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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4화

Author: 조십일
하지만 신미정은 신표의 도박 빚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회사의 생산 라인에 문제 생겨 주문이 밀린 상태라 자금이 부족하고 얘기했을 뿐이었다.

한현진의 치맛바람에 눈이 먼 강한서는 자신을 도와주려 하지 않았고 더는 갈 곳 없는 막다른 골목이라 어쩔 수 없이 한현진에게 부탁하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신미정은 강한서에 대한 송가람의 마음이 꽤 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현진과 도무지 연락이 닿지 않는 지금, 신미정에게 송가람은 가장 큰 희망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절대 송가람에게 한현진이 임신한 사실을 얘기할 수 없었다. 만약 송가람이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자신과 강한서 사이에는 더 이상 아무런 희망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을 도와줄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미정이 송가람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였다.

“내가 며느리로 삼고 싶었던 사람은 언제나 너였어. 넌 한서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잖니. 만약 네가 그때 치료 때문에 해외로 출국하지만 않았다면 한현진에게 기회조차 없었을 거야. 한서가 걔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 난 강력하게 반대했었어. 그 몇 년 동안 나와 갈등을 빚었던 걸 마음에 담아뒀다가 송씨 가문 딸로 신분 상승을 하니까 내가 하는 모든 일에 태클을 걸고 있는 거야. 나는 이제 이 나이가 되었으니 난 어떻게 되는 상관없어. 난 그저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뿐이야.”

“하지만 신표는 한서 외삼촌이잖니. 한서에게 외삼촌은 신표 한 명 뿐이야. 만약 신표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다른 사람들이 그 일로 한서 약점을 잡으려고 할 거야. 가람아, 현진이는 어떻게 이렇게 모질 수가 있니. 한서에게 돕지 말라고 바람을 넣다니, 이건 한서에게 인정머리 없다는 꼬리표를 달아주는 것과 다름이 없잖아.”

말하며 신미정을 다시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송가람이 신미정에게 휴지를 건넸다.

“현진 씨 정말 너무 하네요! 아주머니, 울지 마세요. 제가 한서 오빠에게 전화해 볼게요. 제가 아주머니 대신 한서 오빠에게 상황을 잘 설명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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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85화

    신미정은 눈시울을 붉히며 송가람의 손을 잡았다. “가람아, 우리 가람이. 아줌마가 너무 고마워. 정말 너무너무 고마워. 아줌마가 약속할게. 클라이언트가 계약금만 보내주면 제일 먼저 네 돈부터 갚을게.”송가람이 손을 내저으며 쑥쓰럽다는 듯 말했다. “아주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 전 진심으로 아주머니와 한서 오빠를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주머니 일인데 제가 어떻게 손 놓고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겠어요. 제가 지금 은행에 연락해서 돈 보내드릴게요. 일단 삼촌부터 데려와요.”신미정이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으며 한참 동안 아부를 떨었다. 송가람 수중에도 유동자금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다. 만약 평소라면 송민준에게 손을 벌렸겠지만 이번엔 신미정과 관련된 일이었다. 송민준은 줄곧 당시 강씨 가문이 한현진을 하대한 일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만약 이 돈이 신미정을 위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절대 빌려주지 않을 것이 뻔했다. 서해금에게 부탁하는 것은 더 안 될 일이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자신과 강한서가 인연을 끊길 바라는 사람이었으니까. 이리저리 생각하던 송가람은 자기 명의로 된 별장을 담보로 잡았다. 그녀는 돈을 받자마자 바로 신미정에게 보냈다. 그 소식을 들은 한현진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한현진을 발을 들어 옆에서 책을 읽고 있던 강한서를 툭, 찼다. “감동이야? 40억이야. 자그마치 40억을 바로 보냈어. 집도 필요 없나 봐. 가람 동생이 너한테만은 정말 일편단심인가 봐.”강한서는 한현진의 발을 끌어 자기 허벅지 위에 올리더니 책을 넘기며 대답했다. “너도 50억 줬잖아. 네 마음이 걔보다 더 커.”한현진이 흥, 콧방귀를 꼈다. “잘난 척 좀 하지마. 난 공짜로 준 거 아니야. 내가 준 건 전부 네 삼촌에게서 따왔어. 그쪽은 진짜 줘버렸잖아. 그냥 널 봐서 준 건데, 조금도 감동적이지 않아?”강한서가 한현진을 힐끔 쳐다보았다. “감동 받길 원해?”한현진이 시선을 피했다. “그냥 물어본 거야.”한현진은 강한서를 떠보고 싶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86화

