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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건드리면 큰일 나는 형수님이 오셨다

설날, 건드리면 큰일 나는 형수님이 오셨다

결혼 전부터 나는 늘 남편 민해에게 그의 형수님, 문소리가 대단한 분이라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형수님과는 절대 다투지 마. 잘 지내야 해.” 남편의 당부가 귓가에 맴돌던 결혼 후 첫 설날. 나는 시댁에서 처음으로 명절을 맞이하며 하루 종일 부엌에서 음식 준비로 바빴다. 열 명이 넘는 가족을 위해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시댁 식구들 대신, 홀로 땀을 뻘뻘 흘리며 명절 음식을 차렸다. 거실에서는 웃고 떠들며 과일을 먹는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저녁이 되자 느긋하게 등장한 남편의 큰형 부부. 그때까지도 나는 몰랐다. 내 자리가 없을 줄은. 어색하게 선 채 자리를 찾으려던 내 앞에서, 남편의 형수 문소리가 비웃듯 입을 열었다. “동서, 현모양처라면서요? 착하고 잘 지낸다더니... 그런데 음식은 별로네요?” 나는 속에서 울컥하는 분노를 억누르며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문소리는 시어머니를 향해 태연하게 덧붙였다. “앞으로는 어머님께서 음식을 하시는 게 좋겠어요. 어머님 음식이 훨씬 맛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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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격이 발현되었다

제2의 인격이 발현되었다

나는 태생적으로 겁이 많은데 하필 중증 기면증까지 있다. 공포를 마주하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잠들어 버리는 그런 기이한 병이다. 그런데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내가 잠들고 나면 제2의 인격이 발현되면서 전투력이 만렙이 된다는 것이다. 8살이 되던 해, 나는 사나운 개에게 놀라서 기절했다. 그런데 깨어나 보니 그 개가 내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그리고 17살 되던 해, 나는 강도에게 놀라서 잠이 들었다. 깨어나 보니 강도가 경찰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감옥에 보내 달라고 빌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감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애썼고 다시는 사고를 치지 않았다. 대학에 와서 캠퍼스 남신으로 불리는 애와 같은 기숙사 방을 쓰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신입생 환영회 날, 그 남자는 나를 체육 기구실에 몰아넣고 손에 가위를 든 채 악의에 찬 얼굴로 웃었다. “이렇게 촌스럽게 생겨서는 감히 내 여자친구를 꼬셔?” “오늘 그 기생오라비 같은 얼굴을 아주 망가뜨려 주겠어. 그런 뒤엔 뭘로 꼬시나 보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린 채 벌벌 떨며 입을 열었다. “나는 시비 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야. 그런데 나를 놀라게 해서 기절하게 만들면 상황이 좀 보기 안 좋을 거야...” 그러나 남자는 내 말을 귓등으로 듣고 뺨을 후려쳤다. “뭘 그렇게 재는 거지? 꼬우면 너도 한 대 치던가.” 나는 강력한 한 방에 두 눈이 뒤집히며 그대로 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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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엔 가족을 떠났다

이번 생엔 가족을 떠났다

다시 살아난 나는 가족과 남자친구를 마치 독사처럼 피해 다녔다. 내 생일을 챙겨주겠다며 만나자고 하면 출장이라고 둘러댔고 부모님이 집으로 들어와 같이 살자고 하면 그날 밤 바로 내 명의의 집을 계약했다. 심지어 남자친구가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른 사람과 혼인신고부터 해버렸다. 모든 것은 전생에 내가 여동생과 함께 홍수에 휩쓸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운 좋게 나뭇가지에 걸려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동생은 끝내 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부모님은 내 목을 움켜쥐며 소리쳤다. “네가 아니었으면 지원이가 죽을 일도 없었어!” 남자친구는 아무 일 없는 척 나를 위로한 뒤 나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결혼기념일, 가족 전원이 함께한 크루즈 여행에서 그들은 내 손을 잡아 갑판 아래로 밀어버렸다. “너도 익사하는 맛을 보아라!” 알고 보니 모두 여동생의 죽음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고, 남자친구가 사랑한 사람은 애초부터 내 동생이었다. 그래서 이번 생은 오직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 눈을 뜨니 나와 여동생이 함께 물에 빠졌던 그날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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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동거울이 진실을 비췄다

