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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1 화

원아는 한순간 두뇌가 멈췄다!

그녀는 눈썹을 찡그리며“너는 이강 한테만 감정이 있어야 돼! 너에게 이강이 있다는 것을 잊지마!”라고 자신을 욕했다.

“나랑 같이 있는데, 감히 다른 생각 해?!”라며 그는 거칠게 그녀의 외투를 벗겼다.

촉촉하고 뜨거운 감촉이 전해 왔다. 그는 머리를 숙이고 한참 동안 그녀의 머리에 입을 맞추며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원아는 그의 속삭임에 곧 무너질 것만 같았다.

문소남의 몸에서는 좋은 향기가 풍겼는데 원아의 바디워시 향 이었다.

지금 저항하지 않으면 어떤 후과를 초래하는지 원아는 알고 있었다.

그녀는 어두운 불빛 속에서 문소남의 정교한 이목구비를 희미하게 볼 수 있었고 그의 몸에서는 광채가 났으며 얇은 입술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이 그림은 마치 가장 핫한 A-V 영화배우처럼 사람을 취하게 만들었다.

원아는 결심하고 손가락으로 남자의 몸을 힘껏 꼬집으며 용기를 내서 다리를 들어 올려 그의 다리 사이를 무릎으로 올리쳣다.

“응”하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그는 통증을 목구멍으로 소화시켰다.

“이거 놔요!”그녀는 좌우로 흔들며 발버둥 쳤다.

남자는 그녀의 손목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는 아무리 잡아당겨도 벗어날 수 없었기에 오늘은 망할 줄 알았다.

하지만 잠시 후 그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머리가 텅 비어있던 그녀는 재빨리 방에서 탈출했다.

문을 닫는 소리가 너무 커서 침대 위에서 잠자고 있던 꼬마들이 뒤척이면서 깨어나기라도 할 것만 같았다.

……

호텔의 복도는 늦은 야밤에 유난히 무서워서 원아는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는 조명이 밝았고 프런트 데스크에 두 명의 종업원과 네 명의 경비 아저씨가 있었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가장 안전한 곳이었다.

“아가씨, 이거 드세요.”라며 카운터 여직원이 그녀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건네 주었다.

“감사합니다.”원아는 커피를 받아 마시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날 밤은 유난히 길었다.

견디기 힘들었지만 끝까지 버텨냈다.

……

원아는 아침에 추워서 잠에서 깼다. 비록 몸에 담요를 덮었지만 코가 막히고 몸이 떨리는 것을 보아하니 감기에 걸린 것 같았다.

원아는 팔짱을 낀 채 어젯밤의 일들을 생각하면서 만약 회장님이 조금이라도 사과할 의사가 없다면 주저하지 않고 사직할 결정이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남자 상사가 여자 부하 직원을 괴롭히는 일은 용납되지 않았으며 다른 회사를 가더라도 똑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나약하지만, 모든 여자들이 이런 상황을 참고 견뎌내는 건 아니었다, 특히 원아는 참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

함께 H 시에 출장 온 동료 주소은과 김훈은 8시쯤 1층으로 아침 식사하러 내려오다가 원아를 마주쳤다.

“원아 씨, 굿모닝이에요.”

원아는 동료들을 보고 안심하고는 함께 아침 식사하러 가려고 했는데 왼쪽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원아는 창백한 얼굴로 엘리베이터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회장님을 바라보았다.

문소남의 시선 역시 원아에게로 향했다.

“먼저 동준 아저씨랑 앞에 가 있어.”문소남이 고개를 숙이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동준 삼촌의 손을 잡고 원아의 옆을 지나가던 원원은 원아에게 귀여운 표정을 지었다.

문원원의 귀여운 표정을 본 원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동준은 두 아이를 데리고 아침 식사를 하러 가면서 주소은과 김훈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문소남의 시선은 그녀의 하얀 뺨을 바라보다가“어젯밤, 왜 제가 아가씨 방에서 잤을까요?”라고 물었다.

원아는 멍하니 회장님을 올려다보면서“혹시 어젯밤에 너무 취해서 아무 생각도 안 나서 이러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이 상황은 그녀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술 깨면 아무 기억도 안 나는 걸까”원아는 속으로 생각하며 어이가 없었다.

190cm 키에 건장하고 훤칠한 몸매를 가진 문소남은 하얀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여자를 억지로 누르고 키스하던 어젯밤 나쁜 남자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회장님은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셨어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맞아요, 하지만 순간순간이 아직도 기억나요, 혹시 그 여자가?”그는 무뚝뚝하게 물었다.

문소남의 시선에 원아는 당황해하면서“설마…내가 어젯밤에 일부러 방으로 끌고 들어와 뭔가 발생하려 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다.

원아는 얼른 손을 내저으며“저 아니에요,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몰라요. 제가 방에서 나온 뒤 웨이터 한 명이 들어갔는데 5분 만에 나왔어요.”라고 대답했다.

문소남은 여전히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고 시선은 눈썹에서부터 눈, 코, 입으로 향했다.

그녀는 어제 일을 지워버리고 싶었을 뿐인데 너무 긴장한 탓으로 5분이라고 말했다.

원아는 자신을 바라보는 문소남에게 “왜 그러세요, 뭘 잃어버리기라도 했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잃어버린 건 없는데, 그녀가 내 중요한 부위를 건드린 것 같아요.”라며 그녀를 놀렸다.

원아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개지더니 깜짝 놀라면서 “괜찮아요? 병원에 가보지 않아도 되겠어요?”라고 물었다.

“저는 괜찮은데 혹시 그녀가 무릎을 다쳤을 가봐 걱정돼서 그러는 거예요.”라며 말하고는“아니에요. 이왕이면 익숙해져서 괜찮을지도 몰라요.”라며 담배를 한 대 붙이고는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떠났다.

그녀는 그제야 무릎에서 통증을 느끼면서 생각했다.

“원원이랑 훈이 엄마는 아마 오래전에 돌아가셨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회장이 분명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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