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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Author: 초향
“하지율, 잠깐만.”

하지율이 미간을 좁혔다.

“무슨 일이야?”

고지후가 말했다.

“잠시 시간 괜찮아? 같이 윤택이 데리러 갈래?”

하지율이 되물었다.

“혼자서는 못 가?”

고지후가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

“아버님께서 윤택이를 데려가신 지 꽤 됐어. 매번 데리러 가면, 연 선생님이 항상 좀 더 기다리라고만 하셔.”

하지율은 비웃음 섞인 어조였다.

“고지후, 스스로 말해 봐. 대체 몇 번이나 윤택이를 잃어버렸는지 기억은 해? 평소에 그렇게 아이를 대충 돌보는 거야?”

고지후가 말했다.

“오해야. 이번엔 내가 아이를 잃어버린 게 아니라, 연태훈 선생님이 고씨 가문 자택에 오셔서 며칠 윤택이를 돌보겠다고 하셨고, 어머니가 허락해서 데려가신 거야.”

최혜은은 예전부터 연씨 집안과 인연을 맺고 싶어 했다. 이제 연태훈이 고윤택의 외할아버지라는 걸 알자, 며칠 보내는 건 당연하고, 아예 연씨 가문에 넘겨도 된다는 식이었다.

하지율도 최혜은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연태훈의 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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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7화

    “이제 작업을 시작할 건데... 작업 환경이 별로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잠깐 나가 계실래요?”주용화의 입가에 묘한 웃음이 걸렸다.“솔직히 하지율 씨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좀 보고 싶네요.”아까 하지율이 직접 하겠다고 말할 때는 조금도 망설이는 기색이 없었다.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그건 하지율이 억지로 드러내는 자신감이 아니라 너무도 자연스러운 확신이었다.하지율도 주용화가 의심하는 건 충분히 이해했기에 더 말하지 않았다.“알겠어요. 그러면 옷부터 갈아입고 올게요.”하지율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돌아오니 주용화가 보이지 않았다.하지율도 주용화가 어디로 간 건지 알 수 없었다.하지율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하도를 배합하고 희석하기 시작했다.준비를 마치고 막 도색을 시작하려던 순간, 옆에서 익숙하고 맑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도는 준비가... 끝났어요?”하지율이 화들짝 고개를 들자 어느새 주용화가 바로 옆에 서 있었다.주용화 역시 보호복을 입고 방호 마스크까지 착용한 상태였다.주용화가 갑자기 나타난 탓에 하지율도 깜짝 놀랐다.“왜 이렇게 기척도 없이 다녀요?”그러자 주용화가 대답했다.“하지율 씨가 너무 집중하고 있었던 겁니다.”하지율은 주용화의 보호복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차림은...”주용화는 옆에 있던 스프레이건을 집어 들었다.“혼자 하려면 언제 끝나겠어요? 저도 차가 급하게 필요해서요. 같이 하면 시간도 줄일 수 있겠죠.”말을 마친 주용화는 더 이상 하지율을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하지율은 일하는 주용화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전에는 주용화가 일부러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지금 생각해 보니 괜한 의심을 한 것 같았다.차량 전체를 다시 도색하는 건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특히 이런 복잡한 특수 도료라면 하지율 혼자 했을 경우 아무리 빨라도 열흘은 걸릴 일이었다.주용화가 함께하니 확실히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작업하는 동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6화

    그때 주용화가 말했다.“좋아요. 다만 그전에 먼저 수리팀의 실력을 확인해야겠어요. 믿고 맡길 만한지 봐야 하니까요. 제가 만족해야 도료도 넘길 수 있습니다.”당연한 요구였기에 하지율은 바로 받아들였다.“좋아요.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내일요.”하지율도 이 일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그럼 내일로 하죠.”시간과 장소를 정한 뒤 하지율은 전화를 끊었다....다음 날, 하지율은 약속 시간보다 일찍 정비소에 도착했다.강원희는 이미 수리팀과 함께 작업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율이 다가가자 수리팀의 팀원들은 모두 정중하게 인사한 뒤, 지난번 도색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그러자 하지율이 부드럽게 말했다.“도색 문제는 제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탓도 있으니 여러분 잘못은 아니에요. 오늘 다시 모신 건 이 특수 도장을 직접 맡을 수 있는지 여쭤보려고 해서예요.”하지율은 도료의 특성과 문제점을 자세히 설명했다.다들 전문가인 만큼 이야기를 듣자마자 어떤 종류인지 금세 알아차렸다.이런 도료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다뤄 본 적은 없었다.게다가 고객 쪽에서 별다른 설명도 없었기에 일반 도료처럼 처리했다가 큰 문제가 생긴 것이다.설명을 다 들은 팀원들의 표정이 난처해졌다.“하지율 씨, 이런 특수 도료는 워낙 희귀하고 비쌉니다. 저희 실력으로 작업 자체는 가능하더라도 선뜻 맡기는 어렵습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저희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니까요.”“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무리 높은 금액을 제시하셔도 이 작업을 맡겠다는 팀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성공하면 다행이지만 한번 잘못되면 벌어들이는 돈보다 배상해야 할 돈이 훨씬 크고 괜한 문제까지 생길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친분이 있어도 이런 작업은 쉽게 맡기 힘듭니다.”하지율은 잠시 말이 없었다.큰돈을 준다면 위험을 감수할 사람은 있을 수 있었다.하지만 그러려면 적어도 문제가 생겼을 때 하지율이 책임져 줄 수 있어야 했다.그런데 도료 자체가 하지율의 것이 아니니 그런 보장조차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5화

