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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별장의 목격자

作者: 지호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5 13:06:38

경찰서 진술실에 들어온 남자는 모자를 벗어 두 손으로 쥐고 있었다.

예순 가까운 나이였다. 작업복 소매 끝이 해져 있었고, 손등에는 마른 흙이 남아 있었다. 산 중턱 별장의 관리동에서 몇 해를 살아온 사람이었다.

“편하게 앉으세요. 오늘은 당시 상황을 확인하려고 모셨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말씀해 주세요.”

수사관의 말에도 관리인은 의자 끝에 엉덩이만 걸쳤다. 경찰이 연락하기 전에 먼저 전화를 건 사람은 그였다. 기사가 나간 다음 날 아침이었다.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채윤서 씨가 별장에 처음 도착한 날, 현관 앞에서 맞이한 사람이 선생님 맞습니까?”

“네. 제가 맞았습니다.”

“그때 채윤서 씨한테 뭐라고 하셨습니까?”

관리인이 모자챙을 만지작거렸다.

“남편분이 안에 계신다고 했습니다.”

“안에 남태호 씨가 있었습니까?”

“……없었습니다.”

수사관은 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럼 왜 그렇게 말씀하셨죠?”

“사모님이 그렇게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며느님이 오면 안으로 들여보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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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인 테이프는 최미연의 변호사가 지켜보는 앞에서 뜯겼다.디지털 분석실의 분석관이 외장하드를 복제 장비에 연결했다. 원본에는 손대지 않고 사본을 떠서 그 사본만 열어 보는 절차였다. 복제가 끝나기까지 한 시간이 걸렸다.화면에 폴더 하나가 나타났다. 날짜별로 정리된 파일이 사흘 치였다. 카메라 번호가 붙은 영상과, 그와 별도로 저장된 음성 파일이 있었다.“스피커 송출 기록까지 따로 남아 있네요.”분석관이 말했다. 별장 녹화기는 카메라 영상과 스피커로 내보낸 소리를 함께 저장하는 장비였다.변호사의 얼굴이 굳었다.---첫날 파일은 오후 다섯 시 십이 분에서 시작했다.현관이 열리고 윤서가 들어왔다. 거실을 둘러보며 남편을 부르는 목소리. 문이 닫히고 잠기는 소리. 얼마 뒤 도혁이 들어오고, 문이 다시 잠겼다.그리고 스피커가 켜졌다.'둘 다 왔구나.'수사관은 음성 파일의 볼륨을 높였다. 최미연의 목소리는 녹음 파일 속 카페에서보다 훨씬 또렷했다.'태호는 아이를 가질 수 없어.''남씨 집안 대는 이어야 하니까.''윤서는 건강하고. 도혁이 너도 남씨 핏줄이잖아.'화면 속 윤서가 카메라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저 이런 거 안 해요. 문 여세요.'도혁이 현관으로 가서 문을 몇 번이고 밀었다. 스피커에서는 도혁의 출생과 윤서 아버지의 연구소 이야기가 차례로 흘러나왔다. 협박이었다.수사관이 메모를 멈췄다.“채윤서 씨 진술하고 단어 하나 안 틀리네요.”---그날 밤 영상은 짧았다.자정이 조금 넘어 두 사람이 이층 복도에 나란히 섰다. 도혁이 방 하나를 가리켰고, 윤서가 그 방으로 들어갔다. 도혁은 복도 반대편 끝 방으로 들어갔다. 두 개의 문이 닫혔다.다음 날 아침 일곱 시가 넘을 때까지 복도에는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둘째 날 밤도 같았다. 각자 다른 방, 닫힌 두 개의 문, 그리고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복도.그사이 스피커는 몇 번이고 켜졌다. 아이 얘기, 협박, 회유. 그리고 그때마다 돌아온 대답은 같았다.안 합니다.---사흘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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