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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втор: 완경음
맹금우와 하인들은 본디 낙청연의 방에 있지 말아야 했는데 하필 오늘 밤 이 모든 사람이 낙청연의 방에 모여들었고 정작 그녀는 방 안에 없었기에 부진환은 낙청연이 일을 꾸민 것으로 생각했다.

낙청연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미간을 좁히면서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왕야, 지금 죄인을 문초하시는 겁니까?”

그 모습에 낙월영이 얼른 그녀에게로 다가가서 그녀의 팔뚝을 잡았다. 그녀는 작지만 모두가 들을 수 있을 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왕야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오늘 밤 무엇을 하셨는지 솔직하게 왕야께 말씀드리세요. 제가 있으니 왕야께서는 언니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낙월영의 행동을 보면 오늘 밤 일이 진짜 낙청연이 꾸민 일 같아 보였다.

낙청연의 눈동자에 티 나지 않게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녀는 무언가 켕기는 게 있다는 듯이 시선을 아래로 내리뜨리면서 목소리를 낮췄다.

“사실 오늘 내가 체면을 구기는 일을 하기는 했지…”

그 말에 낙월영은 일부러 놀란 표정을 해 보이면서 목청을 높였다.

“뭐라고요? 언니, 왜 이렇게 어리석습니까?”

낙월영은 낙청연을 끌고 앞으로 나서면서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언니, 왕야께 잘못했다고 비세요. 제가 있으니 괜찮습니다.”

낙월영은 낙청연의 표정을 살피더니 예전과 똑같이 멍청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이 기회를 틈타서 그녀가 자신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게 할 생각이었다. 그런 다음 부진환이 화가 나서 그녀에게 곤장형을 내리기를 바랐다.

부진환은 미간을 좁혔고 표정을 굳혔다.

주위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모든 이의 이목이 낙청연에게로 집중되었고 모두 그녀가 자신의 죄를 털어놓기를 바랐다.

맹금우는 맹 관사의 친딸로 섭정왕부의 일등 계집종이었다. 어찌 보면 왕야의 측근이기도 했기 때문에 낙청연이 맹금우를 해친 것이면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었다.

낙청연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자신의 납작해진 배를 어루만지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늘 밤 부엌에 먹을 것을 훔치러 갔는데 찾아보니 쌀 한 톨 없더군요. 그래서 훔쳐 먹지도 못했습니다. 이게 그리 큰 죄입니까? 이렇게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절 질책하실 정도로요?”

그녀는 고개를 들면서 불만스러운 듯이 부진환에게 반문했다.

그녀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고 낙월영은 아예 넋이 나가 있었다.

부진환은 미간을 잔뜩 구겼다. 그는 의뭉스러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눈 깜짝하지 않고 이토록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한다니, 정말 거짓말에 능한 사람이었다.

때마침 낙청연의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 바람에 원래도 엄숙했던 분위기가 더욱더 심각해졌다.

부진환의 이마에 핏줄이 솟았다.

허기진 얼굴로 배고픔을 참는 낙청연의 모습을 보니 아마 저택의 하인들이 그녀를 괴롭히느라 그녀에게 밥조차 주지 않은 듯했다. 그렇다면 그녀로서는 아마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왕야, 왕야. 너무 덥습니다…”

바닥에서 이불을 덮고 있던 맹금우는 의식이 불분명하면서도 몸을 꾸물거리며 허리를 움직였고 야릇한 신음을 내면서 왕야를 불렀다. 그에 부진환의 표정이 더욱 암울하게 변했다.

“소소(蕭疏), 얼른 저자를 깨우거라.”

부진환이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뒤이어 검은 인영 하나가 정원 안으로 날아들었다. 그 사람은 나타나기 전까지 아무런 기척도 내지 않고 있었고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알 수 없었다. 그는 온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는데 그의 체형과 보법을 보니 고수가 확실했다.

소소는 앞으로 나서면서 자비라고는 없이 맹금우의 손목을 잡아채고는 맥을 짚어 보았다. 그러고는 이내 품 안에서 약을 꺼내 맹금우에게 먹였다.

아마도 극락산의 해독약일 것이다.

