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10가지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고교시절 풋풋한 짝사랑 사수 작전, 얼굴천재 알바생을 맞이하게 된 여사장, 무인도에 떨어진 이혼 전 부부 등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재밌게 이어진다.
Lihat lebih banyak* 고백 D-7, 작전명 초코 소라빵
대한민국 고등학생에게 졸업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지긋지긋한 야간 자율학습으로부터의 해방이자 자유의 시작이었다. 동시에 3년 동안 남몰래 키워온 짝사랑의 강제 종료를 의미하기도 했다.
"일주일 남았다고? 진짜로?"
강민우는 책상에 이마를 쾅 부딪쳤다. 칠판 옆에 걸린 달력의 숫자는 잔인하게도 졸업식까지 딱 7일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3년 내내 같은 반이었으면서도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한 소심한 영혼, 그것이 바로 자신이었다.
'이대로 졸업하면 끝이다. 소희는 서울로 대학 가고, 나는 여기 남는데 영영 남남이 되는 건가?'
창가 자리에서 햇살을 받으며 친구들과 환하게 웃고 있는 한소희를 바라보았다.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단발머리가 마치 이온 음료 광고의 한 장면 같았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야, 강민우. 너 얼굴 왜 그렇게 빨갛냐? 어디 아프냐?"
눈치라곤 밥 말아 먹은 절친 박정구가 민우의 등짝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아니, 안 아파."
"그럼 왜 그래? 혹시 소희 보냐?"
"쉿! 조용히 해!"
민우는 정구의 입을 급하게 틀어막았다. 목소리가 워낙 커서 소희가 들었을까 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다행히 소희는 자기 친구들과 급식 메뉴를 고르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민우는 정구를 구석으로 끌고 가 낮게 속삭였다.
"야, 정구야. 나 일주일 안에 고백할 거다."
정구는 가당치도 않다는 듯 코방귀를 뀌었다.
"네가? 3년 동안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한 네가 일주일 만에 고백을 한다고?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진짜야. 이번엔 진짜라고. 졸업하면 다신 못 보잖아? 억울해서라도 말은 해봐야지."
민우의 눈빛에 전례 없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정구는 민우의 진지한 태도에 조금 놀란 듯 턱을 괴었다.
"그래, 사나이 삼세번인데 고백 한번 못 해보고 졸업하면 평생 이불킥이지. 근데 방법은 있냐?"
"방법? 당연히 있지."
사실 아무 대책도 없었다. 하지만 민우는 일단 큰소리부터 쳤다. 머릿속으로 인터넷에서 본 수많은 연애 글들이 스쳐 지나갔다.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확실한 방법, 그것은 바로 달콤한 간식과 편지였다.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민우는 매점으로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소희가 가장 좋아한다는 초코 소라빵과 바나나 우유를 손에 넣기 위해서였다. 매점 이모와의 치열한 사투 끝에 마지막 남은 초코 소라빵을 쟁취한 민우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교실로 돌아오는 길, 민우는 주머니에서 급하게 갈겨쓴 쪽지를 꺼냈다.
'소희야, 방과 후에 옥상에서 기다릴게. 꼭 와줘.'
글씨는 조금 악필이었지만 진심은 가득 담겨 있었다. 민우는 소희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녀의 책상 서랍 깊숙한 곳에 빵과 우유, 그리고 쪽지를 밀어 넣었다. 모든 과정이 완벽했다. 첩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신속하고 정확했다.
'좋아, 이제 방과 후만 기다리면 된다.'
민우는 자리로 돌아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른 채 마침내 종례가 끝났다.
대망의 방과 후, 민우는 칼바람이 부는 학교 옥상 문 앞에서 초조하게 서성거렸다. 손이 시려왔지만 긴장감 때문에 추위도 느껴지지 않았다. 잠시 후, 계단을 올라오는 묵직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열리는 둔탁한 소리에 민우는 심장을 부여잡고 홱 뒤를 돌았다.
"소희야! 사실 나 너를 3년 동안!"
민우는 온 힘을 다해 소리쳤다. 하지만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단발머리의 여신 소희가 아니었다.
"어, 민우야? 네가 왜 여기 있냐?"
두꺼운 패딩을 입고 초코 소라빵을 우물거리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담임 선생님이었다. 민우의 눈이 동그래졌다.
