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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Author: 임공
진아가 고개를 들어 보니, 지하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성빈의 치근덕거림을 뿌리치지 못한 진아는 끝내 큰 소리로 외쳤다.

“왔어요?!”

“응.”

눈동자에 놀란 기색을 띤 지하가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왔다.

그는 진아의 손목을 잡고 또박또박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장 그 손 놔. 나 성질 안 좋은 거 알지? 한 번 더 말하게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게 무슨 상황이지?’

성빈은 우두커니 서서 부지하와 진아를 번갈아 보았다.

“설마...”

성빈은 두 사람이 무슨 사이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진아에게 물었다.

“널 찾아온 거야?”

“응...”

진아가 소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성빈의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

“대체... 무슨 사이야?”

“허.”

지하가 냉소하며 말했다.

“한 남자랑 여자. 더 설명이 필요한가?”

“부 대표님!”

깜짝 놀란 진아는 지하가 헛소리할까 봐 그를 자기 뒤로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성빈을 향해 말했다.

“우리가 무슨 사이든, 네 알 바 아니야. 묻지 마.”

진아가 대답하진 않았지만, 성빈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부지하는... 부씨 가문에서 한때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었어.’

‘그런 사람이 남한테 고개를 숙인 적이나 있겠어?’

하지만, 그런 사람이 지금은 순순히 진아의 뒤에 서서 여자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어서 가봐.”

진아는 성빈의 생각을 모르는 듯 계속해서 재촉했다.

“다시는 날 찾아오지 마. 하고 싶은 말은 다 한 것 같으니까.”

“진아야.”

그녀를 바라보는 성빈의 눈동자에는 서운함과 고통이 서려 있었다.

“정말 이렇게 매정하게 굴 거야?”

그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말했다.

“그래,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그게 죽을죄는 아니잖아?”

“죽을죄는 아니지.”

진아는 가슴이 아리고, 눈가가 시큰거렸다.

“나한텐 그런 걸 판단한 능력이 없어. 어쨌든 너도 잘 지내고 있잖아? 게다가 네 삶은 나 하나 없을 뿐, 예전처럼 잘 흘러가고 있어.”

‘어떻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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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5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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