    납치 사건으로 다쳤었던 그 한 달 동안, 강한서는 그 점을 깨닫게 되었다. 다만 그는 송가람의 착각을 바로잡은 적이 없었다. 강한서는 호불호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송가람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까지도 틀린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단지 송가람이 원하는 강한서의 모습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더욱이 과연 누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금지 약물을 투여할 수 있을까?이토록 각박하고 이기적인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그저 한 사람의 비열한 소유욕에 불과할 뿐이었다. 강한서는 기억이 돌아온 후로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였다. 그는 중상을 입고 침대에서 내려올 수 없었던 그 당시를 떠올렸다. 강한서의 등에 난 상처는 몇 번이고 곪아 찢어졌었다. 매번 간호사가 처치를 도와줄 때면 송가람은 항상 멀지 않은 곳에 서서 미간을 찌푸렸다.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혐오였다. 그 당시의 강한서는 한현진을 기억하지 못했다. 송가람은 그에게 자신을 애인이라고 속였다. 비록 강한서는 그에 대해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송가람의 말을 믿지 않았다. 애인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의 상처를 보고도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비록 그 기억은 나중에 최면사에 의해 지워졌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강한서의 추측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 한현진은 아무리 심하게 다퉜을 때에도 강한서가 아프기만 하면 절대 그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송가람이 좋아하는 건 고귀하고 자신감 있고 고고하면서 아우라가 빛나는 강한서였다. 그러나 한현진이 좋아하는 강한서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의 장점을 사랑하고 또 그의 결점도 포용할 수 있었다. 강한서는 자신을 사랑하는 한현진의 모습을 봐왔었다. 또 가슴 깊이 그녀의 사랑을 느꼈다. 그랬기에 송가람의 거짓된 사랑에 쉽게 속을 리가 없었다. 강한서가 한현진의 볼에 입 맞추며 나지막이 말했다. “현진아, 나에겐 마음이 하나밖에 없어. 그래서 너밖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87화

    “꼭 봐야 해?”한현진이 말했다. “안 봐도 돼. 하지만 보면 더 행복할 것 같아.”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말했다. “알겠어. 잠깐만 기다려.”말하며 강한서가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그런 강한서를 보는 한현진은 기분이 좋았다. 한현진이 아는 강한서라면 절대 그녀가 다른 사람을 보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직접 보여줄 것이 분명했다. 강한서는 꿍꿍이가 많은 사람이었다. 한현진에게 애정공세를 퍼붓던 당시, 강한서는 그녀 곁에 있기 위해 클라우드 아파트로 이사를 왔었다. 그리고 한현진을 유혹하기 위해 가슴이 깊이 파인 민소매에 속옷은 최대한 달라붙는 것으로 입고 다녔다. 퇴근 후엔 헬스장에서 운동까지 했다. 강한서는 행여나 한현진을 유혹하는데 실패할까, 옷을 입는 것에 온갖 꼼수를 다 부렸었다. 하지만 한현진의 임신을 알게 된 후, 강한서는 곧바로 모든 잠옷을 긴옷, 긴바지로 바꿔버렸다. 이번엔 최대한 정직하게, 가릴 수 있는 모든 곳을 가렸다. 잠옷의 단추를 머리 끝까지 잠궈버릴 기세였다. 한현진은 몇 번이나 강한서에게 물었었다. “집이 추워? 왜 이렇게 많이 입어?”처음엔 한현진도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임신한 상황이니 그런 생각을 할리가 없었다. 하지만 매일 꽁꽁 싸매고 있는 강한서의 모습이 한현진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그녀는 이상하리만치 강한서의 옷을 벗기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옷 속의 풍경이 궁금했다. ‘쇼츠를 못 보게 하니 집에 있는걸 보는 건 괜찮잖아?’하지만 집에 계신 이 분은 갑자기 고상한 척 굴기 시작했다. 못 보게 하면 할수록 더 보고 싶어졌다. 일 분 일 초, 시간이 흘러갔다. 20분이 지났지만 강한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던 한현진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옷 하나 벗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야?’‘그냥 훌렁 벗으면 안 돼?’한현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손잡이가 돌아가며 문이 열렸다. 눈을 동그랗게 뜬 한현진 앞에 샤워 가운을 입은 강한서가 나타났다. 반짝반짝 눈을 빛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88화