    “다만 찾을 수 있을지, 언제 찾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어요. 두 번째 방법은 주용화 씨가 제가 해낼 수 있는 조건이나 보상을 직접 말씀하는 거예요.”“그 외에는... 정말 죄송하지만 제 능력으로는 해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주용화는 낮게 웃었고 목소리에는 묘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하지율 씨는 정말 대단하네요. 몇 마디로 본인이 저지른 문제를 제 쪽으로 넘겨 버리다니요.”하지율은 순간 조용해졌다.하지율은 직접 주용화의 가르침을 받은 사람이었다.다른 사람이라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방식도 주용화 앞에서는 잘 통하지 않았다.아직도 하지율은 주용화보다 한 수 아래였다.주용화는 더 따지지 않고 바로 말했다.“좋아요. 저도 너무 어렵게 굴지는 않을게요. 두 가지만 들어주시면 차 문제는 더 이상 따지지 않겠어요.”하지율도 무턱대고 받아들일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일단 조건부터 들어볼게요.”주용화가 말했다.“첫 번째는 사람 한 명을 찾아 주는 겁니다.”하지율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누구요?”“그날 진소현 씨 집에서 저희가 나눈 이야기는 하지율 씨도 들었잖아요. 예전에 그 뒷정원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사람을 찾고 싶습니다.”“듣기로 하지율 씨가 지금 연씨 가문의 실권자이고 연경 그룹의 인맥과 세력도 거의 다 장악하고 있다던데요... 하지율 씨가 도와주면 사람 한 명 찾는 정도는 어렵지 않겠죠.”하지율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완전히 가라앉았다.어쩐지 주용화가 갑자기 이렇게 쉽게 넘어간다 싶었다.진짜 까다로운 문제는 따로 있었다.하지율이 대답하기도 전에 주용화가 두 번째 조건까지 말했다.“두 번째는 제 차 도색을 다시 제대로 해 주는 겁니다. 이번에는 제가 다른 색의 도료를 제공하죠.”“그래도 또 문제가 생기면 그때는 정말 하지율 씨가 일부러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겠습니다.”하지율은 바로 이상한 점을 알아챘다.“다른 색깔의 도료를 준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주용화가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도료와 같은 종류입니다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4화

    하지율은 미간을 찌푸렸다.“차를 수리한 사람들은 전부 전문 정비팀이에요. 차를 망가뜨렸을 리가 없겠는데요?”그러자 주용화의 낮고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면 하지율 씨의 말씀은... 제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겁니까?”하지율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그런 뜻은 아니에요. 그냥 수리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어제 바로 인수하지 않았을 것 같아서요.”주용화가 말했다.“어제는 비가 오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중요한 부분을 놓쳤어요.”하지율은 비가 내리는 창밖을 바라봤다.“비랑 무슨 상관인데요?”몇 초 뒤, 카톡으로 영상 하나가 도착했다.하지율이 영상을 열자 주용화의 차가 빗속에 세워져 있었다.빗물이 차체 위로 계속 떨어지자 원래 은회색이던 차가 서서히 오묘한 그러데이션 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전체적으로 굉장히 화려하고 세련돼 보였다.그런데 수리했던 차 뒤쪽만은 여전히 은회색 그대로였다.차체 전체와 완전히 따로 놀아 눈에 확 띌 정도로 어색했다.하지율도 자동차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이런 도장 방식이 무엇인지 금세 알아봤다.물을 만나면 색이 변하는 특수 도장이었고 그건 상당히 고급 기술이 들어가는 방식이었다.몇 년 전만 해도 기술이 아직 부족해 변하는 색상이 단조롭고 원래 차 색과도 어울리지 않아 오히려 촌스러운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지금 주용화의 차가 보여 주는 색깔의 변화는 분명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기술이었다.양산하기도 어려워 물량이 풀리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돈과 권력이 있어도 구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었다.하지율은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이 도장은... 밤에 빛도 나죠?”전화 너머가 몇 초 동안 조용해졌고 곧 주용화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그것까지 알아요?”하지율의 착각인지는 몰라도 주용화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조금 누그러진 것 같았다.하지율은 관자놀이가 지끈거리는 기분이 들었다.“네. 이쪽도 조금 알아요.”그제야 하지율은 주용화가 왜 차가 망가졌다고 했는지 이해됐다.이런 특수 도장은 비싸기만 한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3화

