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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유애
전북망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왜 어려운 길을 자처하시오? 이 혼인은 폐하의 어명이오. 더군다나 이방이 들어온다고 한들, 서로 다른 별채에 머물 텐데, 뭐가 걱정이오? 이방은 안살림에 관심이 없소. 또한 그대의 권한을 빼앗는 일도 없을 것이오. 그대가 중요시 여기는 것들, 이방에겐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걸 모르겠소?”

“권한이요? 제가 겨우 그런 것 때문에 이러시는 줄 아십니까?”

송석석이 반문했다. 장군부(將軍府: 장군의 집) 살림이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노부인한테 들어가는 약값만 해도 매달 수십 냥(两: 화폐 단위)이었고, 그 외 사람들한테 들어가는 생활비도 만만치 않았다. 만약 그녀가 들고 온 지참금이 아니었다면, 이 집안은 진작에 파산했을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헌신한 대가가 겨우 이거라니, 정말 황당했다.

반면, 전북망도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었다.

“됐소. 더 말하지 않겠소. 본래 통보만 하면 되는 일이었고, 그대가 허락하든 하지 않든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오.”

그 말을 끝으로 전북망은 소매를 털며 자리를 떠났다. 송석석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아가씨.”

보주(寶珠)가 옆에서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장군님도 참 너무하세요.”

“됐어, 이렇게 된 이상 움직이자.”

송석석이 차갑게 눈빛을 굳히며 보주를 쳐다보았다.

“첫날밤도 치르지 못했는데,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다고 볼 수도 없지. 일단 가서 내가 이 집안에 들어올 때 들고 온 지참금 목록을 가지고 와 봐.”

“지참금 목록은 왜요?”

보주가 물었다. 그러자 송석석이 그녀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툭 치며 답했다.

“바보야. 계속 이 집에 머물 거야?”

그러자 보주가 이마를 감싸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 혼사는 부인께서 아가씨를 위해 직접 예비하신 거잖아요. 어르신도 살아계실 때, 얼마나 아가씨가 잘 살길 바라셨는데요.”

부모님의 얘기가 나오자 송석석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송석석의 부모님은 참 금슬이 좋았다. 그녀를 포함해 자식이 여섯이나 됐지만, 모두 한배에서 나온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되어 혼자가 되었지만, 송석석 또한 부모님과 같은 결혼생활을 하길 바랐다.

송석석은 무장의 가문에 태어나 아주 어렸을 적부터 무예를 익혔다. 모두 아버지 송회안 덕분이었다. 그녀는 7세에 매화산에 올라 무예 수련을 시작했으며, 동시에 전략과 병서 공부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15세가 되어 하산을 해보니, 아버지와 여섯 오라버니들이 얼마 전에 모두 남쪽 전장에서 전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송석석은 너무 슬펐지만, 눈물을 흘리다 못해 눈이 멀어버린 어머니 탓에 차마 티를 낼 수 없었다. 그녀는 아직까지도 그때 어머니가 했던 말을 생생히 기억했다.

“너만큼은 꼭 오래오래 행복해. 남들처럼 평범하게 좋은 남편도 만나고, 아이도 낳으면서 평온하게 살아. 이제 나한텐 너밖에 없어.”

그 뒤로 약 1년, 송석석은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 신부 수업과 가계부 수업 등, 여자로서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터득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온 도시에 진북후부(鎮北侯府: 북방을 지키는 후작의 집)에서 사위를 찾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나갔다. 더불어 그녀의 뛰어난 미모에도 사람들이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너도나도 앞다투어 청혼서를 넣기 시작했다.

하지만 송석석의 어머니는 확고한 철학이 있었다.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첩을 들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고르고 골라 선택된 신랑감이 바로 전북망이었다.

그런데 반년 전, 하룻밤 사이에 집안이 모두 몰살당했다. 어른, 노약자, 어린아이 가릴 것 없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게 죽었다. 그중에 두 살밖에 안 된 송석석의 조카도 포함되어 있었다. 셋째 오라버니가 남긴 유일한 혈육조차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얼마 뒤, 경조부(京兆府: 수도를 관할하는 행정 구역)에서 순방영(巡防營: 순찰 방어 부대)이 출동해 일부 범인들을 붙잡는 데 성공했지만, 상황은 돌이킬 수 없었다. 이들은 모두 서경(西京)의 첩자들이었는데, 전장에 밀리자 보복심리로 진북후부를 몰살했다고 진술했다.

송석석은 비보를 듣자마자 바로 달려갔지만, 남은 건 처참하게 조각난 시신뿐이었다. 진북후부 어디에도 생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벽이며 바닥이며 모두 피범벅이었다.

이제 진북후부의 핏줄은 송석석, 한 명밖에 없었다. 진북후부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송석석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다. 여자 혼자서 가문을 일으키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방은 달랐다. 이방은 전장의 공로가 있는, 이 나라의 유일한 여장군이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았으며 태후조차 칭찬할 정도로 힘이 있었다. 이번 혼사만 무사히 성사된다면, 전북망의 미래에도 꽃길이 깔릴 게 분명해 보였다. 그래서 전북망의 가족들은 매우 자연스럽게 이 혼사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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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a Comments (4)
goodnovel comment avatar
염혜숙
끝까지 보게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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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4. 10. 07. AM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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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Han
끝까지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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