    귓가에는 야릇한 음악이 울려퍼졌고 눈앞에는 해부학 교실이나 병원에서 사용할 것 같은 인체 근육 해부도가 펼쳐졌다. 그 그림을 보고 있던 한현진은 마치 섹시 댄스를 추던 인플루언서들이 해부도의 빨간 근윤으로 변한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하나 같이 기이한 모습으로 허리는 흔들고 골반을 튕기는 모습처럼 보였다. 한현진은 눈앞이 아찔해졌다. 그녀는 스크린에 비춰진 그림을 가리키며 강한서에게 물었다. “저거 뭐야?”강한서가 차분하게 설명했다. “인체 근육 해부도야. 모든 사람의 피부 안쪽은 전부 이렇게 생겼어. 우린 현상을 통해 본질을 볼 수 있어야 해. 본질을 알면 외적인 건 그저 흘러가는 구름처럼 느껴질 거야.”‘본질 같은 소리하네!’한현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이며 다양한 표정을 짓던 한현진이 결국 벌떡 몸을 일으켜 굳은 얼굴로 밖으로 나섰다. 강한서가 한현진을 뒤따라갔다. “어디가?”한현진이 말했다. “오빠한테 갈 거야.”강한서가 어리둥절해졌다. “오빠 회사에서 이번에 남자 신인 배우를 뽑았거든. 하나 같이 잘생기고 복근도 탄탄해.”한현진이 말하며 스크린 속 해부도를 가리켰다. “네가 말한 것처럼 현상을 통해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지 지금 확인하러 가야겠어.”강한서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그는 손을 들어 문 손잡이를 돌리는 한현진의 손을 꽉 잡았다. 그가 딱딱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못 가.”한현진이 눈섭을 씰룩였다. “질투하는 거야?”강한서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내가 질투해야 하지 않겠어?”한현진이 가짜 미소를 지었다. “질투할게 뭐가 있다고 그래? 네가 그랬잖아. 모든 사람은 피부 아래는 전부 똑같다고. 외적인 건 그저 흘러가는 구름 같은 거라고 말이야. 난 본질을 보러가는 것뿐이야. 쪼잔하게 굴지마.”말하며 서재를 나가려고 하자 강한서가 한현진의 길을 막으며 이를 악물었다. “네가 다른 남자 구경하러 가겠다는데 쪼잔하게 굴지 말라고?”한현진이 눈을 가늘게 떴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89화

    강한서가 손을 들어 어깨 뒤를 가리켰다. “등 운동도 했어. 하지만 복근처럼 선명하지는 않아.”한현진이 눈을 반짝였다. “봐봐.”“그래.”대답한 강한서가 시선을 내리더니 손을 들어 샤워 가운을 어깨에서 벗어내렸다. 막 몸을 돌려 아내에게 자신의 헬스 효과를 자랑하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밖에서 서재 문을 열었다. 한현진의 손은 머리보다 빨랐다. 그녀는 홱 강한서를 끌어와 품에 안았고 온몸으로 그의 정조를 지켰다. 문이 비스듬히 열리고 작은 머리 하나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양갈래 머리를 땋아올린 은서가 눈을 깜박였다. “삼촌, 이모. 할머니가 멸치 국수 들실 건지 물어보래요.”문을 등진 한현진은 안고 있는 강한서를 놓을 수가 없이 그의 등을 두드렸다. 대답하라는 의미였다. 강한서가 말했다. “우린 둘이서 한 그릇만 먹으면 될 것 같아.”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던 은서가 나지막이 물었다. “한서 삼촌, 지금 구애 중이예요?”강한서가 순간 멍해졌다. “뭐라고?”은서가 비밀스레 말했다. “햇살반 도 선생님이 우리반 선생님한테 계속 근육 자랑을 했는데 꽃잎반 선생님이 도 서생님이 구애하는 거라고 했어요. 삼촌, 삼촌도 구애 중이예요?”강한서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구애가 뭔지는 알아?”은서가 조그만 턱을 치켜올렸다. “당연히 알죠. 구애는 상대방과 사귀고 싶고 후대를 번식하고 싶은 거잖아요. 삼촌, 삼촌이랑 이모는 언제 아기를 번식할 거예요?”강한서는 대답 대신 문을 열어 은서를 서재에서 쫓아냈다. 다음 날,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한현진은 늘 그렇듯 주세은 옆에 앉았다. 주세은이 회사에 온지 이미 며칠이 지났다. 지금은 조향팀의 A 구역 3팀에 배치되었다. 입사 전 송민준은 특별히 한현진에게 전화해 당부했었다. 주세은이 밥은 잘 먹는지만 구내식당에서 봐달라는 것이었다.주세은은 내성적이고 인간관계를 잘 처리할 줄 몰랐지만 착한 아이라 사고를 칠 일은 없었다. 만약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90화

