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하지율은 아까 주주의 전화를 받은 사실을 주용화에게 알려주었다.그리고 하지율은 이게 무슨 일인지 대충 파악했다.“아마도 제 세 오빠가 저지른 짓 같네요.”연태훈은 직접 나서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 형제를 말리지도 않을 것이다.하지율은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를 보면서 얘기했다.“지후 씨 말이 맞았네요.”주용화가 얘기했다.“김경환 씨랑 먼저 얘기해 보는 게 어떻습니까? 만약 진짜라면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리고 남은 자금으로 투자해도 되니까요.”하지율이 대답했다.“저한테 1순위는 당연히 김경환 씨죠. 하지만 다른 대안을 생각해야 해요. 만약 그 사람이 정말 사기꾼이라면 어떡해요?”지금 초기 지분을 파는 것도 문제가 되었다.하지율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김경환을 찾아가거나,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거나. 둘 중 하나였다.고지후와 함우민 등 사람들은 하지율이 믿을만한 사람이었다.하지만 그들에게서 돈을 빌리는 건 어마어마한 마음의 빚을 지는 것이다.계약식이 코앞이다. 지금은 그런 것을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하지율은 고민하다가 결국 직접 김경환에게 연락했다.김경환은 하지율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처럼 하지율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연씨 가문 사람들이 발견하고 또 훼방을 놓을 수도 있었기에 하지율은 프라이빗 클럽으로 장소를 정했다.하지율은 30분 정도 미리 도착해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하지만 안에서는 김경환이 먼저 와서 하지율을 기다리고 있었다.김경환은 여전히 비서 한 명 없이 혼자였다.하지율이 들어오는 것을 본 김경환은 웃으면서 몸을 일으켰다.간단한 대화 끝에 김경환은 하지율에게 계약서를 건네주었다.하지율은 주용화만 데리고 왔다.표서준을 완벽하게 믿는 건 아니었기에 하지율은 표서준에게 김경환과 만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표서준은 하지율이 김경환과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표서준 눈에 김경환은 사기꾼이었으니까 말이다.100조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이런
“하지만 돈을 벌든 잃든, 그건 지율이 돈이니까 지율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야. 아무 부담 없이 본인의 선택에 책임만 지면 돼. 만약 빌려온 돈으로 투자를 한다면 실패할까 봐 두려워할 거고 빚을 갚지 못할까 봐 걱정할 거야. 잡생각은 많아지고 결정은 느려지겠지. 그건 경영자로서 치명적인 약점이야. 난 그런 것으로 지율이의 미래를 제한하고 싶지 않아. 초기 지분을 팔기로 한 건 지금의 매수 때문만이 아니야. 지율이는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니까.”함우민은 흠칫 놀랐다.‘지후가... 거기까지 생각하다니.’함우민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생각이 복잡했지만 나오는 말은 이것뿐이었다.“지후야, 네 말이 맞아.”고지후는 더 얘기하지 않았다. 고지후의 눈 속에서 어두운 빛이 번뜩였다....연씨 가문.연상진의 서재.연상진이 미간을 찌푸리고 얘기했다.“오늘이 벌써 둘째 날이야. 하지율이 아직도 형이나 아버지를 찾아오지 않았어?”연상준이 대답했다.“응. 아마 셋째 날에 오지 않을까?”연상진이 차갑게 웃었다.“우리가 제일 마지막 선택지라는 거지? 하.”연정미는 옆에서 무어라 얘기하려다가 결국 입을 꾹 닫아버렸다.연상준은 그런 연정미를 보면서 물었다.“정미야, 하고 싶은 말 있어?”연씨 가문에서 연정미는 하지율에 관한 부정적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어제 단보현 오빠를 보러 갔는데 하지율이 초기 지분을 팔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대. 그런데...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 팔려고 하는 것 같아.”연상준과 연상진이 동시에 연정미를 쳐다보았다.“다른 사람?”연정미가 고개를 끄덕였다.“들어보니까 하지율 어머니를 따르던 주주들한테 연락했대. 그래서 그 주주들이 지금 돈을 모으는 중이라고...”연상진은 멍해있다가 곧바로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했어! 아버지랑 형은 그래도 하지율을 믿어줬는데! 초기 지분을 피도 안 섞인 남한테 팔아버린다고? 가족인 우리한테 파는 게 아