소소는 부진환의 호위무사인 듯했다. 극락산의 해독약을 몸에 지니고 있다니, 부진환은 낙청연이 다시 자신에게 약을 먹일까 봐 무척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맹금우는 곧 정신을 차렸다.

눈을 뜨고 지금 같은 상황을 확인한 맹금우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자기 옷가지가 잔뜩 흐트러져 있는 걸 확인한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내… 내… 내가 왜? 왜 이런 일이…”

맹금우는 자신한테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꿈이 아니었고 현실이었다. 그녀는 무척 당혹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고 부진환은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오늘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솔직하게 얘기하거라.”

그는 여전히 이 모든 것들이 낙청연과 상관없는 일이라는 걸 믿지 못했다.

정말 그녀와 상관없는 일이었다면 왜 그녀의 방 안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겠는가?

맹금우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다. 그녀는 얼빠진 얼굴로 낙월영을 쳐다보았고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왜 낙청연이 아니라 자신이 이곳에 누워있는 건지 묻고 싶었다.

낙월영은 남몰래 맹금우에게 눈짓을 해 보이며 이 모든 일을 낙청연의 탓으로 돌리라고 지시했다.

낙청연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서 있었지만 두 사람이 눈빛을 교환하는 걸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이 어떻게 자신에게 잘못을 떠넘기려는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맹금우는 여전히 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절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이토록 큰 망신을 당했으니 앞으로 살 의지가 없어졌다. 그러나 죽는다고 해도 낙청연과 함께 죽을 셈이었다.

그녀는 낙청연을 가리키더니 씩씩거리며 말했다.

“왕야, 전부 왕비 마마 때문이옵니다. 왕비 마마가 절 해쳤사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저를 위해 혼사까지 정해주셨는데 이제 어떻게 시집을 가겠습니까? 차라리 죽는 게 낫지…”

맹금우는 통곡하기 시작했다.

맹금우가 말을 마치자 낙월영은 매우 놀란 얼굴로 낙청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언니, 어찌 이렇게 잔인해지셨습니까?”

낙청연은 낙월영의 겁에 질린 얼굴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녀는 낙월영의 말에 대꾸하기 귀찮아서 맹금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널 해쳤다니, 증거는 있느냐?”

맹금우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있는 하인들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말하거라. 누가 너희들을 여기에 보낸 것이냐?”

부진환도 그곳으로 시선을 던졌고 하인들은 덜덜 떨면서 대답했다.

“왕… 왕비 마마께서 시키신 일입니다.”

그 말에 맹금우는 대단한 증거를 찾아낸 사람처럼 부진환의 발치에 엎드리면서 통곡했다.

“왕야, 왕야. 들으셨습니까? 왕비 마마께서 절 해하셨습니다. 전 이제 어찌합니까? 제가 왕비 마마께 주제도 모르고 왕비의 자리를 탐했다고 해서 저한테 원한을 품은 것이 분명합니다! 이제 제 인생은 어찌합니까?”

정원에 있던 하인들은 전부 낙청연의 소문을 익히 알고 있었고 그녀가 동생을 대신해 혼인을 치렀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모두 그녀를 업신여겼다. 그리고 맹금우가 이토록 비참해진 모습을 보니 다들 저도 모르게 그녀를 불쌍히 여겼다.

“왕비라는 사람이 이렇게나 포악하다니, 왕비의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원래도 가짜 왕비가 아니었는가? 누가 그녀를 왕비로 인정하나? 세상에, 염치도 모르고 주제 파악도 못 하네.”

정원에 있던 나이 많은 몸종들이 이를 갈면서 말했다. 그녀들은 이때다 싶어 낙청연을 신명 나게 욕했다.

사람들이 낙청연을 손가락질해대자 낙월영은 무척 기뻤다. 섭정왕부 전체를 통틀어 놓고 봤을 때, 왕야를 포함해서 낙청연의 편을 들어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늘 밤 낙청연이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녀는 해명할 방법이 없었고 그저 죄를 뒤집어쓰고 죽어야 했다.

낙월영은 서늘한 눈빛으로 앞으로 이어질 상황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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