    한현진이 송가람을 힐끔 쳐다보고는 간단하게 인사를 건네고 고개를 숙여 식사를 마저했다. 송가람이 수저를 들며 주세은과 대화를 나누었다. “은이야, 팀장님에게 들었어. 어제 팀장이 맡겨주신 일 안 했다며. 어떻게 된 거야?”주세은이 말했다. “팀장님이 맡기신 업무는 다 끝냈어요. 하지만 그 업무는 제 담당이 아니었어요.”송가람이 한숨을 내쉬었다. “은이야, 이제 막 입사한 거라 너에게 맡긴 사소한 일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는 거 알아. 하지만 넌 면접도 건너뛰고 입사한 거잖아. 널 입사시킨 것 자체가 이미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어. 회사엔 보는 눈도 많은데, 할 일은 해야지. 만약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으면 내가 너희 팀장님에게 간단한 업무부터 맡기라고 할게. 하지만 아무 말 없이 안 하면 안 돼. 네가 그렇게 행동하면 너희 팀장님이 다른 팀원은 어떻게 관리하겠어.”입술을 짓이긴 주세은이 다시 한 번 말했다. “팀장님은 저에게 그 양식을 처리하라고 맡기신 적 없어요. 맡겨주신 업무는 전부 처리했어요.”미간을 찌푸린 송가람이 손가락을 구부려 테이블을 두 번 톡톡, 두드렸다.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은이야, 너 예전엔 거짓말 안 했잖아.”손에 힘이 풀린 주세은의 젓가락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쾅—한현진이 힘을 실어 컵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둔탁한 소리에 송가람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눈빛에 불쾌함이 가득했다. 한현진이 덤덤하게 말했다. “퇴근 시간까지도 송가람 씨 이런 헛소리를 듣고 있어야겠어요? 야근 수당은 주셨어요?”송가람의 얼굴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전 그저 은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 뿐이예요. 왜 그렇게 공격적으로 얘기하는 거죠? 대표님이 추천한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은 혼내지도 못한다는 거예요?”송가람의 목소리는 결코 작지 않았다. 그 덕에 구내 식당에 있던 직원들의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한현진이 고개를 들어 송가람을 쳐다보았다. “그게 대화하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91화

    이시연이 한숨을 내뱉었다. “대표님은 모르시겠지만 조향팀은 보이는 것처럼 화목하진 않아요.”이시연은 조향팀 직원의 임금은 기본급과 직책급을 제외하면 성과급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다. 보너스는 매 팀의 매 달 업무량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얘기한다면 보너스는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많이 지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매 팀의 실력과 수준이 천차만별이라 효율이 높은 팀이 완성한 업무량이 더 많았지만 그들이 받은 성과급은 다른 팀의 직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서해금처럼 명석한 사람이 이런 n/1의 폐단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굳이 이런 임금 체제를 고집하는 이유는 사실 조향팀의 몇 명 직원이 이사회 고위 임원의 자녀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들 대부분은 출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월급만 가져가는 고스트에 불과했다. 다만 깔린느 모든 부서 중 조향팀의 연봉이 제일 높은 편이라 이곳에 배치되었을 뿐이었다. 누군가 공짜로 월급을 받아가고 있으니 다른 누군가는 더 열심히 해야만 했다. 하지만 더 많은 업무를 본다고 해서 성과급이 더 많아지는 건 아니었다. 그러니 조향팀의 적지 않은 직원들은 이미 이런 임금 체제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불만은 송가람이나 고위층 임원의 자녀들 앞에서는 감히 티를 낼 수 없었고 결국 아무런 백도 없는 주세은이 그들의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 주세은의 아버지는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고 송씨 가문에서 가장을 잃은 유가족을 가엾게 여겨 갓 졸업한 주세은을 깔린느에 입사시켜 취직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는 것은 조향팀 전원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경력도 없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월급을 받는데다 “은혜를 베풀었다”는 빌미로 입사한 것이니 주세은은 자연스레 왕따의 대상이 되었다. 팀 회식에도 주세은을 부르지 않았고 그녀에게 배정된 업무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잡일뿐이었다. 조향팀의 핵심 업무에서는 늘 배제되었고 맡은 업무를 아무리 완벽하게 완성해도 늘 이런저런 트집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192화

    탕비실에서 나온 한현진은 얼마 못가 걸음을 멈추었다. 송가람이 복도 코너에 조용히 서서 한현진을 지켜보고 있었다. “현진 씨,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도무지 참을 수가 없어서요. 현진 씨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에게 어머니와 관계를 끊으라고 부추기는 거예요?”한현진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을 땐 그냥 닥쳐요! 언니가 뭘 안다고 그래요? 무슨 자격으로 저에게 뭐라고 하는 거죠? 고작 그 여자를 대신해 돈 좀 갚아줬다고 이러는 거예요?”송가람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러니까 아주머니께서 어제 하루 종일 현진 씨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 일부러 안 만나줬다는 거네요.”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지만 가람 언니가 그렇게 쿨하게 돈을 빌려줄 거라고는 저도 생각지 못했네요.”송가람이 멸시하는 듯한 눈빛으로 한현진을 힐끔 쳐다보았다. “전 현진 씨처럼 그렇게 보고도 못 본 척 지나치는 냉혈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말끝마다 한서 오빠를 좋아한다고 하면서 오빠 어머니에게는 그렇게 잔인하게 굴다니, 그게 좋아하는 거예요?”한현진이 피식, 소리 내 웃었다. “보다시피 전 언니처럼 그렇게 위대한 사람은 아녜요. 전 강한서를 좋아하지만 사랑 때문에 가족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강한서 삼촌의 도박 빚을 갚아줄 만큼 이성을 잃은 건 아니거든요. 강한서도 신경 쓰지 않는 일을 제가 왜요?”그 말에 송가람이 멈칫 했다. “도박 빚이라뇨.”한현진이 일부러 놀란 척 연기했다. “그 여자가 얘기 안 했어요?”“무슨 얘기요?”불안해진 송가람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뜸 들이지 말고 빨리 얘기해.”한현진이 태연하게 미소 지었다. “궁금하면 직접 알아봐요. 하지만 언니는 언니의 한서 오빠를 그렇게 좋아하니까 그런 것쯤은 당연히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한현진은 몸을 돌려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송가람을 혼자 그 자리에 내버려 둔 채 자리를 벗어났다. 신표의 도박 중독은 재벌가에선 비밀도 아니었다. 송

