어.”심성빈이 담담하게 손을 흔들었다.“일단 나가봐. 새로운 진전이 있으면 즉시 보고하고.”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심성빈의 극진한 보살핌과 꾸준한 심리 치료 덕분에 송하나의 상태는 몰라보게 안정되었고 귀국하고 싶다는 열망은 날이 갈수록 짙어졌다.그녀는 종종 턱을 괸 채 심성빈에게 물었다.“성빈 씨, 우리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요? 설아가 너무 보고 싶어요.”송하나의 눈동자에 맺힌 간절함을 보며 그는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심성빈은 하던 일을 빠르게 정리하고 그녀와 함께 귀국길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마침 그 역시 이강우와 논의하고 싶은 일이 몇 가지 있었다.송하나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차설아는 기쁜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강현 공항.차설아는 딸 최이솔과 남편 최로운을 대동하고 일찌감치 마중을 나왔다.드디어 그토록 기다리던 익숙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차설아는 망설임 없이 이솔이를 최로운에게 넘기고 송하나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하나야!”송하나도 그녀를 와락 껴안았다.“설아야, 드디어 다시 만났네!”둘은 한참을 그렇게 껴안고 나서야 서로를 놓아주었다.문득 송하나는 최로운 품에 안긴 최이솔이 눈에 들어왔다.두 살배기 이솔이는 귀여운 양 갈래 머리를 묶고 우유처럼 뽀얀 피부에 머루알 같은 눈동자까지 지녀서 인형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웠다.송하나는 이솔이에 대한 기억들이 있었지만 마치 퍼즐 조각처럼 군데군데 비어서 도통 연결되지 않았다.심성빈은 그저 익사 사고 후유증으로 기억이 파편화된 것이니 꾸준히 요양하면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11화

    심성빈은 최로운의 말뜻을 충분히 이해했다.차정원이 총에 맞아 바다에 추락했고 그토록 오랫동안 찾아 헤맸지만 아무런 소식조차 없었다.사실 그들 모두 차정원이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내심 짐작하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싶었을 뿐이었다.최로운은 심성빈이 송하나에게 얼마나 깊은 마음을 품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는 심성빈에게 묻고 싶었다. 앞으로 어떤 신분으로 그녀 곁을 지킬 거냐고.그저 고인의 부탁을 받아 단순히 송하나를 돌볼 것인지, 진정으로 그녀와 함께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었다.심성빈의 눈빛이 희미하게 가라앉았다. 창밖을 향한 시선은 다정하면서도 절제되어 있었고 말투도 덤덤할 따름이었다.“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건 하나의 안전을 지키는 거야.”그는 확실히 송하나를 무척 사랑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참고 절제하며 감히 딴마음을 품지 않았다.남의 불행을 이용할 수는 없으니까.나중에 일은 나중에 맡기면 될 터, 심성빈은 너무 멀리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최로운은 그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입을 열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못 했다.심성빈의 태도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으니까.설령 아무런 명분도 없이 평생 결혼하지 못한 채로 지낸다 해도 그는 기꺼이 그 길을 갈 사람이었다.차설아와 최로운은 별장에서 며칠간 머물렀다.송하나와 차설아는 매일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며칠 뒤, 국내에서 연락이 왔는데 차설아의 딸 이솔이가 갑자기 열이 심하게 올라 엄마를 찾으며 울고 있다는 소식이었다.차설아는 마음이 타들어 가는 듯했다. 결국 항공권을 예약하고 서둘러 돌아갈 채비를 했다.작별을 앞두고 그녀는 송하나의 손을 꼭 잡고 눈시울을 붉혔다.“하나야, 나 이제 돌아가야 해. 이솔이가 아파서 가서 돌봐줘야 할 것 같아.”송하나도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얼른 가봐. 아이가 중요하지.”차설아는 아무것도 모르는 송하나의 얼굴을 바라보며 가슴이 먹먹해졌다.헤어지기 싫은 마음에 눈물이 차올라 눈가가 시큰거렸다.그때 최로운이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10화

