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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화

Aвтор: 토토
원아는 위층으로 돌아왔다.

방에서는 아주머니가 청소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주머니와 인사하고 나서 옷장을 열고 어제 준비한 옷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갈아입었다.

청소는 아주 빨리 진행되고 있었다.

원아가 세수를 하고 나왔을 때 이 방에는 문소남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10분 전에 이강의 메시지를 받았다. “원아야, 우리 팀 프로젝트가 끝났어, 내일 하루 휴식이야,오후에 H시로 갈테니까 네가 묵고 있는 호텔 주소를 보내줘.”

원아는 “그래, 주소를 보내줄게”라고 답장했다.

무슨 영문인지 문소남이 밤새도록 머물던 이 방을 보니 그녀는 마음이 불안했다.

청소가 끝났을 때 원아는 한창 거울을 쳐다보며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청소 끝났습니다.”아주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쓰레기봉투를 손에 들고 문 앞에 서 있었다.

원아는 “고마워요, 수고했어요.”라며 말했다.

아주머니는“갈아입은 팬티는 제가 접어서 작은 정리함에 넣어두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팬티?”원아는 의문스러웠다.

그녀는 자신이 갈아입은 옷, 특히는 팬티 같은 비밀스러운 물건을 아무렇게나 버린 적 없었다.

“그 남자 팬티 말입니다, 남편 분거 맞으시죠? 욕실에서 발견했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하고 나서 돌아섰다.

원아는 놀라웠다.

남자 팬티, 남편...

원아는 얼굴이 빨개진 채 숨을 가다듬고 입술을 오므리면서 이 팬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랐다.

도저히 돌려줄 용기가 없었다.

“그냥… 버리는 게 맞을 거야. 회장님도 팬티 하나쯤 부족하지 않을 거야.”라며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혼란스러웠다.

때마침 핸드폰이 울렸다. 주소은의 전화였다.

“주소은 씨,안녕하세요.”라고 원아가 먼저 말했다.

“원아 씨, 밥 먹었어요? 안 먹었으면 빨리 가서 먹어요, 10시에 회의가 있으니 함께 가서 참석해요.”라고 주소은이 말했다.

“네, 10시에 아래층에서 만나요.”원아는 오늘 임무도 아이들 하고 놀아주는 것일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원원이 하고 훈이를 좋아하지만 필경 일하러 출장 온 것이었다.

월급을 받으면서 회사일에 열중하고 무언가를 배워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은 아버지가 줄곧 바라던 것이었다!

아버지를 생각하니 원아의 얼굴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이혜진은 비록 50에 가까웠지만 미모는 여전했다. 젊었을 때 얼마나 아름다웠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이혜진을 너무나 사랑했고 그녀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돌이켜보면 아버지는 엄마도 많이 사랑했다, 만약 사랑하지 않았다면 아버지는 엄마가 떠난 8년 동안 매일 술에 취해 있지 않았을 것이다.

엄마를 떠나보낸 아버지는 그 당시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었다.

……

10시.

원아와 주소은은 세련되고 간결한 옷차림으로 차에 올라탔다.

검은색 구두, 하얀 셔츠, 엉덩이를 둘러 싼 짧은 치마로 여성의 부드러움을 드러냈다.

이번 회의 참석에는 두 대의 차량이 배치되어 있었다.

앞차에는 주소은과 원아가 탑승했고, 뒤쪽 고급차에는 문소남과 김훈이 타고 있었다.

“동준 비서님은 우리와 함께 가지 않아요?”모든 것이 처음이라 원아는 주소은한테“회의 장소에 도착하면 제가 뭘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동준 비서님은 회장님의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 터로 갔어요.”주소은은 원아에게“회의실에 도착하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열심히 옆에서 들으면 되요.”라며 “현재로서는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라고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라며 원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호텔에 도착했다.

그랜드호텔은 서비스가 확실했으며 회의실은 99층으로 안배되어 있었다.

원아는 상인들이 얼굴을 맞대고 악수하는 모습을 처음 두 눈으로 보았고 너무나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협상 테이블에 있는 문소남은 다른 사람 같았다.

그는 어떤 어려운 문제도 잘 대처하고, 상대하는 사람이 누구든지, 아무리 지위가 높은 분이시라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원아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듣고 있었다.

마침내 동쪽에 앉아 있던 신 국장은 문소남을 보면서 주름진 얼굴로 웃더니“우리 귀염둥이 딸이 너무도 따라오겠다고 해서 데리고 왔어요, 오기 전에 꼭 문소남씨를 설득해서 A 시로 여행 가서 놀게 해달라며 어찌도 조르던지, 만약 설득하지 못한다면 아예 아빠를 보지 않겠다고 했어요! 문소 남씨, 말해보세요, 제가 딸을 잘못 키운거 맞죠!”라고 말했다.

회장님의 사적인 일에 원아는 무표정을 짓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

호텔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오후 1시 반이었다.

원아는 노트북을 들고 주소은과 함께 차에 탔다.

호텔 앞쪽 입구에서는 신국장하고 딸이 문소남과 악수를 하며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보셨죠?신국장은  딸을 문씨 집안에 시집보내려고 이러는 거에요.”주소은은 웃으며 말했다.

원아는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만약 성사된다면 누가 더 이득을 보는 건가요?”라고 얼버무렸다.

주소은은 느긋하게 원아와 얘기하며“제 생각이지만, 신 국장의 딸이 일방적으로 우리 회장님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회장님의 마음을 누구도 알 수가 없거든요. 회장님이 원하지 않는 여자는 하느님이 허락한다 해도 결혼할 수가 없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고개를 들어 무심코 신 국장의 딸을 쳐다보고 나서 원아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만약 문소남이 그녀와 결혼한다면 원원이 와 훈이의 새엄마는 그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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