Pinakabagong kabanata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3화

    어두운 표정으로 이번 일의 경위를 할 번 곱씹은 홍혜림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서해금은 항상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 번도 어긋난 적조차 없었다. 조금만 먼저 얘기를 꺼냈다면 의심을 살 수 있었고 조금만 늦으면 도와줄 기회를 놓칠 수 있었다. 서해금은 늘 홍혜림이 더는 손 쓸 방법이 없는 타이밍에 나타났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 당연히 홍혜림은 평소처럼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손길을 거절할 리가 없었다. ‘서해금이 어떤 인간인데?’서해금은 이익을 얻을 수만 있다면 거지도 아버지로 모실 수 있었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면 친아버지도 아버지라 인정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런 인간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도와줄 리가 없어.’‘애초부터 이 모든 것이 서해금이 꾸민 짓이라면 말이 되긴 하지.’‘하지만 대체 왜?’홍혜림은 순간 자신에게도 조향대회의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을 또 올렸다. ‘설마 그것 때문에?’서해금 의도를 파악하게 된 홍혜림은 순간 화가 치밀었다. ‘가식적인 X. 감히 날 두고 수작을 부려?’생각에 잠긴 홍혜림이 인상을 폈다 찌푸렸다를 반복하며 가끔은 이를 악무는 모습을 지켜보던 진윤이 걱정스레 물었다.“엄마, 왜 그래요?”홍혜림이 감정을 추스르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역겨운 일이 떠올라서 속이 좀 안 좋아서 그래.”아직 어린 나이라 홍혜림 말의 의미를 눈치 채지 못한 진윤이 말했다. “엄마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전 부정행위도 하지 않았잖아요. 지금은 제가 신고까지 했으니 저희가 여기저기 부탁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그 사람들이 저희에게 사정을 해야겠죠. 엄마도 이젠 회사로 나가 보세요. 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너만 괜찮으면 엄마는 아무것도 겁나지 않아. 회사에는 네 아빠와 형이 있어. 내가 할 일은 널 지키는 거야.”그 말에 진윤은 강한서의 말을 떠올렸다.“너한텐 좋은 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2화

    진윤: ...진윤이 흥, 콧방귀를 꼈다. “네가 얘기 안 하면 내가 모를 줄 알아? 한성 그룹 대표지?”진윤이 머리가 떨어질세라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엄마, 형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언변이 장난이 아녜요. 게다가 맞는 말만 골라서 한다니까요. 전엔 우리 형이 세상에서 제일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형도 그 형님 앞에선 꼬마에 불과한 것 같아요.”진윤의 뒤통수를 툭 치려던 홍혜림은 그의 머리에 감싸진 붕대를 보고는 시선을 내려 엉덩이를 차버렸다. “형이 널 얼마나 예뻐했는데 팔이 밖으로 굽어?”진윤이 바지의 먼지를 털며 말했다. “좋은 건 당연히 형이 더 좋죠. 하지만 능력으로 따지면 형님이 더 뛰어난 것 같아요..”강한서를 향한 콩깍지가 두껍게 쓰인 진윤의 모습에 홍혜림은 괜히 질투가 났다. 하지만 상대방이 강한서라는 사실에 오히려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정인월이 직접 교육한 아이였으니 성품이 우수하고 능력이 뛰어난 것은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진수 그룹과 한성 그룹은 같은 업계에 종사하지 않은 탓에 협업하는 일이 거의 없어 연계가 잦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윤은 한성 그룹이 종사하고 있는 업계와 관련된 전공을 하고 있었고 강한서는 IT 업계의 정상급 인물이었다. 그러니 강한서와 가깝게 지내는 것은 진윤에겐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홍혜림은 강한서가 아무 이유 없이 진윤을 도울 리가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강한서가 여자친구 대신 자신에게서 서해금의 일을 알아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홍혜림은 그 일엔 조금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를 지고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강한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자신의 요구를 이야기한 적도 없어 오히려 홍혜림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서 대표에게 우리가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은근슬쩍 오 교수님을 귀띔하게 한 것도 너의 그 스승님 생각인 거야?”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도와주겠다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1화