    심성빈은 송하나를 조심스럽게 부축해 식탁으로 데려갔다. 의자를 빼주는 제스처는 더없이 다정하고 자연스러웠다.한편 차설아는 최로운을 끌고 뒤따라가면서 더 이상 헛소리하지 말라는 듯 눈빛으로 경고했다.최로운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는 입술을 지퍼로 잠그는 시늉을 해 보였다.언제든 마누라 말을 잘 듣는 게 최고니까.식사 후, 차설아와 송하나는 정원 산책에 나섰다.넓은 정원은 정성스럽게 가꾸어져 무성하고 아름다웠다. 그 안에는 온갖 꽃들이 가득 심겨 있었다.따스한 햇살이 꽃가지 위로 쏟아져 내렸다. 떨어진 꽃잎들이 형형색색으로 흩날렸고 은은한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이 정원 진짜 이쁘다.”차설아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이 꽃들 다 성빈 씨가 심었어. 시간 날 때마다 직접 물도 주고 그랬거든.”송하나는 무심코 한 말이었지만 차설아는 듣고 나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꽃과 나무들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관리되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으니까.심성빈이 이 모든 것을 가꾸는 것은 오롯이 송하나를 위해서였겠지.그녀를 향한 배려와 보살핌, 또한 그녀를 바라볼 때 눈빛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따뜻함과 애정 어린 시선은 자리에 있는 누구라도 느낄 수 있었다.어쩌면 심성빈이 송하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차정원보다 못지않을지도 모른다.송하나가 기억을 잃은 상황, 모두가 그녀를 죽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심성빈은 얼마든지 그녀를 숨기고 평생 함께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진실을 말하고 희생을 택했으며 송하나를 차정원에게 돌려주려 했다.그런 점에 비추어 보면 심성빈은 말 그대로 참된 어른이었다.하지만 차정원은...겨우 고통 속에서 희망을 찾았는데 사랑하는 하나를 데리고 귀국하기도 전에 불행을 겪다니.여기까지 생각한 차설아는 또다시 눈시울이 빨개졌다. 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저 멀리 피어 있는 꽃을 보는 척했다.“설아야.”별안간 송하나의 목소리가 들렸다.차설아가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내가 아

  • 별이 되어 빛나리   제909화

    “뭐야... 나 이렇게 멀쩡히 잘 있잖아.”송하나가 상냥하게 웃으며 차설아를 다독였다.“지난번에 실수로 물에 빠지는 바람에 고생 좀 했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회복하고 귀국해서 너 보러 가려고 했어.”그녀는 말을 마치고 심성빈을 돌아보며 은근한 의지와 확신이 담긴 눈빛을 보냈다.“그렇죠, 성빈 씨?”심성빈의 시선이 그녀에게 머물렀다.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지면서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몸 잘 추스르면 돌아가자.”송하나는 단지 귀국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자신과 함께 돌아갈 사람이 따로 있었다는 건 전혀 몰랐다.차설아는 분위기를 따라 눈빛에서 슬픔을 서서히 거두고 울음 끝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조용히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던 찰나, 현관에서 갑자기 급박한 발소리가 들려왔다.최로운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허둥지둥 뛰어 들어왔다. 양복은 구겨져 있었고 턱에는 거뭇한 수염 자국이 선명했다. 눈은 핏발이 서서 밤새 한숨도 못 자고 달려왔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들어오자마자 차설아를 발견한 최로운의 눈동자가 안도감으로 흔들렸다.그는 다른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성큼성큼 다가가 차설아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았다는 안도감과 그간의 두려움이 섞여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여보, 왜 말도 없이 이런 곳까지 혼자 온 거야?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차설아는 그가 너무 세게 껴안는 바람에 숨이 막혔고 한편으로는 화가 치밀면서도 서러움이 밀려왔다. 그녀는 최로운의 다리를 툭 찼다.“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이 남자가 계속 거짓말로 둘러대고 회피만 하지 않았어도 그녀가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이 먼 곳까지 홀로 오진 않았을 것이다.오빠의 실종을 생각하자 조금 전 애써 눌러두었던 눈물이 다시 핑 돌았다.최로운도 제 잘못을 아는지라 그녀를 더욱 꽉 안아줄 뿐이었다.그는 자세를 낮추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잘못했어. 다 내 탓이야. 여보, 앞으로는 제발 말 한마디 없이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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