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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Auteur: 중신장지
오초아의 격한 질책이 휴대폰을 타고 이해리의 귓가에 닿자 그동안 간신히 붙잡고 있던 멘탈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코끝이 시큰해지며 그녀는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심호흡하고 마음을 추스른 후에야 겨우 말을 이었다.

“초아야, 우리 엄마가 나랑 정도원 명의로 강변 뷰 별장을 한 채 사주셨는데 이걸 처리해야겠어. 내가 부동산에 내놓으면 네가 바로 사들였다가 이혼 수속 마치거든 다시 나한테 되팔아주라.”

“오케이. 다 정리되면 바로 연락 줘.”

오초아는 흔쾌히 승낙하며 안타까운 기색을 드러냈다.

이해리는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나중에 그녀와 만나기로 약속한 뒤 전화를 끊었다.

어느덧 새벽 한 시를 훌쩍 넘긴 시간, 그녀는 도통 잠이 오지 않아 집을 팔기 위한 서류들을 정리해서 부동산에 보냈다.

그때 문득 카톡에 새로운 친구 추가 요청이 떴다.

이해리는 휴대폰을 들어 신청자를 확인했다.

프로필 사진은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여자의 뒷모습이었고 닉네임은 하트 기호 하나가 전부였다. 다른 정보는 전혀 없었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수락]을 눌렀다.

친구 추가가 성공하자마자 상대방이 사진 한 장을 보냈다.

침대, 분홍색 시트, 그리고 깍지 낀 두 손에 비친 결혼반지까지...

이해리는 화가 나기보다 오히려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제 대놓고 도발하시겠다?’

안 그래도 속이 뒤집힐 판이라 그녀도 강하게 맞섰다.

컴퓨터를 켜자 모니터 불빛이 예쁜 얼굴을 감쌌다.

이해리가 해킹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정도원은 전혀 모른다.

지난번 정도원을 용서했을 때 그에게 너무나 많은 믿음을 쏟았다. 윤유나와는 완전히 끝났다고 믿었기에 남편에 관련된 정보를 한 번도 해킹해본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맹목적인 신뢰가 너무나 우스꽝스러웠다.

정도원은 그녀의 믿음을 이용하고 배신했으며 두 여자 사이에서 대놓고 즐겼다.

‘너도 이제 좋은 날은 끝이야, 정도원 이 개자식!’

이해리의 손가락이 번개처럼 키보드 위를 가로질렀다. 불과 몇 분 만에 정도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냈는데 자윤 빌리지라는 글자를 확인하는 순간, 사색이 돼버렸다. 감히 제 애인을 이곳에 숨기다니. 엄마가 사주신 신성한 신혼집에 숨겨둘 줄이야!

이해리는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이내 감정을 다잡았다.

그녀는 여유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별장 관리실에 전화를 걸었다.

“자윤 빌리지 관리실이죠? 네, 저 3호 별장 주인인데 아까부터 감시 시스템에 경보가 떠서요. 실내 잠금장치가 해제되고 사람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하네요. 도둑이 든 것 같아요.”

관리실 직원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알았어요, 사모님. 일단 진정하시고 저희가 지금 바로 확인해보겠습니다.”

“경비원들 좀 많이 데리고 가세요. 인기척 소리가 들리면 망설이지 말고 들어가서 도둑을 잡으세요. 도어록 비밀번호는 3233이에요.”

관리실과의 통화를 마친 그녀는 손끝이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가슴속에서 불덩이가 타오르는 듯했다.

그녀는 기사를 부르지 않고 그리 튀지 않는 검은색 렉서스를 몰아서 자윤 빌리지로 향했다.

어머니가 정성껏 골라주신 신혼집이 어쩌다가 정도원과 윤유나가 그 짓거리를 벌이는 장소가 되어버렸을까.

이해리는 속이 뒤집히는 듯한 느낌에 묵묵히 액셀을 밟았다. 두 눈은 살얼음처럼 차갑고 싸늘하게 변했다.

20분 후, 별장에서 멀지 않은 곳의 덤불 아래에 차를 세웠다.

이해리는 시동을 끄고 차창을 조금만 내렸다.

멀리서부터 점점 선명해지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차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자윤 빌리지는 해성에서도 손꼽히는 최고급 별장 단지라 관리실 직원들도 놀라울 정도로 일찍 도착했다.

2층 불이 켜져 있는 걸 보아 안에 분명 사람이 있을 터였다.

이해리가 차를 세울 때쯤, 경비원들은 이미 별장 주변을 에워싸고 내부의 도둑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대기하고 있었다.

선두에 선 건장한 경비원 다섯 명이 손전등을 비추며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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