    입가를 파르르 떨던 홍혜림이 진윤의 손을 툭, 쳐냈다. “저리 가. 엄마한테 그런 농담하지 마.”진윤이 웃는 얼굴로 다가가 홍혜림의 어깨를 주물렀다. 그러자 홍혜림이 진윤을 다시 자리에 앉혔다. “얌전히 앉아있기나 해. 넌 애가 다치고도 얌전히 있지를 못 해.”잠시 말이 없던 홍혜림이 다시 입을 열었다. “왜 엄마한테 얘기도 안 하고 신고했어? 오 교수님께도 비밀로 하라고 하면서 말이야. 대체 무슨 생각인데 이렇게 수상하게 구는 거야.”“엄마, 만약 학교 측에서 빨리 결과를 발표할 생각이었다면 진위 여부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얼른 이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을 거예요. 저희가 오 교수님께 부탁할 시간 같은 건 주지도 않았을 거라고요.”“그럴 시간이 있었다고 해도 학교 명예가 걸린 일인데, 누가 그 책임을 지려고 하겠어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이 멈칫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학교에서 너한테 처분을 내렸다는 말이 가짜라는 얘기야?”진윤이 말했다. “엄마, 서화 대학은 엄마와 아빠가 수많은 인맥과 돈을 들여 고르고 고른 대학이에요. 업계에서의 명성도, 학교 분위기도 말 할 것 없이 좋고요. 오랜 세월을 지내며 명성을 쌓아온 학교예요. 그만큼 수많은 일을 겪어왔다는 얘기잖아요.”“그런 학교가 고작 이런 여론에 궁지로 몰려 학생에게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여론을 잠재우려고 했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지금은 예전과 달라요. 요즘은 순식간이면 소문이 퍼진다고요. 이런 일은 조금만 미숙하게 처리해도 오히려 힘들게 쌓아온 명성에 금이 가게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어떻게 봐도 학교 측에서는 함부로 저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어요.”“오히려 진실을 파헤치는 편이 학교의 명성을 지키는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잠시 조용하던 진윤이 말을 이었다. “엄마, 만약 엄마가 학교 이사진이라면 부정행위가 사실이었다는 결론과 부정행위가 루머였다는 걸론 중 어떤 게 신입생 모집에 더 큰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홍혜림이 미간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0화

    식사 자리가 마무리된 후 홍혜림을 배웅하러 나온 서해금의 뒤를 오성빈이 따라나서며 나지막이 물었다. “서 대표님이 말씀하신대로 했으니 약속하신 건...”“걱정마세요.”서해금이 시선을 거두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일만 잘 마무리 되면 약속드린 건 꼭 지켜드리죠.”“그럼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할게요. 질질 끌어봐야 좋을게 없으니까요.”“부탁드려요.”고개를 끄덕인 서해금이 성월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서해금의 뜻을 바로 알아들은 성월이 곧바로 오성빈을 배웅했다. 사실 학교에서는 진윤의 부정행위에 관해 아무런 결론도 내린 것이 없었다. 여론은 여전히 뜨겁기만 했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여론에 흔들리지 말아야 했다. 만약 조사 결과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여론은 오히려 학교에 독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은 학교 임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이나 홍혜림의 연락을 무시했다. 물론 그 역시도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진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전혀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이 모든 증거 수집을 마치고 드디어 진윤의 누명을 벗겨주는 쇼를 하려던 그때, 경찰이 갑자기 학교로 찾아왔다. 진수 그룹에서 진윤의 시험 부정행위 문제로 경찰에 신고를 한 탓이었다. 교장의 연락을 받은 오성빈은 그만 멍해졌다. 제일 먼저 서해금이 떠올랐지만 그녀가 약속했던 일을 떠올린 그는 곧 주먹을 꽉 움켜쥐고 서해금에게 연락하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홍혜림의 연락처를 눌렀다. 홍혜림이 전화를 받자마자 오성빈이 물었다. “사모님, 어제 분명 진윤 학생 일은 잘 처리해 드리겠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왜 신고를 하신 거예요?”홍혜림이 놀란 말투로 말했다. “신고라뇨? 전 신고한 적 없어요.”“사모님이 신고하신 게 아니라고요?”의아한 듯 묻는 오성 빈에게 홍혜림이 대답했다. “전 신고한 적 없어요. 교수님께서 이미 윤이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으셨다면서 조치를 취하시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계속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9화