함우민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지율 씨가 돈을 빌릴 필요가 없다고 하길래, 마침 근처라서 무슨 일인지 와본 거야.”고지후는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돌려 하지율과 대화를 이어 나갔다.하지율의 계획을 들은 고지후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초기 지분을 팔아버리고 싶은 거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그래도 대안을 하나 더 준비해 두는 게 좋아.”함우민은 약간 놀란 눈으로 고지후를 쳐다보았다.고지후가 하지율의 결정을 존중해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함우민은 고지후가 함우민처럼 하지율을 말릴 줄 알았다.이번에 하지율을 도와주면 하지율의 죄책감을 이용해서 앞으로 하지율과 접촉할 기회를 늘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하지율의 목소리가 함우민의 생각을 끊어버렸다.“다른 대안?”고지후가 대답했다.“우리 쪽에서 돈을 모으고 있을게. 혹시라도 마지막에 초기 지분을 팔려다가 생각하지 못한 사고라도 생기면 안 되니까 말이야. 네 초기 지분을 연씨 가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파는 걸, 연씨 가문 사람들이 가만히 보고 있을 것만 같아? 게다가 네 쪽이 더 급하니까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그러니 마지막 대안을 준비해야지.”하지율은 고지후의 뜻을 바로 이해했다.5년 동안 부부로 지낸 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척하면 척이었다.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이고 얘기했다.“당신 말이 맞아. 내가 깜빡했네.”고지후가 부드러운 표정으로 얘기했다.“경영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 그 정도로도 넌 이미 충분해. 다른 일 없으면 난 이만 갈게.”하지율이 일어났다.“배웅해 줄게.”고지후는 거절하지 않았다.그저 주용화를 흘깃 쳐다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함우민도 얘기했다.“저도 지후랑 같이 돌아갈게요.”하지율은 두 사람을 입구까지 데려다준 뒤 다시 감사 인사를 전했다.하지율은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그리고 그제야 고지후가 그동안 왜 그렇게 바삐 돌아 챘는지 알 것 같았다.그냥 정상적인 업무 처리뿐만이 아니라 경쟁상
함우민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저 사람이 왜 지율 씨 사무실에 있는 겁니까?”주용화가 대답했다.“저는 지율 씨 경호원입니다. 그런데 제가 사무실에 있는 게 이상한가요? 함우민 씨야말로 왜 지율 씨의 사생활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거죠? 모르는 사람이 보면 불륜 현장이라도 잡은 사람 같네요.”함우민은 겨우 복잡한 감정을 가라앉혔다.“화야 씨가 아무리 지율 씨 경호원이라고 해도 남녀가 유별한데. 선은 좀 지키시죠? 밖에서 떠도는 소문이 어떤지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요. 여기는 Z국이 아니어서 그런 소문들을 막을 수도 없어요. 화야 씨가 이렇게 할수록 지율 씨 이미지만 손해입니다.”주용화는 의미심장하게 함우민을 쳐다보며 물었다.“저보다는 함우민 씨 때문에 지율 씨 명예가 더럽혀진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요? 저번에 함우민 씨가 윤택이를 이용해 제 발목을 잡지 않았더라면 지율 씨가 박태규한테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하지율이 얼른 주용화한테 얘기했다.“화야 씨, 저번 일은 우민 씨 잘못이 아니에요. 윤택이가 얘기했어요. 본인이 나가고 싶다고 조른 거라고요. 우민 씨는 어쩔 수 없어서 윤택이를 데리고 나온 거예요. 그리고 박태규 사건도 우민 씨가 제때 나타나서 저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준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저 혼자 복도에서 위험할 뻔했어요.”주용화는 어두워진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더 얘기하지 않았다.함우민이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고 있긴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다.함우민은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사람이다.게다가 하지율은 주용화와 보낸 시간보다 함우민과 알고 지낸 시간이 더 길었다.주용화가 하지율의 곁에 나타나기 전부터 함우민은 하지율을 여러 번 도와주었다.어쩌면 하지율은 주용화보다 함우민을 더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주용화는 여태껏 후과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마음대로 살아왔다.하지만 지금은 눈에 거슬리는 사람을 바로 처리할 수 없다는 사실에 짜증이 치밀었다.함우민은 하지율이 자기편을 들어주는 것을 보면서 옅은 미소를
