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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생사

Author: 도화
그들은 시간을 정확히 맞췄다.

짐 검사를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탑승 준비를 했다.

비행기에 올라탄 하시윤은 승무원에게 담요를 받아 허리에 덮었다.

그리고 편한 자세를 골라 의자에 기대었다.

바로 옆에서 서지혁은 가져온 잡지를 펼쳤다.

그는 글자가 대부분인 페이지를 잽싸게 넘겼다.

넘기는 소리가 유난히 거칠어 마음속에 억눌린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했다.

화를 저렇게 오래 품을 줄은 생각도 못 한 하시윤은 고개를 갸웃했다.

저렇게까지 속이 좁았나?

왜 저토록 화가 났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비행시간은 한 시간 남짓, 그리 길지 않았다.

하시윤은 미리 다운받아 둔 영화 한 편을 틀었다.

둘은 가는 비행기 내내 한마디도 섞지 않아 말 그대로 남이었다.

착륙 안내가 들린 뒤에야 하시윤은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도착했네.”

그러자 서지혁은 힘도 실리지 않은 소리로 대답했다.

“응.”

그 대답 하나가 얼마나 반가운지.

아마도 어제 하루 종일, 그리고 오늘 이동하는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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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97화 무고하다고?

    서경민의 유골은 이틀 뒤 추모 공원에 안장됐다.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서지혁은 하시윤과 서인준만 데리고 갔다. 장례 절차를 봐주는 사람을 따로 부르지도 않았고 과정도 간단했다. 하병우를 안장할 때와 비슷했다.그리고 유골함을 안치하고 입구를 막아 봉안 절차를 마쳤다.번잡한 조문도 없었고 체면을 차리는 의식도 없었다. 살아 있을 때 서경민이 붙들고 놓지 못했던 것들에 비하면 마지막은 허무할 만큼 조용했다.바로 옆에는 한효진의 묘가 있었다. 모자가 나란히 누운 셈이었다.하시윤은 한효진의 묘 앞에 꽃과 과일을 놓고 묘비 사진을 바라봤다. 젊은 시절의 한효진은 참 고왔다. 그 시대 여자 특유의 온화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있었다.물건을 다 놓고 돌아서던 하시윤은 멈칫했다. 연재윤이 원보라를 부축하고 오고 있었는데 옆에는 간병인조차 없었다.하시윤은 원보라를 본 적이 없었지만 바로 그녀라는 것을 짐작했다. 마르고 여윈 몸에 머리가 희끗했는데 실제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연재윤과 함께 서 있으니 모자라기보다 할머니와 손주처럼 보이기까지 했다.서인준의 얼굴이 금세 굳었다.“저 사람은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 거야?”그가 막아서려 하자 서지혁이 불렀다.“인준아.”서지혁이 고개를 젓자 서인준은 이를 악물고 돌아섰다.연재윤은 원보라를 데리고 서경민의 묘 앞에 섰다. 묘비에는 서경민의 젊은 시절 사진이 붙어 있었는데 눈빛은 곧고 힘 있었다.연재윤은 서지혁에게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엄마가 와 보고 싶다고 해서. 다들 세상 떠났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어.”서인준이 입을 열려는 순간 서지혁이 먼저 말했다.“괜찮아.”원보라는 사진을 한참 바라보다 담담히 말했다.“마지막에는 당신이 먼저 갈 줄은 몰랐네. 왜 그랬어. 서무열도 죽었는데 그냥 당신 삶이나 살면 안 됐어?”서인준은 차마 더 들을 수 없어 멀리 물러섰고 하시윤도 옆으로 비켜섰다.연재윤은 복잡한 표정으로 서경민의 묘비를 묵묵히 동안 바라봤다.원보라는 서지혁을 향해 말했다.“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96화 다음 생에는 좋은 사람으로