    집 안에는 먼지 하나 없었다.창문까지 맑고 깨끗한 걸 보니 누군가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하지율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본 뒤 계단을 올라갔다.그러다가 발걸음이 침실 앞에서 멈췄다.하지율은 문손잡이에 손을 올린 채 한참 동안 문을 열지 못했다.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에야 하지율은 마음을 다잡고 문을 밀어 열었다.침실 안의 물건과 배치 역시 3년 전 그대로였다.달라진 건 창가의 화분뿐이었다.3년이 흐르는 동안 화분은 훨씬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하지율이 이번에 이곳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주용화가 대체 얼마나 많은 물건을 가져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침실 안을 하나씩 살펴봤지만 주용화의 개인 물건이 많이 사라진 흔적은 없었다.하지율은 문을 닫고 이번에는 주용화의 서재로 향했다.하지율에게 일이 생겼던 그날, 주용화는 이곳을 떠난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짐조차 제대로 챙겨 가지 못했다.책상 위에는 여전히 하지율이 선물했던 피규어가 놓여 있었다.하지율이 준 선물들을 모아 둔 장식장 안에도 예전처럼 온갖 선물이 그대로 진열되어 있었다.하지율은 문득 주용화의 일기장이 떠올랐다.3년 전 하지율에게 일기장이 들킨 뒤, 주용화는 더 이상 숨기지도 않고 아예 쉽게 꺼내 볼 수 있게 서랍 안에 넣어 두었다.하지율은 모든 물건이 이 집에 그대로 봉인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오늘 주용화가 열쇠고리와 반지를 가지고 있는 걸 본 이상, 직접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하지율은 어렵지 않게 서랍에서 주용화의 일기장을 찾아냈다.내용을 넘겨 보던 하지율은 일기가 두 사람이 헤어진 바로 그날까지 적혀 있다는 걸 발견했다.아마 하지율에게 일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기 직전까지도 여기 앉아 일기를 쓰거나 전에 적어 둔 내용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하지율은 다시 서재 곳곳을 살펴봤다.중요해 보이는 물건들은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었고 결국 열쇠고리와 반지는 우연히 빠뜨린 것뿐인 듯했다.당시 주용화도 상태가 좋지 않았으니 몇 가지를 놓쳤다고 해도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42화

    주용화의 말에 하지율은 할 말을 잃었다.“아니...”사실 하지율이 주용화에게 물어본 말은 딱히 다른 뜻이 없었다.그런데 주용화의 입을 거치고 나면 마치 하지율이 무슨 꿍꿍이라도 품고 있는 사람처럼 들렸다.하지율이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용화가 다시 말했다.“미안하지만 꽃 몇 송이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에게 개인적인 주소까지 알려 줄 생각은 없어요.”그 말을 끝으로 주용화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산들바람이 불어오고 나서야 하지율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내가 언제 집 주소를 알려 달라고 했어?’하지율은 그저 꽃을 받을 수 있는 주소만 알려 달라는 뜻이었다.하지율은 손에 든 검은 장미를 내려다봤다.랜스 가문의 정원에 심어진 꽃들은 하나같이 희귀하고 값비싼 품종이었다.이 몇 송이만 해도 아마 상당한 값어치가 나갈 것이다.하지율은 지금 돈이 부족한 사람은 아니었다.하지만 어릴 때부터 평범한 집안에서 살아온 영향인지 하이현이 부족함 없이 키워 줬어도 낭비하는 습관은 들지 않았다.아무리 돈이 많아도 멀쩡한 걸 쓰레기통에 버리는 건 내키지 않았다.하지율은 꽃을 한쪽에 내려놓고 주용화의 차 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차 안에는 물건이 많지 않았고 특별히 귀중해 보이는 것도 없었다.마지막 서랍을 열었을 때, 하지율은 어딘가 익숙한 비단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하지율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더욱 익숙한 반지 하나가 놓여 있었다.하지율은 한눈에 알아봤다.자신이 직접 디자인했던 결혼반지였다.게다가 크기를 보니 분명 여자용 반지였다.자신이 디자인한 반지라는 걸 알아보고도 하지율은 자신도 모르게 약지에 끼워 봤다.크지도 작지도 않고 딱 맞았다.반지 안쪽에 새겨진 이니셜까지 확인하자 확신할 수 있었다.분명 자신의 반지였다.‘그런데 이 반지가 왜 아직 화야 씨에게 있는 걸까?’하지율은 곧 예전 일이 떠올랐다.당시 주용화는 반지 안에 칩을 넣겠다며 하지율의 반지를 가져갔었다.‘그렇다면... 화야 씨는 대체 내 물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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