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19화

Author: 임공
시연이 돌아간 뒤, 진아는 결국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같은 지도교수의 선배라는 연구실 사람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급하게 써야 한다며 보고서를 진아에게 부탁했다.

진아는 흔쾌히 수락했다.

하지만 그녀는 약을 먹은 터라 머리가 멍했고, 운전할 자신은 없었다.

마침 실험실은 집에서 멀지 않았고, 걸어가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진아는 문을 잠그고 실험실을 나섰다.

그리고 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진아가 이마를 짚었다.

‘아, 젠장. 우산 안 챙겼는데...’

잠시 비가 그치길 기다려봤지만, 비는 그칠 기미 없이 꾸준히 내렸다.

몸도 개운치 않았지만, 진아는 차라리 빨리 집에 가서 씻고 눕는 게 낫겠다 싶었다.

결국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금방 가서 샤워하면 되지 뭐.’

빵!

서둘러 골목을 지나던 중, 어디선가 들려오는 경적 소리.

차 한 대가 진아 옆에 멈췄고, 창문이 스르르 내려갔다.

부지하가 고개를 내밀었다. 찡그린 눈으로 진아를 훑으며 말했다.

“우산은? 왜 안 챙겼어?”

“부 대표님이시네요.”

진아가 가볍게 웃었다.

“그냥... 집이랑 가까워서요.”

“가깝다고?”

지하가 비웃듯 짧게 코웃음을 치더니,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좋아. 얼마나 가까운지 보자고. 네 말대로 두 발짝이면 되는지, 내가 직접 세볼게. 자, 하나... 가자.”

진아이 할 말을 엃었다.

‘그냥 가까운 거리를 비유적으로 말한 건데, 이 사람 왜 이렇게 말꼬리를 잡아?’

“타.”

지하가 냉소적으로 웃으며 진아의 손목을 잡았다.

“괜찮아요...”

진아가 고개를 저으려 했지만, 그 순간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고, 중심을 잃었다.

여자의 몸이 휘청거렸다.

“진아 씨?”

지하가 깜짝 놀라 얼른 그녀를 부여잡았다.

진아의 얼굴은 창백했다.

‘이건 확실히 이상하다.’

지하의 손바닥이 진아의 이마에 닿았는데, 아주 뜨거웠다.

남자의 표정이 굳었다.

“열 있잖아.”

“괜찮아요... 감기 기운이 조금 있어서.”

지하에게 기대 몸을 겨우 세운 진아가 말했다.

“감기?”

지하 특유의 날카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592화

    그 말을 남기고, 지하는 몸을 돌려 주방으로 향했다.진아는 한동안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그리고 힘이 빠진 듯, 천천히 소파에 주저앉았다.‘그래도 되는 걸까?’‘아직 더 버텨야 하나?’‘아니면 이미 더는 싸울 수 없는 걸까?’잠시 후, 지하가 다시 약을 들고 왔을 때, 진아는 더 이상 의미 없는 저항을 하지 않았다.말없이 그릇을 받아, 순순히 약을 마셨다.약을 다 마치자, 지하는 늘 하던 대로 그녀의 입에 정과를 넣어 주었다.“단 거야. 입 좀 달래.”진아는 시선을 옆으로 돌린 채,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내가 이렇게 불행한데, 당신만 편할 수는 없지.’그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했다....깊은 밤.지하가 잠에서 깼을 때, 진아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진아?”지하는 침대 반대편으로 돌아와, 그녀를 살폈다.“왜 그래? 화장실 가고 싶어?”진아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응.”“내가 같이 가줄게.”지하는 그녀의 팔을 부축했다.“가자.”진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얌전히 그의 손에 이끌렸다.화장실에서 나온 뒤, 지하는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가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었다.그 순간...진아는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갑자기 지하의 손을 피했다.“진아?”지하는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다.“당신... 당신 누구야?”진아는 두 팔로 자기 몸을 감싸 쥐고,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지하는 그대로 굳었다.이 눈빛.지하는 알고 있었다.이전에도 분명히 본 적이 있었다.‘또... 또 온 거야?’진아가 다시 발작을 일으켰고, 이번에도 그는 기억 속에서 사라진 상태였다.“진아.”지하는 침을 삼켰다.목소리는 자신도 모르게 한층 더 낮고 부드러워졌다.조금이라도 자극하면 안 된다는 걸, 그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나는 부지하야. 잘 생각해 봐. 기억나?”“부지하...?”“응. 맞아.”경험상, 이런 상태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591화