    “협력을 그만둔다고요?”하시윤도 뜻밖이라는 얼굴이었다.최예원이 물었다.“시윤 씨도 몰랐어?”하시윤이 되물었다.“인준 씨한테 이유는 안 물어봤어요?”최예원이 대답했다.“그냥 하기 싫대. 다른 말은 없었고.”두 집안은 오래전부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이어 왔다. 어느 한쪽만 손해를 보는 거래도 아니었고 사업적으로도 꽤 안정적이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끊어 낼 만한 관계는 아니었다.그래서 최예원이 떠올린 이유는 그 하나뿐이었다.하시윤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럼 그냥 하고 싶지 않은 거겠죠. 예전에는 예원 씨와 일을 맞추던 사람이 지혁 씨였지만 지금은 인준 씨가 맡았잖아요. 인준 씨에게도 자기 기준이 있을 테고요.”최예원은 잠깐 망설이다가 다시 물었다.“시윤 씨 뜻은 아니야?”하시윤은 그 말에 웃음이 났다.“왜 지혁 씨가 시킨 일일 가능성은 생각 안 해요?”“그럴 수도 있지.”최예원이 말했다.“지혁 씨가 나를 오해했잖아. 꽤 화가 났으니까 홧김에 동생한테 우리 쪽과 협력하지 말라고 했을 수도 있고.”하시윤은 차분히 대답했다.“예원 씨도 오해한 거예요. 지혁 씨가 이미 승우 씨와 협력하겠다고 했잖아요. 그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굳이 돌아서 인준 씨한테 협력을 끊으라고 할 리가 없죠. 앞뒤가 안 맞잖아요.”그 말을 듣고서야 최예원도 납득한 듯했다. 감정이 앞서 서지혁을 의심했지만 하시윤의 말처럼 따져 보면 서지혁이 서인준을 움직일 이유가 없었다.잠시 조용해진 뒤 최예원이 한숨을 쉬었다.“맞네.”하시윤은 이쯤이면 오해가 풀렸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으려 했다. 그런데 최예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날 나랑 만났던 일 말이야. 지혁 씨가 돌아가서 시윤 씨한테 말했지?”하시윤의 손이 멈췄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네.”하시윤은 거실 쪽으로 몸을 돌렸다. 서시은은 이미 울음을 그치고 서지혁 품에서 고개를 젖힌 채 웃고 있었다. 서지혁이 무슨 말을 해 줬는지 아이가 까르르 맑은 소리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95화 우리 지혁이 유치원생이야?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문화거리를 걷는 느낌도 지난번 비 오는 날과는 사뭇 달랐다.하시윤은 서지혁의 손을 잡고 물레방아 모양으로 만들어진 분수 앞에 멈춰 섰다.“지혁 씨, 저거 봐. 진짜 예쁘다.”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물레방아 분수는 주변 풍경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흔하지 않은 디자인 덕분에 더욱 눈길을 끌었다.서지혁은 그녀의 손을 잡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저것도 내가 최종 검토한 거야.”하시윤은 깜짝 놀란 채 그를 돌아봤다.“설계에도 참여했어?”“처음 도면에는 저 분수가 없었어.”문화거리 설계안은 초안부터 최종안까지 열 번이 넘게 수정됐다. 원래는 강물에 연꽃을 가득 심을 계획이었지만 꽃이 지는 시기가 있고 관리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와 결국 분수로 변경됐다. 그리고 여러 디자인 가운데 지금의 물레방아 형태를 선택한 사람이 바로 서지혁이었다.하시윤은 돌아서서 서지혁을 꼭 안았다.“난 여기가 제일 좋아.”그리고 웃으며 덧붙였다.“애들 조금만 더 크면 그때는 다 같이 오자.”날씨가 좋아서인지 거리에는 사람도 많았고 길가 상점들도 전부 문을 열어두고 있었다.하시윤은 잠시 구경하다가 간식을 사러 작은 가게로 들어갔다. 마침 손님들이 빠져나간 뒤라 한산했는데 계산을 마친 뒤 가게 주인이 하시윤을 유심히 보더니 말을 걸었다.“전에 한 번 오셨죠?”“네?”“비 오던 날이요.”“아, 맞아요. 그때 왔었어요.”주인은 금세 기억이 났다는 듯 웃었다.“그래서 낯이 익었구나. 비 오던 날 손님이 거의 없었거든요. 하루 종일 딱 한 팀 있었는데 그게 두 분이었어요.”그러더니 자연스럽게 물었다.“같이 오셨던 두 분 친구는 오늘 안 왔어요?”말을 하던 주인은 서지혁을 힐끗 보더니 기억을 헷갈린 채 말했다.“이번에는 두 분이 데이트하러 오셨네요.”하시윤은 순간 멈칫했다. 주인이 지난번 최승우와 서지혁을 착각했다는 걸 곧 알아차렸지만 굳이 설명하지는 않았다.“오늘은 친구들이 시간이 없어서요.”그렇게 간식을 들고 가게를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94화 그래도 다행이네

