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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임셀리나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14 10:00:16

도혁이 출근하자마자 태오에게 요리 전문가를 알아봐 올 것을 지시했다.

"요리...라니요?"

"아내가 요리를 배우고 싶어해."

세나와 저녁을 먹던 때가 생각나자 입술끝이 실룩거렸다.

여보오.

그 한 마디가 도혁의 마음을 녹였다.

세나가 도혁을 부르는 호칭은 특별히 없었다.

회장님이라고 부르다가 한 두번, 어른들앞에서 오빠라고도 했었던가.

장모님의 지적 이후에는 그마저도 부르지 않았다.

그저 저기…라고 얼버무리고 말더니.

또박또박 부르는 여보라는 호칭에 그만 온 몸이 흐물흐물해지는 것 같았다.

"요리 스튜디오도 좋고 쉐프도 좋고. 다만 아내 혼자만 수업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너무 깐깐하게 재지 말고 적당한 사람으로 결정하십시오. 아니면 월급을 월등하게 높게 제시하시든가요. 일할 사람이 없어서 사모님이 나서는 거 아닙니까."

"배우고 싶다잖아. 하고 싶다니까 하게 해 줘야지."

도혁이 이렇게 말랑한 사람이었나.

하긴 옆에 여자가 있었던 적이 없었으니 알 리가 없지.

사람들은 도혁을 완벽한 알파 메일이라고 해도 태오는 인정하지 않았다.

결벽증같이 여자를 거부하는 모습을 오래 봐 왔기 때문이었다.

트라우마가 있는 건지 나중엔 남자를 좋아하는 건지, 별의 별 오해를 다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민석의 결혼식에서 처음 본 오세나가 자꾸만 생각난다며 어깨를 늘어뜨릴 때 드디어 연애를 한는 건가

사실 반가웠다.

그런데 연애를 건너뛰고 결혼을 감행한 용기에 비해 어쩔 줄 몰라하는 저런 태도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싶다.

지시를 받은 태오가 어깨를 으쓱하며 집무실을 나섰다.

*****

"오셨어요?

출근하면서부터 퇴근을 기다리는 도혁에게 제일 반가운 시간이 왔다.

세나가 기다리고 있는 집에 도착했다.

"씻고 오세요."

늘 그렇듯 샤워하는 동안 저녁이 준비되고 씻고 나와 세나와 함께 저녁을 먹는 게 하나의 루틴이 되었다.

"오늘은 잡채를 배워 왔습니까."

밥과 국이 두 개씩 차려진 식탁의 중간에 깨소금을 잔뜩 뿌린 잡채가 놓여 있었다.

도혁의 지시로 요리 명장이 세나의 요리 수업을 맡기로 했다.

개설된 수업은 없지만 인맥이 닿으면 조용히 요리를 가르친다는 한식 요리의 대가였다.

일주일에 두 번, 세나는 도혁이 보내 주는 차를 타고 요리를 배우러 다니는 중이었다.

배워 온 음식은 그 날 저녁, 두 사람의 식사 메뉴가 되었다.

"네. 회..아, 잡채를 좋아하신다고 해서 제가 요리 선생님께 요청했어요."

"내가 잡채 좋아하는 건 말한 적이 없었는데."

"지난 번 본가에서 오신 여사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도혁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배워 온 세나.

예쁘지 않을 수 없었다.

"잡채가 느끼할까봐 오징어 초무침을 곁들여 봤어요."

잡채와 오징어 초무침을 덜어 낸 앞접시를 도혁앞에 놓아 주며 평가를 기다리는 학생처럼 도혁이 맛보기를 기다렸다.

"생각 이상인데."

덜어 준 잡채를 한 입에 비우자 세나가 밝은 얼굴로 젓가락을 들었다.

"맛있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잡채를 비우자 세나도 오물거리며 식사를 이어 갔다.

부모님이 식품회사를 하셔서 그런지 세나는 요리를 뚝닥뚝닥 잘 해냈다. 회사가 어려워 지며 동생과 둘이 살 때는 세나가 살림을 살았다고 했던가.

음식에 대한 센스를 타고난 듯 했다.

서너가지 음식만 차려 내는데 모두가 맛있었다.

삭막하고 건조하던 집에 세나가 들어온 후 공기가 부드럽고 따뜻해 졌다.

"저녁도 맛있게 먹었으니 뭘 해주고 싶은데. 갖고 싶은 거 없어요?"

세나가 침대에 들었을 때 도혁이 물었다.

음식을 야무지게 하는 세나가 대견해서 뭐라도 안겨 주고 싶었다.

"글쎄...음...없어요."

남자가 이렇게 말을 할 때 가지고 싶었던 고가의 물건을 말한다고 들었는데 세나는 그 마저도 없다고 했다.

한도가 없는 카드를 줬는데도 사용했다는 메세지는 아직 받은 적이 없었다.

