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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Author: 비담
강루인은 흠집 있는 결혼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남편을 다른 여자와 나눠 갖는 건 더더욱 용납할 수 없었다.

주영도가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나랑 아정이 특별한 사이인 게 아니라 그냥 평범한 오빠 동생 사이예요. 그리고 루인이랑 이혼할 생각도 없고요.”

진경자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저한테 설명해봤자 소용없어요. 대표님이랑 이혼하려는 사모님한테 설명하셔야죠.’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진경자는 그래도 주영도가 강루인을 잘 달래서 데려왔으면 했다.

‘대표님이 사모님한테 마음이 있으신 것 같은데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지? 난 두 분의 아이까지 돌봐줄 생각이었다고. 그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으려나?’

강루인이 갈 만한 곳이 몇 군데 없었다. 누구보다 잘 알았던 주영도는 강씨 가문 본가와 병원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함지율네 집으로 향했다.

함지율이 웬일로 흔쾌히 문을 열어주었다. 팔짱을 낀 채 현관 벽에 기대어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어머, 귀한 분이 오셨네요? 이 누추한 곳에 오시다니, 아주 영광입니다.”

‘영광이긴 개뿔.’

주영도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강루인 어디 있어요?”

함지율이 씩 웃었다.

“백마 탄 왕자님이 데려갔어요.”

주영도의 눈빛이 싸늘해져도 함지율은 조금도 겁먹지 않고 피식 웃었다.

“왜 그렇게 째려봐요? 대표님만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있고 우리 루인이는 다른 남자 만나면 안 돼요? 루인이한테 대시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국내에서부터 해외까지 줄을 섰다고요. 대표님이 루인이의 전부인 줄 알았죠? 정신 차려요. 널리고 널린 게 남자인데. 대표님을 떠나면 루인이는 오히려 더 다채로운 삶을 살 수 있어요.”

‘자기가 뭐 대단한 보물이라도 되는 줄 아나?’

주영도가 집안을 둘러봤지만 강루인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가 이곳에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더 머물지 않고 나오려 했다.

그러다가 함지율을 지나가면서 걸음을 멈추고 한마디 경고했다.

