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태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욕실에서 나왔다.머리를 말리고 셔츠를 입고 시계를 찼다. 평소와 똑같았다.윤서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그 모습을 바라봤다.몸을 움직일 때마다 어젯밤의 기억이 따라붙었다. 싫다고 밀어냈던 것과, 태호가 그 말을 듣지 않았던 것까지 선명했다.그런데 태호는 달랐다."아침 안 먹어?"윤서는 대답하지 않았다.태호가 거울을 보며 넥타이를 매다가 윤서를 돌아봤다."왜 그래?"그 말에 윤서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정말 모르는 얼굴이었다."어제 기억 안 나요?""어제?"태호가 잠깐 생각하더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내가 술을 좀 많이 마셨나?"그뿐이었다. 미안하다는 말도, 무슨 일이 있었냐는 질문도 없었다. 태호는 다시 거울로 시선을 돌려 넥타이를 고쳐 맸다."오늘은 일찍 들어올게. 저녁 먹자."윤서는 태호를 바라봤다.결혼 전에도 저런 사람이었다. 약속 시간에 늦는 법이 없었고, 식당에 들어가면 윤서가 먼저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 차에 탈 때면 문을 잡아줬고, 윤서가 싫다고 하는 건 두 번 권하지 않았다.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래도 예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은 없어도 함께 살 수는 있을 것 같은 사람.데이트할 때 태호는 와인 한두 잔, 맥주 한 병 정도면 잔을 내려놓았다."오늘은 여기까지. 운전해야 해서."그렇게 말하며 먼저 잔을 밀어두던 모습이 좋았다.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결혼하고 처음 취한 날, 태호는 윤서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어젯밤, 또 그랬다.두 번 다 시작은 비슷했다. 태호가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셨고, 뭔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다음엔 다른 사람이 됐다. 그런데 술이 깨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의 태호로 돌아왔다.윤서는 그제야 자신이 결혼 전에는 태호가 취할 만큼 술을 마시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저 사람의 어떤 모습을, 자신은 아예 보지 못한 채로 결혼한 것이었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9-21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