그날 밤, 동거울이 진실을 비췄다

신혼 첫날밤, 나는 화장대 위에 놓인 동거울을 통해 뜻밖에도 오십 년 뒤의 나를 보게 되었다. 거울 속 백발의 할멈이 있는 곳도 분명 후작부였다. 나는 얼굴을 붉힌 채 머리를 만지며 물었다. "오십 년 뒤의 저는 부군과 자식들, 손주들에게 둘러싸여 화목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백발의 할멈은 어두운 침상 곁에 기대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누렇게 바랜 초상화 한 장이 그녀의 소매에서 미끄러져 발치로 떨어졌다. 나는 수줍게 물었다. "이건 신혼 첫날밤에 명재가 제게 그려 준 초상화입니까? 우리 둘이 손을 맞잡고 백년해로하자고 약조했는데..." 그제야 할멈이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천천히 거울 앞으로 다가왔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바닥에 떨어진 초상화 속 여인은 다름 아닌 내 절친한 벗, 임수화였다. 순간 온몸이 싸늘하게 식어 갔다. 그러자 오십 년 뒤의 나는 처절하게 웃으며 나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사실 임수화는 네 신혼 첫날밤에 누군가에게 끌려가 욕을 당한 끝에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네가 서명재를 붙잡아 두는 바람에, 그는 그 일이 네가 꾸민 짓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지. 그렇게 오십 년 동안 너를 원망하고 괴롭혔다. 심채연, 진실은 미리 알려 주었으니 오늘 밤 서명재가 임수화를 찾으러 나가려 할 때, 막을지 말지는 네가 직접 선택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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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이 내 진료서를 바꿨다

환자분이 내 진료서를 바꿨다

전문가 협진의에서 내 병력이 담긴 자료가 ‘불륜 고백서’로 바뀌었다. “첫 번째 증거. 불륜임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저지르다니, 의료인의 윤리가 바닥이다.” “두 번째 증거. 환자의 가족을 괴롭히고 가정을 파탄 낸 장본인이다.” “세 번째 증거. 사람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며 보복을 시도하고, 정실과 자식을 죽이려 하면서 자신이 자리하려는 음모까지 꾸몄다.” 그녀는 사람들을 끌어모아 나를 도덕적으로 몰아세웠고, 억지로 죄를 인정하라고 윽박질렀다. 심지어 폭행을 당해 나는 뇌진탕까지 입었다. 수술실에서 달려온 남편을 보며 나는 싸늘하게 말했다. “정실 부인이 내연녀한테 재판받는 꼴이 됐는데 어디 감히 기어올라!” 그 말을 들은 남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진짜 불륜녀의 뺨을 때렸다. “보안팀! 뭐 해? 당장 이 병원 난동자를 잡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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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키스 한 번이잖아

고작 키스 한 번이잖아

남편의 첫사랑이 인스타에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남편과 그녀는 입으로 카드를 옮기고 있었는데 카드가 떨어지고 입술이 닿자 두 사람은 장장 1분 동안 무아지경으로 키스했다. [여전히 바보 같네! 은혁이 스킬 뛰어난 것도 여전해.] 말없이 ‘좋아요'를 클릭하고 축하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곧 남편이 전화를 걸어 나를 향해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너처럼 심술 많은 여자는 없을 거야. 하윤이랑 게임을 하는 것뿐인데 왜 그러는 거야 대체!” 7년간의 감정은 결국 뜬구름에 불과했다. 이제 떠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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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끝난 자리에서