하지율은 사람을 시켜 김경환에 대해 알아보았지만 결국 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하지율은 잘 알고 있었다.한 번에 100조를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하지율에게 신분을 꽁꽁 감출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함우민은 그 사실을 알고 얼른 하지율의 회사로 와서 하지율을 설득했다.“지율 씨, 절대 그 사람 말을 믿으면 안 돼요. 사기꾼일지도 몰라요. 혹은 일부러 지율 씨가 자금을 모으는 걸 포기하게 만들고 계약을 진행하지 않을지도 몰라요.”하지율도 그렇게 생각했으나 상대가 너무 확실하게 얘기했기에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하지율은 많은 사람을 봐왔다. 그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김경환은 사기꾼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함우민의 목소리가 이어졌다.“지율 씨, 돈은 걱정하지 말아요. 저랑 지후가 어떻게든 모을게요. 3일 안에 꼭 모아올게요.”하지율이 대답했다.“도와주려는 그 마음만으로도 감사해요. 하지만 액수가 크다 보니까... 만약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자금 문제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요.”하지율은 고개를 들어 함우민을 보며 얘기했다.“그래서 결국 초기 지분 1%를 팔기로 결심했어요. 앞으로 프로젝트에 투자할 돈과 유동 자금을 마련해야죠.”하지율의 목소리는 물 흐르듯 담담했다.“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자꾸 빌리면 안 되죠.”함우민의 표정이 굳어버렸다.“초기 지분을 판다고요?”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제 어머니를 지지하는 주주들한테 연락했어요. 매수하길 원한다고 했고 약속도 했으니 언제든지 팔아넘겨도 돼요.”그 사람들은 원래부터 하이현을 따르는 사람들이었기에 충성심이 아주 깊었다.“초기 지분은 어머님이 남겨주신 거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쉽게 팔아넘겨도 돼요? 연씨 가문의 계략 아닌가요?”하지율은 약간 흥분한 함우민을 보면서 의아해했다.함우민 곁의 비서가 그런 하지율을 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해명을 덧붙였다.“함 대표님은 자금을 모으기 위해 모든 재산과 주식을 다 팔아넘겼습니다. 그런데 하 대표님이 괜찮다고 하시니 함
“만약 네가 충동적으로 움직여서 형과 아버지의 계획에 영향이 간다면 두 사람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연재영과 연태훈을 떠올린 연상진은 그제야 조금 화를 거두었다.“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을게. 그냥 아까 그 투자자가 사기꾼인지 아닌지만 알아볼게. 만약 하지율의 초기 지분이 저런 사기꾼 손에 들어가는 거라면 우리도 손해잖아.”연상준이 경고했다.“선 넘는 행동은 하지 마.”연상진이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절대로 충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연상진이 아무리 화가 많고 충동적인 성격이라고 해도 멍청이는 아니었다.하지율이 진짜 투자를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연상진은 비밀리에 소문을 풀었다. 그리고 하지율과 계약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에게 경고를 주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상진의 경고에 그대로 물러났다.왜냐하면 그들은 하지율이 연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을 보고 투자하려고 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친오빠인 연상진이 직접 나서서 경고할 정도라면 하지율이 연씨 가문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는 뻔했다.그러니 하지율과 계약하거나 투자하는 건 위험한 일이라는 뜻이고 자칫하면 연씨 가문의 눈 밖에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연상진은 연상준과 연정미를 쳐다보면서 당당하게 얘기했다.“아무리 하지율이 박원 그룹 매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앞으로 하지율과 계약하려는 사람은 없을 거야.”거기까지 얘기한 연상진이 연정미를 보면서 얘기했다.“하지율이 박원 그룹을 매수한다면 그건 하지율의 실적으로 계산될 거야. 우리 정미만 불쌍하게 됐어.”연정미는 가볍게 웃을 뿐 아무렇지 않아 했다.“초기 지분을 되찾는 건 아버지의 오랜 소원이었잖아. 아버지가 이 소원을 이룰 수만 있다면 나는 아무렇지 않아.”하지율이 만약 박원 그룹 주식을 매수한다면 연정미가 하지율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앞으로 연경 그룹에 입사한다고 해도 하지율은 연정미보다 더 높은 자리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연상준이 얘기했다.“정미야, 걱정하지 마. 아버지와 형들이 어떻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