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2011년 10월.
2011년 10월.지율은 어머니와 다시 법률사무소를 찾았다.
일 년이 넘게 흘렀다.줄리안의 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여전히 음악은 만들지 않았다.혼자 있는 시간이 다시 많아졌다.그렇다고 예전처럼 힘들지는 않았다.애리를 잊은 건 아니었다.여전히 생각났고 보고 싶었다.다만 이제는 그 감정을 견디는 법을 조금 알게 됐다.헤더 콜린스를 만난 건 그해 가을이었다.뉴욕에서 열린 파티에서 아는 사람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눴다.헤더는 모델이었다.줄리안과 동갑이었고,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었다.둘은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생각보다 대화가 잘 통했다.헤더가 먼저 물었다.“번호 줄래?”줄리안은 별생각 없이 휴대폰을 꺼냈다.두 번째로 만난 건 일주일쯤 지나서였다.이번에는 파티가 아니었다.헤더에게 연락이 왔고 둘은 저녁을 먹었다.세 번째에는 줄리안이 먼저 연락했다.같이 술을 마셨고, 헤더는 그날 줄리안의 집에서 잤다.그 후로도 몇 번 더 만났다.줄리안에게는 그게 전부였다.헤더와 있으면 편했다.말이 잘 통했고, 같이 있어도 피곤하지 않았다.무엇보다 아무것도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헤더도 줄리안에게 뭔가를 묻지 않았다.과거의 연애도.왜 음악을 만들지 않는지도.줄리안은 그게 마음에 들었다.다섯 번째쯤 만났을 때 헤더가 물었다.“금요일에 뭐 해?”“별거 없어.”“파티 갈 건데 같이 갈래?”“어디?”
여름이 됐다.애리는 책상 위에 시험지를 펼쳐 놓고 시간을 확인했다.
마커스와 레이첼이 다시 만나기 시작한 건 마커스가 먼저 문자를 보낸 뒤였다.[잘 지내?]
줄리안은 그 뒤로도 몇 번 더 파티에 나갔다.처음에는 할 일이 없어서였다.
한국에 돌아온 지 어느덧 일 년이 넘어가고 있었다.애리는 편의점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