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17화

Author: 조십일
장씨 아주머니는 어쩔 수 없이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닦으며 몸을 일으켜 나갔다.

유현진은 밤새 집에 돌아오지 않다가 이튿날 아침에야 조식을 사 들고 들어왔는데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울려댔다.

유현진은 신미정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확인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녀가 말을 내뱉기도 전에 신미정이 따져 물었다. "유현진, 너 한서한테 장씨 아주머니를 자르라고 시켰어?"

유현진은 사태 파악이 되지 않아 어리둥절했다. "자르다니요? 어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한서가 장씨 아주머니를 잘랐어. 아침부터 나한테 와서 울고불고 아주 난리야. 아주머니가 뭘 잘못했다고 자르긴 잘라?"

'강한서가 가정부를 잘랐다고?'

유현진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머니, 저 어제 병원에서 엄마 돌보느라고 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요."

"모른다고? 너 때문에 한서가 장씨 아주머니한테 화풀이한 거잖아! 한서 다친 데도 회복되지 않았는데 넌 다 죽어가는 네 엄마를 돌보러 간 거야? 네 엄마가 그렇게 된 지 몇 년째인데 돌봐서 뭐 한다고? 너 지금 누리는 것들 다 누구 건데 밖으로 맴도는 거야!"

유현진은 표정이 굳어버렸다. "밖으로 맴돈다고요? 어머니 얘기로는 어머니는 강씨 가문에 시집오고 나서 부모님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으셨다는 얘기죠?"

유현진은 처음으로 신미정에게 말대꾸하였다. 신미정은 한참 머리가 띵해지더니 이내 노발대발하였다. "너 무슨 말버릇이야? 교양 없이!"

"어머님, 교양은 입에 달린 말이 아니에요. 절 낳아준 엄마조차 돌보지 않는다면 어머님이 늙었을 때 저는 더 나 몰라라 할 거 아닌가요?" 신미정이 화를 내기 전에 유현진이 계속 말했다. "그러고, 어머니 아들은 공사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에요. 장씨 아주머니를 잘랐을 땐 이유가 있었을 테죠. 보나, 마나 장씨 아주머니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을 거예요. 저한테 따질 시간에 한서 씨한테 부탁하세요. 어머니 얼굴 보고 다시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말을 끝낸 유현진은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8화

    생각 밖의 전화에 유현진은 의아했다.'아빠가 왜? 그날 팔찌 사준 걸 후회하고 있나?'유현진의 인상 속의 유상수는 속이 좁은 사람이다.하현주의 말에 의하면 유상수는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었던지라 아무리 돈이 많아져도 그들 모녀와 본인한테 돈을 아꼈다.하지만 하현주는 완전히 달랐다. 돈을 벌 줄도, 쓸 줄도 아는 사람이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 보니 두 사람은 매번 돈 때문에 다투곤 했다.유상수는 돈을 헤프게 쓰는 하현주의 씀씀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하현주는 계산적인 유상수가 속이 좁다고 생각했다. 거래처와의 미팅이 잡혀도 혹시라도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돈 낭비를 할까 이천만 원짜리 양복 한 벌도 사 입지 않았으며 비싼 호텔을 예약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유상수가 인색하다고 말하기엔 유상수는 친척들한테는 아주 손이 컸다.유상수는 그 세대에 처음으로 작은 마을에서 대학 입학시험을 통해 큰 도시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서 명성을 날렸던 개천에서 난 용이다.회사가 상승세를 보일 때쯤, 이 소식은 그의 고향에 빠르게 확산하더니 얼마 안 가 사돈에 팔촌들까지 다 달라붙기 시작했다.유상수는 워낙에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상대가 입만 벌리면 뭐든지 다 들어줬기에 회사에도 친척들로 된 낙하산이 많았다.유현진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일찍 돌아가시다 보니 몇 번 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친척들에게는 인상이 깊었다. 그들은 유상수를 믿고 회사에서 여러 번 갑질을 해댔다.이렇게 밥만 축내는 사람들을 두는 데는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 하현주가 산 핸드백에 대해서는 몇 번이고 잔소리했다.이날 이때까지, 유상수가 유현진에게 준 값비싼 물건은 예단을 제외하고 피아노밖에 없었다. 그것도 하현주의 독촉에 어쩔 수 없이 산 것이었다.하현주는 매번 유상수가 고생을 많이 하다 보니 성격이 검소해졌다고 말했고 또 그럴 거로 생각해왔다.하지만 하현주가 사고 난 뒤, 유현진은 비로소 유상수의 행동은 그가 검소한 것이 아니라 야박하고 무정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유상수가 기꺼이 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9화

