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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Author: 복덩이
남자의 단호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난 사인한 계약서 전부 휴짓조각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어. 그럼 법대로 해보던가. 결혼 7년 동안 너한테 얼마를 줘야 하는지 법원에서 판결받아 보자고.”

반하준은 강민아에게 그동안 줬던 돈들이 전부 그의 자비심 덕분이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더 이상 주고 싶지 않을 때 현실이 얼마나 잔혹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겠다고 마음먹었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상황 속에서도 강민아는 차분하기만 했다. 왜냐하면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했으니까.

“하준 씨, 권력과 계급이 영원히 존재한다는 거 알아. 하지만 당신이 영원히 높은 곳에 있을 거라는 착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대표 사무실 안, 반하준은 순간 멍해졌고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마저 들었다. 그러다가 기가 막힌 듯 코웃음을 쳤다.

“아직 꿈에서 덜 깼나? 강민아, 넌 30년을 죽어라 노력해도 나랑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어.”

넘을 수 없는 신분 차이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이었다.

반하준은 늘 강민아를 무시했다. 18살에야 서경시로 올라온 촌뜨기 계집애가 아무리 고연대학교 영재반 출신이라는 후광이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매년 부신 그룹에 들어오려고 뼈 빠지게 노력하는 가난한 집 자식들이 부지기수였다. 강민아의 양아버지가 그에게 은혜만 베풀지 않았더라도...

그는 결혼으로 은혜를 갚았지만 강민아는 고마운 줄을 전혀 몰랐다.

강민아와 놀아줄 만큼 한가하지 않기에 이혼 소동은 하루빨리 끝내야 했다.

“강민아, 재벌 사모님 체험은 오늘부로 종료야.”

반하준이 빈정거리면서 웃었다.

“재산 분할 소송을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상대해줄게.”

그에게는 전국 최고의 변호사팀이 있었다. 강민아에게 매달 쥐꼬리만한 양육비 60만 원만 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반우정이 학비를 내지 못해서 귀족 어린이집에서 쫓겨나는 꼴을 지켜보게 할 수도 있었다.

강민아는 반하준의 품위 있는 가면을 벗기고 냉혹하고 잔인한 본성을 드러내게 했다.

반하준이 전화를 툭 끊었다. 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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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78화

    강민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가슴 속 요동치는 감정을 억누르고 심은호에게 진지하게 말했다.“금방 돌아올게요.”“네, 기다릴게요.”심은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 키를 건넸다. 차분한 그의 눈빛이 강민아에게 말없이 힘을 실어주었다.강민아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바로 심은호의 차에 올라타 이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서로 향했다.밤은 깊었지만 경찰서 안은 불빛이 환했고 분위기는 엄숙했다. 그녀가 안에 발을 들이자마자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느껴졌다.입구에서 신분과 용건을 밝히는데 옆 칸에서 여자의 울먹이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내 손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들 가만 안 둘 거야.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어떻게 민이 그림자도 안 보여!”강민아가 그 방으로 다가가 문 앞에 섰을 때쯤 반하준의 반듯하고 거대한 체구가 보였다. 남자의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이마에 손을 얹었다. 손 아래로 드리운 그림자가 그의 미간에 담긴 깊숙한 감정을 겹겹이 덮었다.반하준은 짜증이 가득 난 모습이었다. 그게 연진숙 때문인지, 아니면 민이가 실종된 것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연진숙은 의자에 앉아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었는데 화장이 약간 번져 있었으며 얼굴에는 초조함과 분노가 가득했다.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옆에 서서 잔뜩 찡그린 얼굴에 ‘골치 아픈’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민이가 실종된 것보다 더 성가신 게 반씨 가문 사람들의 질책이었다.반하준은 무언가 감지라도 한 듯 고개를 들었다. 강민아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자 그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쳤다.여러 시선이 강민아에게 쏠리며 방 안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었다.“여긴 어떻게 왔어?”반하준의 눈빛은 복잡했다. 놀라움과 짜증, 그리고 깊숙한 곳에 차지한 걱정과 피로를 감출 수 없었다.연진숙은 강민아를 보자 금세 눈물을 거두고 대신 비난과 원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강민아,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와? 너지, 네가 내 손자를 숨겼지!”연진숙은 잔뜩 화가 난 채 쏘아붙였다.“이런 식으로 우리 반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77화