    지하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매일 같이 진아 곁을 지키며 손수 돌보고 챙겨 왔는데 돌아오는 말이 고작 이거라니.순간적으로 그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지하는 허리를 굽혀, 그대로 진아를 안아 들었다.“놔! 나 진짜 당신이랑 있고 싶지 않아! 이렇게까지 하는 게 재밌어?”“흥...”지하는 낮게 비웃었다. 진아의 발버둥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재밌어 죽겠는데? 네 말 중에 맞는 말 하나는 있더라. 죽더라도, 너는 내 옆에서 죽어야 해.”진아는 그 말에 그대로 얼어붙었다.더 이상 몸부림치지도 않았다.배가 접안하자, 지하는 진아를 안은 채 그대로 내렸다.이미 길가에는 차가 대기하고 있었고, 두 사람은 곧바로 별장으로 돌아갔다.도망친 일을 들킨 이상, 다시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진아는 아예 체념한 듯,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 됐다.지하는 달여 둔 약을 그녀 앞에 내려놓았다.진아는 고개를 돌렸다.“안 마셔.”“마셔.”지하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먼저 한발 물러섰다.“배에서는 내가 너무 심했어. 그건 미안해. 화내지 말고, 약만 마시자.”몇 번을 타일렀지만, 진아는 끝내 반응하지 않았다.지하는 결국 그릇을 들어, 그녀 입가로 가져갔다.“안 마신다니까! 싫다니까!”진아는 팔을 번쩍 들어, 그릇을 쳐냈다.쨍그랑!그릇은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조각이 났고, 약물이 사방으로 튀며 1층 전체에 진한 약 냄새가 퍼졌다.지하는 움직이지 않은 채, 그녀를 내려다봤다.진아는 순간 마음이 움찔했지만, 곧 지하의 행동이 떠올라 냉소를 띠었다.“내가 당신 앞에서 죽는 거 보고 싶다며? 그럼 잘됐네. 오늘부터 약 안 먹을게.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당신 소원 이뤄 주지.”그 말을 듣는 순간, 지하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표정이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진아 역시 편하지 않았다.‘나는 지금 부지하 심장을 찌르는 거야.’‘하지만 나 자신도 같이 베고 있는 거지.’그런데도, 그녀는 알고 있었다.이렇게 해야만, 지하가 그녀를 놓아줄 가능성이 생긴다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590화