원래 욕심이 없는 건가.

그런 세나가 신기한 도혁이 세나쪽으로 몸을 돌려 누워 빤히 봤다.

도혁의 시선을 느낀 세나가 눈을 감아 버렸다.

당황해 하는 그 모습이 귀여워 도혁이 푸흣하고 웃자 세나가 눈을 떴다.

"왜...요?"

"예뻐서."

그 말에 더 당황한 세나의 귀가 붉어졌다.

"뭘 해도 예쁜데 음식도 잘 하고. 안 예쁠 수가 없지.”

세나의 귓볼을 만지작 거리자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그런 세나의 몸을 느낀듯 도혁이 조심스럽게 세나를 품안으로 당겼다. 그리고는 쉽게 깨지는 유리잔이라도 되는듯 천천히 등을 쓸어 내렸다.

"괜찮겠어요?”

허락을 구하듯 도혁이 세나에게 물었다.

본능마저 통제해온 도혁에게 더 이상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왔다.

첫 날밤 이후 처음 시도였다.

"네, 괜찮아요."

세나의 허락이 떨어지자 마자 큰 손이 잠옷 치마를 걷어 올렸다.

처음은 아닌데 긴장되긴 마찬가지였다.

어떤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니까.

알면서도 의무니까 거부할 수 없었다.

완벽한 아내란 침대에서까지 역할이 있으니까.

도혁이 하는 대로 세나는 눈을 감았다.

온 몸에 밤을 새기듯 뜨거운 입술이 끊임없이 쏟아져 내렸다.

뜨거운 입술에 뜨거운 숨결.

세나의 몸도 서서히 데워졌다.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목에서는 야릇한 소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 왔다.

제 목소리도 아닌 것 같은 낯선 소리를 참으려 두 입술을 꾹 말아 물었다.

이상했다.

분명히.

온 몸이 쪼개지는 고통, 그것도 불에 달군 시뻘건 몽둥이가 몸을 가르는 것 같은 고통이었는데.

그 때만큼은 아니었다.

도혁이 길게 내쉬는 숨을 귀로 느끼며 세나는 그의 등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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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의 순정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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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의 순정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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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의 순정   152

    정다정이 한때 결혼으로 엮일뻔한 사이로만 남았다면 도혁도 아르떼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리조트나 호텔이나 동종업이기 때문에 상생하기 위해 작게나마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지 몰랐다.하지만 도혁의 수하를 돈으로 매수해 정보를 빼내어 도혁이 공들인 호텔 인수 작업을 흔들었다.도혁은 먼저 건드리지만 않으면 굳이 나서는 타입이 아니었다. 하지만 정다정은 도혁을 먼저 공격한 것과 다를바 없었다. 그것도 장태산의 힘을 빌어. 그렇다면 가만히 둘 수 없었다.할아버지가 수십년에 걸쳐 키워 온 회사를 한 입에 털어 먹는 손녀. 거기다 돈을 주고 경쟁사의 내부 자료를 빼왔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 파장은 어마어마하지 않을까.정다정이 재기하지 못 하도록 밟아줄 생각이었다. 물론 장태산도.*****“이 정도는 할 수 있어요.”“아니, 오빠가 해 줄게. 앉아 있어.”저녁 식사를 마치고 제가 먹은 식기를 포개고 있을때였다. 도혁이 세나를 만류하며 다이닝룸을 나가라고 했다. 배에 공을 맞은지도 며칠이 지났고, 병원에서 이상이 없다는 확인을 받았음에도 도혁의 과잉 보호는 여전했다.“밥공기가 갑자기 튀어 오를리는 없잖아요.”“앞일은 모르는 거다.”도혁은 무심하게 대꾸했다.“진짜 아무렇지 않아요. 괜찮다구요.”퇴원해서 돌아온 이후 괜찮다는 말을 수백번은 한 것 같았다.“응, 알아. 몸이 힘들어 보여서 그런거니까 소파에 앉아 있어.”저를 향한 과잉 보호는 도저히 꺾을 수 없는 영역이었다. 세나는 도혁이 시키는 대로 다이닝룸을 나가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도혁이 번개같이 튀어 나와 세나의 허리뒤에 쿠션을 받쳐 주었다.“불편할까봐.”“괜찮아요.”“배가 아프면 참지 말고 바로 말해.”“아직 입원한 것 같아요. 퇴원은 진작에 했는데.”도혁의 눈썹이 가운데로 모였다.“병원은 바로 대처가 되지만 집은 그게 아니잖아.”“알아요. 무슨 말인지.”복키를 낳을때까지 도혁의 과잉 보호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편이 정신 건강에 더 나을지도 몰랐다.세나가