    “반씨 가문에서 대충 한 시간 전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지금 감시 카메라 영상을 확인 중이야. 반씨 가문 쪽에서는 아직 너한테 연락 안 했지?”“난 더 이상 민이 엄마가 아니야. 반씨 가문에서 나한테 연락할 리도 없고 나한테 연락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할 거야.”강민아는 자조적으로 말하며 마음속으로 짜증이 밀려왔다.“반하준과 민이가 교실을 떠나는 걸 내가 직접 봤어! 그런데 갑자기 민이가 실종됐다니?”무의식적으로 언성을 높이자 고요한 밤에 강민아의 목소리가 유독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육성민의 목소리가 강민아의 귀에 들려왔다.“말로는 반하준이 아들과 함께 학교를 나선 게 아니라 학교를 떠나기 전에 반현민을 기사에게 맡기고 회사로 갔대. 내가 입수한 진술서에 따르면 민이를 태운 차량 운전기사는 민이가 놀이공원에 가자고 떼를 쓰니 감당할 수 없어서 반하준에게 전화를 걸어 동의를 얻은 뒤 민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갔어.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는 민이가 보이지 않으니 놀이공원에서 40분 넘게 찾다가 경찰에 신고했어.”꽉 움켜쥔 탓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강민아의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했다.그녀는 혼란 속에서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분명 숨어 있는 거야. 민이는 항상 그래. 화가 나면 일부러 숨어서 소리도 안 내고 반씨 가문의 모든 도우미가 찾아 헤매게 만들어.”“경찰이 이미 놀이공원을 샅샅이 수색했고 반씨 가문에서 사설 경호원까지 동원했지만 벌써 실종된 지 3시간이나 지났어. 수색 범위를 넓히는 중이야.”육성민의 말투는 평온했지만 연이어 들리는 소식에 강민아의 숨이 가빠졌다.걱정과 분노가 뒤섞였다.“민아야.”육성민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강민아는 정신을 차리고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다.“오빠, 경찰 쪽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다가 무슨 소식 있으면 바로 알려줘.”민이의 양육권은 없어도 자신이 직접 배 아프게 낳은 자식이었다.“알겠어. 너무 걱정하지 마. 당황하지 말고 조심해서 다녀. 계획된 납치 사건일 수도 있으니까 절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76화

    “아가씨들, 차에 타시죠.”심은호는 매우 신사적으로 강민아와 정이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정이가 먼저 차에 오르며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정중하게 심은호를 향해 말했다.“고맙습니다.”정이는 심은호가 남들처럼 단순히 어린 애로만 여기지 않고 똑같이 어른처럼 대해줘서 좋았다. 덕분에 본인도 성숙한 사람으로서 대접과 존중받는 느낌이 들었다.강민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정이가 심은호 덕분에 또 기분이 좋아진 모양이었다....은색 스포츠카가 짙어가는 어스름을 가르고 강민아의 아파트를 향해 부드럽게 달렸다.차 안에는 부드러운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정이는 하루 종일 놀며 이런저런 감정 기복을 겪은 탓에 어린이용 안전 시트에 기댄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강민아는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문득 민이가 마지막으로 보였던 눈물 가득한 얼굴과 실망과 기대가 교차한 눈빛, 문을 박차고 나갈 때의 단호한 뒷모습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문질렀다.“왜 그래요?”심은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굳이 백미러로 보지 않아도 강민아의 기분이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오늘 활동에서 반하준과 민이가 둘 다 일찍 나갔어요.”강민아는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히 심은호에게 전했다.“유치하고 참을성 없고 성격 급한 게 3살짜리 애나 다름없어요.”그녀는 반하준을 욕하고 있었다.“민이가 그런 환경에서...”강민아의 목소리가 뚝 멈췄다.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침묵을 선택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내뱉기엔 마음이 아팠다.“반하준은 원래 그런 사람이에요. 체면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죠. 특히 자신의 체면을 깎아 먹는다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는 더 그렇죠.”심은호의 말투에는 미묘한 조롱이 담겨 있었다.“설령 그게 자기 친아들이라도 말이에요.”강민아는 침묵했다. 심은호의 말이 옳다는 걸 알면서도 엄마의 본능 때문에 차분하게 행동할 수 없었다.차량은 곧 강민아가 사는 고급 아파트 아래에 도착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75화

    심은호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는 불어오는 저녁 바람 속에서 나른하면서도 매혹적인 울림을 띠었다.그의 시선이 아주 자연스럽게 강민아에게 향하며 미소는 더욱 깊어졌다.“민아 씨 데리러 왔죠.”공기 속에 보이지 않는 전류가 바지직거리는 듯했다.안채린은 심은호가 강민아를 대놓고 감싸며 다정하게 대하는 모습과 반석현이 자신에게 보이는 냉담함을 비교하니 치솟는 질투의 불길이 이성을 태워버릴 듯했다.그녀는 억지로 웃음을 유지하면서도 목소리는 날카로워졌다.“심 대표님과 강 대표님은 사이가 참 좋으시네요.”강민아는 이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심은호가 가까이 다가오며 전하는 따뜻한 숨결과 반용화 쪽에서 보내오는 평온하지만 존재감이 극도로 강한 시선을 느꼈다.안채린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강 대표님이 무슨 수를 쓴 건지 우리 석현이가 참 잘 따르네요. 용화 씨, 잘 지켜봐요. 석현이가 이상한 사람들을 따라 배우면 안 되니까...”“안채린.”반용화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소리가 크지 않았지만 차가운 위엄을 띠고 있어 미처 뱉지 못한 날카로운 말을 막아버렸다.그는 고개를 들어 안채린을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이전의 무심함이 사라지고 예리한 비난이 담겨 있었다.“말조심해.”안채린은 반용화의 시선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남은 말이 목구멍에 걸려버렸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시도 때도 없이 변했다.심은호는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생긴 듯 웃으며 불을 지폈다.“선생님 애인이 말을 심하게 하네요. 우리 민아 씨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심 대표님!”안채린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했다. 반용화의 꾸지람을 듣고 심은호의 비아냥까지 들려오자 표정 관리가 안 되었다.반용화는 심은호에 대꾸하는 대신 강민아를 바라보며 평소처럼 평온한 어투로 말했다. 안채린에게 말할 때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목소리였다.“오늘 고마웠어.”강민아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에 석현이 데리고 집에 놀러 와요.”심은호가 그 모습을 보고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74화