    장준의 아버지는 요직을 맡고 있었고 장씨 가문엔 그의 아버지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랬기에 가족 중 단 한명이라도 꼬리를 밟힌다면 그의 가문은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장준이 저질렀던 인간 같지도 않은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기 시작했다. 폭행, 음주 운전, 도박, 성폭행...피해자들이 하나둘 인터넷에 장준의 진짜 모습을 폭로했다. 수많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누를 수 없었던 장씨 가문의 스캔들이 결국 전부 드러나고 말았다. 홍혜림 역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곧 회사 계정으로 진윤은 그날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와 함께 그와 관련된 증거들과 범죄경력증명서를 전부 공개 했다. [그러니까 진윤은 또 다른 도련님의 기사를 막기 위해 총알받이가 됐다는 거네?][어쩐지 뭔가 이상하더라니.][그렇게 심각한 교통사고에 진윤 한 사람만 공개 처형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역시 여론을 부추기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네요.][발 빼려고 하지 마. 장준이 주범이었다고 하더라도 진윤이 그 경기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건 아니잖아. 끼리끼리는 과학이라고 했는데 그놈이 그놈 아니겠어? 서화 대학에서도 진윤의 재시험 부정행위를 인정 했잖아.][학교엔 이미 소문을 파다해요. 이번 일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언젠가는 비슷한 사고를 쳤을 거예요. 장준이나 진윤이나 크게 다를 거 없잖아요.][저기요. 두 사람을 싸잡아 욕 하지는 마요. 한 명은 범죄자고 다른 한 명은 그저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뿐이에요. 그게 어떻게 같아요? 얼른 진상 규명이나 하시죠. 피해자에게 피해 보상은 해야 하잖아요.]...휴대폰을 한 쪽으로 던져버린 서해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준이었어? 어쩐지...”성월이 그녀에게 차를 건네며 나지막이 물었다. “대표님, 진윤 씨 일은 이미 어느 정도 해결이 된 것 같아요. 그럼 저희 계획은 어떻게 해요?”“아직 끝나지 않았어요.”서해금이 찻잔을 들어 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홍혜림은 누구보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8화

    장씨 가문 아들이라는 이유로 여론이 들끓는 것을 염려한 탓인지 기사는 간단한 몇 마디 말로 상황을 간결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한현진은 감추려고 할수록 일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 드디어 주강운이 손을 쓴 모양이었다.고개를 들어 강한서를 바라보는 한현진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여보, 장준이 잡힌 것 같아.”강한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그래?”한현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강한서에게 한성우가 보낸 기사를 보여주었다. “시간, 교통사고, 장 모 씨, 약물. 이 단어들만 봐도 누군지 뻔하잖아.”강한서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장 모 씨가 정말 장준이야? 어떻게 잡힌 거지? 누가 신고라도 한 건가.”“나쁜 짓을 그렇게 많이 했으니 벌을 받는 거지. 피해가 한두 명이면 집안 세력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겠지만 그 수많은 피해자를 전부 막을 수는 없잖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기사에 다른 얘기는 없어?”“없어. 그냥 언급만 한 수준이야. 하지만 이 기사를 시작으로 진실을 밝혀 나가려는 사람은 분명 있을 거야. 그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한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장준과 관련된 기사가 퍼져 나가기 시작하면 사모님께 이 기회를 빌려 진윤 씨에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시라고 말씀 드려.”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아침 연락드릴게.”강한서는 이상할 정도 순순히 대답했다. 예전이라면 어떻게 된 일이냐며 꼬치꼬치 캐 물었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처럼 쉽게 넘어갈 리가 없었다.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한현진의 시선에 강한서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한현진에게 물었다.“왜?”하지만 한현진은 곧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산책 가자.”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옷 가지고 올게.”강한서의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한현진이 휴대폰을 들어 한성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강한서가 좀 이상해요. 평소엔 꼬치꼬치 따지더니 오늘은 기사를 보여줘도 아무것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7화

    멈칫한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강한서의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순간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곧 어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한서야, 야근 안 했어? 오늘은 일찍 퇴근했네.”강한서는 화제를 돌리는 한성우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 “방금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방금 내가 뭐라고 했어?”한성우가 모른 척 대답했다. “갑자기 네가 튀어나오는 탓에 다 잊어버렸잖아.”강한서가 말했다. “강운이가 장준을 처넣었다며.”한성우: ...후회 막심한 얼굴로 자신의 입을 툭 친 한성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어, 맞아. 바로 그거야. 나도 방금 어디서 그 소식을 듣고 형수님과 수다나 떨려고 전화한 거야. 너도 알잖아. 형수님과 내가 뒷담화 할 땐 죽이 척척 맞는 거.”“그래?”강한서가 담담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난 두 사람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줄 알았지.”“그럴 리가 있겠어?” 한성우가 당당하게 말했다. “우리가 널 속일 수는 있고? 두 사람 요즘 진윤 씨 일 때문에 걱정이 많잖아. 그래서 나도 신경 좀 썼지. 봐, 소식을 듣고는 바로 알려 주려고 전화했잖아.”“그래.”강한서의 대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한성우의 귓가로 곧 다시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이가 강운이한테 뭐라고 했는데?”한성우: ...한성우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뭐? 형수님이 강운이와 연락했어?”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한테 전해달라고 한 말이 뭐냐고.”의심이 아닌 확신에 찬 말투에 한성우는 머리가 찌릿, 할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조금만 참았다가 나중에 전화할 것이지, 난 왜 하필 지금 한 거야?’어차피 한강서가 전부 눈치 챈 마당에 더는 숨길 필요가 없어진 한성우는 결국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형수님이 너한테 숨겼다고 뭐라고 하지 마. 형수님이 강운이에게 연락한 게 아냐. 나한테 눈치를 주라고 부탁하셨어. 강운이네는 줄곧 장씨 가문과 사이가 안 좋았잖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6화

