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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깨어난 그녀가 흑화했다

다시 깨어난 그녀가 흑화했다

에:  죽이야완성
언어: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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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사랑에 눈이 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나, 결국 그 사랑에 배신당하고 만다. 나밖에 없다던 예비 남편 임동준은 내가 후원하던 가난한 여학생 문혜미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린다. 그것도 모자라 아픈 문혜미에게 신장까지 기증하라고 하는 임동준. 문혜미를 살리려고 이미 심장이 뛰는 내 배 속의 아이까지 지우게 한다. 그 후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나의 전 재산을 가져갔고 그 바람에 나는 거액의 빚을 떠안게 된다. 더는 버틸 수 없었던 어머니와 나는 결국 옥상에서 몸을 던진다. 죽기 전 눈앞에 보이던 피와 가슴을 파고들던 그 고통이 마음속 깊은 곳에 박혔다. 그런데 다시 눈을 떴을 때 뜻밖에도 문혜미를 후원하기 10분 전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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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제1화

눈앞의 문혜미는 여전히 기억 속의 그 모습 그대로 도도했다.

오래 입은 옷이라 하도 씻어서 색이 다 바래긴 했지만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고집스러운 표정은 한 송이의 외로운 매화꽃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 모습에 소개인은 긴장한 얼굴로 땀을 닦더니 문혜미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면서 눈치를 줬다. 문혜미는 그제야 다시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정색했다.

“날 후원해 준다고 해서 내가 고개를 숙이고 굽신거릴 의무는 없어.”

어찌나 정색한 얼굴로 또박또박 말하는지 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소개인은 단지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라는 뜻이었는데.

고작 이 정도가 그녀에게는 굴욕인 걸까?

그럼 내가 지난 생에 겪은 그 모든 건 또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문혜미에게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아래턱을 잡고 말했다.

“재간이 있으면 내 후원을 받지 말았어야지.”

그 순간 문혜미는 두 눈을 부릅떴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익숙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은아, 아무리 화나도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나는 다급하게 달려오는 임동준을 쳐다보았다. 그 순간 마음속에 꾹 눌렀던 원한과 분노가 한꺼번에 용솟음쳤다.

임동준은 여전히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나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학생이 있어서 눈치를 살폈다.

나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자 잘 보이려고 나를 품에 끌어안았다.

“보은아, 화내지 마. 혜미는 성격이 원래부터 저랬어. 그리고 전에 나랑 약속했었잖아.”

나는 역겨운 나머지 임동준을 밀어내고는 그의 뺨을 후려갈겼다. 뺨을 맞고 고개를 돌린 그는 경악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두 눈에 살벌함이 스쳤지만 이내 다시 마음을 진정했다.

“보은아, 설마 또 질투하는 거야? 오해하지 마. 혜미는 그냥 내 친구야.”

예전에 임동준이 대충 한두 마디만 설명해도 나는 철석같이 믿었고 그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 사랑에 눈이 멀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는 스타일인 걸 어쩌겠는가.

‘근데 아직도 내가 호구로 보여?’

나는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문혜미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가느다란 손목에 고급스럽고 귀티 나는 명품 팔찌를 하고 있었다. 딱 봐도 문혜미가 살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나는 문혜미를 임동준의 앞으로 잡아끌었다.

“임동준, 얘가 지금 하고 있는 이 팔찌 지난번에 내가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마음에 들어 했던 그 팔찌잖아. 상금을 받으면 사주겠다더니 왜 문혜미가 하고 있어? 네가 말한 친구가 바로 이런 거야?”

임동준은 당황해하며 말까지 더듬었다.

“혜미 생일이 곧 다가오잖아. 혜미가 그 팔찌를 마음에 들어 해서...”

전생에 임동준이 문혜미를 도와줬을 때도 똑같은 핑계를 댔었다. 정말 토씨 하나 바뀌지 않았다. 문혜미가 마음에 들어 했다든지, 갖고 싶어 했다든지, 생활이 어려워서 도와줬다든지... 항상 이 핑계였다.

하지만 나에게 준 선물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몇천 원짜리 장식품이었다. 그러면서 선물의 가격보다 중요한 게 마음이라는 둥 듣기 좋은 소리만 가져다 붙였다.

나는 생각을 거두고 눈앞의 두 연놈을 웃으면서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문혜미가 하고 있는 팔찌를 잡아당겨서 식탁 옆의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임동준, 내 돈으로 다른 여자를 꼬셔? 계산을 아주 제대로 했구나. 근데 아쉬워서 어쩌나. 난 돈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너희들한테 안 줘.”

“이건 동준 오빠가 대회 상금으로 나한테 사준 선물인데 당신이 뭔데 버려?”

문혜미는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고 울면서 쓰레기통을 뒤졌다. 나는 소리 내어 웃음을 터트렸다.

“임동준이 진짜 상금을 탔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 돈은 전부 나한테 이런저런 수작을 부리면서 뜯어낸 돈이야.”

옆에서 듣고 있던 임동준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

나는 쓰레기통을 발로 힘껏 걷어찬 후 여유롭게 의자에 앉았다.

문혜미는 아무 말 없이 허리를 펴고 일어섰다. 옆에 있던 소개인은 재빨리 종업원을 불러 정리하라고 했다.

나는 소개인을 툭툭 쳤다.

“자존심이 엄청 강한 것 같은데 왜 나한테 후원하라고 한 거예요? 문혜미를 후원 명단에서 빼요.”

소개인은 명단을 조심스럽게 나에게 건넸다.

“보은 씨, 그럼 다시 다른 사람으로 뽑겠어요?”

나는 명단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을 치우고 있는 종업원을 가리켰다.

“저 사람으로 하죠.”

내가 갑자기 가리킬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고성규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넋을 놓았다.

사실 놀랄 만도 했다. 대학교 때 나와 고성규는 아무런 친분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10년 전에 남의 밑에서 힘겹게 일하던 청년이 10년 후에 상업계의 유명한 과학기술 인재가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까?

양심도 없는 문혜미를 후원하는 것보다 고성규를 후원하는 게 훨씬 더 가치가 있었다.

문혜미도 내가 갑자기 말을 바꿀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하고 또박또박 말했다.

“전에 날 후원하겠다고 했었잖아. 왜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건데?”

나는 문혜미를 쳐다보지도 않고 새로 한 네일을 감상하면서 말했다.

“우리 강씨 가문의 돈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데 왜? 내가 길에서 돈을 뿌리고 다녀도 넌 뭐라 할 자격이 없어. 그 정도로 돈이 많거든,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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