    "만두는 손맛이야. 아빠 기억으로는 너 우리 집 만두가 제일 맛있다 그랬어."유현진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더는 거절하지 않았다. "고마워요, 아빠.""가족끼리 고맙긴." 유상수는 잠시 멈칫하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 "사실 요즘 아빠 마음이 좀 그래. 그깟 트러플을 누가 먹었으면 먹은 거지 가족끼리 그럴 거 뭐 있다고. 내가 왜 너한테..." 유상수는 한숨을 내쉬더니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며 말했다. "그날 병원에서 나오면서 사실 아차 했어. 그런데 부모가 되어서 자식한테 사과하려니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더라고. 그날 너에게 준 팔찌에 이 아빠의 미안한 마음도 들어있어. 속상한 거 있으면 말해도 돼. 널 원망하지 않아."몇 년 전이었으면 유현진은 분명 이런 말에 흔들렸을 것이다.하현주가 사고 나기 전, 그녀는 항상 유현진에게 유상수가 좋은 아빠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유현진에게는 유상수가 좋은 아빠라는 환상이 존재했었다.하지만 하현주가 그렇게 되고 난 뒤 유상수의 매정한 행동은 유현진의 마음속의 아빠를 완전히 파괴했다.유상수는 이기적이고 매몰찬 사람이다. 매번 좋은 아빠인 척을 할 때마다 꼭 목적이 따라왔다.유현진은 속으로 그런 유상수를 비웃고는 차분하게 말했다. "됐어요. 다 지나간 일인데요, 뭐. 아빠도 가족을 위해 그랬잖아요.""그렇게 생각하니 고맙다." 유상수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현아가 한성 그룹에 출근하게 되었는데 처음이라 모르는 게 많을 테니 한서한테 잘 돌봐주라고 해."순간 유현진은 표정이 어두워졌다."다른데 출근하는 거 아니었어요? 왜 한성으로 출근해요?""원래 직장은 승진할 공간도 없고 해서, 마침 한성에서 채용 공고가 떴더라고. 그래서 면접 봤는데 통과했어. 오늘부터 출근이야. 그래서 다들 모여서 축하라도 해줄까 하다가 너 건강도 안 좋고 해서 그만뒀어. 다음날에 모이지 뭐."유현진은 믿어지지 않았다.'한성 그룹에 취직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석사 학위는 기본이고 본과 졸업생이라도 명문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0화

    유상수는 유현진의 말투에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따뜻하게 말했다. "아빠한테 딸은 너 하나뿐이야. 앞으로 유씨 집안의 주인도 당연히 너고. 현아가 한성 그룹에서 발만 잘 부치면 내가 없어도 네 손발이 되어줄 거야. 다 널 위해서 그러는 거야."통화를 종료한 유현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유현아의 실력으로 어떻게 한성에 들어온 걸까?아무리 생각해도 강한서가 손을 쓴 것 같았다.하지만 강한서는 워낙에 유씨 가문 사람들에게 호감이 없다 보니 유현아를 도울 이유가 없었다. 더군다나 이런 방식은 강한서의 스타일이 아니다.강한서는 공과 사가 분명한 사람이다. 2년 전, 한성 그룹에서 거래처를 물색하던 중에 강한서의 외삼촌이 신미정을 통해 한성 그룹과 손잡길 바랐다. 강한서의 외삼촌은 3개월이면 자질 검증을 끝낼 수 있다고 거듭 보증했지만 강한서는 결국 거절했다.엄마인 신미정도, 외삼촌도 통하지 않는데 유현아에게 통할 일은 더더욱 없다.유현진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얻지 못해 결국 민경하에게 연락했다.같은 시각 민경하는 사무실에서 강한서에게 업무 보고 중이었다. 강한서는 아침 일찍 회사로 나왔다.민경하는 강한서가 휴가를 낸 두 주 동안 편한 잠을 잘 줄 알았는데 강한서가 이렇게나 빨리 회사로 복귀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아마도 그의 팔자인가 보다.민경하가 한창 신세 한탄을 하는 도중에 휴대폰이 울렸다.강한서는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민경하는 미안한 마음에 신속히 휴대폰을 확인했다. 머리를 숙여 휴대폰을 확인한 순간, 그는 움직임을 멈추고 헛기침하더니 강한서를 향해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한테 온 연락이에요. 대표님을 찾으시는 것 같은데요."강한서는 멈칫하더니 옆에 놓인 자기의 휴대폰을 힐끔 보고는 표정을 굳혔다.어제 유현진이 외출한 뒤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강한서에게 전화는커녕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유현진은 강한서가 연락이 되지 않을 때만 민경하에게 연락했었다. 하지만 지금, 강한서에게 한 통의 연락도 없이 바로 민경하에게 연락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1화