"선, 선생님? 선생님이 왜 여기 계세요?"
담임 선생님은 민우가 준비한 바나나 우유를 빨대로 쪽 빨아 먹으며 쩝쩝 입을 다시었다.
"아, 이거? 소희가 교무실로 가져왔더라고. 자기 오늘 학원 늦어서 바로 가야 한다고, 서랍에 누가 맛있는 걸 넣어놨는데 선생님 드시라고 전해달라더라. 근데 쪽지에 옥상으로 오라고 되어 있길래, 난 어떤 녀석들이 옥상에서 담배라도 피우나 싶어서 잡으러 왔지."
민우의 정신이 아득해졌다. 소희는 고백 쪽지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냥 반 친구가 준 선물인 줄 알고 고스란히 담임에게 토스해 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옥상이라는 단어 때문에 담임 선생님은 흡연 단속을 하러 올라온 상황이었다.
"너 나한테 할 말 있냐? 3년 동안 나를 뭐 어쨌다고?"
담임 선생님의 날카로운 눈빛이 민우를 향했다. 민우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필사적으로 두뇌를 회전시켰다. 여기서 고백하려 했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평생의 놀림감이 될 게 뻔했다.
"선생님을 3년 동안 존경했습니다!"
"오냐, 녀석. 졸업할 때 되니까 철이 드는구나. 빵 잘 먹었다. 추운데 얼른 집에 가라."
담임 선생님은 민우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옥상을 내려갔다.
홀로 남겨진 민우는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자리에 터덜터덜 주저앉았다.
'첫 번째 시도, 대실패다.'
지옥의 가장 깊은 바닥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게 맞잡았다. 서로를 향해 겨누었던 날카로운 비수는 부서지고, 그 자리에는 진심 어린 용서와 더 깊어진 사랑이 피어났다. 부부의 해묵은 갈등이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엄마…… 아빠……."서준이와 서아가 아장아장 걸어와 두 사람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네 가족은 주차장 차가운 바닥에서 서로를 웅크려 감싸 안으며 하나의 덩어리가 되었다.그러나 안도감도 잠시, 탑차 내부에서 웅성거리는 기괴한 기계음이 다시 한번 울렸다. 배민우가 쓰러지기 직전, 벽면에 설치된 또 다른 자동 타이머 장치를 가동한 것이었다. 주차장 벽면에 부착된 소형 경보기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골든타임, 아이들을 향한 질주지하 주차장의 콘크리트 벽면을 타고 번지는 붉은 경고등과 요란한 기계음은 네 가족의 심장을 다시 한번 얼어붙게 만들었다. 탑차 대시보드 부근에서 깜빡이는 디지털 숫자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3분. 배민우가 의식을 잃어가면서도 끝내 작동시킨 마지막 폭주 장치였다. 탑차 내부에 설치된 가스 밸브가 완전히 개방되는 시간이자, 차량 자체의 연료탱크를 과열시켜 폭발을 유도하는 최악의 타이머였다. 이미 탑차 문틈으로는 서서히 하얀 연기와 함께 유독가스가 안개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진우 씨, 저거……!"은채가 쌍둥이를 품에 안으며 다급하게 외쳤다. 진우는 타들어 가는 목을 억지로 가다듬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지가 찢어질 것처럼 아팠지만
은채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대로 남편을 죽게 내버려 둘 순 없었다. 진우가 탑차 내부로 완전히 걸어 들어가는 순간, 은채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두꺼운 차량용 소화기를 발견했다.'우리가 살 수 있는 기회는 지금뿐이야.'은채는 온 힘을 쥐어짜 소화기를 들어 올렸다. 배민우가 진우를 밀어 넣고 탑차 문을 닫으려던 바로 그 찰나의 순간이었다.* 사투 속에서 피어난 진심 어린 용서"이 미친 괴물 새끼야!"은채의 비명과 함께 묵직한 소화기가 허공을 가르고 배민우의 머리를 강타했다. 퍽 하는 둔탁한 파열음이 주차장의 정적을 깨뜨렸다. 불시에 뒤통수를 정통으로 맞은 배민우가 비틀거리며 리모컨을 놓쳤고, 바닥에 쓰러졌다."은채야!"탑차 안으로 막 발을 디디려던 진우가 번개처럼 몸을 돌렸다. 배민우가 바닥을 기며 다시 리모컨을 잡으려 하자, 진우는 주저 없이 온몸을 던져 그의 전신을 누르고 압박했다."빨리 애들 빼내! 은채야, 지금이야!"진우의 외침에 정신을 차린 은채가 탑차 안으로 상체를 밀어 넣었다. 어둠 속에서 서로의 몸을 웅크린 채 부들부들 떨고 있던 쌍둥이가 보였다."엄마! 엄마아!""서준아, 서아야! 괜찮아, 엄마 여기 있어. 빨리 나와, 어서!"은채가 서아를 먼저 품에 안아 바닥으로 내렸고, 뒤이어 서준이의 손을 잡아채 밖으로 끌어당겼다. 아이들을 탑차 밖으로 완전히 빼내
