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그날 열린 축하연과 정지안의 청혼 성공 소식은 정도원과 윤유나가 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과 함께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심여진은 그 실시간 검색어를 본 뒤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이해리가 정지안에게 눈짓을 보냈다.정지안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 말했다.“지금 어머니께 돈이 부족하지도 않고 이런 일에 더는 관심을 두고 싶지 않으시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이해리는 이 재산도 결국 우리 집안의 것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정도원에게서 일부를 되찾았어요. 나머지는 관련 프로젝트의 피해 보상에 사용했고, 남은 돈은 어머니 노후 자금으로 드리려고 해요.”사실 그 돈은 많지 않았다. 정지안과 이해리가 심여진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그러나 심여진은 고개를 저었다.“이 돈은 필요 없다. 나는 이제 정도원을 아들로 인정하지 않아. 앞으로 그 아이가 살든 죽든 나와는 상관없다. 그저 다른 곳으로 옮겨 편안히 요양하고 싶을 뿐이야.”나이가 들면서 과거에 가졌던 의욕과 고집도 이미 많이 사라졌다.그녀는 앞으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정지안과 이해리는 서로를 바라봤다.사실 두 사람도 이런 결과를 오래전부터 예상하였다. 그들은 억지로 권하지 않고, 경치가 아름다운 요양원을 이미 알아봐 두었다고 말했다.이곳에서 멀지 않아 두 사람도 자주 찾아갈 수 있었다.심여진은 동의했다. 그녀는 정지안과 이해리가 결혼식을 마친 뒤 요양원으로 가겠다고 말했다.에드워드는 깨어난 뒤 매우 빠르게 회복했다. 거의 일주일 만에 이해리를 도와 실험실 일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였다.이해리는 실험실 전체의 권한도 다시 에드워드에게 돌려주었다.그동안 그를 대신해 너무나 많은 일을 처리한 탓에 사실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이제는 손에 쥔 일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삶부터 돌보고 싶었다.한 달 뒤 두 사람은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을 사흘 앞두고 오초아가 해외에서 급히 돌아와 이해리에게 큰 선물을 건넸다.그제야
하지만 이해리는 견딜 수 없이 피곤했다. 그녀는 정지안의 손을 잡고 먼저 말했다.“어머님 일을 잘 정리하고 나면 우리 휴가를 떠나요.”정지안은 좋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그렇게 약속했다.다음 날 정도원과 윤유나에게 내려진 판결 결과가 모두 나왔다.그동안 정지안과 이해리도 가만히 있지 않고, 두 사람이 저지른 수많은 악행을 각각 사람을 보내 조사했다.그 과정에서 정도원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여러 단기 대출 계약을 복잡하게 체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윤유나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던 듯했다. 재산을 손에 넣은 뒤 그 돈을 자신의 해외 계좌로 옮기려 했고, 이미 몇 사람을 매수하기까지 했다.처음에는 정말 해외로 달아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정도원이 자신에게 숨긴 채 그렇게 많은 일을 벌였고, 그 재산을 차지하려면 빚까지 함께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무너진 듯했다.그 모든 내용을 본 이해리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처리는 전부 정지안에게 맡겼다.윤유나는 원래 혼자 빠져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고의로 사람을 해치려 한 사건 때문에 정도원과 함께 체포됐고, 두 사람 모두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앞두게 됐다.한편 정지안이 이해리에게 약속했던 축하연도 정식으로 열렸다.이번 축하연에는 이해리의 친구 전원과 실험실 사람들이 초대됐다.그런데 축하연에 에드워드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스승이 깨어난 모습을 본 이해리는 몹시 놀랐다.요 며칠 정도원과 윤유나의 일을 처리하느라 실험실에는 거의 가지 못했다. 모든 일을 정지안과 다른 사람들에게 맡긴 채 다른 사정에는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가끔 병원에 가서 심여진을 찾아뵙는 것이 전부였다.그런데 이제 스승까지 깨어났으니 이해리는 크게 기뻐하며 다가갔다.에드워드는 그동안 주세훈과 다른 제자들이 계속 자신을 정성껏 돌보고 치료해 줬으며, 특효약을 쓴 뒤에야 깨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이전에 벌어진 일도 모두 들었다며 이해리가 고생했다고 위로했다.스승에게 인정받았다