    '첫사랑이 약 발라줘서 빨리 낫기라도 한 거야?"유현진의 머릿속은 온통 물음표들로 꽉 찼지만 묻지 않았다. 전화기 저편에서 강한서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바꿔 달래요? 멋대로 행동할 거에요?"유현진......민경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 신경 쓰지 마세요. 대표님이 사모님에게 화내는 게 아니라 아침부터 안색이 좋지 않으셨어요. 열도 좀 나는 것 같아요. 모시고 병원에 가려 했는데 굳이 일 다 보시면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셔서요. 지금은 또 다친 곳이 아프셔서 화가 올라오는 것 같아요. 사모님 다른 일 없으시면 회사 한 번 들러주세요. 대표님이 약을 두고 오셨다네요.""뭔 쓸데없는 소리예요?" 강한서의 한마디는 유현진의 얼마 남지 않은 미안한 마음까지도 사라지게 했다.유현진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대표님 말투로 봐서는 아픈 곳이 전혀 없어 보이네요. 좋아졌으니 출근했겠죠. 대표님이 그렇게 나약한 사람이 아니잖아요? 정말 아프다고 해도 여자들이 약 발라줬을 테니 난 빠지려고요. 대표님이 날 보면 안 아픈 데도 아플 테니까."민경하가 대답하기도 전에 유현진은 통화를 종료했다.민경하는 멍한 표정으로 강한서를 바라보았다. 강한서의 얼굴은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그는 헛기침하고는 유현진을 위해 한마디 했다. "사모님도 마침 화나는 일이 있나 봐요."강한서가 쌀쌀한 눈빛으로 민경하를 쏘아보자 민경하는 입을 꾹 다물었다.이때, 또다시 휴대폰이 울렸다. 민경하는 휴대폰을 확인하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머님께서 전화 주셨네요."워낙 기분이 좋지 않았던 강한서는 신미정에게서 연락이 왔다는 말을 듣고 더 불쾌한 마음에 차갑게 말했다. "받지 마세요."민경하는 이내 벨 소리를 끄고 휴대폰을 뒤집어 놓았다.강한서는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장수미 씨 사직서는 아직이에요?"장수미는 장씨 아주머니의 본명이다.신미정이 이른 시간에 연락해 온 건 무조건 이 일 때문이다. 강한서가 전화를 받지 않았으니 그의 입지는 확고했다."인사팀에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2화

    그녀는 당연히 듣기 싫은 욕지거리들을 보냈을 줄로만 알고 혹시나 사건에 도움이 될까 주강운에게 넘기려고 캡처 준비를 하려고 확인하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멈칫했다.송민영의 매니저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그녀에게 '보이스'에 출연하길 권했다.'보이스' 출연 거절을 한 지 얼마 안 돼서 이런 갠톡이 날라오다니, 소식이 빠르긴 정말 빠르다.유현진은 계속 아래로 보았다. 그쪽의 말로 인하면 그녀가 페이스북에서 '정상에서'의 배역을 스틸당했다는 글을 올린 뒤 네티즌들은 송민영에게 반감을 품게 되었지만, 이 또한 송민영 본인의 뜻이 아니었으니 송민영도 굳이 문제 삼지 않았다고 했다.'비밀의 연인'의 흥행 또한 두 사람이 합작한 결과이며 양측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으므로 지나간 일은 뒤로하고 이번 예능 방송에 출연하길 바랐다.방송이 나갈 때는 제작직과 함께 그녀의 이름을 태그해 그녀의 인지도를 올리는 한편 두 사람의 불화설도 잠재우고 또 본인의 호감도를 올릴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윈윈이었다.하지만 부탁이라고 하기엔 미안한 감정 하나 들어있지 않는 오만한 말투였다.송민영의 매니저가 맞는지 아닌지를 막론하고 만약 그렇다고 해도 상대는 아마 유현진이 송민영의 덕을 보는 일이니, 감지덕지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유현진은 뭐라고 쏘아붙이려다가 다시 신중하게 생각하고 답장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송민영 씨의 호의에 감사드려요. 제작진의 섭외를 받았을 때 송민영 씨와 함께 같은 방송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기대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개인적인 사유로 이번 방송 녹화에는 함께하지 못하겠네요. 죄송하게 됐어요. 송민영 씨는 전 국민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기에 저도 부러운 건 사실이지만 제가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 보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기에는 부족해요. 그래서 죄송하지만, 송민영 씨의 호의를 거절할게요. 그럼, 녹화 잘하시길 바랄게요."문자를 보내고 얼마 안 지나 상대에게서 답장이 왔다."얘기하세요. 얼마면 출연하실 건가요?"유현진은 차갑게 웃었다. '연기조차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3화

