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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작가: 초향
“직접 증거를 가져와.”

말이 적은 편인 고지후는 궤변에도 능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런 확실해 보이는 정황들 앞에서 고지후는 더 할 말이 없었다.

끝내 고지후가 입을 열었다.

“내가 한 게 아니라는 증거, 내가 찾아낼게.”

그 한마디를 남기고, 고지후는 더 머물지 않고 돌아섰다.

그제야 고지후는 깨달았다.

하지율 마음속에서 자신이 이토록 형편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아들 윤택이 있으니 고지후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결국 다시 함께할 수 있으리라 믿어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지나친 자신감이었다.

작업실을 나서던 고지후는 진태환을 불러 세웠다.

“나... 예전에 하지율한테 너무 심했나?”

진태환은 잠깐 말문을 고르고 조심스레 대답했다.

“대표님이 하지율 씨의 남편이셨을 때, 정작 중요한 순간마다 곁에 없으셨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남편이 있든 없든 똑같다고 느끼게 됩니다. 배우자가 있어도 없는 거랑 같다면... 그 존재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진태환은 고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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