    “알았어.”지하는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그러고는 다시 한번 덧붙였다.“시계는 꼭 차고 나가. 알지?”그 시계에는 위치 추적 기능이 있었고, 통화도 가능했다.“알겠어. 고마워!”진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웃었다.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는 순간...“진아.”지하는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낚아채듯 끌어당겼다.“그게 다야? 그냥 고맙다는 말 한마디?”진아는 눈을 깜빡였다.“그럼 어떻게 고마워해야 하는데?”“여기.”지하는 자기 입술을 가리켰다.“한 번만, 뽀뽀. 어때?”며칠이나 지났지만, 둘은 포옹 이상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진아는 잠시 멈칫했다.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이내 말했다.“알겠어.”진아는 지하에게 다가갔다.여자의 입술이 닿기 직전, 고개를 살짝 틀어, 지하의 볼에 입을 맞췄다.지하는 순간 굳었다.“진아?”“나 간다!”진아는 그 틈을 타 재빨리 일어나 선물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금방 올게!”“정말...”지하는 허탈하게 웃었다.며칠 만의 뽀뽀라는 게 뺨에 한 번이라니.‘이걸 참고 있는 것도 나니까 가능한 거지.’...진아는 선물을 안은 채 빠른 걸음으로 집을 나섰다.부엌 쪽에서는 음식 냄새가 은근하게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진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아마 저 밥, 난 못 먹겠지.’그녀는 망설임 없이 부두 쪽으로 향했다.시간 계산은 이미 끝내 둔 상태였다.이 시간쯤이면, 섬사람들을 태우고 나가는 배가 있을 터였다.서둘러 도착한 부두.역시나였다.배는 이미 정박해 있었고, 섬사람들은 하나둘씩 배에 오르고 있었다.진아는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았다.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그대로 배에 올랐다.어디로 가는 배인지는 알 수 없었다.하지만 돈은 챙겼다.섬을 벗어나면, 아버지와 시연에게 연락하면 된다.여긴 통신도 원활하지 않았다.그녀가 잠시 숨어 지내면, 지하는 그렇게 쉽게 그녀를 찾지 못할 것이다.‘아껴 쓰면... 충분해.’아버지와 시연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다.진아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589화

    밖은 여전히 거센 바람과 폭우가 몰아치고 있었다.태풍은 아직 물러날 기미가 없어 보였다.만두를 먹고 나자, 진아는 한껏 만족한 얼굴로 깨끗한 방석 하나를 찾아 바닥에 깔았다.그리고 그 위에 작은 담요를 접어 올려, 강아지를 위한 임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진아는 강아지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새집은 못 사 주네. 일단 이걸로 좀 버텨 보자.”“멍...”강아지는 작게 울며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 꼬리를 흔들었다.진아는 강아지의 턱 밑을 쓰다듬으며 웃었다.“뭐라고 하는 거야?”지하가 웃으며 말했다.“고맙다고 하는 거지.”“그래?”진아는 맞장구를 쳤다.“별말씀을.”그러다 고개를 들어 지하를 보며 말했다.“근데 얘 아직 이름이 없잖아. 계속 강아지, 강아지 할 순 없고... 이름 하나 지어 주자.”“응.”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강아지니까, 네가 지어.”“내가?”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고민했다.“근데 잘 생각이 안 나. 당신은 좋은 생각 없어?”“음...”지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선물.”“선물?”“응.”지하는 차분히 설명했다.“갑자기 우리 집 덤불 밑에서 나타났잖아. 하늘이 너한테 준 선물인 셈이지. 그리고 선물이라는 말, 너랑 정말 잘 어울려. 딱 들어도 네 아이 같아.”진아는 지하의 선물인 셈.정말 그렇다고 할 수 있었다. “하하.”진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나 그 이름 마음에 들어.”그녀는 고개를 숙여 강아지를 향해 말을 걸었다.“선물아, 이제부터 네 이름은 선물이야. 선물, 선물?”“멍! 멍멍!”강아지는 알아들은 것처럼 연신 짖으며 기뻐했다.“하하하...”지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꼈다.선물이 생긴 뒤로, 진아는 할 일이 생긴 듯 보였다.며칠 전처럼 멍하니 앉아 있거나, 자주 생각에 잠기는 모습은 눈에 띄게 줄었다.비는 며칠째 계속 내렸고, 여전히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진아는 선물을 안고 위층으로 올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588화