“지율 씨의 그 그릇된 생각들 루인이한테 주입시키지 말아요. 루인이는 바르고 정직한 여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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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도의 눈빛에 서린 싸늘함을 본 강루인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렸다.강아지를 키워도 5년이면 정이 생길 텐데 주영도는 어찌 이토록 매정할 수 있단 말인가?강루인이 말했다.“영도 씨가 아버지를 무너뜨리든 말든 난 신경 안 써. 잘못했다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지. 만약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씌우는 거라면 영도 씨가 장인한테 어떤 비열한 짓을 했는지 사람들한테 알릴 거야.”그가 매정하게 군다면 그녀도 똑같게 하면 될 일이었다.‘그때 가서 명예가 훼손되면 내 탓이라고 하지 마.’“너도 무서운 사람이라는 걸 오늘 알았어.”주영도는 몸을 숙여 두 사람의 거리를 좁혔다.“그럼 누가 누구를 휘어잡을지 두고 보자.”...병원 앞에서 서로의 입장을 분명히 한 후 주영도는 강루인을 억지로 끌고 가지 않고 그냥 내버려 뒀다.강루인은 결국 이수희에게 이혼 생각을 밝혔다. 할머니의 바람은 오로지 손녀의 행복이었다.주영도와 결혼하든 이혼하든 강루인만 행복하면 이수희는 지지해줄 것이다.이수희에게 솔직하게 얘기한 이유는 이수희를 잠시 퇴원시키기 위해서였다. 연상미가 언제 또 와서 이수희를 자극할지 모르니까.강루인이 말했다.“아버지 일은 제가 알아볼 테니까 할머니는 걱정하지 마시고 건강에만 신경 쓰세요. 다른 건 제가 처리할 수 있어요.”연상미의 분노를 강루인이 혼자 감당하게 될까 봐 이수희는 퇴원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강루인의 태도는 단호했다.이수희를 그녀의 집으로 데려가지 않고 연상미가 찾지 못하도록 다른 집을 구했다.그러고는 함지율을 찾아갔다. 변호사인 함지율의 도움을 받아 강규덕을 만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주영도 쪽에서 손을 쓴 바람에 면회가 불가능했다.경찰서 입구.두 사람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주영도의 비열한 처사에 혐오감을 느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권력으로 짓누르고 있는데 어떻게 맞서겠는가?강루인이 말했다.“아버지네 회사 좀 가봐야겠어.”두 사람은 경찰서 앞에서 헤어져 각자 갈 길을 갔다.현재 회사를 이끄는 대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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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도는 정말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었다. 몸이 쇠약한 노인까지 가만두지 않다니. 아무리 그래도 몇 년이나 할머니라고 불렀는데 어찌 이리 매정할 수 있단 말인가?강루인은 목구멍에 차오른 씁쓸한 감정을 삼키고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요즘 제가 너무 바빠서요. 다음부터는 자주 찾아뵐게요.”이수희가 강루인의 손을 잡았다.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다 알 수 있었다.주영도가 과일 접시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할머니, 과일 좀 드세요. 비타민 보충하셔야죠.”이수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주영도의 시선이 강루인에게 향했다.“할머니랑 얘기 편하게 나눠. 난 밖에서 기다릴게.”강루인은 입을 꾹 다물고 차오르는 감정을 억눌렀다.주영도가 시선을 거두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할머니, 푹 쉬세요. 다음에 또 올게요.”병실에 할머니와 손녀 둘만 남게 되자 이수희는 더 이상 차분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안쓰러운 표정으로 강루인의 손등을 어루만졌다.“우리 루인이 많이 힘들었지?”가족의 따뜻한 사랑 앞에서는 쉽게 울컥하게 된다. 강루인은 코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강루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할머니, 저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정말이에요.”이수희는 기미가 가득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네 인생이니까 네가 알아서 결정해. 네 아버지 일 때문에 주씨 가문에 부탁도 하지 말고. 잘못한 게 있다면 벌을 받고 억울하다면 경찰도 함부로 잡지 않을 거야. 우린 법을 믿어야 해.”할머니의 손바닥이 건조하지만 따뜻했다. 강루인은 할머니의 손을 놓지 않으려고 꽉 잡았다.할머니의 흰 머리와 며칠 못 본 사이에 또 늘어난 주름과 기미를 보자 강루인은 가슴이 먹먹했으나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위로했다.“네. 할머니 말씀대로 할게요.”‘하지만 할머니, 법이 늘 공평한 건 아니에요. 어떤 사람들한테는 법이 먹히지 않더라고요.”강루인은 이수희가 잠들 때까지 옆을 지키다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병실을 나섰다.병원 밖.주영도가 문 앞에 서서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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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루인은 며칠 동안 어디도 가지 않고 호텔에만 머물렀다. 심지어 함지율조차 만나지 않았다. 주영도가 혹시라도 주변에 사람을 붙였을 수도 있기에 그저 혼자 조용히 있었다.하지만 도망은 해결책이 아니었다. 강루인을 세상 밖으로 끌어낼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주영도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곧바로 이유를 만들어서 강규덕을 구속시켜버렸다.연상미가 아는 거라곤 돈을 쓰는 방법뿐이었다. 회사 일에 대해서는 아는 게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의지할 곳이 사라지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이수희였다.아들이 불효자이긴 해도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으니 이수희도 무척이나 걱정되었다. 