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우리 레스토랑 사장은 늘 주식으로 허황한 약속을 하며 직원들을 달랬다. “초과근무 두 시간 하면 주식 0.01%, 다른 사람의 일을 대신하면 0.01% 추가, 회사의 비용을 10만 원 아끼면 또 0.01%를 줄 거야.” 사장은 같은 말을 반복했고 나는 사장에게 말했다. “이런 주식 배당 정책은 문서로 명확히 공지하고 이를 기록할 전담 직원을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사장은 그저 웃으며 말했다. “굳이 그럴 필요 없어. 열심히 하면 보상은 제대로 해줄 테니까.” 물론 그의 말은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았다. 오래된 직원들은 사장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주방에서 채소를 손질하던 한 직원만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1년 동안 초과근무를 하고 다른 사람의 업무까지 도맡아 하고 회사 비용을 아끼며 자신이 받을 주식을 꼼꼼히 계산했다. 그리고 연말이 되자 사장을 찾아가 말했다. “사장님, 약속하신 대로 주세요.” 하지만 사장님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며 대답했다. “주방장이 그러는데 우리가 정식으로 문서를 작성한 적이 없잖아요? 그래서 이건 공식적으로 시행된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미안하게 됐네요.” 그 말을 들은 직원의 얼굴은 굳어졌다. 그는 1년 동안 아무 보상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고 그 분노는 나를 향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내가 고향으로 내려가기 전날, 그는 칼을 들고 나를 찾아왔다. “네가 그때 문서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지? 네 말만 아니었어도 이 레스토랑은 전부 내 것이었을 거야!“ 그는 칼을 휘둘렀고, 나는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다. 마지막 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지만,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사장님이 처음으로 그 허황한 약속을 했던 바로 그날로 돌아와 있었다.
View More다른 직원들도 나를 따라 사장님 사무실에서 빠져나왔다. 안에서는 여전히 격렬한 말다툼이 오갔다.“우리 해영이가 밤에 몇 번 밥 먹으러 온 거 가지고 네가 몇 끼 차려준 걸로 뭐가 됐다고 이러는 거야? 우리 해영이가 너에 대해 한마디라도 한 적 없어. 서로 좋아한다고? 네 거울 좀 봐! 네 처지가 어떤지!”염 사장님은 절대로 자기 딸이 이런 촌에서 올라온, 그것도 채소 손질이나 하는 김도현 같은 사람을 좋아할 리 없다고 확신했다.그러자 김도현의 어머니가 테이블을 세게 치며 소리쳤다.“우리 아들이 채소 손질하는 게 어때서요? 노력하고 의지력 있고 일도 그렇게 잘하는데! 약속대로 주식만 줬으면 우리 아들은 이제 채소 손질하는 사람이 아니라 식당 주주입니다! 식당 주주! 젊은 나이에 사장님이 될 수 있는데 당신 딸보다 못 한 게 뭔데요?”염 사장님은 어이없다는 듯 소리쳤다.“뭐라고? 주식도 노리고 우리 딸도 노린다고? 둘 다 포기 못 한다고? 당장 나가! 나가지 않으면 경찰 불러서 다 잡아갈 거야!”그때 김도현이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이건 원래 제가 주식 보상받는 기쁜 순간을 기록하려고 준비한 거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당신이 약속을 깨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찍는 데 쓰게 됐네요. 이 영상을 인터넷에 올릴 거예요. 그럼 식당은 이제 망하겠죠.”염 사장님은 그 말에 얼굴이 하얘졌다. 자신이 약속을 어긴 게 사실이었고 이런 일이 공개되면 인터넷 여론의 힘으로 식당이 완전히 망가질 수도 있었다. 평판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그녀는 영상이 퍼지는 걸 막으려고 김도현에게 달려들었지만 그의 어머니가 그 앞을 가로막았다.결국 김도현은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고 순식간에 퍼지며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성실한 직원을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거냐? 김도현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다 봤다!][또 나쁜 자본가네! 이런 사람들이 결국 우리 같은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거야!][내 직장 상사도 항상 주식 얘기로 희망 고문했는데 역시나 똑같네!][이런 식당은 망해야
모든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도현은 화이트보드를 들고 사장님 사무실로 들어왔다. 분위기는 무거웠고 모두 그의 행보를 조용히 지켜보며 속으로 비웃음을 참았다.김도현은 준비한 내용을 하나하나 짚으며 사장님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12개월 동안 매달 월급에서 40만 원을 덜 받았습니다. 이를 주식으로 환산하면 0.24%, 제 본업인 채소 손질 외에, 매달 식자재 운송, 청소, 서빙, 심지어 야간에는 요리사로도 일했습니다. 이를 주식으로 환산하면 0.48%고 제가 식자재비를 절약해 식당 비용을 1년에 4천만 원이나 줄였습니다. 이건 주식 2%에 해당합니다. 야간 업무로 추가 매출 2천만 원을 올렸고 이건 1%에 해당하고요. 또한, 공휴일에 쉬지 않고 근처 아파트와 학교에 전단을 뿌리고 배달까지 직접 했습니다. 이건 따로 정리한 자료가 있는데 주식 3%로 환산되어야 합니다.”그는 하나하나 항목을 정리하며 논리적으로 설명했다.나는 옆에서 그의 말을 들으며 내심 감탄했다. ‘진짜 대단한 사람이네. 나도 생각 못 한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다니.’모든 걸 더한 김도현의 요구 주식은 무려 10%였다.