    조경순은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하병우가 그 젊은 여자에게 얼마나 돈을 많이 썼는지를. 차도 사주고 집도 사주고 돈도 아낌없이 쥐여줬다.나이 든 남자가 젊은 여자와 어울려 보이겠다고 옷차림까지 바꾸고 더 어려 보이려고 아등바등 애를 썼다. 심지어 회사 일도 제쳐둔 채 그 여자가 여행 가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따라나섰다.조경순은 도무지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내연녀 신세로 아이까지 낳아 기르며 사람들 수군거림을 견뎌야 했다. 그러다 어렵게 하씨 가문에 들어온 뒤에는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살았지만 제대로 여행 한 번 다녀오거나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여유를 누려본 적이 없었다.다른 여자가 더 좋아질 수는 있었지만 하병우는 너무 매정하게 굴었다.그렇게 마음속에 불만과 원망이 쌓여 가던 시기에 외모도 괜찮고 성격도 좋고, 무엇보다 자신을 세심하게 챙겨주는 젊은 남자가 나타났다.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하병우는 젊은 여자에게 빠지면서 왜 자신은 젊은 남자를 만나면 안 된단 말인가.다만 조경순은 몰랐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이렇게 큰 대가로 돌아올 줄은.조경순의 말을 끝까지 들은 하시윤은 담담하게 말했다.“전 비웃으려고 물어본 게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 여쭤본 거예요.”조경순은 시선을 내린 채 솔직하게 답했다.“치료는 받고 있어. 그런데 의사가 이 병은 워낙 오래가는 병이라 효과가 금방 나타나진 않는다고 하더라.”그녀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예전에는 주사를 맞았고 지금은 약을 먹고 있어. 너무 힘들어. 정말 너무 힘들어.”몇 초간 침묵이 흐른 뒤 조경순은 다시 하병우의 이야기를 꺼냈다.“네 아버지가 수술받고 나서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졌다고 했잖아. 병원에서도 연락이 와서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겼다고 했는데 그때는 이해가 안 됐어. 목숨은 건졌고 몸이 좀 상하긴 했어도 그렇게까지 무너질 일인가 싶었거든.”하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도 비슷한 상태가 되어가고 있었으니까.매일 수북이 쌓인 약을 볼 때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93화 감사했습니다

    차를 우리고 나서 하시윤은 최승우 앞에 찻잔을 내려놓았다.최승우는 찻잔을 내려다보다가 잠시 망설인 끝에 입을 열었다.“지난번에 예원이가 시윤 씨를 만나 식사하면서 조금 부적절한 말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셨으면 합니다.”하시윤은 그 말에는 답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오래전에 저를 도와주신 분이 승우 씨였더라고요.”그리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감사했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최승우는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별것 아닙니다. 당시 우연히 처음부터 끝까지 상황을 보게 됐고 괜히 시윤 씨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게 보기 안 좋았을 뿐입니다. 시윤 씨가 아니었어도 저는 똑같이 나섰을 겁니다.”하시윤은 나직이 웃었다.“사실 나중에 알아보려고 한 적도 있었어요.”그날 이후 하시윤은 호텔에 가서 CCTV를 요청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호텔 측은 개인정보 문제를 이유로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나중에야 들은 이야기지만 그 영상은 이미 하민지가 없애 버린 뒤였다.영상에는 하민지가 일부러 드레스를 밟은 사실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하민지는 와인 타워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하시윤이 지나가는 순간 일부러 구두 굽으로 드레스 자락을 밟았고 그 바람에 하시윤이 넘어질 뻔하며 와인 타워를 쓰러뜨린 것이었다.그 뒤 하병우에게 혼나는 동안 옆에서 즐거워하던 하민지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CCTV에 남아 있었으니 하민지는 당연히 그 영상을 없애려 했다. 돈을 좀 쓰자 호텔 측도 그대로 덮어버렸다.최승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제가 뭐 도와드린 것도 아닌데요, 뭘. 예원이가 먼저 꺼내지 않았다면 저도 굳이 말씀드릴 생각은 없었습니다.”잠시 말을 멈춘 뒤 최승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리고 예원이가 다른 이야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괜한 부담을 드렸다면 죄송합니다.”“전혀요.”하시윤은 고개를 저었다.“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무언가를 더 말하려던 순간 사무실 문이 열렸다.최승우가 왔다는 소식을 들은 모양인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592화 별생각 없었어