* 위험한 거래와 서로를 향한 희생"으아악!"배민우의 비명과 함께 두 남자의 몸이 거친 시멘트 바닥 위를 구르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진우는 이성을 잃은 맹수처럼 배민우의 손목을 꺾어 쥐었다. 날카로운 맥가이버 칼이 바닥에 떨어지며 쨍그랑하는 금속음을 냈다."진우 씨!"은채가 비명을 지르며 탑차를 향해 달리려던 순간, 배민우가 악에 받친 힘으로 진우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진우의 고개가 돌아갔고, 입술 터진 틈으로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 하지만 진우는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배민우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은채야! 빨리 애들부터 구해! 어서!"진우가 소리치자, 배민우가 비틀린 웃음을 터뜨리며 바닥에 떨어진 리모컨을 낚아챘다."오지 마!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면 다 같이 죽는 거야!"배민우가 리모컨의 붉은 버튼에 손가락을 올린 채 헉헉거리며 소리쳤다. 그의 눈은 핏발이 서 광기에 물들어 있었다. 진우와 은채는 일순간 동작을 멈추었다."이 탑차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 너희가 자조서를 쓰는 동안 내가 무슨 준비를 했을 것 같냐고!"배민우의 외침에 은채는 차 문틈 사이를 바라보았다. 희미한 차량 내부 조명 아래, 우는 아이들의 모습 뒤로 낯선 가스통과 조잡하게 연결된 전선들이 보였다. 화공 약품 냄새가 주차장 공기 중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미친 새끼…… 아이들을 데리고 무슨 짓을
"당신은 먼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범인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척하면서 시간을 벌어줘. 난 엘리베이터 대신 비상계단으로 뛰어서 지하 3층으로 내려갈 거야. B3층 C구역은 평소에 차들이 잘 안 대는 외진 곳이니까, 내가 기둥 뒤로 우회해서 당신을 지킬게."진우의 계획은 위험했지만, 현재로서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은채는 심호흡을 하며 눈물을 닦아냈다. 5년 동안 쌓아왔던 남편에 대한 원망, "나 홀로 독박 육아를 하며 외로웠다"는 서글픔이 이 순간만큼은 단단한 신뢰로 치환되었다.비록 이혼 서류를 마주했던 부부였지만,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서로에게 목숨을 맡길 수 있는 유일한 동반자였다."진우 씨, 조심해야 해. 꼭…… 우리 애들 찾아서 같이 돌아오는 거야.""응. 약속할게. 절대 당신이랑 우리 애들 혼자 두지 않아. 내가 미안했어, 은채야."진우는 은채의 손을 한 번 꽉 쥐어준 뒤, 자조서를 소화전 안에 밀어 넣고 비상구 문을 향해 소리 없이 달렸다. 은채는 홀로 남겨진 복도에서 떨리는 숨을 몰아쉬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딩동. 지하 3층입니다.'문이 열리자 기계음 섞인 안내방송이 지독하게 으스스하게 울렸다. 지하 3층 주차장은 불 꺼진 가로등처럼 군데군데 센서등만 깜빡일 뿐, 사방이 기괴한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은채는 서준이의 키링을 손에 꼭 쥔 채 C구역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뎠다. 구두 굽 소리가 높은 천장을 때리며 울려 퍼졌다."배민우 씨! 나 왔어요! 시키는 대로 혼자 왔다고요!"은채가 허공을 향해 외쳤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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