    '좋게 말해서 안 들으면 나도 어쩔 수 없지!'________유현진이 페이스북을 끄자마자 민경하에게서 연락이 왔다.'한밤중에 기분 나쁘게 왜 다들 연락하고 난리야?'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민경하의 연락을 무시했다.그녀는 민경하가 귀찮은 것이 아니라 강한서와 연관 된 말이 듣기 싫었을 뿐이다. 그녀는 강한서와 엮이기 싫었다.유현진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 민경하는 쉴 새 없이 전화를 걸어왔다.보다 못한 간병인이 말했다. "현진 씨, 전화 받아봐요. 혹시라도 급한 일이면 어떡해요?""급한 일은 무슨."유현진은 입술을 삐죽거리더니 결국 전화를 받았다."사모님, 대표님 체온이 39도까지 올라갔어요. 집에 해열제 있어요?"유현진은 멈칫하더니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39도까지 올라갔는데 해열제가 뭔 도움이 되겠어요! 얼른 병원부터 데려가요!""대표님이 안 간다고 고집부리시니 저도 어쩔 수 없어요. 해열제라도 드시고 열 내려야죠. 게다가 아주머니까지 자르셔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저도 잘 몰라서 사모님한테 연락드리는 거예요."'열이 펄펄 나는데도 병원에 안 간다니 강한서 미쳤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강한서의 아버지도 처음에 고열에 시달리다 병원에 간 뒤로 병세가 심해져 세상을 떠났다. 아마 그때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강한서는 열만 나면 투정이 많아지고 약도 먹기 싫어하고 병원은 더더욱 가기 싫다며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렸다.그러니 유현진은 민경하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유현진은 입술을 한번 깨물더니 급히 말했다. "아래층 거실 테이블 서랍에 약상자가 있어요. 거기 보면 해열제 있을 거예요. 일단 하나 먹여보고 반 시간 뒤에도 열이 내려 안 가면 끌어서라도 병원 가세요!"민경하는 간결한 대답을 끝으로 급히 전화를 끊었다.유현진은 다른데 신경 팔 틈이 없이 병실에서 쉴 새 없이 갔다 왔다 하며 불안해했다.강한서가 마지막으로 열이 난건 작년이었다.때는 가을에 들어설 무렵이었다. 갑자기 날씨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4화

    유현진은 마음이 식어버렸다. 그녀는 그때부터 마음속에 강한서에 대한 화를 심었었다.강한서가 자기와 결혼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과 강한서의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유현진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어린 유현진은 자신감이 가득해 결혼도 했으니 강한서도 마음속의 사람을 내보내고 자기를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녀의 착각이었다. 강한서의 마음에는 늘 다른 여자가 있었고 유현진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없었다.38도가 조금 넘었을 때도 인사불성이었는데 이번에는 더 심하니 저번보다 더 상태가 좋지 않을 게 뻔하다. 아마도 상처가 덧나면서 염증으로 인한 발열 증세일 것이다.아무리 강한서를 원망한다 해도 그녀는 강한서가 아프길 원하지 않았다.잠깐의 생각을 마친 그녀는 간병인과 인사를 나누고 병원을 나섰다.전화를 끊고 민경하는 이내 해열제를 찾았다. 민경하는 물 한 컵을 들고 계단을 올랐다.강한서는 침대에 누워 한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은 보기에도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민경하는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일단 약부터 드세요. 사모님이 그러는데 약 드시고 반 시간 뒤에 다시 체온을 재 보아서 열이 내리기 시작하면 병원에 안 가도 된대요."강한서는 힘겹게 눈을 뜨더니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전화하라고 그랬어요?"분명 화를 내는데 열이 나서 그런지 목소리에는 힘이 하나도 없어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민경하가 말했다. "해열제를 찾지 못해서요. 열이 이렇게나 나시는데."강한서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뭐래요?""그러니까... 약 꼭 드시게 하라고 그랬어요. 많이 걱정하시더라고요."강한서는 민경하의 어처구니없는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강한서는 한참 침묵하다가 차갑게 말했다. "나가보세요.""대표님, 약부터 드세요."강한서는 눈살을 찌푸리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라고요!"민경하도 더는 말을 안 하고 해열제를 놓은 뒤 거실에서 나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25화

    유현진은 그 모습에 화나기도, 우습기도 했다.강한서의 모습은 마치 유현진이 어릴 때 집 앞에서 보았던 들고양이와 같았다.반년을 넘어 먹이를 주었는데 어느 날 집 문을 열다 실수로 들고양이의 머리를 발로 차버린 후로는 절대 자기를 못 만지게 했다.그녀가 손을 내밀 때마다 들고양이는 강한서처럼 머리를 돌려 피했다.유현진은 비록 들고양이는 못 잡았지만, 강한서를 상대하는 데는 방법이 있었다.그녀는 강한서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신발을 벗어 던지고 그의 몸을 타고 앉아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강한서는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어쩔 바를 모르고 있다가 한참 뒤에야 바둥거렸다.평소 같으면 유현진의 힘으로는 강한서의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의 강한서는 도리어 아픈 고양이처럼 유현진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유현진은 손쉽게 강한서의 단추를 풀어버렸다."유현진, 당신 지금 뭐 하는 짓이야!"강한서는 화가 난 건지 몸이 불편해서인지 얼굴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다가 목까지 빨개지기 시작했다.강한서의 허리에 올라탄 그녀는 갑자기 이 남자를 정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기분이 나쁘지 않았다.유현진은 체온계를 강한서의 겨드랑이에 넣고는 이불을 덮어주더니 인터넷에서 배운 애교스러운 말투로 강한서에게 말했다. "당신 몸을 못 본 것도 아닌데 부부끼리 왜 그래?"강한서는 화가 나 헛기침이 나왔다.유현진은 강한서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진정시켜 주었다. "당신이 내 앞에서 이렇게 다 벗고 있는 걸 내가 불쾌해하지 않는데 당신이 왜 투정이야."강한서가 뚜껑이 열릴 것 같은 기분에 유현진을 한바탕 혼내려고 입을 벌리는 순간, 유현진은 기회를 틈타 강한서의 입에 해열제를 밀어 넣고는 그의 턱을 받쳐 들었다. 약은 이내 목구멍으로 흘러 내려갔다.강한서는 워낙에 몸이 안 좋은 데다가 유현진의 시달림까지 받았는데 결국 한마디도 못 하고 웃고있는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어때, 안 쓰지?"강한서는 화가 나는데도 화가 나오지 않았다.강한서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 "쓴지 안 쓴지는 당신도 목구멍에 약 넣