사랑이 끝난 자리에서

절친이 미리 작성해 둔 이혼 합의서를 내게 건넸다. “5년이나 쫓아다녀서 겨우 유주원과 결혼했잖아. 그런데 갑자기 왜 이혼하려는 거야?” 나는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같이 밥을 안 먹어주니까.” 5시간 전, 나는 레스토랑 주소를 유주원에게 보냈다. “결혼 3주년이잖아. 여기 예약해 뒀어.” 답장은 거의 바로 왔다. “바빠. 시간 없어.” 5년 동안 쫓아다니고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며 내가 돌려받은 것은 고작 그 한마디였다. 그날 회사 건물 아래에서, 나는 유주원이 단발머리 여자를 조심스럽게 챙겨 차에 태우는 모습을 봤다. 유주원을 5년 동안 쫓아다니는 동안 그의 답장은 처음엔 시큰둥한 한두 마디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서로의 희로애락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하지만 이제는 며칠 걸러 한 번씩 바쁘다며 시간이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나는 내가 예전만큼 잘하지 못해서 그런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그저 유주원의 사랑이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간 것뿐이었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레스토랑에서 온 전화였다. “강서안 씨, 오늘 몇 분이 함께 오시나요?” 나는 이혼 합의서를 가방에 넣었다. “한 명이요.” 유주원이 그 여자와 그 레스토랑에 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잘됐네. 오늘부터 네가 누구와 그 집의 시그니처 메뉴를 나눠 먹든 나와는 상관없어. 난 오롯이 나만을 위해 즐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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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이 꽃뱀?

내 딸이 꽃뱀?

딸이 원조교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 같았다. 내가 보물처럼 아끼던 아이가 추악한 중년 남자의 아래에 짓눌려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참혹하고 끔찍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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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후회할 때, 나는 이미 사라졌다

그들이 후회할 때, 나는 이미 사라졌다

쌍둥이 동생, 임서우는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늘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폭설로 산길이 막혔던 그날, 구조 헬기에는 딱 한 자리만 남아 있었다. 나는 암 말기 진단서를 움켜쥔 채 임서우에게 마지막 구조 기회를 양보하려고 했다. 그런데 임서우가 갑자기 머리를 감싸 쥐며 어지럽다고 소리를 질렀다. 가족들은 쏜살같이 달려들어 임서우를 헬기 안으로 밀어 넣었다. 남편 주재윤은 부러진 내 팔을 툭 건드리면서 무심하게 내뱉었다. “서연아, 넌 다음 헬기 기다려.” 내 딸 주도아마저 나를 향해 눈덩이를 던지며 악을 썼다. “이모가 더 급해! 엄마, 왜 뺏으려 그래!” 헬기가 이륙하고 나서야 나는 창가에 앉은 동생을 보았다. 임서우는 나를 보며 장난스럽게 혀를 내밀었다. 그 표정은 마치 자신이 승리자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처음부터 어지럽지 않았던 것이다. 구조된 이후 내게 남은 시간은 단 3일. 생의 마지막 3일, 나는 내 모든 것을 쥐어짜서 가족들의 애정을 구걸해 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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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모르는 한 가지

당신들이 모르는 한 가지

새로 이사한 부촌에서 열린 파티에 처음 참석한 것을 이유로, 옆집에 사는 김미숙이 나를 고소했다. 법정에서 김미숙은 온몸에 멍과 상처를 입은 딸 강지아를 부둥켜안고 있었다. 그러고는 내 아들이 자신의 딸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이 한창 진행되던 중, 강지아가 옷깃을 살짝 내렸다. 목을 빙 둘러 선명한 붉은 자국이 드러났다. “그 남자가 제 바지를 억지로 벗기려고 했어요.” 강지아가 흐느끼며 말했다. “저한테 억지로 그런 짓을 하려고 했어요. 제가 죽기 살기로 저항하니까... 절 마구 때렸어요. 얼굴까지 이렇게 만들어놨어요!” 법원 밖에서는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내 아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 인간 말종이라며 손가락질했다. 인터넷에는 나를 추모하는 합성 사진까지 퍼지며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아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저런 엄마는 아들과 함께 죽어야 한다] 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사이, 내가 운영하는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나는 법정에 앉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얼음처럼 굳은 얼굴로 조용히 아들을 불러달라고 했다. “제 아들, 탄이를 데려오세요.” 잠시 후, 법정의 거대한 문이 열렸다. 그리고 탄이가 걸어 들어왔다. 그 순간, 법정 안의 모든 사람이 놀라서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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