연상미가 울면서 말했다.“얼른 루인이를 찾아야 해요. 강씨 가문에서 루인이를 키웠고 시집도 잘 보내줬잖아요. 딸 된 도리로 모른 척하면 안 되죠. 주씨 가문에서 나서준다면 규덕 씨한테 아무 일 없을 거예요.”이수희는 감정이 격해진 듯했다.“루인이한테 말하면 안 돼.”병원에 입원해 있어도 밖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었다. 세상에 영원한 비밀이 없다고 간병인의 휴대폰으로 바깥에 불거진 외도 소동을 다 봤다.강루인이 주씨 가문에서 편히 지내지도 못하는데 이런 일로 찾아가기까지 한다면 폐만 더 끼치는 게 아니겠는가?이수희의 태도에 연상미가 언성을 높였다.“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어머님은 강루인 그년 걱정만 하세요? 규덕 씨가 어머님 친아들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규덕 씨한테 무슨 일 생기면 우리 모녀 어떻게 살아요? 주영도가 바람을 피웠으니 오히려 잘된 일 아닌가요? 강루인이 그 죄책감을 이용해서 주영도더러 규덕 씨를 빼내라고 하면 되잖아요. 분명 방법이 있는데 왜 자꾸 아무 쓸모 없는 체면을 신경 쓰는 건데요?”이수희가 난감한 표정을 짓자 연상미가 계속 협박했다.“만약 규덕 씨를 빼내지 못한다면 혜미 데리고 해외로 나갈 거예요. 나중에 자식 하나 없이 외롭게 살게 되면 후회하지나 말아요.”이 말을 남기고 병원을 떠났다.“어르신, 진정하세요.”간병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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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성열이 말했다.“주씨 가문이 안북에서 세력이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법을 무시할 수는 없죠. 이혼 결정권이 대표님한테 있는 게 아니라고요. 지금 루인이한테 힘이 돼줄 만한 사람이 없어서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게 아니에요. 루인이가 이혼을 원한다면 제가 끝까지 도울 겁니다.”차성열이 앞으로 나서며 또박또박 말했다.그 말에 주영도의 까만 눈동자에 폭풍우가 몰아칠 듯한 음산한 기운이 서렸다.차성열이 애정을 담은 말투로 말했다.“대표님, 루인이를 아끼는 사람이 세상에 많고도 많아요.”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영도의 주먹이 차성열의 얼굴을 강타했다. 그러고는 비틀거리며 뒤로 밀려나는 차성열의 멱살을 잡고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말했지? 마음에 품지 말아야 하는 사람은 품지 말라고. 루인이는 내 와이프야. 네 그 지저분한 생각은 접어.”차성열이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다.“지저분한 생각요? 주영도 씨와 비교하면 우린 훨씬 순수하죠. 먼저 의리 없이 굴고 루인이의 진심을 짓밟아 놓은 건 영도 씨예요. 아니, 따지고 보면 영도 씨도 의리는 있어요. 다만 죽은 전 여친한테만 있었을 뿐이죠. 그 여자에 대한 마음이 그렇게 깊었으면서 그때 왜 헤어졌대요? 차라리 함께 따라갈 것이지. 진짜로 따라갔다면 영도 씨를 더 높이 쳐줬을 거예요. 하지만 아쉽게도 그냥 겁쟁이였죠.”‘두 여자를 다 가지겠다고? 네가 뭐 왕이라도 되는 줄 알아? 후궁들도 결국에는 정세 유지를 위한 매개체일 뿐인데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독차지하려 하다니. 그런 좋은 일이 어디 있어?’“주영도 씨는 루인이의 진심 어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요.”주영도가 또다시 주먹을 날렸다. 차성열도 맞기만 하는 나른한 성격이 아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주먹을 날리며 난투극을 벌였다. 서로 봐주는 것 없이 주먹을 날린 탓에 결국 둘 다 상처를 입었다.좋아하는 남자가 싸우는 모습을 본 원효정이 가만히 있지 못했다.“영도 오빠, 그만해. 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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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구아정의 상태가 안정되었다.의사가 말했다.“환자분은 안정이 필요합니다. 흥분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주영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병실 안.구아정이 눈을 떴다. 안색이 창백했고 몹시 쇠약해 보였다.“오빠한테 또 신세를 졌네.”주영도가 침대 앞에 서서 말했다.“내 명의로 된 섬이 하나 있는데 사계절 내내 날씨가 온화해서 휴양하기 딱이야. 몇 달 가서 쉬다 오는 게 어때?”그 말에 구아정의 안색이 확 변했다.“무슨 뜻이야? 날 가두기라도 하겠단 말이야?”주영도가 돌려서 말했다.“기사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잖아. 한동안 멀리 가 있으면 사람들도 널 잊을 거야.”그러고는 그녀의 가슴팍으로 시선을 옮겼다.“의사 선생님도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어. 네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해.”구아정이 거절했다.“싫어. 안 가. 내가 뭘 잘못했다고 숨어 지내야 해? 그리고 그 기사 누가 터뜨렸는지 조사해봤어? 날 무너뜨리려고 작정했단 말이야.”“그건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넌 신경 쓰지 마.”주영도는 한번 결정한 일은 좀처럼 바꾸지 않았다.“전용기 준비해줄게. 거기 부족한 게 없을 거고 네가 준비해야 하는 것도 없어.”“안 갈래, 나. 여긴 언니가 머물렀던 곳이야. 떠나고 싶지 않아.”그녀는 주영도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기에 격렬하게 저항했다.이럴 때일수록 떠나면 더욱 안 되었다. 떠난다면 강루인에게 지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주영도는 한없이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면서 거절을 용납할 수 없는 듯한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구아정, 난 지금 너랑 상의하는 게 아니야. 연정이 심장을 네가 잘 지켜야지 않겠어?”그의 차가운 시선에 구아정은 보이지 않는 손에 목이 졸린 듯 더 이상 반항할 수가 없었다. 결국 누그러진 태도로 물었다.“그럼 날 보러 올 거야?”주영도는 약속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시간 되면 갈게.”“나 언제쯤 다시 돌아올 수 있어?”“때가 되면.”그는 정확한 기한을 알려주지 않았다.이번만큼은