Latest chapter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3화

    어두운 표정으로 이번 일의 경위를 할 번 곱씹은 홍혜림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서해금은 항상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 번도 어긋난 적조차 없었다. 조금만 먼저 얘기를 꺼냈다면 의심을 살 수 있었고 조금만 늦으면 도와줄 기회를 놓칠 수 있었다. 서해금은 늘 홍혜림이 더는 손 쓸 방법이 없는 타이밍에 나타났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 당연히 홍혜림은 평소처럼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손길을 거절할 리가 없었다. ‘서해금이 어떤 인간인데?’서해금은 이익을 얻을 수만 있다면 거지도 아버지로 모실 수 있었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면 친아버지도 아버지라 인정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런 인간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도와줄 리가 없어.’‘애초부터 이 모든 것이 서해금이 꾸민 짓이라면 말이 되긴 하지.’‘하지만 대체 왜?’홍혜림은 순간 자신에게도 조향대회의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을 또 올렸다. ‘설마 그것 때문에?’서해금 의도를 파악하게 된 홍혜림은 순간 화가 치밀었다. ‘가식적인 X. 감히 날 두고 수작을 부려?’생각에 잠긴 홍혜림이 인상을 폈다 찌푸렸다를 반복하며 가끔은 이를 악무는 모습을 지켜보던 진윤이 걱정스레 물었다.“엄마, 왜 그래요?”홍혜림이 감정을 추스르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역겨운 일이 떠올라서 속이 좀 안 좋아서 그래.”아직 어린 나이라 홍혜림 말의 의미를 눈치 채지 못한 진윤이 말했다. “엄마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전 부정행위도 하지 않았잖아요. 지금은 제가 신고까지 했으니 저희가 여기저기 부탁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그 사람들이 저희에게 사정을 해야겠죠. 엄마도 이젠 회사로 나가 보세요. 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너만 괜찮으면 엄마는 아무것도 겁나지 않아. 회사에는 네 아빠와 형이 있어. 내가 할 일은 널 지키는 거야.”그 말에 진윤은 강한서의 말을 떠올렸다.“너한텐 좋은 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2화

    진윤: ...진윤이 흥, 콧방귀를 꼈다. “네가 얘기 안 하면 내가 모를 줄 알아? 한성 그룹 대표지?”진윤이 머리가 떨어질세라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엄마, 형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언변이 장난이 아녜요. 게다가 맞는 말만 골라서 한다니까요. 전엔 우리 형이 세상에서 제일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형도 그 형님 앞에선 꼬마에 불과한 것 같아요.”진윤의 뒤통수를 툭 치려던 홍혜림은 그의 머리에 감싸진 붕대를 보고는 시선을 내려 엉덩이를 차버렸다. “형이 널 얼마나 예뻐했는데 팔이 밖으로 굽어?”진윤이 바지의 먼지를 털며 말했다. “좋은 건 당연히 형이 더 좋죠. 하지만 능력으로 따지면 형님이 더 뛰어난 것 같아요..”강한서를 향한 콩깍지가 두껍게 쓰인 진윤의 모습에 홍혜림은 괜히 질투가 났다. 하지만 상대방이 강한서라는 사실에 오히려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정인월이 직접 교육한 아이였으니 성품이 우수하고 능력이 뛰어난 것은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진수 그룹과 한성 그룹은 같은 업계에 종사하지 않은 탓에 협업하는 일이 거의 없어 연계가 잦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윤은 한성 그룹이 종사하고 있는 업계와 관련된 전공을 하고 있었고 강한서는 IT 업계의 정상급 인물이었다. 그러니 강한서와 가깝게 지내는 것은 진윤에겐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홍혜림은 강한서가 아무 이유 없이 진윤을 도울 리가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강한서가 여자친구 대신 자신에게서 서해금의 일을 알아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홍혜림은 그 일엔 조금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를 지고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강한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자신의 요구를 이야기한 적도 없어 오히려 홍혜림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서 대표에게 우리가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은근슬쩍 오 교수님을 귀띔하게 한 것도 너의 그 스승님 생각인 거야?”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도와주겠다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1화