  • 보스의 순정   151

    밤새 복키가 안녕하다는 것을 확인한 도혁은 퇴원을 허락받았다. 주말임에도 입퇴원이 자유로운 것은 도혁의 주치의가 병원장이기 때문이었다.세나의 진료를 보고 있는 산부인과 과장이 지난 밤에 다녀 갔었다. 검사 결과를 보고 왔다며 큰 이상은 없는 것 같으니 너무 걱정말라며.많은 이들의 걱정과 안부덕분에 복키가 이상이 없다고 생각했다.세나는 겨우 하루 병원에서 보냈을 뿐인데 굉장히 많은 일을 겪고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예상하지 못 한 입원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예정일까지는 조심, 또 조심해야 돼.”“알아요. 조심할게요.”집으로 돌아온 도혁은 제일 먼저 욕조의 물을 채웠다.걱정과 불안이 가득했던 마음을 따뜻한 물에 씻어 내고 싶었다.“물 받고 있어. 목욕하자.”세나 역시 긴장으로 굳어 있던 몸을 따뜻한 물에 풀고 싶었다.미끄러질까 조심하며 세나를 먼저 욕조에 들여 보낸 뒤 도혁도 천천히 욕조에 몸을 담궜다. 도혁의 두 팔과 두 다리사이에 자리한 세나의 몸은 여전히 가늘었다. 뒤에서 보면 배가 불러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바가지를 엎어 놓은듯 앞으로 동그란 배 모양이 영락없는 딸이라며 어른들이 확신했지만 틀렸다. 복키는 아들이니까. 혹시 복키 동생은 딸일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도혁은 고개를 저었다.입덧으로 얼마나 세나가 고생을 했는지 봐 왔으면서 그런 생각은 하는게 아니었다.“이제 나갈게요. 양수가 뜨거워진다고 오래 있지 말라고 했어요.”세나가 도혁의 가슴에 기대어 있던 몸을 떼어 냈다.“아, 그렇지. 있어 봐. 씻겨 줄게.”욕조의 물마개를 빼놓고 세나를 샤워기 아래에 세웠다.눈에 거품이 들어 가지 않도록 머리를 샴푸하고 몸도 부드럽게 거품으로 씻어 냈다.세나는 도혁이 하는 대로 아이처럼 몸을 맡긴 채 눈을 감았다.임신을 했어도 세나의 맨 몸은 도혁에게 강렬한 유혹이었다. 하지만 그 욕망을 세나에게 향할수는 없었다.지금껏 그래왔듯 본능마저 억누른 도혁은 제가 할 일을 마쳤다.큰 타월에 싼 세나를 욕실 문 밖에 내어 놓고

  • 보스의 순정   150

    여러 동의 텐트 사이로 굴러간 공을 누군가가 형제에게 던져 준다는 것이 너무 힘을 실었다.텐트동 뒤에 있는 캠핑카 구역으로 날아온 공이 테이블위에서 세게 튀어 올라 세나의 배를 튕겼다.정말이지 순식간이었다.배를 가격한 느낌에 움찔한 세나가 눈을 떴고 도혁 역시 바로 몸을 일으켰다.그 소란에 공을 던진 사람도 공을 가지고 놀던 형제도 움직임을 멈추었다.놀란 세나가 두 손으로 배를 감싸자 도혁이 바로 손을 겹쳤다."공이야. 어디를 맞았어? 정면으로 맞은 거야?""모르겠어요.""병원부터 가."공이 배를 가격했다는 사실만으로 세나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오직 복키가 잘못되면 어쩌나라는 생각만이 세나의 머리속을 꽉 채웠다.텐트동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들고 공을 던진 당사자가 헐레벌떡 뛰어 왔다."괜찮으십니까."미안해 하는 남자를 향해 도혁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괜찮은 걸로 보입니까. 임신부인거 안 보여요?”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지도 않는데 도혁의 눈빛만으로 상대는 기가 꺾였다."죄송합니다."눈물을 참는 세나를 일으켜 세워 품에 안은 도혁이 119에 전화를 걸었다. 등을 토닥이고 쓸어 내리는 그의 손은 괜찮다며 세나를 안심시키고 있었다. 그 사이 공을 주거니 받거니 했던 형제의 부모도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도혁의 서슬에 모두들 벌을 서는 것처럼 고개를 숙인 채 바닥으로 시선을 내렸다."배가 뭉치거나 아파?"도혁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세나를 세심하게 챙겼다. 세나가 겁먹은 상태인데 도혁마저 미쳐 날뛸수는 없으니 침착해야 했다."일단 119를 불렀으니 응급실로 가서 진료부터 봐야 겠습니다. 연락처 주고 가시죠. 혹시 제 아내나 저희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책임질 각오 하십시오."책임을 지우겠다는 말에 형제의 아버지가 발끈하고 나섰다."애들이 놀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그걸 가지고 책임지라 마라는 너무 오바잖아요!""그러는 동안 당신은 뭘 했습니까."형제에게 공 하나를 던져 주고 일행들과 술을 마시던 아버지가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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