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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벚꽃이 예쁜 건지

Penulis: 비밀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4-21 18:39:21

오늘따라 아침 일찍 온 지안은 창가에 기대어 교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게 좋았다.

'그야 평소에는 뭘 내려다 볼 일이 없으니까...'

절대로 키가 작다는 말은 아니었다.

물론 평균보다 아주, 그것도 아주 조금 작기는 했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남자는 군대 가서도 큰다니까... 외삼촌 말에 따르면...'

지안에게는 그것만이 살 길이었다.

그게 마지막 남은 동앗줄이나 마찬가지였다.

휘영청 밝은 푸른 하늘 아래 벚꽃을 바라보며 지안이 생각에 잠겼다.

‘그나저나 벌써 봄이네.’

그렇지만 지금 벚꽃이나 구경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야 당연하지,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니까.'

그와의 생활에도 제법 익숙해질 때쯤, 어느덧 중간고사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창문으로 교정에 핀 꽃을 바라보고 있을 때 저벅저벅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에휴. 또 왔네, 저 X발거.’

어느새 성큼 다가온 사람은 안 봐도 뻔했다. 그가 물었다.

“뭐 보고 있어?”

“벚꽃.”

어차피 이번에 바로 대답해주지 않으면, 대답해줄 때까지 귀찮게 하고는 했다.

그럴 바에야 그냥 대충 대답을 해줘버리는 게 나았다.

휘이잉-

그때 커튼이 휘날릴 만큼 바람이 불었다.

그러자 보기만 해도 보드라운 벚꽃잎이 팔랑팔랑 날아왔다.

"으으..."

지안은 눈이 시려워 잠깐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감았다 떴을 때는 그의 손이 자신의 머리카락에 닿아 있었다.

“야, 너 뭐하냐?”

지안은 뭣하면 도윤의 손모가지를 꺾어버릴 요량으로 희번뜩하게 눈을 뜬 채 그를 노려 보았다.

그러나 도윤은 웃으며 바로 손을 떼면서 말했다.

“벚꽃이 붙어서.”

“또 거짓말 아니야?”

“이거 봐, 아니잖아.”

"널 믿을 수가 있어야지."

허나 도윤의 말대로 아까 전까지만 해도 머리에는 벚꽃이 정말 붙어있는 모양이었다.

“어라, 진짜네. “

“이거 섭섭한데, 날 그렇게 못 믿어? 내가 아니랬잖아. “

”알았어, 미안하다니까. “

”미안하면 잠깐만 가만히 있어봐. 눈 감으면 더 좋고. 뭐 안 해도 상관없지만. “

그의 말에 지안이 눈썹을 찌푸리며 그를 의심했다.

”뭐할 건데? “

”보면 아니까 얼른. “

지안은 의심하면서 잠시 눈을 감았다.

그 사이에 도윤이 지안의 귀 바로 위에 벚꽃 잎을 꽂아주며 말했다.

“아이, 예쁘다.”

“이씨…!”

지안이 욕짓거리를 하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이상하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데...'

지금 이 순간 지안은 뱉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휘이잉-

지안이 눈을 치켜뜨며 성을 내려는 순간 또 바람이 불었다.

그러자 그의 짧은 흑발이 따라서 흔들렸다. 

지안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아주 천천히 깜박이면서 떴다 감았다.

"..."

환하게 웃는 그는 확실히 잘생겼지만 그것만으로는 용서가 안됐다.

‘굳이 뗀 꽃잎을 다시 꽂아주는 건 또 무슨 해괴한 짓이야.’

지안은 경악하며 입을 채 다물지 못했다.

“너는 시발, 무슨 남자한테…”

“남자한테도 예쁘다는 말 쓸 수 있어. 넌 내가 안 예뻐?”

“응, 너 존나 안 이쁜데.”

지안의 직설적인 말에 그가 이번에는 꽃잎을 자신의 귀에 꽂고는 물었다.

“정말?”

“…”

지안은 잠시 그를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 얼굴만큼은 참으로 잘났다. 잘난 건 얼굴뿐만이 아니라는 게 문제였지만.

“대답이 없네. 진짜 안 이쁜가.“

“그래, 어디서 귀척이야, 별로 이쁘지도 않은 게.”

지안은 헛구역질을 하는 척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솔직히 자존심 다 버리고 딱 생긴 걸로만 따지면 넌 잘생긴 편이지...”

지안은 자신이 말하고도 놀라서 입을 헙 하고 닫았다.

“아.”

“아하, 내가 잘생겼어?”

하여튼 한 마디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잘못 건드렸다, 또 시작됐군.'

도윤이 피식 웃으면서 내게 묻자 나는 어쩔 수 없이 실토했다.

“그래, 뭐… 객관적으로는.”

그건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는 뜻에서 한 말이었다.

허나 도윤은 뭐가 그리 웃긴지, 자꾸만 쪼개면서 또 한 번 물었다.

"아, 그래? 그럼 주관적으로는 어떤데?"

"..."

그의 물음에 지안은 말문이 터억 막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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