    입가를 파르르 떨던 홍혜림이 진윤의 손을 툭, 쳐냈다. “저리 가. 엄마한테 그런 농담하지 마.”진윤이 웃는 얼굴로 다가가 홍혜림의 어깨를 주물렀다. 그러자 홍혜림이 진윤을 다시 자리에 앉혔다. “얌전히 앉아있기나 해. 넌 애가 다치고도 얌전히 있지를 못 해.”잠시 말이 없던 홍혜림이 다시 입을 열었다. “왜 엄마한테 얘기도 안 하고 신고했어? 오 교수님께도 비밀로 하라고 하면서 말이야. 대체 무슨 생각인데 이렇게 수상하게 구는 거야.”“엄마, 만약 학교 측에서 빨리 결과를 발표할 생각이었다면 진위 여부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얼른 이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을 거예요. 저희가 오 교수님께 부탁할 시간 같은 건 주지도 않았을 거라고요.”“그럴 시간이 있었다고 해도 학교 명예가 걸린 일인데, 누가 그 책임을 지려고 하겠어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이 멈칫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학교에서 너한테 처분을 내렸다는 말이 가짜라는 얘기야?”진윤이 말했다. “엄마, 서화 대학은 엄마와 아빠가 수많은 인맥과 돈을 들여 고르고 고른 대학이에요. 업계에서의 명성도, 학교 분위기도 말 할 것 없이 좋고요. 오랜 세월을 지내며 명성을 쌓아온 학교예요. 그만큼 수많은 일을 겪어왔다는 얘기잖아요.”“그런 학교가 고작 이런 여론에 궁지로 몰려 학생에게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여론을 잠재우려고 했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지금은 예전과 달라요. 요즘은 순식간이면 소문이 퍼진다고요. 이런 일은 조금만 미숙하게 처리해도 오히려 힘들게 쌓아온 명성에 금이 가게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어떻게 봐도 학교 측에서는 함부로 저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어요.”“오히려 진실을 파헤치는 편이 학교의 명성을 지키는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잠시 조용하던 진윤이 말을 이었다. “엄마, 만약 엄마가 학교 이사진이라면 부정행위가 사실이었다는 결론과 부정행위가 루머였다는 걸론 중 어떤 게 신입생 모집에 더 큰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홍혜림이 미간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0화

    식사 자리가 마무리된 후 홍혜림을 배웅하러 나온 서해금의 뒤를 오성빈이 따라나서며 나지막이 물었다. “서 대표님이 말씀하신대로 했으니 약속하신 건...”“걱정마세요.”서해금이 시선을 거두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일만 잘 마무리 되면 약속드린 건 꼭 지켜드리죠.”“그럼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할게요. 질질 끌어봐야 좋을게 없으니까요.”“부탁드려요.”고개를 끄덕인 서해금이 성월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서해금의 뜻을 바로 알아들은 성월이 곧바로 오성빈을 배웅했다. 사실 학교에서는 진윤의 부정행위에 관해 아무런 결론도 내린 것이 없었다. 여론은 여전히 뜨겁기만 했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여론에 흔들리지 말아야 했다. 만약 조사 결과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여론은 오히려 학교에 독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은 학교 임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이나 홍혜림의 연락을 무시했다. 물론 그 역시도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진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전혀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이 모든 증거 수집을 마치고 드디어 진윤의 누명을 벗겨주는 쇼를 하려던 그때, 경찰이 갑자기 학교로 찾아왔다. 진수 그룹에서 진윤의 시험 부정행위 문제로 경찰에 신고를 한 탓이었다. 교장의 연락을 받은 오성빈은 그만 멍해졌다. 제일 먼저 서해금이 떠올랐지만 그녀가 약속했던 일을 떠올린 그는 곧 주먹을 꽉 움켜쥐고 서해금에게 연락하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홍혜림의 연락처를 눌렀다. 홍혜림이 전화를 받자마자 오성빈이 물었다. “사모님, 어제 분명 진윤 학생 일은 잘 처리해 드리겠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왜 신고를 하신 거예요?”홍혜림이 놀란 말투로 말했다. “신고라뇨? 전 신고한 적 없어요.”“사모님이 신고하신 게 아니라고요?”의아한 듯 묻는 오성 빈에게 홍혜림이 대답했다. “전 신고한 적 없어요. 교수님께서 이미 윤이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으셨다면서 조치를 취하시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계속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9화