솔직히 그의 열정은 인정할 만했지만 사장님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주방 보조 직원 하나에게 10%의 수익을 나눠준다는 건, 말 그대로 업계에서 웃음거리가 될 일이었다.사장님은 의자를 밀고 일어나 김도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도현 씨, 정말 1년 동안 고생 많았어요. 당신의 노력을 모두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알잖아요. 우리 식당은 올해 식재료 문제로 큰 손해를 봤잖아요? 그래서 공과를 서로 상쇄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대신 제가 연말 보너스를 더 챙겨드릴 테니, 올겨울 따뜻하게 보내세요.”김도현은 말을 듣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사장님, 이건 연초에 약속했던 내용입니다. 약속을 이렇게 깨시는 건 옳지 않아요!”하지만 사장님은 태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도현 씨, 식당을 당신 집처럼 생각해 주신 건 고마워요. 당신이 밤새도록
어느 날, 식약처에 한 시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염 사장님의 식당에서 썩은 고기와 과일을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식약처 직원들이 즉시 현장에 도착해 조사를 시작했고 주방 냉장고에서 썩은 고기와 과일이 발견되었다.현장을 본 염 사장님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제가 직원들에게 이런 걸 쓰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이건 누가 우리 식당을 음해하려고 하는 겁니다!”하지만 식약처 직원들은 CCTV를 통해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 영상 속에는 김도현이 밤에 커다란 비닐봉지를 들고 식당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영상을 본 염 사장님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김도현에게 소리를 질렀다.“도현 씨! 왜 날 이렇게 망치려고 해? 대체 누가 너더러 이런 짓을 하라고 했어?”김도현은 억울하다는 듯 당당히 맞섰다.“사장님, 이건 다 사장님을 위해 한 일이에요! 식자재비가 절반으로 줄어든 거 모르셨어요? 이게 다 제 덕분입니다! 제가 식당을 위해 돈을 아낀 게 뭐가 잘못인가요?”염 사장님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녀는 손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쳤다.“뭐가 우리 식당이야? 이건 내 식당이야! 네 마음대로 할 거면 네 돈으로 가게를 열었어야지! 내가 언제 너더러 돈 아끼라고 했어?”식약처 직원들은 증거를 바탕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고 식당에 개선을 요구했다. 염 사장님은 어쩔 수 없이 벌금을 물게 됐지만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식약처 직원들이 떠난 뒤, 염 사장님은 한참을 서 있더니 결국 터져 나오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김도현의 뺨을 때렸다.“당장 꺼져! 다시는 이 식당에 나타나지 마!”김도현은 얼굴을 감싸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사장님! 제가 이 식당을 위해 반년 넘게 죽도록 일했어요. 연말에 주식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버텼다고요. 매일 야근하고 사장님 딸의 야식까지 챙겼습니다. 제가 제일 열심히 일했는데 제가 돈을 아끼려다가 이렇게 쫓겨나야 한다고요?”그는 손으로 가슴을 치며 울분을 터뜨렸다.“양심
어느 날 밤, 염 사장님의 딸 정해영은 친구들과 근처에서 놀다가 배가 고파졌다. 그러자 한 친구가 제안했다.“너희 엄마 식당에서 먹자!”정해영은 어이없다는 듯 대답했다.“이 시간에 주방장도 퇴근했을 텐데 뭘 먹겠어?”그러자 친구가 웃으며 놀리듯 말했다.“설마, 밥 사주는 게 아까운 건 아니지? 너희 집 식당 완전 핫하다며? 그리고 네가 말한 네 엄마의 ‘오른팔’도 좀 구경해보고 싶거든.”‘사장님의 오른팔’이라는 말에 정해영은 흥미가 생겼고 친구들과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일행은 모두 합쳐 여자 넷, 남자 셋이었다.그 시각, 김도현은 주방에서 늦게 들어온 재료를 정리하며 상한 부분을 손질하고 있었다. 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 뛰어나가자, 정해영 일행이 그를 가리키며 물었다.“김도현 맞지?”김도현은 차분히 대답했다.“네, 맞습니다. 드실 메뉴를 말씀해 주시면 준비하겠습니다.”일행은 마치 자기 집인 듯 편안히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했다. 김도현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면서도 계산대를 지켜보며 이들이 얼마나 쓰는지 확인했다. 모두 합쳐 40만 원 가까운 돈을 썼지만 대부분의 음식은 몇 입만 먹고 남겼다.식사가 끝난 후, 일행이 돈을 내지 않고 나가려 하자 김도현은 계산서를 들고 다가갔다.“결제 부탁드립니다.”그러자 친구들이 비웃으며 말했다.“와, 사장님 딸도 못 알아보고 돈 내라고 하냐?”정해영은 귀찮은 듯 대답했다.“내가 엄마한테 말할 테니까 그냥 넘어가. 괜찮아.”하지만 김도현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히 말했다.“안 됩니다. 결제가 안 되면 오늘 손해는 제 책임입니다. 돈을 내지 않으면 나가실 수 없습니다.”그는 문을 잠그고 나가는 길을 막았다. 그러자 일행 중 한 남자가 비웃으며 말했다.“진짜 웃기네. 네가 믿기지 않으면 내일 당장 너 잘리게 할까?”김도현은 굽히지 않았다.“사장님 딸이시라면 이 정도 돈은 문제없을 텐데요? 먼저 결제하시고 나중에 어머니께 돌려받으세요. 저를 곤란하게 만들지 말아 주세요.”일행은 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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