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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Author: 꽃길
안리영은 고개를 들지 않고도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어젯밤 들었으니까 말이다.

“숙모.”

안리영은 환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한지은과 인사를 했다.

“정말 리영 씨네요?”

한지은은 허진호를 보면서 물었다.

“오빠, 리영 씨가 오빠 여자 친구예요?”

허진호는 약간 눈썹을 찌푸리고 물었다.

“그런데 왜 리영 씨가 널 숙모라고 부르는 거야?”

한지은은 부끄러운 듯 미소 짓더니 안리영에게 설명해 주었다.

“제가 리영 씨 삼촌이랑 사귀고 있거든요.”

“그래? 그럼 잘됐네.”

허진호는 넉살 좋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리영은 여기서 한지은을 만나게 될 줄 몰랐다. 허진호와의 관계가 가짜라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족보가 꼬일 뻔했다.

“시언 씨도 곧 도착할 거예요. 저도 여기서 기다리는 중이었거든요.”

한지은의 말에 안리영은 머리가 아팠다.

왜 어딜 가도 조시언을 만날 수 있는 것인지. 왜 피할 수 없는 것인지...

“그럼 먼저 기다려. 우린 안으로 들어갈게.”

허진호가 안리영을 안고 얘기했다.

“지은 씨가 진호 씨 여동생이에요? 어떻게 된 거예요?”

안리영은 이 바닥이 참 좁다고 생각했다.

“사촌 여동생이에요. 자세한 건 저도 삼촌한테 물어봐야겠는데요? 삼촌이 낳은 아이라.”

허진호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리영 씨 삼촌은...”

허진호가 말하고 있을 때 안리영은 몸을 틀어 허진호의 품에서 약간 벗어났다.

허진호는 안리영이 이 화제를 불편해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일반인으로 생각하면 돼요. 절대로 들키면 안 돼요. 저희 어르신이 알면 생신이 기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안리영은 손을 들어 허진호를 가볍게 때렸다.

“그렇게 얘기하다가 진짜가 되면 어쩌려고 그래요.”

허진호는 가볍게 웃고 얘기했다.

“정말 아내 같고 좋네요.”

조시언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두 사람이 장난치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

한지은은 조시언이 안리영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을 보면서 가볍게 물었다.

“이렇게 연기하다가 정말 더 멀어지면 어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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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9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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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983화

    지금 진소영은 사춘기와 같았다. 만약 그런 진소영을 압박한다면 진소영은 더욱 반항하면서 몰래 도망가버릴지도 몰랐다.“그래, 알겠어. 언제 갈 건지만 알려줘.”진정우는 내 눈빛을 보고 진소영에게 긍정의 답을 내놓았다.진소영은 마음을 놓았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방학하면 갈 거야.”“언제 방학인데?”진정우가 물었다.“...다음 주 금요일.”진정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그럼 금요일에 공항까지 데려다줄게.”“싫어.”진소영이 바로 거절했다.진정우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그 표정을 본 내가 바로 말을 이었다.“같이 가는 사람이라도 있어?”“응... 학교 선배 한 명이 있어...”진소영은 그렇게 얘기하면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나는 그 선배가 누구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내가 테이블 아래로 진정우를 발로 툭 차자 진정우가 얘기했다.“그럼 여행할 때 쓸 돈을 보내줄게. 거기 가서 잘 지내. 매일 생존 신고하는 거 잊지 말고. 그리고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바로 나한테 알려줘.”진소영은 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진정우는 진소영더러 남아서 같이 저녁을 먹으라고 했지만 진소영은 시험 준비로 바쁘다고 떠나버렸다.진소영이 떠난 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안리영이었다.“정말 구안석이랑 사귄다고 해도 나쁠 건 없잖아?”나는 진정우를 쳐다보았다. 진정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안리영은 나를 툭 치면서 물었다.“아버지가 딸을 시집보내는 기분이라서 저러는 걸까?”“아무래도. 동생을 딸처럼 키웠으니까.”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진정우에게는 다른 걱정도 있을 것이다. 구안석과 안리영이 사귄 적도 있으니까 말이다.“설마 구안석이 나랑 사귀었었어서, 소영 씨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걸까?”안리영도 멍청한 것은 아니었다.나는 안리영에게 솔직하게 얘기했다.“그럴 수도 있지.”“흥.”안리영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고 얘기했다.“걱정하지 말라고 해. 나랑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982화