    “실망이라니. 엄마는 단 한 번도 널 창피하게 여긴 적 없어. 넌 엄마가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야. 내가 널 몰라? 엄마는 그냥 네가 이번 일 때문에 힘들어 할까봐 그래. 엄마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즘 네가 말도 없고 조용하기만 해서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진윤의 등을 어루만지며 홍혜림이 나지막이 말했다.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인생 살면서 이런 일 안 겪는 사람은 없어. 이겨내면 돼.”고개를 끄덕인 진윤이 홍혜림을 꽉 끌어안았다. ...아름드리.“그러니까 아주머니가 뒤에서 여론몰이에 동조했다는 거야?”한현진이 자몽을 까며 강한서에게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서 알아봤더니 오성빈 교수라는 사람, 성 비서님의 먼 친척이시더라고. 그러니까 그분이 나서서 얘기만 해주면 잘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잠시 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그래서 일부러 홍혜림 씨가 신세를 질 수밖에 없게 만드시겠다? 홍혜림 씨를 다시 뺏어가려는 거야?”“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한현진이 눈을 반짝이며 강한서 곁으로 다가갔다. 꿍꿍이 가득한 얼굴로 한현진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는 그걸 지켜보면 되겠네. 본인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 다음대체 뭘 하려는 생각인지 지켜보자고.”강한서가 어쩐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에 어리둥절해진 한현진이 물었다. “왜 그렇게 웃어? 뭐야, 그 음흉한 웃음은.”강한서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근묵자흑이라는 단어가 너무 맞는 말인 것 같아서.”한현진: ?“설명 똑바로 해. 누가 그 묵인데?”강한서는 씩 웃으며 한현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현진이 깐 자몽을 가져가 한 입 베어 문 강한서의 표정이 곧 강한 신맛에 잔뜩 일그러졌다. 자몽을 겨우 삼킨 강한서가 인상을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넌 이걸 대체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거야.”한현진이 눈을 깜빡였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5화

    [그래도 학교 측에서 끝까지 부정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재수강하라고 하면 어떡해요?]강한서가 웃으며 말했다. [넌 언제든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 내가 대신 신고해줘?]진윤은 그제야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번뜩 정신이 들었다. 인터넷에 도배된 악플로 잔뜩 지친 진윤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일에만 몰두해 있었다. 그는 심지어 학교 측에 새로운 시험 문제를 내도록 제안한 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부정행위가 없었음을 증명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한서의 한마디는 진윤의 모든 고민을 한 방에 해결했다. 스스로의 결백을 증명하는 건 결국 그 사람들이 파놓은 함정에 뛰어 드는 것 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사람들은 애초부터 그가 부정행위를 했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진윤이 라이브 방송으로 결백을 증명한다고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또 미리 답을 알고 있으면서 카메라 앞에서 쇼를 하는 것이라며 의심하게 뻔했다. 부정행위의 증명해야 할 사람은 진윤이 아니라 그를 의심한 사람들이었다. 진윤이 순간 눈을 반짝였다. [얼른 엄마를 말려야겠어요. 교수님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잖아요. 전 당당하니까 얼마든지 조사하라고 해요.][잠깐만.]강한서가 진윤을 불렀다. [잠깐만 기다려 봐.][왜요?]입술을 깨물던 강한서가 중얼거렸다. [고작 학생인 네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이 이 정도로 들끓는게 처음부터 이상했어. 이제야 의문이 조금 풀리는 것 같네.][그게 뭔데요. 얼른 얘기 해줘요.]성격 급한 진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강한서 때문에 괜히 마음만 조급해졌다. 강한서가 말했다. [넌 지금 아무것도 하지 마. 어머님께도 오 교수님이라는 분 만나보라고 해. 뭐라고 하는지 얘기나 들어 보고 다시 대책을 세워야해.]진윤이 조금 전처럼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형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 인간들의 계략을 역이용하시려는 거예요?]강한서가 쯧, 혀를 차며 말했다. [매형이라고 불러]진윤: ...홍혜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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