    석양의 여운이 학교의 하얀 외벽에 따뜻한 금빛 테를 드리웠다.행사가 끝난 뒤 아이들은 새들이 둥지로 돌아가듯 들뜬 모습으로 부모님의 손을 잡고 차례로 정문을 나섰고, 웃음소리와 작별 인사가 어우러져 따뜻한 활기를 띠었다.강민아는 반용화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정이의 말을 듣고 있었는데, 아이는 여전히 흥분한 채 조금 전 투표하던 것에 대해 재잘거리고 있었다.정이와 반석현은 손을 맞잡았다. 정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반석현은 고개를 들어 정이를 바라보다가 강민아의 반응을 살폈다.반용화의 차가운 시선이 두 아이에게 머물렀다.그들이 학교 정문에 다다라 작별 인사를 하려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멀리서 다가오며 여자의 의도적으로 다정한 척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석현아, 이모가 데리러 왔어!”강민아가 고개를 들자 안채린이 샤넬 정장을 차려입고 정교한 화장을 한 채 서둘러 달려오고 있었다. 이마에 미세한 땀방울까지 맺혀 있는걸 봐서는 급하게 온 모양이었다.그녀는 복잡한 눈빛으로 강민아를 흘끗 쳐다보았다. 그 눈빛에는 감출 수 없는 경계심과 미묘한 질투가 섞여 있었다. 그러고는 재빨리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굽혀 반석현의 손을 잡으려 했다.“석현아, 네가 1등을 했다며? 정말 잘했어. 자, 이모랑 같이 집으로 가서 제대로 축하하자.”그러나 반석현은 그녀가 손을 뻗는 순간 작은 몸을 뒤로 움츠리며 강민아 뒤로 숨었다.아이는 온몸을 강민아 뒤에 숨긴 채 다가갈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고 작은 손으로 어느새 강민아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있었다.안채린의 미소는 굳어졌고 허공에 뻗었던 손은 어색하게 그대로 멈춰 있었다.그녀의 눈빛에 민망함과 짜증이 스쳤다. 몸을 일으키며 내뱉는 말에는 감지하기 어려운 원망이 묻어났다.“용화 씨, 석현이 좀 봐요. 나랑 점점 더 거리를 두잖아요. 엄연히 내가 친이모인데.”반용화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석현이 성격이 그런 거니까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잘 대해줘.”이 말은 안채린의 귀에 오히려 비난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73화

    활동실에 있는 반석현은 천천히 시상대에 올랐다. 늘 사람들 뒤에 숨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기에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그런데 조명 아래 서자 뚜렷한 이목구비와 긴 속눈썹이 빛에 비쳐 얼굴에 길게 드리워졌다. 게다가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를 본 학부모와 아이들은 모두 일제히 숨을 들이쉬었다.반석현이 당당하게 그들 앞에 선 후에야 그들은 반석현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고 비로소 이 아이가 얼마나 귀여운지 알았다.“반석현, 작은 천사 같아!”아이들은 어느새 참지 못하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그러나 활동실 내 밝은 조명과 주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은 반석현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손바닥에 땀이 나기 시작해 본능적으로 도피하고 싶었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고개를 들어 강민아와 반우정과 시선이 마주쳤을 때 형언할 수 없는 힘이 몸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것 같았다.선생님이 작은 트로피를 반석현에게 건네자 반석현은 두 손을 받은 뒤 선생님에게 인사했다.주임 교사는 몸을 낮추어 반석현에게 물었다.“석현아, 1등 해서 기쁘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어?”반석현이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는 반석현의 신체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마음이 닫혀버려 외부와 소통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임도 잘 알고 있었다.반석현이 시상대에 올라 상을 받겠다고 했을 때 주임 교사는 녀석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 줄기 희망을 보았다.그래서 반석현이 입을 열기를 기대했다.몸이 살짝 굳은 반석현은 재빨리 무대 아래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본 후 고개를 푹 숙였다. 안색은 더욱 창백해진 듯했다.마지막 희망을 움켜쥐듯 품에 있던 휴대폰을 더욱 꽉 끌어안았다.‘뭔가 말을 해야 할까?’작은 트로피를 받았기에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반석현의 흰 손가락이 화면 위를 빠르게 스쳤다.약간 긴장한 탓인지 동작이 평소보다 더 힘차게 움직였다.몇 초 후 화면을 들어 모든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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