    “혹시 남자 친구?”안리영이 물었다.그러자 나도 그 생각이 들었다.진소영은 이제 성인이다. 대학에서 남자 친구를 사귀는 것쯤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진소영은 고개를 들어 안리영을 쳐다보았다. 나는 약간 당황한 듯한 진소영의 눈을 보면서 웃으며 얘기했다.“그 나이에 남자 친구를 사귀는 건 지극히 정상이야. 정우 씨도 뭐라고 하지 않을 거야.”말이 끝나자마자 진정우가 안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생과일주스와 커피를 들고 와서 내 앞에 생과일주스를 놓고 진소영 앞에 커피를 놓았다.“안 그래도 우리가 너희 학교에 가보려고 했는데.”진정우는 진소영을 애지중지 키웠다. 그래서 진소영의 일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곧 방학인데, 어떻게 하려고?”진정우가 자리에 앉아서 물었다.“해외로 가고 싶어요.”그 말에 다들 놀랐다.진정우도 생각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소영은 심장이 좋지 않아 멀리 나가지 않던 사람이다.“여행 가려고?”진정우가 차근차근 물었다.진소영은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그런 셈이기도 해요. 하지만 중요한 건 해외로 나가서 학교를 알아보려고요. 유학 가고 싶거든요.”그 말에 나는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진소영이 대학에 가든지, 혹은 해외로 여행을 가든지, 그건 진소영이 원해서 하는 것이니까 말이다.하지만 나는 이미 지금의 현 상황에 안주하여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진정우는 크게 놀라지 않고 대답했다.“좋은 생각이네. 혼자서 가려고?”“...응.”진소영이 약간 멈칫하다가 대답했다.나는 진정우를 쳐다보았다. 진정우는 진소영을 뚫어질 듯 쳐다보면서 얘기했다.“혼자는 위험하니까 안돼. 해외가 얼마나 위험한 곳인데.”진정우는 아주 깔끔하게 진소영의 요구를 거절해버렸다. 진소영은 고개를 쳐들었다.“내가 뭐 위험한 나라에 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진소영의 목소리는 너무 낮아서, 나는 진소영이 어디로 가겠다는 것인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안리영은 약간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거기에 아는 친구라도 있어요

  • 세컨드는 이제 그만! 새 사랑 시작   제981화

    “그럼 하늘이 너희를 돕는 거야.”나는 안리영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잘 생각해봐. 정말 조시언 씨를 좋아하는 게 아닌지, 사귀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는지. 조시언 씨가 다른 여자한테 잘 해주는 걸 보면서 질투심이 생기진 않는지.”“아니야.”안리영은 깔끔하게 대답하면서 고개를 저었다.나는 가볍게 웃어 보였다.“아니야.”“뭐라는 거야. 정말 그런 생각이 든 적 없다니까. 임신하더니 청력에 문제 생긴 거야?”안리영이 강경하게 부정했다.“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야.”나는 안리영의 말에 반박하면서 얘기했다.안리영은 나를 보더니 결국 못 숨기겠다는 듯 얘기했다.“그래, 네 눈은 못 속이겠네.”“리영아, 정말 좋아하는 거라면 조금 용기를 내봐.”난 안리영을 떠보면서 얘기했다.그날 진정우의 말을 들은 이후 나는 조시언과 안리영 사이의 가장 큰 문제가 부모님의 반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안리영이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그렇게 보면 조시언은 정말 인내심이 강한 편이었다. 안리영이 용기를 낼 수 있게 기다려주고 있으니까 말이다.“여자 친구도 있는 사람한테 내가 뭘 하겠어. 불륜녀라도 되어보라는 거야?”안리영은 그 말을 하고 커피를 원샷해버렸다.“리영아, 이건 커피야. 맥주가 아니라고.”난 웃으면서 장난스레 얘기했다.안리영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날도 추워지고 곧 눈도 올 텐데, 어떻게 하려고 그래?”갑작스러운 화제 전환에 나는 피식 웃으면서 얘기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 겨울이 되면 알 테니까 말이야.”조시언은 이미 겨울을 대비한 공사를 오늘 저녁부터 시작하게 했다. 카페는 주민 구역과 조금 떨어져 있었기에 밤에 공사를 해도 괜찮았다.“조시언 씨는 그래도 널 좋아하고 있어.”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였다.”안리영은 가볍게 코웃음 치고 얘기했다.“그러면서 여자 친구를 사귄 거야? 쓰레기네.”“너 정말 바보야? 조시언 씨가 아무리 널 좋아해도 넌 싫어했잖아. 그러니 조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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