  •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제227화

    박정금은 허리에 손을 얹은 채 강루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강루인의 휴대폰은 물론이고 가방까지 모두 주영도의 차 안에 있었다.강루인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곧장 주영도에게 전화를 걸었다. 며느리와 아들 모두 전화를 받지 않으니 박정금은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선샤인 빌리지에서 나온 강루인은 차를 그녀의 아파트 단지 밑에 버려두고 택시를 잡아 함지율을 찾아갔다. 혹시라도 최지호에게 들킬까 봐 함지율이 일하는 로펌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불러냈다.강루인을 본 함지율이 물었다.“아니. 꼴이 왜 또 이래? 이혼하겠다고 하니까 시댁에서 뭐래?”그녀는 종업원에게 물 한잔을 부탁했다.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서야 목소리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손으로 입가에 묻은 물을 닦고 말했다.“영도 씨는 죽어도 이혼 안 하겠대. 아까 날 방에 가둬두기까지 했어.”함지율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뭐야? 이젠 감금이라도 하겠다는 거야?”“지금 그 사람 얼굴도 보기 싫어. 나 호텔 방 하나만 잡아줘.”강루인이 목적을 얘기했다. 주영도가 선샤인 빌리지로 돌아왔을 때 강루인이 없는 걸 보면 집으로 찾아올 게 뻔했다.쉬운 부탁이라 함지율은 흔쾌히 들어주었다.강루인은 함지율의 휴대폰으로 차성열에게 연락해 상황을 설명한 다음 사과했다.차성열이 물었다.“내가 도울 일은 없어?”강루인은 바로 거절하지 않았다.“도움이 필요하면 그때 연락할게요.”...강루인이 도망쳤다는 사실을 주영도가 알게 된 건 두 시간 뒤였다. 박정금의 연락을 받고서야 알게 된 것이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박정금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루인 걔 정말 눈에 뵈는 게 없더라? 날 밀쳐버린 바람에 하마터면 허리를 삐끗할 뻔했어. 내가 부르는데도 듣는 척도 안 하고 가버리는 거 있지?”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화가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더 치솟았다. 평생 귀하게 대접받던 사람이 언제 이런 모욕을 당해봤겠는가.주영도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돌아가기 전까지 문을 열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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