    장준의 아버지는 요직을 맡고 있었고 장씨 가문엔 그의 아버지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랬기에 가족 중 단 한명이라도 꼬리를 밟힌다면 그의 가문은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장준이 저질렀던 인간 같지도 않은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기 시작했다. 폭행, 음주 운전, 도박, 성폭행...피해자들이 하나둘 인터넷에 장준의 진짜 모습을 폭로했다. 수많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누를 수 없었던 장씨 가문의 스캔들이 결국 전부 드러나고 말았다. 홍혜림 역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곧 회사 계정으로 진윤은 그날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와 함께 그와 관련된 증거들과 범죄경력증명서를 전부 공개 했다. [그러니까 진윤은 또 다른 도련님의 기사를 막기 위해 총알받이가 됐다는 거네?][어쩐지 뭔가 이상하더라니.][그렇게 심각한 교통사고에 진윤 한 사람만 공개 처형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역시 여론을 부추기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네요.][발 빼려고 하지 마. 장준이 주범이었다고 하더라도 진윤이 그 경기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건 아니잖아. 끼리끼리는 과학이라고 했는데 그놈이 그놈 아니겠어? 서화 대학에서도 진윤의 재시험 부정행위를 인정 했잖아.][학교엔 이미 소문을 파다해요. 이번 일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언젠가는 비슷한 사고를 쳤을 거예요. 장준이나 진윤이나 크게 다를 거 없잖아요.][저기요. 두 사람을 싸잡아 욕 하지는 마요. 한 명은 범죄자고 다른 한 명은 그저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뿐이에요. 그게 어떻게 같아요? 얼른 진상 규명이나 하시죠. 피해자에게 피해 보상은 해야 하잖아요.]...휴대폰을 한 쪽으로 던져버린 서해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준이었어? 어쩐지...”성월이 그녀에게 차를 건네며 나지막이 물었다. “대표님, 진윤 씨 일은 이미 어느 정도 해결이 된 것 같아요. 그럼 저희 계획은 어떻게 해요?”“아직 끝나지 않았어요.”서해금이 찻잔을 들어 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홍혜림은 누구보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8화

    장씨 가문 아들이라는 이유로 여론이 들끓는 것을 염려한 탓인지 기사는 간단한 몇 마디 말로 상황을 간결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한현진은 감추려고 할수록 일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 드디어 주강운이 손을 쓴 모양이었다.고개를 들어 강한서를 바라보는 한현진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여보, 장준이 잡힌 것 같아.”강한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그래?”한현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강한서에게 한성우가 보낸 기사를 보여주었다. “시간, 교통사고, 장 모 씨, 약물. 이 단어들만 봐도 누군지 뻔하잖아.”강한서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장 모 씨가 정말 장준이야? 어떻게 잡힌 거지? 누가 신고라도 한 건가.”“나쁜 짓을 그렇게 많이 했으니 벌을 받는 거지. 피해가 한두 명이면 집안 세력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겠지만 그 수많은 피해자를 전부 막을 수는 없잖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기사에 다른 얘기는 없어?”“없어. 그냥 언급만 한 수준이야. 하지만 이 기사를 시작으로 진실을 밝혀 나가려는 사람은 분명 있을 거야. 그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한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장준과 관련된 기사가 퍼져 나가기 시작하면 사모님께 이 기회를 빌려 진윤 씨에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시라고 말씀 드려.”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아침 연락드릴게.”강한서는 이상할 정도 순순히 대답했다. 예전이라면 어떻게 된 일이냐며 꼬치꼬치 캐 물었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처럼 쉽게 넘어갈 리가 없었다.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한현진의 시선에 강한서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한현진에게 물었다.“왜?”하지만 한현진은 곧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산책 가자.”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옷 가지고 올게.”강한서의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한현진이 휴대폰을 들어 한성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강한서가 좀 이상해요. 평소엔 꼬치꼬치 따지더니 오늘은 기사를 보여줘도 아무것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7화

    멈칫한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강한서의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순간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곧 어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한서야, 야근 안 했어? 오늘은 일찍 퇴근했네.”강한서는 화제를 돌리는 한성우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 “방금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방금 내가 뭐라고 했어?”한성우가 모른 척 대답했다. “갑자기 네가 튀어나오는 탓에 다 잊어버렸잖아.”강한서가 말했다. “강운이가 장준을 처넣었다며.”한성우: ...후회 막심한 얼굴로 자신의 입을 툭 친 한성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어, 맞아. 바로 그거야. 나도 방금 어디서 그 소식을 듣고 형수님과 수다나 떨려고 전화한 거야. 너도 알잖아. 형수님과 내가 뒷담화 할 땐 죽이 척척 맞는 거.”“그래?”강한서가 담담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난 두 사람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줄 알았지.”“그럴 리가 있겠어?” 한성우가 당당하게 말했다. “우리가 널 속일 수는 있고? 두 사람 요즘 진윤 씨 일 때문에 걱정이 많잖아. 그래서 나도 신경 좀 썼지. 봐, 소식을 듣고는 바로 알려 주려고 전화했잖아.”“그래.”강한서의 대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한성우의 귓가로 곧 다시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이가 강운이한테 뭐라고 했는데?”한성우: ...한성우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뭐? 형수님이 강운이와 연락했어?”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한테 전해달라고 한 말이 뭐냐고.”의심이 아닌 확신에 찬 말투에 한성우는 머리가 찌릿, 할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조금만 참았다가 나중에 전화할 것이지, 난 왜 하필 지금 한 거야?’어차피 한강서가 전부 눈치 챈 마당에 더는 숨길 필요가 없어진 한성우는 결국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형수님이 너한테 숨겼다고 뭐라고 하지 마. 형수님이 강운이에게 연락한 게 아냐. 나한테 눈치를 주라고 부탁하셨어. 강운이네는 줄곧 장씨 가문과 사이가 안 좋았잖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6화