    막 식사를 시작하려던 참에 하시윤의 휴대폰이 울렸다.메시지를 확인한 하시윤이 말했다.“지혁 씨가 금방 온대요. 조금 기다렸다가 먹을까요?”맞은편에서 서시은을 안고 놀아주던 지윤정이 고개를 들었다.“벌써 온다고요? 두 분 식사 다 끝난 거예요?”“아직 아닐걸요.”하시윤이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윤정 씨가 왔을 때 막 나갔잖아요. 그렇게 빨리 끝날 리는 없죠.”지윤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얘기가 잘 안 풀렸나 보네요. 애초에 예원 씨가 그 자리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는데요.”하시윤은 별다른 말 없이 웃기만 했다.다행히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지혁의 차가 마당 안으로 들어왔다. 가장 먼저 창밖을 본 인순 아주머니가 서시은을 안아 들며 말했다.“대표님 오셨네요.”하시윤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차에서 내린 서지혁의 한 손에는 꽃다발이 들려 있었고 다른 손으로는 익숙하게 차 문을 닫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지윤정이 웃음을 터뜨렸다.“꽃도 사 오셨네요.”장미가 수십 송이는 되어 보이는 제법 큰 꽃다발이었다.하시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나갔다. 거실 입구에서 마주친 서지혁이 꽃다발을 내밀었다.“단지 앞에 꽃집 새로 생겼더라. 지나가다 샀어.”하시윤도 그 꽃집을 알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공사를 하던 곳이었다.생각보다 훨씬 큰 꽃다발을 받아 든 하시윤은 말로는 괜한 돈 썼다고 했지만 얼굴에 번져 나오는 웃음만큼은 감출 수 없었다.꽃을 거실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뒤 하시윤이 물었다.“밥 안 먹었어?”“응.”서지혁은 외투를 벗어 걸어두고 식탁에 앉았다.“원래 일식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듣기 싫은 소리까지 들으니까 그냥 나왔어.”말을 마친 서지혁은 하시윤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지윤정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남자친구는 왜 안 데리고 왔어요?”“바쁘대요. 그래서 저만 왔어요.”“시간 되면 같이 놀러 와요. 시윤이가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지윤정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190화 인연의 뿌리

    하시윤은 먼저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 쪽으로 이동했다.문가에 놓인 흔들의자에 앉으니 금세 잠이 쏟아졌다.밥을 든든하게 먹고 나서 그런지 눈이 반쯤 감겨 의자에 몸을 기대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식탁에서는 서지혁과 한효진이 아직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한효진은 그에게 많이 바쁜지 물어보더니 쉬어가면서 하라고 당부했다.일을 계속하려면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는, 늘 하던 잔소리였다.잠시 뒤 식사가 끝나자 서지혁은 회사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거실로 향한 그는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하시윤을 보고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187화 그런 면도 있었어?

    하민지는 잠시 하시윤을 뚫어져라 쳐다봤다.무슨 생각이었는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설마 오늘 서지혁이 그렇게 한 게 널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그녀는 말을 이었다.“이미 심연정이라는 그 여자에게 연락했어. 네가 그 사람들 눈에 어떤 존재일지 한번 맞춰볼래?”하시윤이 되물었다.“그럼 너도 맞춰봐. 내 눈에 너랑 그 여자가 어떤 존재일지. 난 전혀 타격이 없어. 너희들이 나를 깔본다고 해서 내가 슬퍼할 것 같아? 아니. 나도 똑같이 너희들을 깔보거든. 그러니까 허튼짓하지 마. 웃음만 나오니까.”하민지는 콧방귀를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189화 비밀을 알아내다

    심태진의 차는 유난히 느렸고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카페 앞에서 멈춰 커피를 사더니 이번에는 디저트 가게에 들러 봉지 하나를 들고 나왔다.그리고 작은 공원의 노천 주차장에 들어가 다시 차를 세웠다.하시윤은 처음에 자기가 너무 예민하게 굴고 있는 건가 싶었다.회사를 나설 때 좌우를 살피던 모습이 수상하긴 했지만 그걸로 의심하기에는 근거가 빈약했다.중간에 집에 돌아갈까도 고민했다. 굳이 심태진을 따라붙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심태진은 차를 세운 뒤 공원 벤치에 앉았다.그 순간, 하시윤은 확신했다. 이 사람에게 뭔가 문제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184화 최선의 결과

    서경민은 성문영이 오전에 집에서 쉴 거라고 했지만 성문영은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출발 전에 한효진에게만 인사했을 뿐, 하시윤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하시윤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도 눈길 안 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으니까.굳이 눈 마주치면서 서로를 괴롭힐 이유가 없었다.성문영이 떠난 뒤, 한효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을 들자 유민숙이 다가왔다.“머리가 깨질 것 같네.”유민숙이 부축하겠다고 하자 한효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으로 향했다.올라가던 중, 그녀는 물었다.“문영이는 어제 몇 시에 들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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