    지하가 만두를 빚고 있을 때, 진아는 거실로 나가 텔레비전을 켰다.지하는 틈틈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한 번씩 확인했다.그녀가 도망갈까 봐서가 아니라, 혹시라도 몸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알아차리기 위해서였다.그런데 마지막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 거실에 진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진아!”지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급히 거실로 나가 봤지만, 눈이 잘못된 게 아니었다. 진아는 정말 없었다.‘어디 간 거야?’지하는 바로 몸을 돌려 집 안을 위아래로 찾아다녔다.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진아는 보이지 않았다.“진아!”‘설마... 정말 나간 건가?’밖은 태풍으로 바람과 비가 몰아치고 있었다.이런 날씨에 그녀가 갈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그 작은 몸으로는, 부두까지 가는 것도 버거울 텐데.그때 문득 수영장 쪽으로 이어지는 유리문이 열려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진아!”지하는 곧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다.“진아, 진아?”“나 여기 있어!”이번에는 분명히 진아의 목소리였다.지하는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진아는 마당 한쪽에 쪼그려 앉아, 그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진아!”지하는 성큼성큼 달려가 그녀 앞에 섰다.손을 뻗어 그대로 안아 들려고 했는데, 그녀는 이미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다.“이런 데서 뭐 해! 비가 이렇게 오는데! 빨리 안으로 들어가!”“잠깐만!”진아는 버티며 그의 팔을 붙잡았다.그리고 다급하게 담장 옆의 관목을 가리켰다.“저기 봐.”“뭐가?”지하는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숙여 봤다.관목 아래에, 무언가가 웅크리고 있었다.빗소리가 너무 커서, 진아는 얼굴을 들고 소리쳤다.“강아지야!”그녀는 지하의 팔을 뿌리치고 허리를 숙여, 그 작은 생명을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지하도 그제야 확실히 보였다.아주 작은 강아지였다. 아직 젖내가 날 것 같은 어린 강아지.어쩌다 이런 곳에 숨어들었는지, 비를 맞아 떨고 있었다.진아는 강아지를 꼭 안은 채 놓지 않았다.자기 몸으로 바람과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587화

    진아가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커튼은 치지 않았지만, 방 안으로 들어오는 빛은 평소만큼 밝지 않았다.“깼어?”발소리가 들려왔고, 지하였다.방 안에는 CCTV가 설치돼 있었다.지하는 원래 서재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모니터로 진아가 깬 걸 보자마자 바로 올라온 것이었다.“응.”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켰다.지하는 쿠션을 하나 가져와 진아의 등 뒤에 받쳐 주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었다.“일단 좀 앉아 있어. 정신 좀 깨고 일어나.”“알겠어.”진아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갑자기 일어났다가 혈압이 변하면, 뇌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지하는 그녀의 병에 대해 아주 자세히 알아보고 있었다.지하는 누군가에게 잘해 주기로 마음먹으면, 그 부분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는 사람이었다.물론,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 말이다. 진아는 시선을 들어 창밖을 바라봤다.“비 와?”“응.”지하는 그녀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태풍 영향이야. 비가 꽤 세게 와. 가사도우미도 오늘은 못 들어왔어.”‘그래?’진아는 잠시 멍해졌다가, 바로 물었다.“이렇게 비 오는데... 그럼 나 뭐 먹어?”그건 거의 무의식적인 반응이었다.지하의 눈에는, 어딘가 순진하고 멍해 보이면서도 괜히 귀여워 보였다.지하는 낮게 웃음을 흘렸다.“걱정하지 마. 내가 있는데 네가 굶겠어? 집에 재료 다 있어. 네가 언제 깰지 몰라서 미리 안 했어. 식으면 안 좋잖아. 말해 봐, 뭐 먹고 싶어?”“음...”진아는 진지하게 고민했다.“만두. 당신 할 수 있어?”“그 정도야 문제없지.”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바로 먹을 수는 없어. 좀 손이 가서, 조금은 기다려야 해.”“그럼 먼저 채소 샐러드 하나 해 주고, 우유도 데워줘.”“알겠어.”지하는 팔을 내밀었다.“일어날래? 나는 내려가서 요리할 건데, 너도 같이 있을래?”진아는 눈썹을 찌푸렸다.“꼭 내가 같이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