윤유나의 말은 이해리에게 너무나 기괴하게 들렸다.이해리와 정도원의 결혼은 처음에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지키는 관계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윤유나가 끼어들었다.이해리는 두 사람을 놓아주기 위해 오래전에 정도원과 이혼했다.그 뒤에 벌어진 모든 일은 정도원과 윤유나가 함께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만든 결과일 뿐이었다.그런데 지금 윤유나는 그 모든 책임을 이해리에게 떠넘기고 있었다.그 말을 들은 이해리는 갑자기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마음속 두려움은 이미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충격과 분노가 차올랐다.“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네가 이 지경이 된 것도, 너와 정도원의 관계가 망가진 것도 나와는 상관없어. 알아? 이 모든 건 너희가 자초한 일이야.”이해리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윤유나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네가 오랫동안 정도원의 곁에 남을 수 있었던 게 단순히 네가 수완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네가 예전의 나와 너무 닮았기 때문이야. 정도원은 너를 내 대용품으로 여긴 거라고.”윤유나는 갑자기 미친 듯 소리를 질렀다.“그래도 그 사람이 나에게 조금은 진심이었어! 아니었다면 내가 마지막에 임신했다고 속였을 때 모든 재산을 나에게 넘기지 않았을 거야!”그 말을 듣고서야 이해리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윤유나가 정도원에게 임신했다고 거짓말해 그 재산을 손에 넣은 것이었다.이해리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다가 물었다.“이미 돈을 얻었고 임신도 하지 않았잖아. 이 도시나 나라를 떠나면 좋은 미래를 살 수도 있어. 그 돈이면 평생 먹고사는 데 아무 문제도 없을 텐데.”몰락한 부자라도 평범한 사람보다는 나았다. 정도원의 손에는 그래도 적지 않은 돈이 있었다.회사 형편이 갈수록 나빠져 앞으로 회사만으로 먹고살 수 없고 윤유나가 직접 운영할 수도 없다고 해도, 그 돈을 활용하면 훨씬 나은 삶을 살 수 있었다.‘그런데 대체 왜 마지막까지 나를 찾아온 것일까?’윤유나는 이해리를 바라보며 웃었다.“별다른 이유는 없어. 내가 원하는 건
그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이 도시를 떠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윤유나는 이해리에게 직접 만나자고 제안했다.그 메시지를 바라보며 이해리는 아주 오랫동안 생각했다.멍하니 있던 그녀를 옆의 정지안이 알아챌 때까지도 생각은 이어졌다.정지안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마침 화면에 떠 있는 내용을 보게 됐다.정지안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가 보낸 메시지야?”이해리는 원래 혼자 해결하고 싶었지만 정지안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 처음부터 끝까지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윤유나였군. 그렇지 않아도 어떻게 저들을 상대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기가 먼저 찾아올 줄은 몰랐네...”정지안은 차갑게 웃었다.그동안 정도원의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어 윤유나라는 사람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거의 잊고 있었다.“걱정하지 마. 윤유나가 만나자고 한다면 가. 어떻게 상대할지는 이미 생각해 뒀어.”사실 이해리의 마음에는 망설임이 조금 남아 있었다.이렇게 좋은 날 굳이 다시 윤유나와 얽힐 필요는 없었다.하지만 정지안의 말도 옳았다.게다가 윤유나가 정도원이 가진 재산의 관리 권한을 손에 넣은 듯하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앞으로 윤유나가 그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벌일 가능성이 있었다.“그 사람 손에는 아직 그 집안의 재산 일부가 있어요. 반드시 만나서 그 재산을 되찾아야 해요.”결심을 굳힌 이해리는 상대에게 답장을 보냈다.그녀 역시 윤유나를 만나 이 모든 일을 끝낼 생각이었다.윤유나의 답장은 간단했다. 이해리가 만나겠다고 하자 윤유나는 일부러 아주 가까운 날짜와 장소를 정했다.소식을 받은 이해리는 정지안과 다시 상의했다.두 사람은 모든 상황에 미리 대비한 뒤, 이해리 혼자 윤유나가 말한 교외 공원으로 향하도록 했다.그 공원은 평소 사람의 발길이 드물고 조금 황량한 곳이었다. 이해리는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하지만 그녀는 이 모든 일을 하루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앞으로 걸어가면서도 계속 윤유나에게 전화를 걸었다.윤유나