    “실망이라니. 엄마는 단 한 번도 널 창피하게 여긴 적 없어. 넌 엄마가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야. 내가 널 몰라? 엄마는 그냥 네가 이번 일 때문에 힘들어 할까봐 그래. 엄마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즘 네가 말도 없고 조용하기만 해서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진윤의 등을 어루만지며 홍혜림이 나지막이 말했다.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인생 살면서 이런 일 안 겪는 사람은 없어. 이겨내면 돼.”고개를 끄덕인 진윤이 홍혜림을 꽉 끌어안았다. ...아름드리.“그러니까 아주머니가 뒤에서 여론몰이에 동조했다는 거야?”한현진이 자몽을 까며 강한서에게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서 알아봤더니 오성빈 교수라는 사람, 성 비서님의 먼 친척이시더라고. 그러니까 그분이 나서서 얘기만 해주면 잘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잠시 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그래서 일부러 홍혜림 씨가 신세를 질 수밖에 없게 만드시겠다? 홍혜림 씨를 다시 뺏어가려는 거야?”“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한현진이 눈을 반짝이며 강한서 곁으로 다가갔다. 꿍꿍이 가득한 얼굴로 한현진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는 그걸 지켜보면 되겠네. 본인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 다음대체 뭘 하려는 생각인지 지켜보자고.”강한서가 어쩐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에 어리둥절해진 한현진이 물었다. “왜 그렇게 웃어? 뭐야, 그 음흉한 웃음은.”강한서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근묵자흑이라는 단어가 너무 맞는 말인 것 같아서.”한현진: ?“설명 똑바로 해. 누가 그 묵인데?”강한서는 씩 웃으며 한현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현진이 깐 자몽을 가져가 한 입 베어 문 강한서의 표정이 곧 강한 신맛에 잔뜩 일그러졌다. 자몽을 겨우 삼킨 강한서가 인상을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넌 이걸 대체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거야.”한현진이 눈을 깜빡였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5화

    [그래도 학교 측에서 끝까지 부정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재수강하라고 하면 어떡해요?]강한서가 웃으며 말했다. [넌 언제든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 내가 대신 신고해줘?]진윤은 그제야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번뜩 정신이 들었다. 인터넷에 도배된 악플로 잔뜩 지친 진윤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일에만 몰두해 있었다. 그는 심지어 학교 측에 새로운 시험 문제를 내도록 제안한 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부정행위가 없었음을 증명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한서의 한마디는 진윤의 모든 고민을 한 방에 해결했다. 스스로의 결백을 증명하는 건 결국 그 사람들이 파놓은 함정에 뛰어 드는 것 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사람들은 애초부터 그가 부정행위를 했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진윤이 라이브 방송으로 결백을 증명한다고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또 미리 답을 알고 있으면서 카메라 앞에서 쇼를 하는 것이라며 의심하게 뻔했다. 부정행위의 증명해야 할 사람은 진윤이 아니라 그를 의심한 사람들이었다. 진윤이 순간 눈을 반짝였다. [얼른 엄마를 말려야겠어요. 교수님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잖아요. 전 당당하니까 얼마든지 조사하라고 해요.][잠깐만.]강한서가 진윤을 불렀다. [잠깐만 기다려 봐.][왜요?]입술을 깨물던 강한서가 중얼거렸다. [고작 학생인 네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이 이 정도로 들끓는게 처음부터 이상했어. 이제야 의문이 조금 풀리는 것 같네.][그게 뭔데요. 얼른 얘기 해줘요.]성격 급한 진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강한서 때문에 괜히 마음만 조급해졌다. 강한서가 말했다. [넌 지금 아무것도 하지 마. 어머님께도 오 교수님이라는 분 만나보라고 해. 뭐라고 하는지 얘기나 들어 보고 다시 대책을 세워야해.]진윤이 조금 전처럼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형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 인간들의 계략을 역이용하시려는 거예요?]강한서가 쯧, 혀를 차며 말했다. [매형이라고 불러]진윤: ...홍혜림과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