정도원이 전부터 그녀에게 잘한 것도 아니었으니까.두 사람 사이의 일은 이미 단순한 사랑 문제라고 할 수 없었다. 정도원은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고 이제야 자신이 받아야 할 벌과 대가를 치르게 됐다.하지만 윤유나의 인생은 아직 길었다.그녀는 온갖 수단을 써서 재벌가 사모님 자리에 오르려 했지만 결국 처참하게 추락했다. 반드시 분노를 풀 기회가 필요했다.윤유나는 그 서류를 든 채 구치소 밖에 아주 오랫동안 서 있었다. 얼굴에는 끔찍하고 처연한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이날을 위해 윤유나는 정말 너무 오래 참았다.그래서 재산을 손에 넣은 직후에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정도원이 혹시 다른 대비책을 남겨 두었을까 걱정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틀이 지나도록 정도원이 아무런 낌새도 보이지 않고, 전화로는 그저 자신을 위해 사람들을 찾아다니라고 재촉하기만 하자 윤유나는 독하게 마음먹었다. 곧바로 정도원의 변호사에게 전화해 해임을 통보했다.그 뒤 온라인 생방송을 켜고 카메라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윤유나는 자신이 줄곧 강제로 내연녀가 된 것뿐이며, 다른 사람의 가정을 망칠 생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도원이 자신을 속이고 끝까지 이용한 뒤 아무것도 남겨 주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여러분이 더는 저를 공격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 일에서 저 역시 피해자일 뿐입니다. 전에 정도원의 달콤한 말에 속아 다른 사람에게 미안한 일을 저질렀다는 건 인정합니다...”윤유나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누구나 그녀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해리는 더 잘 알았다.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영상을 보며 윤유나의 연기를 지켜보던 이해리의 얼굴에는 복잡한 표정이 떠올랐다.이제 윤유나는 한시라도 빨리 정도원과 선을 긋고 싶었다.하지만 과거의 일은 정도원과 윤유나가 함께 저지른 것이었다.‘정말 윤유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돌린 이해리는 뜻밖에도 마침 주세훈을 발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저를 의심하는 거예요? 임신한 게 분명하니까 찾아와 말하는 거죠.”윤유나의 목소리에는 억울함이 묻어났다.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자신의 배를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그동안 계속 오빠를 도울 방법을 생각했지만 저도 정말 힘이 없었어요... 이제 임신까지 했으니 오빠를 위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을 것 같아요.”그러면서 정말로 눈물을 흘렸다. 겉보기에는 꽤 가련하고 안쓰러워 보였다.정도원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네가 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해 준 건 알아. 하지만 나는 이제 감옥에 가게 생겼는데,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다른 바람은 없어요. 그저 안에서 잘 지내면서 어떻게든 빨리 나올 방법을 찾았으면 해요. 지금은 임신해서 정말 오빠를 도울 수 없지만, 그렇다고 오빠가 고생하는 걸 보고 싶지도 않아요...”윤유나는 눈물을 닦으며 다시 말했다.“하지만 도원 오빠, 저는 임산부일 뿐이에요. 전부터 일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잖아요. 이제 오빠까지 갇혔는데, 저와 아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생각해 봤어요?”그 말을 들은 정도원은 멈칫하고 윤유나를 바라봤다. 묘한 예감이 들었다.“무슨 뜻이야?”“그게... 지금 회사가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말해 줄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재산 관리 대리인이 되게 해 주면 안 될까요?”윤유나는 다급한 표정으로 정도원이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말을 이어 갔다.“이 요구가 너무하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저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재산을 저에게 맡겨 주기만 하면 아이와 함께 잘 지내면서 오빠를 기다릴 수 있어요. 도원 오빠, 지금의 어려움은 잠깐뿐이에요. 나중에는 우리 둘 다 다시 좋아질 거예요. 네?”윤유나의 달콤한 말에 정도원은 정말로 멍해졌다.지금까지 자신이 겪어 온 일을 돌이켜 보니 마지막까지 곁에 남은 사람은 윤유나뿐이었다.특히 윤유나가 무력하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정말로 정도원의 앞날을 걱정해 주는 것처럼 보였다.달콤한 말에 흔들린 정도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동의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